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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아침 관악 큰 산이 동작동 국립묘지 쪽을 향해 기운 내려 생긴 작은 까치산을 넘어 출근한다. 워낙 나지막한 산이라 골도 야트막하다.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다. 많은 비가 내려야 잠깐 개울을 이루었다 이내 땅 밑으로 스며들고 만다. 이 마른 개울 꼭대기에 마른 샘이 있다. 마를 때는 누군가가 그릇을 가져다 놓고 물을 부어주곤 한다. 처음에는 그 연유를 몰랐다. 나중에 보니 그 물그릇 속에 도롱뇽 알이 담겨 있었다.
얼마 전 제법 큰 봄비가 내린 직후, 어느 틈에선지 샘물이 흘러나와 조그만 웅덩이가 형성되었다. 그 웅덩이에 도롱뇽 알이 품어져 있다. 도롱뇽이 그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다시 알을 낳은 것인지 참으로 경이롭다. 도롱뇽의 생태를 모르는 내게는 경이를 넘어 기이하기까지 하다. 작은 생명이 발하는 큰 빛에 소름이 돋는다. 거대도시 서울 한복판에 숨듯 자리한 이 지성소 앞에서 한 갑자 훌쩍 넘긴 내 인생을 아연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