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창의 스케치북 진선아이 스케치북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코긴스 글, 사이먼 쿠퍼 외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2월
절판


다섯살 우리 아들, 그림그리기를 유달리 좋아한다. 하루에 꼭 빼놓지 않고 하는게 그림그리기이고, 밖에서 혹은 책에서 재미난 것이나 인상깊은 장면을 보면 바로 스케치북을 찾아 그림을 그려내곤 하였다. 아주 잘 그리는 솜씨는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무척 기특하게 느껴지는 엄마이다. 작년에 제주도에 놀러갔을 적에는 정방 폭포를 보고 나서, 나오는 길에 있던 박물관 유리창에 대고, 손가락으로 뭔가 그림을 그리더니 차에 타자마자 스케치북에 폭포를 그려내기도 하였다. 보통은 일반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데, 사실 아이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다보니 거의 그림 그리는 것이 자동차에 한정이 되어 있다. 그래서 소년의 창의 스케치북이 나왔다고 해서, 아들 취향에 맞추면서도 좀더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싶은 마음에 아들을 위해 펼쳐준 책이었다.

괴물, 복잡한 공장 내부, 거친 파도와 싸우는 바이킹 배, 탱크를 탄 기습작전, 모래성을 진짜 성으로 만들기, 빌딩숲 완성하기, 사막풍경, 밀림여행, 우리 동네에선 무슨 일이? 갑옷 입은 기사, 우주도시의 외계인 등 주제도 다양한 무한 상상력의 공간들이 펼쳐진다. 주제만 덜렁 주어지면 갑갑할 아이들을 위해 (사실 우리들은 초등학교때부터 빈 스케치북에 그림 그릴때, 주제만 정해지고 제한된 한 두 시간내에 그림을 그릴때 처음에 무척 막막하지 않았던가.) 약간의 밑그림 정도가 그려져있다. 그 남은 부분을 채우는 몫이 바로 아이들의 몫인 것이다.

좀더 큰 아이들이라면 보다 정교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그리는게 여전히 제한적이었지만, 보기만 해도 뿌듯한지 자기 책이라면서 무척 흡족해했다. 비슷한 책들을 다양하게 접하게 해주었는데, 진선에서 나온 책은 소년, 소녀 취향을 나눠서인지 극명하게 갈리는 (울 아들과 친구 딸을 비교해봤을때) 아이들의 취향을 너무나 잘 만족시킨 책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가 좋아하는 각종 탈것등이 비행기, 탱크, 중장비 시리즈, 스포츠카, 기차, 배, 자전거 등 꼼꼼하게 등장하니 정말 좋아하면서 당장 크레용을 찾고, 사인펜을 찾아가며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색칠 또한 색연필, 크레용 등으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물감으로도 그릴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일반 종이보다 두꺼운 종이라 물감으로 그려도 물기가 스며들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기 뿐 아니라 색칠도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그리기에 급급했던 아들도 좋아하는 색들을 꺼내 크레용으로 열심히 색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로 손에 잘 안 뭍는 크레용 위주로 그림을 그리게 했는데, 물감, 사인펜 등도 조금씩 허용을 해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먼저 찾아내 그리고 색칠하고 있지만, 아이 책이 두면 언젠가 다 찾아 읽듯 다른 페이지의 그림들에도 곧 관심을 갖고 여백을 채워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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