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1 - 끌끌편 ㅣ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1
노경실 지음, 김영곤 그림 / 아울북 / 2010년 10월
구판절판


이제 만 26개월인 우리 아들.

같은 개월수인 동네 다른 아기는 벌써 문장으로도 인사를 잘하고 표현하곤 한다는데 ( 그 아기는 둘째라 그런가 보다. 또 다른 아기는 딸이라 그런가 보다. 그냥 그렇게 위안삼기도 하고 태평하게 있었네요.) 아직 문장까지는 아니고, 한 두 마디 정도의 말을 하곤 하네요. 보통 자기가 원하는 대로 금방금방 다 들어주고 하니, 의외로 말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건지.. 어쨌거나 걷는 것이 좀 많이 느렸는데 말도 그닥 빨리 하는 편이 아니었답니다. 엄마가 아, 우리 아들 어째 어째 하고서 발을 동동 구를 수도 있었겠지만, 워낙 그런데는 낙천적이기도 하거니와 지금 말 좀 느리다고 크게 걱정할 일 없을 것같아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고 있었지요.



늦게 걸으면, 걷자마자 뛸 테고.. 늦게 말하면..말하자마자 문장으로 말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니깐요. 나중에 말문만 터지면, 어느 누구보다도 수다쟁이가 된다는 선배맘들의 조언도 들었답니다. 뭐 한가지만 해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말하지 않아도 그게 뭔지는 빼꼼히 다 알고 우리집 뿐 아니라 외가, 친가에 가서도 어디에 무엇이 있나 다 알아서 필요할때마다 갖다가 놀거나 쓰던 아기라 더 걱정을 안했던 것 같아요. 말만 안하지 그게 뭔지는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러면 됐다. 생각했죠. 어떤 아이 교육 책에 그런게 있었거든요. 내면 언어라고 하던가? 암튼 사물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 문장이 기억이 났어요. 언제고 그 이름을 입밖에 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요. 아이가 알고 있다는 것, 매칭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말을 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



요즘 갑자기 어른들 말을 따라하고, 새로운 어휘 습득이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는 우리 아들. 그 중에서도 의성어 따라하기를 제일 좋아하네요.

오늘 따라 한 말은 펑펑과 지하. 지하 주차장에 가서, 어두운 이곳은 지하야.지하 했더니.."지하. 지하.. 지하..지하.." 하면서 계속 따라하네요.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이 책을 쓴 노경실 선생님은 6살이 되어서야 "엄마, 아버니. 바둑아. 친구야 놀자" 라고 말하게 되었다 합니다. 그 전에는 발음이 아주 안좋아 그랬다네요. 지금은 말도 잘하고 강연도 많이 하고 동화, 그림책, 소설책도 많이 펴내시는 분이 되셨대요. 놀라운 비밀의 열쇠는 무엇일까요? 바로 책이랍니다. 엄마와 함께 날마다 소리내어 책을 읽었더니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게 되었대요. 작가의 소개가 남다른 책이라 더욱 와닿았던 책입니다.



사실 제 친구 중에서도 무척 똑똑한 친구임에도 대학 때 자기가 어려서 아주 늦게까지 말을 안해서 식구들을 걱정 시킨적 있다고 했거든요. 지금 우리 아들보다 4개월 빠른 친구 딸도 아직 우리 아들보다도 말을 덜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자기가 그랬으니까 별 걱정은 안한답니다.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 실제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엄마는 더 느긋했어요. 사설이 참 길었네요. 책을 통해 누구보다도 더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게 된 노경실 선생님의 아이들을 위한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의성어, 의태어가 도드라지게 표현되고, 그에 맞는 행동으로 아이가 재미나게 노는 하루 일과가 인상적인 그림책이예요.

첫 시작은



뭐하고 놀까? 엄마! 나랑 놀아요 엄마 손잡고 뱅글뱅글.

좀더 빨리 빙글빙글.

참 재밌어! 랍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의성어, 의태어가 반복적으로 리듬감있게 나오니 아이가 마치 노래를 듣는 기분으로 첫 만남부터 즐겁게 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책에 나온 대로 아이 손을 붙잡고 뱅글뱅글 돌아보니 더 재미있어 했구요. 차마 그림처럼 팔을 잡고 붕붕 날게 해주지는 못했지만요 엄마는 아들 팔 빠질까봐 겁나는 행동은 따라서 못하겠더라구요.



또 아빠랑 놀때는 어떻구요. 몸으로 열심히 놀아주는 아빠와 함께 비행기를.. 우와 책 속 아이 아빠 힘도 세네요. 정말 아이가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게 들어주었어요.


바둑이랑도 재미나게 물놀이 하고, 배가 고프니 엄마랑 시장에도 갑니다. 과일 가게, 생선 가게에 들러 집에 와서 엄마와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는데 편식한다고 할머니께서 혀를 끌끌 차시네요. 냠냠, 짭짭 잘 먹었습니다. 내배는 볼록, 아빠배는 불룩. 놀이터에 가서 친구들과 놀고, 팽이치기도 하고, 정말 재미나게 계속 놀다가 해님도 집에 갈 시간에 집에 갑니다.



하루 일과가 이렇게 재미날 수 있네요.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책 읽어주는 엄마도 새로이 배웠어요. 우리 아이랑도 이렇게 놀아주면 좋아하겠네. 평범한 놀이 같아도 엄마는 너무 집안에만 있었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송골송골, 오글쪼글,와글와글 바글바글, 매끈매끈. 시끌시끌..우리나라의 참 예쁜 의성어, 의태어들이 아직도 귓가에 맴을 돕니다.


우리 아들도 책속 아이가 고등어를 매끈매끈하게 만지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좋아하는 물고기를 가져와 물고기라며 반가워하더라구요.

구운 굴비를 반찬으로도 좋아하고, 낚시놀이 장난감 물고기도 좋아하는 지라 물고기만 보면 반색을 하거든요. 아이와 함께 언제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구요. 페이지를 넘기며 리뷰를 다시 하다보니 내용도 상당히 알차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의 일과 속에 녹아들어간 재미난 의성어 공부. 아이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하게 만드는 재미난 그림들까지 정말 아이눈 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하는게 제일 중요하니깐요.



노경실 선생님처럼 우리 아이들도 책을 많이 읽고, 누구보다도 글도 말도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느낌이 와닿는 책, 즐거운 그림책과의 만남으로 아이와 책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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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ㅣ 꿈결 비단결 우리 그림책
이철환 글, 장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1월
품절


자장면, 어려서부터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떠올랐던 음식 중의 하나.

어릴 적에는 엄마를 한참 졸라야 아주 가끔 먹을 수 있던 그 메뉴가 어른이 되고 나니 내가 먹고 싶을때 언제고 먹을 수 있는 만만한 메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 어릴적, 아주 오랫동안 자장면 가격이 오백원으로 유지되었던 기억이 있는데, 한번 오르기 시작하니 껑충껑충 참 빨리도 뛰는 통에 (그만큼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버렸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긴 하였다. 나보다 다섯살 많은 신랑도 자장면을 직접 사먹은 기억은 없는지 오백원이라는 기억은 하지 못하는데, 오빠가 백원짜리 몇개를 모아 자장면을 사먹는 걸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는지라 자장면 오백원 시대가 오래 진행되었음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언제 먹은 자장면일까? 아무리 맛있는 곳에 가서 먹어도 어릴적, 마음껏 사먹지 못하던 그때 먹던 자장면 맛에 비할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뭐든 너무 넘쳐난다. 그리고, 반면 아직도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배고픔에 허덕이고, 나 어릴적처럼 자장면 한 그릇 먹어보는게 바램인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360만 독자를 울린 이철환 선생님의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이야기를 입소문으로만 전해듣고 미처 읽어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기 전에 어쩐지 일본의 "우동"이야기가 생각이 나 비슷한 감동을 주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다. 그림도 참 서정적이다. 2009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한 장호선생님의 작품이라는데 정말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림이 정말 책속 아이의 기쁨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 같았다.




가만히 들어보면 저희끼리 속삭이며 풍금을 연주합니다.

함박눈이 풍금을 연주하는 듯 아름답게 내리는 어느날 저녁, 한 소녀가 동생 둘을 데리고 자장면 집으로 들어서고 주인아저씨가 다가서자 가장 큰 아이가 쭈뼛 거리며 자장면 두 그릇을 주문한다. 엄마 아빠 없이 아이들끼리만 낯설게 온 풍경. 아이들도 그것을 느끼는지 다른 테이블의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을 부럽게 바라보고..



주인집 아주머니는 갑자기 "인혜야 혹시 인혜 아니니?" 하며 낯설어하는 아이에게, 엄마 예전 친구였다고, 반갑게 맞이하고 아이들에게 자장면 세그릇에 탕수육까지 마음껏 먹고 가라고 내어준다. 그리고 앞으로 먹고 싶을땐 언제고 찾아오라는 따뜻한 말과 함께...

처음에 소녀가 두 동생과 자장면 집에 들어섰을때부터 걱정이 되었다. 분명 자장면 두그릇의 돈은 있었겠지만, 자신도 어린 소녀면서 어린 두 동생과 함께 다른 가족을 부럽게 바라보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자장면집 주인 아주머니. ..짐작을 할 수 있지만, 짐작을 하는게 더 가슴아팠던 그런 감동적인 이야기.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글의 내용이 더욱 와닿는 이야기.

소녀가, 어린 두 동생이 그 날 얼마나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까 싶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연탄길은 어떤 내용일까. 이 책을 읽으니 거꾸로 연탄길이 읽고 싶어졌다. 참.. 가슴 따뜻한 곳을 되짚어 주는 그런 이야기였기에..


어린 아이들의 힘겨워하는 모습은 보는 나조차도 힘들게 만든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내 아기가 자꾸 생각이 나서..

부모없이 크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그들도 똑같이 사랑받고 따뜻하게 자라야 할 소중한 생명들인데, 왜 그런 시련이 주어졌는지..

세상에 정말 자장면 아주머니처럼 따뜻한 분들이 많았으면 한다. 나 또한 아이들 앞에 서서 언제라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슴에 새기고 새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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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창고 살인사건
알프레드 코마렉 지음, 진일상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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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취에 공기보다 무겁지만, 한번 코를 그 안에 들이밀면 그때는 이미 늦어요. 아주 빠르고 아름답게 죽을 수 있죠.
하지만 하안 씨는 그렇게 죽을 가치도 없는 인간인데." 55p
 
텅빈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발효가스에 의해 질식사한 알베르트 하안의 이야기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죽은 사람이 이토록 모든 사람의 증오를 받고 있을 줄이야...
 
"난 기쁩니다." 목사는 말을 끝맺고 있었다. 65p
 
심지어 그의 추모식에서 기도를 하는 목사님마저도 기쁘다는, 자신의 의견을 잠시 피력하기도 하였다. 알베르트 하안,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자연사한 것으로 보이나, 와이너리에 아무 와인도 없었다는 것은 이웃의 와이너리에서 발효가스가 넘어온 것으로 추정이 되고 살인일수도 있는 짙은 의혹이 불거진다. 그도 그럴수밖에,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증오와 원한을 사고 있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조차도..
 
"시골에서는 소식이 금방 퍼진답니다. 특히 좋은 소식은요." 25p
바로 죽은 남자의 아내가 한 말이었다.
 
샤힝어의 아들. 알베르트의 버찌를 따다가 잡혔던 어린 아이가 알베르트의 창고에 끌려가 몹쓸짓을 당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없었으나 아이는 어떠한 질문에도 침묵하며, 악몽을 꾸며 매일밤 소리를 지르고 아버지가 안아주려하면 놀라서 몸을 뺐다고 한다. 또다른 이웃인 쿠르츠바허는 알베르트가 뜻밖의 목돈을 빌려주어 담보를 맡기고 돈을 다 갚았으나, 알베르트는 돈을 갚았다는 사실을 무효화하고 그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버렸다. 법적으로만 떳떳한 그가 사실상 등쳐먹은 노인들의 숫자는 참으로 많았다. 자신의 아내에게는 모진 매를 가하여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고 말이다.
 
폴트 경위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그들의 와이너리에 초대되어 가는 날이면, 공무든 어떤 이유에서든 신선한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고 그는 자신의 그러한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접대를 밝혀서 사리분별력이 떨어지거나 또 지나치게 냉정한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그는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뿐이었으나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범인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심지어 그의 부인조차도 자신이 사주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의 유일한 친구였던 두 사람 스보보다와 팔렌 역시 알고보면 하안에게 종속되다시피한 불쌍한 인생들이었다.
 
도대체 누가 그 사람을 죽였을까? 자연사라고 하기엔 너무나 맞지 않고, 그렇다고 죽인 범인을 색출하기엔 경위가 나날이 취하는 날만 늘어갈따름이었다.
와인향기가 가득한 마을, 그 와인의 발효가스로 쉽게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최근에만 네번째 발효사였다고 하니 조심해야할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었다. 자연사를 가장한 사고사, 그리고 와이너리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죽음, 아름다운 죽음에 걸맞지 않는 추악한 인간의 종말.
 
그들의 이야기와 식사는 항상 와인을 곁들이며 진행된다. 진지한 대화든 가벼운 대화든 대화를 할 장소마다 신선한 와인을 곁들이는 것은 그들의 일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기본이었다. 와인에 무척이나 문외한이었던 나, 게다가 와인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이 싫었던 나조차도 그들의 와인에 얽힌 대화를 듣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한잔 곁들이면서 소설을 읽고픈 마음까지 들기도 하였다. 어쩐지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말이다. 죽음, 그리고 살인 사건 분명 어두운 사건을 다루고 있었음에도 경위마저도 순박해보이는 이들에게는 죽은 사람 외에는 살인자조차도 나빠보이지 않는 아이러니함을 가득 갖추고 있었다.얼마전 읽었던 "미스터 버터플라이"라는 소설도 우아한 스릴러라는 별칭이 어울릴 정도로 정적이면서 특이한 장르의 비액션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분명 표지에 나온 조지 클루니와 권총은 웬지 액션 영화일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데 소설은 무척이나 잔잔하고 정적으로 흘러갔다. ) 이 책 역시, 어둠과 살인사건, 음모 등이 서려 있을 줄 알았는데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들만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아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밤 오랜만에 와인 한잔 하면서 이 책을 덮고 싶은데.. 와인 싫다던 신랑이 와인 두병 있던 걸 마저 다 마셔버려서 집에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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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
장현경 지음 / 성안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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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뉴욕 생활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작가의 유학 생활을 통해 얻은 많은 팁을 통해 뉴욕 유학과 여행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체계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175가지의 행복이라 해서 뉴욕생활에서 얻어지는 사색과 각종 기쁨에 대한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그보다 초보 여행자가 뉴욕에 와서 겪을 고충들을 미리 해소해주어,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주는 글을 써냈다.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도 좋을 그런 멋진 실용서적이었달까?
 

저자인 장현경님은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파슨스 스쿨에서 패션을 공부하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6년 뜨거운 여름날 한국을 떠나 13시간 만에 미국 뉴욕에 도착을 하였다. 그리고, 현재 뉴욕생활 5년차인 그녀는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편안한 고국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꿈 하나를 쫓아 망망대해를 건너 아무도 없는 나라에 간다는 것은 정말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건만.. 장현경님과 같은 인재들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것 같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동기 친구가 몇년 안에 뉴욕에 갈 예정인데, 여행이 아닌 연수로 가는 것이라 저자의 유학생활과 숙소 잡기, 교통 문제 등을 읽어가며 친구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었다. 그 친구도 가족들과 함께 뉴욕에 가면 이런 생활을 하겠구나. 아니, 어쩜 맨해튼에 이렇게 쥐가 많단 말이야? 난 당연히 대부분의 여성들이 좋아할거라 믿은 맨해튼을 친구가 너무나 싫어해서 (책에 나온 대로 지저분하고, 아기를 키울 환경이 아니라는게 이유였다.) 공감가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친구의 생각에 정말 크게 공감이 갔다. 사람수의 8배나 되는 쥐와 동거를 하게 된다면? 정말 헌집에서는 살 엄두가 안 날것이다. 게다가 월세또한 3000달러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물가. 친구는 도심에서 좀 떨어지더라도 한적하고 아이 양육하기 좋은 그런 깨끗한 동네에 살기를 원했다.

 

초보자가 실수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을 교통편부터 시작해서 꼼꼼이 다뤄주고 있는 저자의 세심함. 그녀가 전철을 잘못 타는 바람에 비오는 날 택시를 기다리며 엉엉 대성통곡했다는 장면에서, 이 책을 읽는 다른 이들만큼은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시작된게 아닌가 느껴졌다. 교통편도 어려워보이고, 살인적인 물가도 염려스러운 뉴욕.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그리움은 단점들을 감춰주고 상쇄시키며,  뉴욕이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꿈에 그리는 곳임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 그녀 또한 그곳에 정착한 것을 보면 더욱 그 믿음은 강해진다. 꼭 한번 여행이라도 가보고 싶은 뉴욕.

 

관광객의 입장에서 살짝 훑어본 이야기가 아니라, 방학마다 이민보따리같은 짐에 언니 먹을 반찬을 싸갖고 오던 동생이 체계적인 관광가이드를 해주길 바라자, 마음 착한 언니가 동생을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이 바로 이 책의 시초가 되었다 한다. 동생을 생각하는 언니의 마음이 책을 통해 느낌을 전해받았다면 과언이라고 하려나?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리라 그녀가 얼마나 꼼꼼하게 뉴욕의 생활상과 이모저모를 담아내었는지.. 참 정성 가득한 책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12월의 부제를 붙여서 각 챕터마다 주제를 정해 그녀만의 진행을 펼쳐나가는 방식이 새롭게 느껴졌는데 3월의 에피소드인 컵케이크 투어에 관한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역시 난 맛있는 음식, 예쁜 볼거리 등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다른 뉴욕 맛집 책에서 봤던 매그놀리아 카페 뿐 아니라 그녀가 "마지막 천국의 맛"이라 표현했던 "투 리틀 레드 헨스" 컵케이크 가게. 오.. 디자이너 답게 사진을 미학적으로 담아내는 재주가 예사롭지 않았지만 먹거리 하나하나도 예쁘게 바라볼줄 아는 그녀의 시선이 느껴지는 설명들이었다.

 

전 세계 음식이 어우러져 최고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뉴욕의 맛집들 소개서부터 뉴욕의 로맨틱 장소 추천, 뉴욕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바다, 뉴욕 안의 벚꽃 놀이, 그리고 5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센트럴카프의 무료 공연의 기다림, 한국인의 김치나 마찬가지인 뉴요커들의 커피까지..

 

아..그래, 뉴욕은 커피향 가득한 생기넘치는 도시였지. 뉴욕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사랑하는 그 마음 만큼이나 간절함이 깃들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카지노를 경험하고 박물관의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식재료를 대체할 저렴한 미국 식자재를 알아가게 된 뉴요커가 되어가는 그녀의 소개로 한 권 가득 뉴욕의 생생함이 전해져 와,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 한잔이 뉴욕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다. 맞다. 그녀는 뉴욕의 커피는 커피 원두와 함께 쉼표를 갈아넣는다고 하였는데.. 나의 커피에는 무엇을 갈아넣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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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행복한 한 그릇
이진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품절


도심 한 복판에 서 있으니, 서울과 다를바 없더라"는 지인의 도쿄여행 소감기를 듣고서도 도쿄에 대한 미련과 꿈을 버릴 수 없는 것은, 바로 너무나 기대되는 식도락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생겨 떠나지 못했으나 거의 한두달을 스프링 노트 한권에 빼곡하게 정리하며 공부할때 나의 주 코스는 거의 맛집으로만 채워졌다. 몇년전 계획이었음에도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미도리 스시.


이 책에도 첫번째 음식점으로 바로 그 미도리 스시가 나온다. 미도리 스시에 가보고, 도쿄 여행의 목적이 달라져버렸다는 사람들. 즉 미도리 스시를 먹기 위해 도쿄로 여행을 오게 되었다는 것. 나 또한 그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글루스 최고의 여행 블로거이자 방송 작가로써의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진주 작가의 이 책에는 정말 군침도는 음식의 향연이 가득해서, 책을 읽는 내내 침을 꼴깍꼴깍 삼켜야 했고, 또 그동안 잠시 미뤄뒀던 도쿄 여행에 대한 불꽃이 또 화르르 타오르기 시작했다. 비행기로 두시간이면 갈 그 곳을 왜 나는 못 떠나고 있는 걸까? 어린 아기 엄마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어 미뤄지고 있는 여행이지만, 아이가 엄마와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 꼭 손잡고 맛있는 음식탐방하러 도쿄의 곳곳을 누비고 싶다. 아..정말 난 철없는 엄마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든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다.


단순 맛집의 나열이 아닌 도쿄 여행으로 다져진 그녀가 여행자의 예산에 걸맞는 합리적인 가격이면서도 맛있는 곳, 일본까지 왔으니 조금 높은 비용은 지불하더라도 한번은 먹고 갈 만한 곳을 위주로 음식점을 소개했다는것이 가장 와닿는 정보였다. 그렇게 추려진 최고의 맛집이 자그마치95곳.



도쿄에서 먹어보고 싶은 음식을 손꼽으라면 절대 강자라는 (예전에 미처 못먹어봤을 그런 맛을 기대하며 ) 스시, 면이 탱글탱글 살아있고, 국물이 진국인 우동, 인스턴트가 아니라 직접 면발을 뽑아낸 라멘, 다양한 재료의 식감이 살아있는 오코노미야키, 하야시 라이스와 돈까스, 내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함박 스테이크 등등.. 도쿄가 자랑하는 그 모든 맛집들이 다 내가 너무나 선호하고 사랑하는 기호 음식들을 갖추고 있었다. 그 어느 여행지를 떠올릴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모조리 떠오를까 싶을 정도로..



본심과 예의상 하는 말로 가리워진 나라라 불리는 일본이건만, 맛에 대해서는 그 욕망을 언제나 본심(혼네)로 거침없이 드러내는 나라이자 그 중에서도 수도이기에 얼마나 맛있는 곳이냐 하는 작가의 변. 역시 그녀는 달변이기도 했지만 진정 맛있는 맛집으로 인도해주는 고마운 지인처럼 느껴졌다.


일어 하나도 모르는 우리가 일본에 가서도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게끔, 츠키지 최고의 음식점 다이와 스시의 메뉴판을 분석해주고, 미도리 스시의 메뉴판도 한글로 번역해준다. 차분한 그녀의 안내는 어느 여행서에서도 볼 수 없는 생생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었다. 맨 끝에 실려있는 도쿄 전철 노선도는 일어와 한국어 편 두 가지 모두가 실려 있어서 비교해보고 찾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카레도 비벼먹지 않는 일본인들은 (팥빙수도 비벼먹지 않는다 들었는데 카레까지?) 회덮밥 같은 메뉴인 후키요세치라시라는 메뉴를 먹을때 절대 비벼먹지 않고, 회 먼저 따로 먹고, 익힌 생선은 밥에 곁들여 먹는다, 재료 먹고 밥먹고, 밥먹고 재료먹고 하는게 그들의 방식이라 한다. 아, 우리나라와 다르니 음식 하나를 먹을때도 신경써야할점이 많을 것 같다. 신선하고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츠키지 어시장의 경우에는 신용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만 받는다는 절대 진리의 정보도 있었다. 많은 일본 음식점에서 현금만 받는 곳이 많다니 환전할때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 고마운 것은 미도리 스시도 츠키지 어시장의 다이와, 스사다이 등도 모두 줄서야 하는 곳인데, 어느 때 가면 그나마 짧은 줄을 설 수 있는지 정보까지 실려있다는 것. 초보 여행자들을 위해 일일이 가르쳐주는 섬세한 배려가 고마운 책이었다.



라멘으로 유명한 여러 맛집을 소개할 적에는 다양한 라멘 메뉴 앞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고시 공부에 가까운 준비를 해준다. 그중에서도 엑기스만을 뽑아 우리에게는 아주 간결하게 설명해주어 더욱 빛이나는 조언이다. 라멘집 이름은 여러 군데 알아뒀어도 주문은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했던 내게도 무척이나 살가운 정보들이었다.

여자들을 위한 음식점이라는 아후리의 유자향 나는 라멘은 비리지도 않고 산뜻한 맛이 날 것 같아 꼭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되었다.




한국의 일식집에서 몇번 맛보았던 메뉴 중 하나인 오코노미야키, 어쩐지 밀가루 풋내가 나던 그 요리가 입에 쩍 달라붙지 않아 아쉬웠는데, 일본 정통 오코노미야키는 보기만 해도 달라보였다. 친구의 친구가 알려준 최고중의 최고라는 히로키. 추천받아 마땅한 집이라는 그 집 역시 방송 횟수만 100회가 넘고, 오후 5시에 이미 만석이 되어버리는 인기 만점의 명소란다.


도쿄 여행을 다니면 몇번이나 가게 될까? 그때마다 최고의 맛집 몇 군데만 다녀와야지 했는데, 이 곳에 실린 맛집들을 보니 어느 한군데 빠뜨리면 서운할 것 같은 명실공히 최고의 맛집들만 모여 있었다. 각종 다양한 재료를 얹는 돈부리의 푸짐함부터 카레, 하야시는 일본 만의 맛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았고, 일본식 돈까스의 바삭함이 한때 대유행을 일으켰던 몇년전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일본에서 먹는 돈까스의 맛은 또 어떠할까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반짝 유명했다 사라지는 집들이 아닌 몇대를 거치거나 몇십년은 기본인 , 그래서 몇년전 맛집이 몇년후 검색해도 여전히 베스트에 있는 도쿄의 맛집들.


그저 그런 비슷한 류의 함박 스테이크만 먹어봤던 내가 어느 날 서울 경인미술관의 카페 이마에서 먹어본 햄버그보다 소스가 더 푸짐하고, 고기도 너무나 부드러웠던 그 햄버그 스테이크에 제대로 반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임신했을때 가장 먹고 싶었던 메뉴로 손꼽았던 메뉴였다. 다시 못 먹어 너무나 아쉬웠던 그 햄버그 스테이크의 사진을 바로 도쿄의 맛집들에서 발견했다. 아니, 여기 나온 음식점들은 더욱 크고 두꺼운 함바그를 자랑하고, 촉촉한 소스와 계란 후라이의 조화는 입안에서 확인할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천상의 맛이 될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부풀게 한다. 추석때 일본 여행을 다녀왔던 여동생이 다녀왔다는 함바그 맛집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식으로 표기하지 않고, 일본에서도 찾기 쉽게 현지식 발음으로 표기가 되어 처음에는 같은 곳이 맞나 싶었다 하였다. 동생이 다녀온 곳은 츠바메 그리루.


여기에 모든 메뉴를 맛집으로만 해결하기 힘든 여행자의 가벼운 주머니를 해결하기 위한 저렴하고 맛있는 체인점들의 소개까지..

도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맛집 코스를 위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안 보고 가면 후회할 알짜배기 정보가 너무 많아 별 다섯개도 모자랄 지경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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