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 옆에는 500세 가량의 은행나무 한 분이 살고 계시다.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창덕궁을 드나들었지만, 그 동안 한 번도 주의를 기울인 적이 없었다. 정색하고 살펴보니, 그 품에 작은 나무들을 키우고 계셨다. 소나무와 측백나무로 보인다. 두 나무가 기생식물이 아님은 물론이다. 나무에 빙의되어 사는 요즘, 내 눈에 이 광경은 의미심장무인지경이다. 오늘은 경의를 표하며 돌아가지만, 오늘 이후 죽는 날까지 마음은 여기 머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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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4-16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정말 소나무가 보니에요. 측백나무는 못찾았지만

경이롭습니다

bari_che 2021-04-19 11:18   좋아요 1 | URL
소나무 오른쪽 비스듬히 선 하얀 줄기가 측백으로 보입니다. 잎 모슾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