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창의 스케치북 ㅣ 진선아이 스케치북 시리즈
한나 코헨 글, 베스 군넬 외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2월
품절


이번 진선에서 나온 창의 스케치북은 소년편과 소녀편이 나뉘어 나와 좋았답니다. 다섯살밖에 안되었는데도 우리 아들과 친구 딸의 확연한 취향차이를 보면서, 그림 하나를 그려도 어쩜 이렇게 다를까 하고 놀랐었거든요. 소녀의 창의스케치북은 엄마인 제 마음에도 쏙 들 정도로 너무 예쁜것들이 많아요. 정말 하나하나 디자인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예쁜그림들, 따라 그리지 못하면 색칠만 잘해도 예쁠 그런 여성적인 그림들이 가득하답니다. 여아들뿐 아니라 엄마들까지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책이지요. 아마 아이 아빠는 아들 책을 보며 더욱 공감했을텐데, 아들을 둬서 그런지 중장비, 괴물 등이 나오는 아들 책을 보며 아들이 좋아할만 하다 하면서도 소녀 책을 보니, 와~ 예쁘다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녀, 일본 소녀들의 전통 의상, 사리를 두른 인도 소녀, 그리고 너무 예쁜 구두가 가득한 곳, 반쪽 날개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비, 어여쁜 손가방들, 다리에 어울리는 스타킹, 팔에 어울리는 팔찌 등 아이들이 꾸밀 공간은 무궁무진합니다. 물론 이렇게 꾸미는 공간 말고도 남아들처럼 창의적으로 그려낼 공간들도 많았지요. 어찌 됐건 예쁜 그림들에 아이들도 엄마들도 입이 벌어지기 마련이더라구요.

우리 아이도 이 책에 조금 관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엄마, 이건 @@거야? 나도 좀 볼까? 나비는 나도 그리고 싶은데..라며 말이지요.) 그래도 아무래도 100%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공주님일 수 밖에 없었어요.

다섯살 동갑내기인 친구 딸이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그저께가 생일이었는데, 사실 일찌감치 생일파티를 한 상황이어서, 선물로 미리 주긴 했는데 집도 가깝고 해서 생일 당일에 마침 둘이만 잠깐 보내게 생겼다고 해서 놀러갔었어요. 케잌 커팅도 할건데, 이왕이면 간단하게라도 선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아이들 좋아하는 캐릭터 색종이 세트와 공주 사인펜 세트, 그리고 서프라이즈로 소녀의 창의 스케치북을 포장해 들고 갔답니다. 역시나 너무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케잌도 공주 취향으로 분홍색을 샀고, 공주님이 맨 처음 꺼내 색칠하는 펜도 분홍색입니다. (사실 볼 때마다 늘 분홍색으로 그림그리더라구요. 우리 아들은 뭐 그때그때 다릅니다. 오히려 분홍색은 잘 쓰지 않아요.) 그 다음에는 노란색으로 지갑을 쓱쓱 색칠하더라구요.

똑같은게 없으면 아이들끼리 싸움이라도 날까봐 우리 아이도 소년의 창의 스케치북에 색종이세트, 사인펜세트 똑같이 사들고 갔지요 맞은편에서는 우리 아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동갑내기 왕자님, 공주님이 마주 앉아 그림그리는 모습에 엄마들의 마음도 훈훈했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 책 처음 보자마자, 그동안 딸아이 책 많이 사줬을 친구가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우와, 이거 딸 둔 엄마들이 정말 좋아할 책이다.

어쩜.. 아이가 그려달라던 구두 어떻게 그릴지 난감했는데..

@@아. 앞으론 구두 여기서 보고 따라 그리면 되겠네. 엄마가 이거 보고 그려줄께.

이거 너무 마음에 들어. 이거 괜찮다." 라면서 말이지요.



창의 스케치북 시리즈에 모두 유선 노트가 선물로 들어있어요. 어린 유아들용은 아니고 초등학생들이 쓸만한 공책이랍니다.

아마도 초등학생들이 이 스케치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면 더욱 재미난 그림들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린 아이들을 두고 있지만, 아이들이 재미난 상상, 멋진 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이런 책에 수시로 노출을 해주고 있는 엄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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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창의 스케치북 ㅣ 진선아이 스케치북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코긴스 글, 사이먼 쿠퍼 외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2월
절판


다섯살 우리 아들, 그림그리기를 유달리 좋아한다. 하루에 꼭 빼놓지 않고 하는게 그림그리기이고, 밖에서 혹은 책에서 재미난 것이나 인상깊은 장면을 보면 바로 스케치북을 찾아 그림을 그려내곤 하였다. 아주 잘 그리는 솜씨는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무척 기특하게 느껴지는 엄마이다. 작년에 제주도에 놀러갔을 적에는 정방 폭포를 보고 나서, 나오는 길에 있던 박물관 유리창에 대고, 손가락으로 뭔가 그림을 그리더니 차에 타자마자 스케치북에 폭포를 그려내기도 하였다. 보통은 일반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데, 사실 아이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다보니 거의 그림 그리는 것이 자동차에 한정이 되어 있다. 그래서 소년의 창의 스케치북이 나왔다고 해서, 아들 취향에 맞추면서도 좀더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싶은 마음에 아들을 위해 펼쳐준 책이었다.

괴물, 복잡한 공장 내부, 거친 파도와 싸우는 바이킹 배, 탱크를 탄 기습작전, 모래성을 진짜 성으로 만들기, 빌딩숲 완성하기, 사막풍경, 밀림여행, 우리 동네에선 무슨 일이? 갑옷 입은 기사, 우주도시의 외계인 등 주제도 다양한 무한 상상력의 공간들이 펼쳐진다. 주제만 덜렁 주어지면 갑갑할 아이들을 위해 (사실 우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빈 스케치북에 그림 그릴때, 주제만 정해지고 제한된 한 두 시간내에 그림을 그릴때 처음에 무척 막막하지 않았던가.) 약간의 밑그림 정도가 그려져있다. 그 남은 부분을 채우는 몫이 바로 아이들의 몫인 것이다.

좀더 큰 아이들이라면 보다 정교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그리는게 여전히 제한적이었지만, 보기만 해도 뿌듯한지 자기 책이라면서 무척 흡족해했다. 비슷한 책들을 다양하게 접하게 해주었는데, 진선에서 나온 책은 소년, 소녀 취향을 나눠서인지 극명하게 갈리는 (울 아들과 친구 딸을 비교해봤을때) 아이들의 취향을 너무나 잘 만족시킨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가 좋아하는 각종 탈것등이 비행기, 탱크, 중장비 시리즈, 스포츠카, 기차, 배, 자전거 등 꼼꼼하게 등장하니 정말 좋아하면서 당장 크레용을 찾고, 사인펜을 찾아가며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색칠 또한 색연필, 크레용 등으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물감으로도 그릴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일반 종이보다 두꺼운 종이라 물감으로 그려도 물기가 스며들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기 뿐 아니라 색칠도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그리기에 급급했던 아들도 좋아하는 색들을 꺼내 크레용으로 열심히 색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로 손에 잘 안 뭍는 크레용 위주로 그림을 그리게 했는데, 물감, 사인펜 등도 조금씩 허용을 해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먼저 찾아내 그리고 색칠하고 있지만, 아이 책이 두면 언젠가 다 찾아 읽듯 다른 페이지의 그림들에도 곧 관심을 갖고 여백을 채워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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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사랑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2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6년간 이웃 친구 줄리를 피해다닌 나, 브라이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브라이스의 시선에서 보면 줄리라는 아이는 아주 눈치코치없고, 위험한 존재일 따름이었다. 줄리가 좋다고 따라다니는 것도 못 견디게 싫었고, 모든 호의조차 견디기 힘들어할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줄리. 그녀는 이웃에 이사오는 브라이스를 보고 처음엔 또래 친구가 이사와 반갑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소년의 손을 우연히 잡고 눈을 마주치고 나서 그 깊고 푸른 눈에 그대로 반해버리고 말았다. 순수하다못해 순진하기까지 한 줄리는 아주 총명한 머리를 가진 우등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스 앞에만 서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온통 방방 뜨는 기분으로 돌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큐피드의 화살이 빗나가버린 어린 소년 소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가 각각 교차되면서 진행이 되었다.

 

그러면서 같은 상황을 보는 둘의 시각차와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싫어죽겠다는 브라이스의 뜻을 전혀 몰랐던 줄리.

그냥 첫눈에 빠진 브라이스를 6년간이나 따라다니며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왔을 뿐이었다.

브라이스의시선으로만 보면, 정말 스토커 아닐까 싶고, 괴짜가 아닌가 싶었던 줄리였지만 브라이스의 외할아버지는 소녀의 진가를 맨처음 발견하게 되었다. 자신의 친손주와는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도 않았던 그가 줄리를 위해서는 정원 가꾸는 일에도 나서는 등 브라이스와 그의 아빠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브라이스는 생각은 깊지 못했어도 외모는 정말 뛰어난 소년이었나보다. 줄리가 한눈에 반한 것은 물론이고, 학교 최고의 퀸카 두 여자아이들도 브라이스를 두고 경합을 벌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10대 소년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경솔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서는 나까지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줄리가 깊은 상처를 입을 만도 했다. 소년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심한 말도 서슴지않고 했고 말이다. 그러는 와중에 줄리는 자신이 미처 몰랐던 자기 가족에 대해 더욱 깊이 알게 되고 들여다보게 된다. 브라이스 또한 줄리와의 이상한 관계(?)가 지속되는 와중에 행복하다 믿었던 자신의 가족이 꼭 그렇지만도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저 풋풋한 청소년들의 첫사랑 이야기라고만 하기에는 담고 있는 이야기와 감동이 훨씬 더 크다.

이 작품의 원제이기도 한 '플립'이라는 단어는 '뒤집다'는 뜻도 있고, 정신이 나갈정도로 열중한다는 뜻도 있다. 상대방에게 빠진 줄리와 브라이스의 입장이 뒤바뀌면서 두 아이의 세계도 뒤집히는데 그 과정이 무척 재미있을뿐 아니라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소년과 소녀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285 옮긴이의 말

그러면서 원작과 동명으로 2010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영화 <플립>을 검색해보니, 브라이스 역에 '캘런 맥 오리피', 줄리 역에 '매들린 캐롤'이 분하였다고 한다. 캘런은 <아이 엠 넘버포>에도 출연을 하였고, 매들린은 <파퍼씨네 펭귄들>에 출연한 배우였다. 영화 속 스틸 사진을 보니, 방금 읽은 두근두근 첫사랑 속의이야기가 녹아드는 듯 하였다. 영화 속에서 소설을 다시 느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목차의 소제목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나다. 브라이스의 <잠수>로 시작된 목차에 비해, 줄리는 <심장이 두근두근>으로 시작하여, 브라이스의 마지막 이야기가 <심장이 두근두근>, 줄리의 <바구니소년>으로, 즉 그들의 사랑이 시작은 줄리가 했으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이 브라이스임을 제목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가슴 아픈 대목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풋풋하게 어여쁜 사랑을 본듯 하여,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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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10 과학영웅 9 - 은하계 추격전 ㅣ 벤 10 과학영웅 시리즈 9
김강민 지음, 신영미 그림, 정효해 감수 / 중앙M&B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학습만화가 재미나게 잘 나오는 지는 최근에 읽은 책들로 인해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책은 마치 TV 만화를 보는 듯한 생생함까지 갖추고 있었다. 내가 어릴적에 보던 만화는 아니었던지라 검색해보니 역시나 TV 만화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시리즈를 학습만화로 만들어내어 아이들의 보다 높은 관심사를 받게 되었던 시리즈였다. 그 중 9편인 과학영웅, 은하계 추격전을 읽게 되었는데, 여름방학때 캠핑장에서 옴니트릭스를 얻은 벤이라는 열살 소년이 외계인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어 슈퍼 히어로로 활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편이 우주에서의 사건인지라, 여태까지의 시리즈 모두가 우주에서의 활약만을 그린 것일까? 1권에서부터 찾아보니, 공룡, 곤충, 해저 등등 우주 뿐 아니라 지구 내에서도 그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해 활약할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도 만화를 곧잘 보는 엄마 아빠의 영향인지, 다섯살 우리 아이도 이 만화 그림을 보더니 눈을 빛내며 읽어달라 하였다. 특히 맨 처음 등장하는 테라의 황금색 우주선을 보더니, 외관이 딱 여객기처럼 보였는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괴물들이 나와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남아라 그런지 오히려 이런 내용에는 거부감 없이 좋아하는 듯 하다.

 

지구 폭발까지 4일밖에 안 남아있고, 빌객스 등의 우주 악당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슈퍼 영웅 벤이 손발이 묶여 꼼짝 못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하였다. 벤의 사촌동생 그웬과 할아버지, 그리고 은하연방 패트롤 요원 테라가 벤을 구하기 위해 잠입하였는데, 벤이 풀려나는 과정에서 지구 폭발을 막을 수 있는 암호를 발에 숨긴 닥터 둠까지 풀려나고 말았다. 닥터 둠을 잡아 발바닥을 확인해 암호를 찾아내야 지구를 구할 수 있고, 그 시간은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었다!

 

벤과 우리의 머리로는 도저히 감도 안 오는 우주의 어마어마한 데이터들, 우리의 태양계만도 거대하게 느껴지는데, 은하계, 우주의 크기는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수치의 규모였다. 우주의 역사의 시작인 빅뱅이 일어난건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년전 일이고, 그 사이에 우주는 크게 팽창했는데. 그동안 무려 100억x100억x 100억배 이상 커졌다고 한다. 142.143p우주의 역사 중

 

벤은 그때그때 유용한 외계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동력이 떨어져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기 직전이 되었을땐 파이어로 변신하고, 바위괴물로 변신한 닥터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힘도, 덩치도 센 웨이빅으로 변신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하나하나의 유머러스한 장치도 재미났지만, 우주에 대한 신비로운 사실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멋진 과학영웅 벤, 과연 아이들이 열광할만한 과학만화인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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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 전아리 장편소설
전아리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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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하면, 좀더 어릴적에는 빨강머리 앤이 생각났고, 지금은 애인의 준말인 앤이 생각이 난다. 한국 이름답지 않은 앤이라는 이름.

책 속 주인공들을 엮게 만드는 과거의 한 친구의 이름이었다.

 

본명은 달랐지만 몇몇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앤이라 불렸던 한 소녀, 그녀는 바닷가 마을에서 보기 드문 빼어난 미모로 많은 남학생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퀸카였다. 그런 그녀에게 기완이 구애를 했다 너무나 잔인한 모욕을 당하며 거절당하자, 기완의 친구들이었던 재문, 해영(나), 진철, 유성 등은 앤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로 결심하였다. 바로 그녀의 추종자인 쌍라이트 자매 중 한명을 그녀의 옛 애인과 만나게 하여 그녀를 괴롭게 만들려는 장난이었다. 장난에서 시작된 모략은 우발적인 살인사건(앤의 죽음)으로 이어져버렸다. 그리고 그 책임을 기완이 몽땅 떠안으면서, 과거의 사건은 깨끗하게 종결된 것처럼 보였다. 

 

내가 널 지켜줄게.그러니까.

"그만 울어."

39p

 

똑똑한 게임 프로그래머인 해영, 상당한 재력을 뒷받침으로 사업가로 성공한 재문, 유명한 탤런트가 된 주홍, 강력계 형사가 된 진철, 그리고 계속 구치소를 들락거리게 된 전과자 기완, 빼어난 외모에도 오토바이 배달 업무만 하고 있는 유성 등

그들은 앤의 죽음에 있어서 공모자 아닌 공모자가 되어버렸고, 그들 중 누군가는 살인자였고, 다른 이들은 목격자가 되어버렸다. 누가 살인을 했는지 기억할 새도 없이 그렇게 빨리 진행되어버린 일이었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기완이 책임을 졌으나 그는 이후 자신의 빨간 줄 신세를 친구들에게 철저히 의지하려 들었다.

 

"서운하게 생각하지들 마라. 내가 돈만 바라고 이러겠냐. 난 니들이 우리가 하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이러는 거야. 한 명이라도 손을 떼면 그대로 가라앉아버리는 배란 것. 그 뭐냐...그래. 운명 공동체."50p

 

친구들과의 행복했던 과거는 이제 서로가 얽혀버리면 불편한 그런 현실이 되어버렸다. 돈을 잘 버는 친구들도 있었고, 인기를 끌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경찰로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기완은 처음 친구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고 나서는 아예 거액의 돈을 스스럼없이 요구하고,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파묻는 일에 친구들을 악용하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게 누군가를 죽인 일에 대한 속죄가 될 순 없어."

"우린 앤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나쁜 놈들이 못되었던 거야." 158p

 

첫 시작은 살해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들 너무나 대범해지고,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지키려 하는 것에 대한 집착 또한 무서울 정도에 이르렀다. 나중에는 앤을 죽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은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양파 껍질 벗기듯 벗겨지는 이야기들이 참 낯설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전아리님의 책을 많이는 아니었지만 몇권 읽어보고 그 빠른 흡입력을 갖춘 글 솜씨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번 <앤> 역시 짧지만, 재미나게 읽히는 그런 책이었다. 워낙 자극이 강한 스릴러를 많이 읽다보니 스릴러의 느낌이 강렬하진 않았지만, 스릴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받아들여질 그런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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