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언덕의 집
타카도노 호코 지음, 치바 치카코 그림, 서혜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절판


어렸을 적부터 이런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그 문을 통과하면 소녀의 앞에는 놀라운 세계가 펼쳐진다.

어른이 된 지금 읽어도 무척이나 재미가 나는 그런 책이었다. 아마 또래 아이들이 읽으면 더욱 열광하며 읽게 될 그런 책.



열두살 후코는 7년만에 외사촌 마리카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는다. 미기와다테에서 보고 싶다는 말. 바로 후코의 외가이자 마리카의 친가인 할아버지가 계신 곳이었다. 후코의 엄마는 외가를 좋아하지 않았고, 덕분에 후코도 거의 외가에 간 적이 없었다. 할아버지도 대하기 어려웠고, 외사촌인 마리카와도 거의 만난 적이 없어 (후코의 기억으로는 다섯살때 한번) 낯설기는 했지만 이번 편지는 특히나 후코를 설레게 했다. 내키지않는 듯 보내준 엄마덕에 후코는 혼자서 미기와다테에 도착한다.


'멋진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것이 후코의 은밀한 즐거움이긴 했지만, 후코를 유혹하는 그 정원은 소녀다운 꿈과는 왠지 모를 거리가 있었다. 38p



아주 우연히 낡은 할아버지 저택에서 회중시계가 시계풀로 바뀌며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 후코.

그 놀라운 경험을 마리카와 비밀로 공유하고 싶지만, 마리카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후코는 외가에, 마리카는 자신의 외가에 따로 머물면서 가끔 만났다.)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환경 속에서 홀로 경험하는 세계, 그것이 가져다주는 해방감.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았다. 그동안은 어른이 되는 걸 두려워했지만 어른이란 건 어쩌면 부모의 자식이나 가족의 한 구성원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으로만 존재하여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잇는 것일지도 모른다. 211p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마리카, 자신처럼 평범한 아이가 아닌 마리카만이 그 비밀의 정원의 주인이라는 생각에 후코는 실망감도 커졌지만, 그럼에도 마리카에 대한 호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마리카의 사촌인 에이스케오빠까지 친하게 되어 오히려 마리카보다도 더 많은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후코 할머니의 죽음, 비밀의 문과 관련이 있는 듯한 할머니의 죽음에 두 사람은 마치 탐정이 된 듯, 후코가 경험한 비밀의 세계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소년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장치를 만드는 기술을 물려준 것은 물론이고 기묘한 삶의 지침도 함께 심어줬던 것이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짓 따위는 하지마라." 229p



시계탑, 회중시계, 아주 우연히 그 시계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되었다.세계 제작자 체르누이쉐프.

그는 값비싼 시계를 세공하는 러시아 기술자이자, 동시에 마술사이기도 했다. 체르누이쉐프의 시계, 그리고 후코의 할머니 스기노



"그 세계는 아직 있어.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하지만 잃어버려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위험한 도박에 손을 댄 셈이야." 236p


수십년이 지나 체르누이쉐프에 대한 기록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후코는 특히나 에이스케의 도움으로 (그는 아주 열렬히 후코에게 도움을 준다. 직접 발로 뛰어 오래전 신문을 조사하고, 몇십년전 전화번호까지 찾아가면서 조금씩 그 당시의 기록을 찾아내기에 이르른다.) 비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환상과 현실.

책을 덮으면 끝이 나버리는 소설이 아니라, 책 속의 환상의 세계는 엄연히 존재하는 또다른 문이었다.

아이들에게는 그래서 더 놀랍게 다가올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 보았던 이상한 나라의 폴, 그 만화가 어릴적에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이, 마법세계에서 금방 현실로 돌아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이상한 나라에 갇혀버린 니나를 구출하기 위해 폴이 고군분투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게만 느껴졌는데, (당시엔 왜 아이들에게 이렇게 시련을 주는 만화를 그렸을까 싶었는데) 아무런 긴장, 갈등 구도 없이 그대로 풀려버리는 대부분의 만화가 오히려 더 재미없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시계 언덕의집.

마리카가 보았어야 할 비밀의 정원을 자신이 대신 본 것에 참담한 기분이 든 후코.

중학생이지만, 어른 못지않은 성숙함과 깊은 이해심을 지닌 에이스케.

그리고 사차원 소녀같은 마리카.

그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아이책 치고는 제법 두툼한 단행본 한권으로 멋지게 만날 수 있었다.



평범해보이는 어른들의 세계도 결코 그렇지 않음까지 느낄수있는 매력만점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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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송 1 - 운명의 바퀴가 돌다
로버트 매캐먼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1년 6월
절판


엄청난 두께에 압도되었던 스완송, 이 책의 저자 로버트 매캐먼은 스완송으로 최초로 브램 스토커상을 받게 되었고, 이후로 발표하는 모든 작품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후로 브램 스토커 상에 8차례나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를 최고의 대중 작가로 만들어주기 시작한 스완송.

장장 15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두께에 내가 읽어본 단행본 중 가장 두꺼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두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권이 700페이지를 거뜬히 넘으니 말이다. 일반 책의 세배 정도의 두께랄까?



과거 최고의 열강이었던 미국과 소련이 팽팽히 접전을 벌이다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방어전략으로 핵미사일이 발사되었고, 소련은 그에 맞게 응대를 하였다. 이미 버튼이 눌러진 후, 거의 핵과 방사능에 의해 전 도시가 전멸하다시피한, 끔찍한 3차대전, 스완송의 세기말 이야기는 바로 핵 전쟁으로 인한 3차대전을 다루고 있다. 과거의 구 소련과 미국의 대결이라니, 너무 뜬금없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도 그럴 수 밖에 이 책이 발표된 시기가 1987년이었다.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소련의 붕괴, 그 이후의 역사적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설정이지만, 책은 지금 읽어도 충분히 진지하게 흥미롭다. 두께에 압도되긴 했지만 책장을 다 덮을 무렵엔, 얼른 2권을 읽어야겠단 갈망이 생길 정도로 빠져들었다. 정말 술술 넘어가는 책장들.



우리는 귀환 불능 지점을 넘으려 하고 있어요. 아니, 어쩌면 이미 넘어버렸는지도 몰라요. 29p



몇번을 망설이던 미국의 대통령은 결국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압박에 의해 먼저 스위치를 누르라는 명령을 내리고 만다. 그 명령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롤런드는 피와 살이 타는 냄새를 흡사 영혼을 정화시키는 향기처럼 깊이 들이마시며, 상처가 타는 손을 놓지 않은 채 불꽃을 살에 더욱 가까이 댔다. 223p



핵 미사일의 폭격 이후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존재했다.

끔찍한 일들이 도처에 일어나고, 대부분 화상을 입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그보다 더한건 오염된 물을 마실 수 없다는 것과 온전한 정신으로 버텨내기가 힘든, 희망을 점치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책에는 총 세무리의 생존자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 롤런드는 부모님과 함께 지하 요새에 들어왔다가 지하요새마저 붕괴되자 살아남기 위해 수장격이었던 매클린 대령의 오른팔이 된다는 이야기다. 킹스 나이트 최고의 게임에 빠져 살았던 유약했던 소년 롤런드는 전쟁 이후 숨겨진 본성을 찾으며 놀라우리만치 무서운 사람으로 탈바꿈된다.



그 버튼을 누른 오만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손에 닿는 곳에 있다면 성냥개비를 분지르듯 목뼈를 부러뜨려버리고 싶었다. 305p



리더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정말 미국 대통령이 버튼을 누르지 않았더라면 소련에 의해 붕괴되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소설 속 그들은 충분히 압박당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억명의 인구가 사라져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아이를 지켜라' 수 완다. 스완. 죽은 노인의 입에서 새어 나온 말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345p



제목 스완송을 연상케 하는 스완이라는 이름의 아이, 그녀는 모든 죽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소녀였다.

연약한 아이였지만 세상을 견디는 힘이 있었고, 예지력과 같은 초현실적인 힘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가 차후에 만난 점쟁이 할머니를 통해서도 스완의 미래가 조용히 점쳐진다. 타로 카드로..

또 스완을 지키라는 계시를 받은 조시는 자신의 온힘을 바쳐 어린 소녀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롤런드와 매클린 일행, 조시와 스완, 그리고 남은 세번째 무리는 시스터 일행이다.

거리의 노숙자나 다름 없던 그녀에게는 가슴아픈 과거가 있었다. 그녀가 무서운 불기둥 속에서도 목숨을 부지하고, 우연히 발견한것은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여주는 보석이 녹아 만들어진 고리였다. 놀라운 힘을 가진 그 고리를 파괴하기 위해 악마가 그녀의 뒤를 쫓고, 사람의 힘으로 견뎌내기 힘든 고통들을 감수하면서 그녀는 그녀를 따르는 무리를 지켜내려 노력한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이 너무나 커서 두렵기까지 했던 이야기.

영화 속 세기말의 이야기도 끔찍했지만 스완송의 이야기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그런 핏빛 가득한 사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희망을 본다. 그들의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려는 많은 세력들을 물리치고, 끝까지 희망을 노래한다.



2권까지 읽고 나면 두꺼운 책 세권은 내리 읽은 기분이 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기다려지는 2권이다.

대단한 책을 만났다. 아마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손꼽아도 좋을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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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드는 에코백]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처음 만드는 에코백 - my first eco bag A to Z ㅣ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핸드메이드 6
일본 부티크사 지음, 김현영 옮김 / 즐거운상상 / 2011년 5월
절판


원래 성격도 그렇지만 나는 유난히 가방 욕심이 없다. 값비싼 명품 가방은 월급 한달, 혹은 몇달분이 고스란히 날아가는게 너무나 아까워 살 엄두가 안 나고, 사더라도 들고 갈데도 없는 아기엄마다. 직장 다닐때는 그래도 간단히 들고 다닐 숄더 백이 최고였는데, 아기가 태어난 이후로는 기저귀 가방 몇개가 찢어지도록 계속 기저귀 가방만 무수히 바꿔가면서 들고 다녔다. 이제는 기저귀보다는 내 짐, 주로 책 , 지갑, 핸드폰 등으로 채워지는 가방이기는 해도 여전히 폼은 안 나는 그런 가방을 들고 다닌다.


에코백, 빵집이나 신랑 학회 등지에서 받았던 천의 느낌이 무척이나 좋은 환경 친화적인 그런 가방, 때도 잘 타긴 하지만 그만큼 빨기도 쉽고, 또 가볍게 들고다니기에 무난해 장바구니 등으로도 활용을 하고, 잘 접어 유모차 한 켠에 두고 다니기도 좋은 그런 가방이다. 나만의 에코백을 직접 만드는 이들을 위한, 초보를 위한 처음 만드는 에코백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가방이 에코백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손으로 만들었는데도 참 예쁘다라는 생각이 가득 들어서 시간과 손재주가 받쳐준다면 내것뿐 아니라 양가 어머님들, 그리고 친한 친구들것까지 좀 만들어보고픈 마음도 들었다. 바느질 시간이 엄두가 안나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이럴때 재봉틀이라도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이다.



오늘 읽은 마조앤 새디라는 만화책에서 남성 주부 이야기가 주요 화제로 등장하는데, 천상 주부다~ 라는 이야기가 여러 컷 나온다.

나도 마음만은 천상 주부다. 다만 실력과 솜씨가 못 따라가 그렇지.


책의 차례가 각각의 에코백들의 작은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목차라 더욱 재미나게 느껴졌다.

내가 알고 있고, 갖고 있는 에코백은 무지 리낸 에코백으로 심플 스타일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비닐봉투 스타일의 재미난 에코백서부터 간단한 외출시에 요긴할 것 같은 토트백, 바스켓 스타일도 좋아보였다. 자전거 바구니용 에코백, 방수 에코 파우치, 미니스타일 등의 가방등이 소개되었는데 참으로 다양한 에코백의 소개에 초보자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니, 우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꼼꼼한 도안과 바느질 솜씨만 있으면 나만의 에코백이 뚝딱 완성되는 것. 아마 그 재미는 몇만원짜리 가방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물론 명품백은 몇십, 몇백에 이르겠지만, 에코백을 기준으로 )


핸드메이드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가치가 상당할 나만의 에코백, 만들어 선물까지 한다면 받는이에게 더욱 진한 감동을 줄 그 소중한 선물.

실제로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엄마의 경우에도 직접 만든 예쁜 파우치 등을 선물 받으시기도 하고, 여동생의 경우에는 직접 구운 예쁜 케익을 선물받기도 했다. 나도 우리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여 선생님을 위한 예쁜 에코백을 "제가 직접 만든거예요 선생님" 하면서 수줍게 드릴 수 있는 날이 오려나? 아, 솜씨가 딸려 힘들려나? 어찌 됐건 꿈만은 자유니, 멋드러진 에코백들을 눈으로 먼저 마음껏 감상하였다.


자전거 장바구니에 쏙 들어갈 예쁜 에코백 하나로 센스있는 주부가 될 수도 있고, 덜렁덜렁 서비스로 받은 그런 장바구니가 아니라 나만의 예쁜 에코백 하나로 마트에서 주목받는 주부가 될 수도 있다. 에코백 자체가 기저귀 가방 같은 면도 있어서 가벼운 외출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보고 또 봐도 신기한 예쁜 에코백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와 수납 공간을 갖고 있는 에코백, 디자인이 각각 다른 에코백을 잘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한 두개쯤 직접 만들어 갖고 있으면 무척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예단때 받았던 내 생애 최초의 명품 가방은 지금 가끔은 기저귀 가방으로, 또 대부분은 무거워 방치 상태로 집안 구석에 놓여있다. 아마 에코백이 훨씬 활용도가 높지 않을까. 모셔두려는 가방 말고, 진정으로 손때가 묻을만큼 열심히 활용할 그런 가방, 내게는 그런 가방이 더욱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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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홈푸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스피드 홈푸드
이미경 외 지음 / 푸른물고기 / 2011년 5월
절판


더운 여름 불 앞에 오래 서 있는 것이 무척이나 곤욕스럽다. 그래서 나가서 사먹거나 나가기도 너무 더워서 배달음식을 찾곤 하는데 치킨 피자 중국음식 등 몇 안되는 배달 메뉴 앞에 금새 진력이 나곤 한다. 결국은 다시 원점, 더운여름 입맛까지 잃었을때 빠르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로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즐거운 식탁을 차릴 그런 레시피 어디 없을까?


이 책은 교보문고 요리부문 1위를 자랑한 냉장고에 붙이는 초간단 기초요리 개정 증보판이라 한다.

한권의 요리책에 꽤 다양한 레시피가 담겨있다. 각종 밥, 반찬, 면, 술안주까지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봤는데 거기에 욕심을 더 부려 선물용 요리까지 담겨있다. 수많은 요리책 찾기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권에서 모두 해결하라는 것일까? 암튼 고마움을 느끼며 책을 보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으면 그 줄거리를 연상하며 스토리 내로 금새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요리책을 보면, 신랑 입맛에 맞을지 어떨지 혼자 시뮬레이션 해보는 나를 발견한다. 재료와의 궁합, 맛과의 조화 등등 여러가지를 감안해 오늘의 메뉴를 결정하는 것, 거기에 빠르고 손쉽기까지 하다면 오늘의 메뉴로 간택될 확률이 높아진다.


밖에 나가 사먹으면 족히 만원은 넘길 잡탕밥,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다니 눈에 띄는 레시피였다.

잡탕밥 같은 경우에는 맵지 않으면 아이도 잘 먹어서, 레시피를 보니 다행히 고추나 고추기름이 들어가지 않아 아이용, 어른용 따로 만들 필요없이 한번에 세 가족 식탁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 입맛에 엄마들이 반찬을 맞추다보면 남편들이 가끔 매운게 먹고 싶다고 조를때가 있다.

그럴때를 대비해 매콤한 요리도 한 가득, 탄두리 치킨처럼 보이는 레드 스파이스 치킨,그리고 김치가 들어간 김치 국밥 등으로 더운 여름 이열치열로 보내게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스피드 홈쿠킹이라고 해서 인스턴트를 남발할 것 같으냐? 또 그것이 아니다. 콩국수만 해도 메주콩을 손수불려 잣과 함께 갈아 고소한 국물을 내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쉬운 요리 간단하게 하세요 하면서 마트표 인스턴트 재료들로 만들라 하는 요리들은 손쉽기는 해도 선뜻 만들어지지가 않는다. 이왕 만들거 쉬우면서도 건강까지 챙기고 싶은건 주부들의 한결같은 바램일테니 말이다.


냉장고에서 꽁꽁 언 동태처럼 되어 가는 샤브샤브용 쇠고기. 언제 먹지 걱정했는데,쌀국수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MSG 가득한 쌀국수 스톡이 아닌, 집에서 간단하게 만든 건강한 레시피로 쌀국수를 해준다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지 않을까도 싶다.

신랑만 놔두고 아이와 함께 설악산으로 놀러갔다와보니 더운 여름 어떻게 밥은 먹고 다녔나 걱정이었다. 다행히 나름 튀겨먹는 음식들로라도 연명했다고 하니 이제는 시원하게 속을 풀어줄 그런 요리들로 밥상을 좀 새롭게 꾸며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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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자연 주스 & 수프 - 집에서 만들어 안심하고 먹는 홈메이드 음료
전수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구판절판


한동안 비가 많이 내리더니, 이제는 후덥지근하고 말도 못하게 덥다. 이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텐데, 벌써 입맛도 없고, 목만 마르다.
아기도 마찬가지인지 자꾸 밥은 먹지 않으려 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수박이나 아이스크림, 쥬스만 찾는다. 이럴때 아이에게 시판 쥬스가 아닌, 엄마표 쥬스를 많이 많이 해주고 싶은데 알고 있는게 딱 한두가지라 그 동안 바나나쥬스와 딸기 쥬스만 해주다가 입에만 단 것이 아니라 몸에도 좋은 각종 야채를 섞어 먹이는 주스 책이 나왔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일독하였다

싱싱한 자연재료로 만든 주스와 수프는 아침맞이 음식으로도 제격이라 한다. 나도 아침에 입맛이 없으면 커피 한잔 타마시고 말았는데, 빈 속에 진한 카페인은 속만 쓰릴 뿐 영양소도 채워줄수 없다고 하였다. 백설탕 안들어간 건강주스와 버터, 달걀,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자연식 수프를 맛있게 만드는 법, 저자에게서 즐거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가족의 건강밥상이었다. 특히나 어린 아이가 있어 더욱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아이가 야채는 거의 먹지를 않고, 계란만 너무 좋아해 게으른 밥상을 챙겨줄때 손쉽게 계란을 먹이곤 했지만, 따로 계란 요리가 아닌 일반 수프 등에까지 계란을 잔뜩 넣어 요리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계란 우유를 넣지 않고도 맛을 내는 법을 연구하면서 많은 고충이 있었다 한다. 덕분에 즐겁고 건강한 레시피로 엄마들은 따라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으니 이 아니 좋은 일이겠는가.


토마토가 절대 먹기 싫다는 찰리와 롤라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이 있다.

아빠를 닮아 토마토를 절대 먹지 않는 우리 아들도 그 책은 무척 좋아하면서 입맛 까다로운 롤라의 식성을 보고, 자기는 스파게티도 잘 먹고 감자, 밥도 좋아하는데 롤라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과 토마토는 여전히 잘 먹지 않는다. 유일하게 먹을때는 스파게티를 만들었을때뿐. 그런 아이에게 토마토를 재미나게 먹일 수 있는 방법, 달 치익 쏴아라는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아도 스콘에 살짝 넣어주거나 수프에 넣어주면 아이가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냉동 블루베리를 사놓고 나만 가끔 먹곤 했는데, 이 더운 여름 오늘만 해도 네 잔의 커피를 마시며 속쓰림을 걱정해야했는데..

이제는 블루베리 탄산 소다를 만들어 사이다, 콜라 마시는 걱정을 하지도 않고, 닝닝한 탄산수 맛에 당황하지도 않고 건강한 블루베리로 즐거운 여름을 맞이할 냉음료를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블루베리는 요구르트와 갈아 먹을 생각만 했는데 탄산소다라, 그것 참 아이디어가 좋다. 사실 머릿속으로는 대충 어떻게 될 것 같은데 막상 만들려면, 뭔가 부족해서, 꼭 레시피가 필요했던 그런 방법들, 요리책에는 그 부족한 상상력을 채워줄 비기들이 들어차 있어 요리책을 애용하곤 한다.


어려서 마시던 케일 주스의 쓴 맛이 너무나 싫어 케일이라면 질색을 하곤 했는데, 책에선 다행히 케일은 나오질 않았다.

그래도 사과와 오이, 사과와 무로 주스를 만든다는 새로움은 주목할만했다.

당연한 과일들만 갈아서 내놓는 그런 주스가 아니라 건강까지 제대로 챙기는 주스와 수프 만들기

이 책으로 입맛 없는 더운 여름, 시원한 주스 한잔, 수프 한 컵으로도 건강한 비타민을 채워넣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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