소통하는 신체 -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선다는 그 위태로움에 대하여
우치다 타츠루 지음, 오오쿠사 미노루.현병호 옮김 / 민들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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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은 신체 쾌락에 자신을 내맡긴 채 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들은 신체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신체는 완전히 죽었고, 뇌만 살아 있습니다.(68~69) 저는 자기 신체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싶습니다. 자기 신체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은 지금 내 신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 메시지를 주의 깊게 듣는 일입니다.......뇌로 생각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신체에게 물어야 합니다.(72) 신체적으로 둔한 사람은 사회적으로도 둔해집니다.......사회적으로 둔해지는 일은 인간에게 치명타입니다.(80)

 

뇌는 정신이다. 그 역은 아니다. 이 진리를 몰라 요즘 젊은이들은 신체적 쾌락에 자신을 내맡긴 채 두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저들이 말하는 신체 쾌락은 신체를 숙주로 기생하는 뇌-정신 쾌락이다. 우치다 타츠루가 완전한 죽음을 천명한 신체는 엄밀히 말해 신체-정신이다. 신체와 정신이 둘이자 하나인 온전한 상태로 복귀하려면 신체-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이를 일러 자기 신체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경의를 표하려면 경청해야 한다. 경청하려면 질문해야 한다. 신체에게 묻는 사람은 신체감성이 높다. 신체감성이 높은 사람은 사회감성이 높다. 사회감성 높은 사람이 참 사람이다.

 

이 이치가 빈틈없다는 사실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내 신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고 귀 기울이는 일을 한다는 사실은 본디 하나였다. 지금은 둘이다. 물론 사람에게만 그렇다. 원인은 이미 다 아는 바다. 이를 자꾸 되뇌는 일도 뇌-정신 짓이다. 단도직입 신체에게 질문하는 일, 오직 여기로만 향해야 한다. 질문은 특정 의문문 문장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모든 감각 문을 열어, 맞이하고, 받아들이고, 흔들고, 바꾸고,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고, 느낌대로 움직이고, 고마워하는 길로 나아가는 데서 시작한다. 코 댄다. 혀 댄다. 살 댄다. 귀 댄다. 눈 댄다. 언어가 들이닥치기 직전 찰나, 활짝 펴서 한껏 실컷 맞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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