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의 야생마 - 환경이야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4
이재민 글,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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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책 읽어줘요."

아이가 요즘 들어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41개월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책들이 대부분 자동차 관련 책들인 점을 감안하면 안 보이는데 일부러까지 찾아가면서 읽고자 하는 것은 꽤나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잘 이끌어낸 대박북이라 할 수 있다. 그림도 세밀화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져있고,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재미나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한국에 야생마라니.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말에 우리나라에 야생마가 있기는 있었구나 (어디? 제주도인가? ) 했는데 강원도 홍천이라는 말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야생마 하면, 미국 벌판을 가로지르고 인디언들이나 카우보이들의 추격을 받는 미국판 야생마가 더 먼저 떠오르는 세대였는데..한국의 야생마란 어떤 이야길까? 아이 책이면서도 엄마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필의 말 그림.

엄마, 아빠 말이 고된 노역을 하는 동안 망아지는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구슬피 울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딱 하루 말 가족에게 휴식이 주어지고, 재롱을 떨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 말 가족이었는데 다음 날 아빠와 엄마, 망아지가 떨어져 각각 다른 농장으로 팔려가게 됨을 알게 되었다.

"말은 팔고, 트럭을 사던지 해야지 원."

그러고보니 우리나라도 소가 아닌 말의 힘으로 일을 하던 그런 때가 있었구나 싶었다. 말 하면 타고 다니는 말만 생각했지 이렇게 농장일을 하는 말이 제주도가 아닌 전국에 있다는 생각(트럭이 있기전)을 왜 미처 못하고 살았을까.

아이는 그나저나 책에 몰두하다 말고 "원"이 무슨 뜻이냔다. 그저 의미없는 감탄사처럼 포함된 원에 대해 설명하기가 아직은 무척 힘들었으나 아이는 참으로 궁금해했다.그리고 웬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 페이지까지를 유난히 반복해서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곤 하였다. 처음부터 여기까지가 가장 재미나게 느껴진걸까? 몇번 다시 읽어주다가 나중에 끝까지 같이 읽고 다시 보자 이렇게 달래야했다.



고된 일과 아프게 내리꽂히는 채찍보다도 가족과 떨어져 볼 수 없다는 슬픔에 눈물을 흘려야했던 아빠 말.

그 눈물이 사람의 것인양 너무나 아프게 느껴졌다. 어느 날 아빠말은 농장을 탈출해 엄마말과 망아지를 찾아 떠났다. 힘들었지만 세 가족은 다시 만나 행복하였고, 가족이 같이 살기 위해서는 탈출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 가족은 강원도의 야생마 원조가 되었다. (맨 뒤의 실화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말 가족의 탈출이 아닌 화천 군부대에서 진지 구축용 자재를 나르던 군마들이 야생마의 원조가 되었다 소개되어 있었다.)



다른 농장에서 더 도망쳐온 말들까지 야생마의 수는 늘어났고 산에서의 삶은 행복했으나 사람들이 말들을 발견하고, 잡아다 팔아버렸기때문에 말들은 더욱 깊은 산속으로 도망을 쳐야만했다. 겨울이면 먹을것도 부족했고 추워서 견디기도 힘들었다. 그런 어느날, 덫이 아닐까 싶은 맛있는 사료와 먹거리가 한가득 눈길에 쌓여있는 것을 보고 망설였으나 사진작가가 야생마를 몰래 찍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말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곧 사진사를 믿고 먹을것을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문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야생마의 사연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마을 사람들도 나중에는 말을 잡아 팔지 않고 야생마의 생존권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세밀한 말 그림이 그려진 동화가 끝나고 나면, 예전에 미처 몰랐던 실제 강원도 홍천의 야생마 사진들이 (동화 속 등장인물이 된 사진작가님의 솜씨로 찍힌) 실려 있었다. 이런 말들이 우리나라 강원도 산에 살고 있었구나. 동화 속 이야기처럼 훈훈한 결말이었으면 너무나 좋았을 것을..지금 강원도 산에서는 야생마를 더이상 볼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아이에게는 그 부분을 읽어주지 못했다. 그저 행복한 결말로, 강원도 산에 가면 뛰놀고 있을 야생마 가족의 행복한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사람들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끝내 간직했음을 그렇게 기억하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좀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직접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은 작가의 말까지 읽고 슬퍼했겠지만 말이다. 나또한 무척이나 짠한 느낌이었다.



어려서부터 엄마인 나도 말을 너무나 좋아해서 항상 말 그림만 그리고, 그런 시절이 무척이나 오래 갔다. 그때 왜 그렇게 말을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말을 길러보고 싶었고, 그저 말과 우정을 쌓아가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말은 아니었는데 (주로 동물원에 가면 만날 코끼리, 얼룩말, 기린 등의 삼총사를 무척 좋아한다.) 경주 신라 밀레니엄 파크의 마상공연을 보고 온 이후에는 실제 말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고,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게다가 이 책은 캐릭터처럼 그려진 그림동화가 아니고, 세밀화로 사진에 가깝게 그려진 그림이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데는 더 없이 좋은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앞부분만 열심히 읽어달라던 아이가 끝까지 참고 몇번 더 읽어주었더니 나중에는 끝 장면을 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망아지가 다 자라서, 아빠말처럼 훌륭히 컸을때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는 그 마지막 장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되었다.

히힝히힝..하면서 망아지가 마구간에서 울고 있는 장면을 보면, 아빠,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는 장면은 언제 나오냐고 다시 그 장면을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야생마들의 사진을 보며 내가 미안한 마음이 다 들었다. 그들 행복한 말 가족들을 그저 내 주머니 돈으로밖에 보지 않았던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미안하게 느껴졌다. 야생마로 자유를 누리며 살지는 못하더라도 가족과는 헤어지지 않고 끝까지 살았기를, 그러기가 힘듦을 동화를 읽으며 알았으면서도 무모하게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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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세계사 - 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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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읽을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마치 반쪽짜리 역사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과 같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 책은 역사는 딴지일보에서 전문가적 지식으로 무방한 군사 분야 논객으로활약했고, 2006년 엽기 조선왕조 실록으로 역사 대중읽기의 새모델을 제시했던 이성주님의 글이다. 예전 책들을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이 책 한권만으로도 작가분의 입담을 인정할 만 하였다.

 

역사 속 우연으로 벌어진 아이러니한 일들을 더욱 와닿은 느낌, 재미나게 만든 것은 과거의 일이지만, 현대의 시점에서 풀어낸 용어와 표현들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지금 이 상황에서라면 이런 대화가 이어졌을 법하다라는 것을 재치넘치는 발상으로 어색하지 않게 이루어내었다. 그러다보니 읽는 사람도 너무나 쉽게 공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아, 이런 뜻이었던거야? 충격적인걸. 하고 말이다.

 

제목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미는 있겠거니 흥미로운 주제겠다 정도는 짐작하지만, 실제 책을 잡고 나니 여느 소설보다도 빠른 흡인력으로 끝까지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아니 여느 소설보다도 훨씬 재미있었다. 소설은 어느 정도의 사건에 빠져들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하나하나의 단막극을 보는 양 사건들을 짧고 굵게 다뤄낸 이야기들은 그 하나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질, 혹은 아, 이런 거였구나 싶은 그런 사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굳이 절정으로 치달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처음부터가 절정인 느낌이랄까.

하마터면 미국내에 프랑스령이 반토막 들어있을뻔했던 사실에 재치있는 편지 한통으로 온전한 미국이 될 수 있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반쯤은 알고 있었으나 남은 반쪽을 몰라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 등, 다양한 역사 속 아이러니를 만나게 되는 책이었다.

 티브이 방송에 모자이크처리된 방송화면을 보다보면 참으로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이 올 누드여서 음란논란에 휩싸이다가 그의 제자에 의해 자체 모자이크인 속옷을 입게 되었다는 사실부터가 재미난 시작이었다.

 

아이엄마다보니 아이 양육에 관련된 문제들이 더욱 눈에 쏙쏙 들어왔다. 마치 임산부 눈에는 지나가는 임산부들만 보이고, 구두를 사고 싶은 사람 눈에는 지나가는 사람 구두만 눈에 밟히듯. 유모의 유래에 대한 배경도 재미났다. 젖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귀족의 품위를 위해 시작된, 아니 사실은 수유시 섹스 금지를 주창한 고대 로마의사 갈레노스의 주장이 가톨릭 교단에까지 이어져 젊은 아빠들을 간통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의 젖, 즉 유모를 구함이 어떠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상류층은 비싼 돈을 물어 유모를 구했고, 중산층은 식민지 여성, 해외 유모들에게 자식을 맡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고아들을 위한 수유가 문제가 되어 동물의 젖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 당나귀와 염소젖이 모유 대체제로 선택되었다 하였다.

 

대문호 톨스토이의 문란한 사생활 이야기도 내게는 충격이었다. 그의 아내 소피아가 3대 악처로 소문난 여성임도 처음 알았다. 그러나 소피아가 과연 악처였을까? 톨스토이의 심각한 바람때문이었을까? 생각했던 의문을 마저 책을 읽으며 금새 해결되었다.

20대를 거의 술과 여자로 흘려보낸 그가 결혼에 눈길을 돌리며, 첫눈에 반했던 여성이 바로 친구의 딸이었다. 친구는 펄쩍 뛰었으나 톨스토이의 절실한 구애로 결혼에 성공하여 18세의 소피아와 34세의 톨스토이가 결혼을 하였는데 모든 걸 보여주겠다며 톨스토이가 일기를 교환해보자 하였건만, 그의 일기 속에는 거의 야설과도 같은 그의 방탕한 연애사가 적나라하게 담겨, 소피아를 질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톨스토이이의 여성 편력은 어려서 일찍 잃은 엄마로 인한 모성애 결핍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그러기에 그의 모성 집착은 과도한 것이어서, 아내를 목석과 같다 표현하면서도 피임을 못하게 한 결과 열 세명의 아이들을 계속하여 낳게 되었다 한다. 유모를 절대 들이지 않겠다는 톨스토이의 고집으로 인해, 배가 꺼지는 날이 없던 소피아는 젖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애들 걱정은 안해? 빨리 크려면 젖을 많이 먹여야하는데, 겨우 두개 가지고 저 많은 입을 어떻게 감당할거야?"

톨스토이의 고집때문인지, 아니면 원체 허약하게 태어나서인지는 모르나 태어난 열세 명의 자식들 중 여섯은 어려서 죽게 된다. 72p

거기에 악필로 소문난 톨스토이의 원고를 사람이 볼 수있는 글로 교정하는 것도 소피아의 몫이었다. 육아에 교정작업까지 떠맡고도 참았던 소피아가 악처가 된 까닭은 따로 있었다. 소피아의 인생을 읽다보니 그녀가 악처 소리를 듣는게 참으로 억울할 일이었다.

 

잔다르크의 원래 죄목 중 마녀 부분은 영국군에 의해 제기된 것이었고 진짜 죄목이었던 "반바지, 남성복 착용"이라는 것은 정말 헛웃음밖에 안 날 일이었다. 전쟁터에 나가 싸우기 위해서 치마를 입을 수 없었던 잔다르크, 그녀가 반바지를 입었다는 것이 주요 죄목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어려서 이런 비슷한 책에서 보기는 하였으되 거기에는 잔다르크가 마치 남성이 되고 싶어했다는 식으로 매도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싸우기 위해 반바지를 입기도 했지만 감옥에서까지 반바지를 고집했던 것은 교도관에 의해 강간을 당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녀에게는 치마보다 안전한 반바지였건만 중세 사회의 눈으로는 그녀를 마녀로 몰아가는 황당한 이유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또한 퀴리부인을 노벨상 공동 수상자로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피에르 퀴리의 노력 등이 소개되면서 충격적이었던 마리 퀴리의 불륜 이야기까지 접할 수 있었다. 작가 말 마따나 우리는 반쪽짜리 위인전을 읽고 있었던 것이었다.

강압적인 인구 증가 정책을 펼쳤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의 아이들 이야기도 읽는 내내 충격적이었다. 국민이원해서가 아닌, 국가 인구 증가 정책을 위해 육아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채 무조건 출산만 강조, 장려했으니 그의 비참한 말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들어 책에 몰두하기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흥미로운 이야기에 정신이 쏙 팔려 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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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 - 성공한 명문기업가의 자녀들은 무엇을 배우는가
이규성 지음 / 행복에너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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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키우기 전과의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예사로이 볼 것들도 한번씩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다양한 육아서를 읽어보면서 모든 걸 다 적용해볼수없으니 취사선택할 것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의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는 헬리콥터 맘은 될 생각도 없고, 자질도 없지만 아이 교육에 있어서는 흥미 이상의 관심이 있다. 평범한 집안이고, 꿈이 대한민국을 가로지를 만큼의 배포가 큰 사람이 아니기에 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까지 내가 읽을 필요가 있냐 싶기도 했지만, 또 전국 1등 학생들의 인터뷰처럼 "교과서만 팠어요." 식의 보여주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원론적인 이야기 일색이면 어떠냐도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평범한 사람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는 궁금한 점이었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하지만 나처럼 모르고 있는 그런 족벌 가계도도 살짝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삼성, 신세계, cj, 한솔 등이 모두 고 이병철 회장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것도 놀라웠다. 삼성과 신세계가 같은 소속에서 출발한 것은 알았지만 cj는 긴가민가 한솔은 처음 안 사실이었다. 부친이 키워낸 그룹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게 만든 더욱 큰 그릇을 보인 사람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다. 말수가 적은 그의 품성 등은 어려서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혼자 일본, 미국 등에서 유학하며 외로움을 극복해야했던 것이 그를 내성적이면서도 생각을 아주 깊이있게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울타리를 무척 중시하는 내 관점에서는 최고의 경영자가 된다는 것이 (드라마 상에도 딱딱한 상류사회의 느낌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만큼의 거리를 느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책의 논점에서 살짝 벗어난 나만의)다른 생각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엄격했던 이병철회장에 비해 이건희 회장은 어려서부터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고 가정에 충실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무척 인상깊었다.

 

그는 끈기있게 생의 데이터를 모아야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훗날 판명되며, 역사의 차이는 곧 기록의 차이라는 것이다. 데이터, 경험, 역사, 이것은 돈주고도 못 사는 것이란게 이회장의 생각이다. 40p 삼성 이병철 회장

이건희식 입체 영화보기, 신문활용을 통한 자식 경제교육 하기 등은 원론적인 내용 일색일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뒤엎는 부분이기도 했다. 국가에 영향을 미칠만큼의 대기업들을 이끌어가는 총수와 그들의 자녀 교육이 일반인들의 그릇 크기와 다른 큰 인재 육성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겠지만 일반인들 또한 어려서부터 강조해야할 인성 교육의 측면이나 글로벌 인재로 육성되기 위해 초점을 맞추면 좋을 부분들을 말뿐인 교육보다 조금 더 구체화된 느낌으로 만난 느낌이었다.

 

사실 여러 재벌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통적으로 강조된 인성교육, 도덕성 교육 등에서 눈길을 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고의 그룹 총수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겠지만 (그리고 사실 모든 재벌 총수가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라고만 볼수도 없겠지만 ) 적어도 어려서부터 주입식 지식 교육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부모가 직접 효를 행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연배가 높은 부하직원에게 말을 놓지 않은 정부회장(현대)의 이야기 등도 인상 깊었다.

 

삼성, 현대,LG, SK, 롯데, 한화, 두산, 효성, 코오롱, 대림, 동원, 배상면주가, 샘표식품, 에이스 침대, 안철수 원장 등 위대한 기업가들의 다양한 자녀 교육 방식이 소개되었는데 앞부분의 삼성, 현대, LG 등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대기업들은 좀 많이 축소되어 소개된 것은 아쉽기도 했다. 아마 대중에게 더욱 많이 알려진 기업 위주로 이야기를 정리하다보니 비중 면에서 큰 차이가 도드라졌겠지 싶기도 했지만 두루두루 좋은 정보를 접하고 싶었던 독자 입장에서는 살짝 아쉬운 면이었다.

 

우리나라의 침대 사업의 양대산맥을 차지하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침대가 형제가 경영하는 두 회사라는 것을 뒤늦게 안 독자로서 놀랍기도 했다. 거기에 형제의 아버지인 안유수 회장이 또다른 침대 브랜드로 두 아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더욱 놀라웠다. 2002년 미국 침대업계 2위 썰타침대의 판매 라이선스를 따내 시장에서 아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침대시장을 놓고 삼부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셈이다. 319P 어려서부터 침대공장에서 놀다시피한 형제들이 나중에 공장 안내를 받게 될때 이미 모든 것을 다 쉽게 파악한 상태라 따로 세세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짠돌이 경영을 한 부친의 영향으로 직접 용돈 벌이를 하며 어렵게 번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자녀들이었고, 부친에게서 받은 짠돌이 경영 마인드로 남의 돈으로 사업을 이끌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도 일반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면이라 주목할만 했다.

 

최고의 인재 등용을 중시하고,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삼성, 프로가 되기 위한 자세를 갖추고 팀워크까지 갖춰야하는 a자형 인재가 되기를 강조한 안철수 원장의 인재상 등 인재 육성의 중요한 사항들도 눈에 띄었다.

딱딱한 이야기로 일관된 것이 아니라 기업가들의 가족 이야기서부터 몰랐던 재벌 그룹들 사이의 관계들까지 다양하게 소개된 책이라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그들의 자녀교육 마인드 외에도 여러 가지를 얻어가는 느낌이었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참 힘들단 생각을 요즘 들어 더욱 하고 있다. 생각만 많고 정작 아이가 스스로 클 힘 등에 신경을 못 써준게 아닌가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소중한 아이가 거친 세상에서 훌륭하게 우뚝 선 인재로 (재벌가 총수 등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그쪽에는 워낙 생각이 없기도 하고 ) 커나가기 위해서는 유아기때부터 여러 학원, 지식 주입 등에 연연하기 보다 인생의 큰 흐름을 파악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단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리고 그 밑그림을 그리고 아이가 꿈을 키워나가는데 옆에서 보조가 될 수 있도록 엄마도 노력하고, 지나치게 앞서 가는 엄마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다잡는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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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발효빵]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품절


밥을 먹고 소화불량이라는 사람보다는 빵이나 국수 등의 밀가루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흔히 봐왔다.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밀가루 때문에 소화불량이 걸리는 일은 못 겪어봤으나 나 못지않게 빵과 국수 등을 좋아하셨던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 탓인지 위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 음식은 이제 거의 잘 못 드시는 모습을 보자,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빵만 먹으면 늘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던 저자가 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고는 속이 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내는 빵이라면 밥 못지않게 주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건강한 빵 만들기의 중요성을 소중한 노하우와 함께 정성껏 풀어낸 책이다.



한살림이라는 브랜드는 이유식 등으로 친환경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진 아기엄마들에게 친숙한 가게이다. 친정 근처에도 있는데, 따로 회원 가입하는게 번거로워서 가입은 못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붐비는 매장을 보며 또 직접 이용해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늘 관심이 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 한살림에서 건강빵을 만들어온지 십여년의 경력이 되었다 한다. 우유, 설탕, 버터 등의 재료를 모두 빼고, 직접 만든 발효액과 물, 우리 밀가루 만으로 기적과도 같은 건강빵, 다른 책에 나온 빵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정말 순수한 "건강빵"을 재현해낸 책이라 할 수 있다.




인스턴트 효모빵과는 달리 천연효모빵은 공기 중의 미생물을 천천히 불러 모으고 천연효모와 천연 유산균, 유기산, 초산 등의 유익균을 남긴다. 이들은 발효 중에 생기는 악취나 잡내를 제거하면서 특유의 풍미를 남기고 글루텐을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해서 소화가 잘되도록 만들어준다. 또 곰팡이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시켜 빵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하므로 빵 보존제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바로 겉모습은 같아 보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완전히 다른 인스턴트 효모빵과 천연 효모빵의 차이다. 프롤로그





천연 효모빵을 구분해 챙겨 먹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이기도 했다. 인스턴트 효모, 즉 드라이 이스트가 없었던 과거 100여년전만 해도 천연 효모로만 빵을 굽는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고 한다. 갈수록 방법은 쉬워지지만, 몸에는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이 늘고 있듯 효모에도 인스턴트가 도입되었던 것이다.


책이나 티브이 등에서 몸에 좋은 효소 등을 직접 발효시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실천해볼 엄두를 미처 못냈었다. 잘못하다가 부패하게 만들것만 같았고 시작도 하기전에 겁부터 먹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또한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며, 시행착오를 거치고, 여러 곳에서 조언을 듣고, 또 경험하여 얻은 노하우 등을 모아모아 책 속에 차곡 차곡 쌓아두었다



천연효모빵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발효액종 만들기가 사실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방법은 쉬워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효액종을 만들고, 그 발효액종으로 발효종(밀가루와 물을 추가한 것)을 만들고,그것에 다시 우리밀과 속재료를 넣어 빵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 건강 빵을 만드는 것이 발효액종만 성공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될것만 같았다.


처음 시도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건포도를 이용한 방법을 추천해주었으며 까다로운 천연 효모 배양에 성공하기 위해 기억할 점 등을 따로 플러스 상자로 짚어주기도 하였다. 천연 발효로 만드는 87가지 빵은 이제 발효액종이 성공한 이후에 시도할 재미난 제빵의 세계가 될 것이다.

"레시피를 좀 알려주시겠어요?" 이렇게 물어올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천연효모로 빵을 만들면 레시피가 필요없어요."라고. 53p


서양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았던 캄파뉴, 농부의 빵, 바게트 등이 먼저 소개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식사로 인식되는 빵인 식빵 만드는 법도 소개가 되었다. 슴슴한 주식이 되는 빵들에 속재료를 넣어 달지 않고도 맛있게 즐기는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형광펜을 치던 우리 버릇처럼 책 속 포인트에는 미리 형광펜이 쳐져있기도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저자가 취미로 배운 제빵으로 39세에 새로운 직업인 제빵사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인생 제 2막의 이야기 등도 짬짬이 소개가 되었다. 빵 레시피와 노하우 뿐 아니라 그녀가 들려주는 빵에 얽힌 인생 이야기들이 단락단락 우리의 눈길을 잡아끌며 빵에 얽힌 추억들을 하나하나 다시떠올리게 해주는 것이었다.


혀가 아릴 정도로 단 빵은 이제 그만, 제철 재료와 몸에 좋은 친환경 재료만 골라서도 충분히 맛있게 즐기는 빵들이 하나 가득이다. 그동안 너무나 달고 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졌던 내 입맛이 쉽게 건강빵에 적응되지는 않겠지만 씹다보면 더욱 고소한 그 빵맛에 길들여지기만 한다면 단 케익과 빵은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채소를 넣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피자, 또띠아 채소말이, 두부와 구운 가지 등을 넣은 채식 샌드위치 등등 건강한 빵이라면 이런 모습을 갖추었겠다 싶은 다양한 빵과 관련된 레시피들이 아이를 둔 주부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간식으로써의 빵이 아닌 이 정도라면 엄마표 건강밥상이라는 말이 어울릴 최초의 제빵 레시피를 본 느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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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ㅣ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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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온 베스트셀러 책 중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 <7년의 밤>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었다.

너무나 읽고 싶어해서, 결국은 두 권 다 읽으려고 책장에 꽂아둔 상태지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간이자 그 후속작인 바람을 뿌리는 자가 올해 새로 출간되었고, 두 권을 모두 읽어본 이웃님들의 평을 읽어봐도 바람을 뿌리는 자가 더욱 재미났다는 글을 접하자 더욱 바람을 뿌리는 자에 대한 기대감이 솟아났다.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아무런 정보없이, 그저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그 한가지 정보만 접하고 책을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웨덴의 밀레니엄을 읽을때와 비슷한 컬쳐 쇼크를 살짝 경험했다. 그때만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낯설지는 않았지만(베네스트룀, 블롬크비스트 등의 낯선 인명과 지명, 회사명 등 모든 것이 낯설다) 그래도 영미권이나 일본 등의 이름에 비해 독일식 이름도 살짝 낯설기는 하였다. 그 외에 또 특이사항이 바로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많이 한번에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었다. 밤늦게 책을 펼쳐들었다가 처음에는 너무 많은 낯선이들이 동시에 등장해 (거의 한컷에 네명 정도의 사람들이 새로 등장하는 것이 여러 장면씩 중첩이 된다.) 혼란스러웠는데, 아, 그래도 재미나다는데 끝까지 읽어보자 하고서 끈기있게 책을 잡고 있자 중반 이후부터는 정말 앞부분의 헷갈렸던 사람들이 한번에 싹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면서 슥슥 자리배치를 하며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져나갔다.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역량이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발명가들 뿐 아니라 소설가들에게도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하나의 소설을 쓴다는 것은 유용한 발명품 하나를 개발해내듯, 창조의 고통 끝에 나오는 결과물일테니 말이다. 그 결과물이 우리에게 어떤 만족감을 줄수있느냐에 따라 작가에게도 희비가 갈리는 것이겠지만 이 책은 결말까지 다 읽고 보면 확실히 재미난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제발 도와주세요. 다 이유가 있었어요. 제발..."

마음 속에 타오르던 마지막 희망의 불꽃은 그의 차가운 눈빛에 의해 무참히 꺼졌고, 그녀가 호숫가에 지어놓은 예쁜 집처럼 흰색 재만 남았다. 6p

몇달째 악몽을 꾸고 있는 누군지 모를 그녀의 이야기로부터 소설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풍력에너지 개발 회사 윈드프로의 야간경비원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휴가 갔던 피아 형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긴급히 불려오게 되었다. 상사 보덴슈타인과 함께 이 일을 파고드는 와중에 풍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던 또다른 사람이 살해당하고, 두 건의 살해사건을 파헤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반장인 보덴슈타인까지 수시로 잠적하며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자 피아 형사 혼자 전전긍긍하며 사건 해결에 앞장서게 된다.

 

야간경비원의 죽음을 파고들다보니, 사장이 다녀간 흔적이 cctv에 찍혔고, 사장의 대꾸도 뭔가 수상쩍은 냄새를 풍겼다.

두번째 살인사건의 희생양이 된 히르트라이터는 자신의 땅이 엄청난 가격으로 오르자 세 자식들에게서 땅을 팔고 상속해달라는 시달림을 받는 중이었고, 죽기 직전 보덴슈타인의 아버지에게 자신의 그 땅을 상속하기로 유언장을 바꾸어서 보덴슈타인 반장과 그 아버지까지 사건에 연루되는 복잡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또 봅시다! 타이센 씨. 바람을 뿌리는 자는 폭풍을 거두는 법입니다. 331p

제목 바람을 뿌리는 자에 대한 의문은 바로 이 대목에서 결정되었나 보다 싶었다.

사람에 대한 원망과 증오가 커지면 그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듯 하였다. 명목상으론 풍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 회사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풍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한다는 건전한 취지를 지닌 시민단체의 대립으로 보였지만 파고들다보니, 그 취지라는 것이 인간의 증오에서부터 비롯된 복수의 마음 한가지였음이 추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차리려는 뒷통수를 강하게 때리는 이까지 등장한다.

 

이해할 수 없었던 초반의 많은 부분들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내려가다보면 정말 명쾌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남들과 거꾸로 이 책을 먼저 읽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등장한다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후에 읽게 되긴 하였지만 그 책 역시 재미날거라는 기대에 마음 한켠이 든든해진다. 마치 재미난 만화 영화 상영을 앞두고 가슴설레던 어릴적 그 느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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