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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1 - 끌끌편 ㅣ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1
노경실 지음, 김영곤 그림 / 아울북 / 2010년 10월
구판절판

이제 만 26개월인 우리 아들.
같은 개월수인 동네 다른 아기는 벌써 문장으로도 인사를 잘하고 표현하곤 한다는데 ( 그 아기는 둘째라 그런가 보다. 또 다른 아기는 딸이라 그런가 보다. 그냥 그렇게 위안삼기도 하고 태평하게 있었네요.) 아직 문장까지는 아니고, 한 두 마디 정도의 말을 하곤 하네요. 보통 자기가 원하는 대로 금방금방 다 들어주고 하니, 의외로 말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건지.. 어쨌거나 걷는 것이 좀 많이 느렸는데 말도 그닥 빨리 하는 편이 아니었답니다. 엄마가 아, 우리 아들 어째 어째 하고서 발을 동동 구를 수도 있었겠지만, 워낙 그런데는 낙천적이기도 하거니와 지금 말 좀 느리다고 크게 걱정할 일 없을 것같아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고 있었지요.
늦게 걸으면, 걷자마자 뛸 테고.. 늦게 말하면..말하자마자 문장으로 말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니깐요. 나중에 말문만 터지면, 어느 누구보다도 수다쟁이가 된다는 선배맘들의 조언도 들었답니다. 뭐 한가지만 해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말하지 않아도 그게 뭔지는 빼꼼히 다 알고 우리집 뿐 아니라 외가, 친가에 가서도 어디에 무엇이 있나 다 알아서 필요할때마다 갖다가 놀거나 쓰던 아기라 더 걱정을 안했던 것 같아요. 말만 안하지 그게 뭔지는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러면 됐다. 생각했죠. 어떤 아이 교육 책에 그런게 있었거든요. 내면 언어라고 하던가? 암튼 사물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 문장이 기억이 났어요. 언제고 그 이름을 입밖에 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요. 아이가 알고 있다는 것, 매칭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말을 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
요즘 갑자기 어른들 말을 따라하고, 새로운 어휘 습득이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는 우리 아들. 그 중에서도 의성어 따라하기를 제일 좋아하네요.
오늘 따라 한 말은 펑펑과 지하. 지하 주차장에 가서, 어두운 이곳은 지하야.지하 했더니.."지하. 지하.. 지하..지하.." 하면서 계속 따라하네요.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이 책을 쓴 노경실 선생님은 6살이 되어서야 "엄마, 아버니. 바둑아. 친구야 놀자" 라고 말하게 되었다 합니다. 그 전에는 발음이 아주 안좋아 그랬다네요. 지금은 말도 잘하고 강연도 많이 하고 동화, 그림책, 소설책도 많이 펴내시는 분이 되셨대요. 놀라운 비밀의 열쇠는 무엇일까요? 바로 책이랍니다. 엄마와 함께 날마다 소리내어 책을 읽었더니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게 되었대요. 작가의 소개가 남다른 책이라 더욱 와닿았던 책입니다.
사실 제 친구 중에서도 무척 똑똑한 친구임에도 대학 때 자기가 어려서 아주 늦게까지 말을 안해서 식구들을 걱정 시킨적 있다고 했거든요. 지금 우리 아들보다 4개월 빠른 친구 딸도 아직 우리 아들보다도 말을 덜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자기가 그랬으니까 별 걱정은 안한답니다.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 실제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엄마는 더 느긋했어요. 사설이 참 길었네요. 책을 통해 누구보다도 더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게 된 노경실 선생님의 아이들을 위한 '맛있는 말놀이 그림책'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의성어, 의태어가 도드라지게 표현되고, 그에 맞는 행동으로 아이가 재미나게 노는 하루 일과가 인상적인 그림책이예요.
첫 시작은
뭐하고 놀까? 엄마! 나랑 놀아요 엄마 손잡고 뱅글뱅글.
좀더 빨리 빙글빙글.
참 재밌어! 랍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의성어, 의태어가 반복적으로 리듬감있게 나오니 아이가 마치 노래를 듣는 기분으로 첫 만남부터 즐겁게 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책에 나온 대로 아이 손을 붙잡고 뱅글뱅글 돌아보니 더 재미있어 했구요. 차마 그림처럼 팔을 잡고 붕붕 날게 해주지는 못했지만요 엄마는 아들 팔 빠질까봐 겁나는 행동은 따라서 못하겠더라구요.
또 아빠랑 놀때는 어떻구요. 몸으로 열심히 놀아주는 아빠와 함께 비행기를.. 우와 책 속 아이 아빠 힘도 세네요. 정말 아이가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게 들어주었어요.
바둑이랑도 재미나게 물놀이 하고, 배가 고프니 엄마랑 시장에도 갑니다. 과일 가게, 생선 가게에 들러 집에 와서 엄마와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하는데 편식한다고 할머니께서 혀를 끌끌 차시네요. 냠냠, 짭짭 잘 먹었습니다. 내배는 볼록, 아빠배는 불룩. 놀이터에 가서 친구들과 놀고, 팽이치기도 하고, 정말 재미나게 계속 놀다가 해님도 집에 갈 시간에 집에 갑니다.
하루 일과가 이렇게 재미날 수 있네요.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책 읽어주는 엄마도 새로이 배웠어요. 우리 아이랑도 이렇게 놀아주면 좋아하겠네. 평범한 놀이 같아도 엄마는 너무 집안에만 있었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송골송골, 오글쪼글,와글와글 바글바글, 매끈매끈. 시끌시끌..우리나라의 참 예쁜 의성어, 의태어들이 아직도 귓가에 맴을 돕니다.
우리 아들도 책속 아이가 고등어를 매끈매끈하게 만지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좋아하는 물고기를 가져와 물고기라며 반가워하더라구요.
구운 굴비를 반찬으로도 좋아하고, 낚시놀이 장난감 물고기도 좋아하는 지라 물고기만 보면 반색을 하거든요. 아이와 함께 언제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구요. 페이지를 넘기며 리뷰를 다시 하다보니 내용도 상당히 알차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의 일과 속에 녹아들어간 재미난 의성어 공부. 아이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하게 만드는 재미난 그림들까지 정말 아이눈 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하는게 제일 중요하니깐요.
노경실 선생님처럼 우리 아이들도 책을 많이 읽고, 누구보다도 글도 말도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느낌이 와닿는 책, 즐거운 그림책과의 만남으로 아이와 책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