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그려요 ㅣ 고미 타로의 생각 그리기
고미 타로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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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그리기, 특히나 탈 것 그리기를 너무너무 좋아해 하루에도 수십장씩 (거의 스케치북 한권씩)을 그리던 아들이 얼마 전부터는 레고놀이에 빠져서, 그림을 거의 그리지 않고 있어요. 정말 그림만 몇달 아니 거의 일년 가까이 그리곤 하였거든요. 그림 한참 그릴 때에는 나날이 그림 실력이 늘더니, 또 안 그리다 그리려니 약간 퇴보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46개월이랍니다.



억지로 그림그려라 보다는 아이의 그림에 대한 관심을 다시 자연스레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고미 타로의 생각 그리기 시리즈는, 기존의 다른 비슷한 책들이 있어서 아이가 덜 흥미를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고미 타로라는 이름에 열광하시는 엄마 분들이 여럿 계셔서, 어떤 책인지 궁금해졌어요. 친구네 집에도 마침 고미 타로가 그린 그림책이 있더라구요. 막상 친구는 작가의 이름을 잘 모르고 보여줬던 동화라고 하지만 말입니다. 전 고미 타로 그림책을 아이와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는데, 생각 그리기 시리즈 중 동물을 그려요를 아이와 한번 해보고 나니, 쉬우면서도 아이가 급격하게 흥미를 보이는 것에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자유 그림 그리기를 할 적에 주로 탈것만 그리던 아이였던 지라 일부러 동물을 선택해 그리게 하였는데, 하나하나의 동물을 잘 그리지는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여서 엄마가 다 뿌듯해졌답니다. 어떤 그림에건 무조건 자동차를 그리던 아이가, 이제는 제시어에 따라서 생각대로 그림을 그리려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거든요.



지시어를 제시해주고, 간단한 미완성 그림을 준 후 아이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림을 그리도록 되어 있어요.

또, 스케치북 뜯어서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 들었는데 (친구네 딸만 해도 그렇다네요. 무조건 뜯어서 그리려 한답니다.) 이 책은 정말 깔끔하게 스으윽~ 뜯어지는 구조라, 예쁘게 뜯어서 그림을 그린 후에 활용하기에도 무척 좋아요.

마치 액자처럼 한장한장마다 테두리가 멋지게 둘러져 있어서, 액자로도 또 테이블 매트로도 활용 가능하지요.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 가면,아이들 흥미를 위해 색칠공부용 테이블 매트 종이를 따로 주는 곳들이 있더라구요.

이 책에서도 딱 테이블 매트 사이즈인 이 책의 종이를 뜯어서, 아이들 식탁에 올려놔주고, 아이의 그림을 화제로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해주기도 하였답니다. 외출할때 몇 장 뜯어 가도 좋을 것 같고 아이 친구가 놀러와도 한권의 책을 나누어 그림그리기에 좋으니, 아이들 싸울 일도 없겠더라구요.



처음에는 아이가 책에 직접 그림을 그렸는데, 한장씩 뜯어주니, 자기가 뜯어보겠다 하더라구요. 나중에는 뜯는데 더 재미들릴 정도였지요. 부드럽게 잘 뜯기는데, 그 느낌이 참 좋거든요. 갑자기 재미들려서 한참을 뜯고 그리고 그러다 간신히 잠이 들었답니다. 더더~를 외치는 바람에 달래느라 애먹었어요. 게다가 뒷장이 공란이라 뒤에다가 자유 그림 그리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버릴 구석이 하나도 없어 더 좋았어요.


낚시바늘이 그려져있고, 무엇이 걸려있을지를 묻는 장면이 있었어요.

전 당연히 물고기 한마리 그려넣을 줄 알았는데..

웬걸, 낚시줄을 연결해서 낚시대와 손잡이를 먼저 그리더라구요.

펭귄 집 그리는 장면도 있었는데, 아이가 이글루를 알까 싶었는데 오호~ 어디서 본걸까요. 요즘 펭귄만 따로 보여주거나 한 적이 거의 없고, 이글루라는 것에 대해 잘 알려준적도 없었는데 동그란 돔형으로 이글루 형태를 그려내었어요. 도치 엄마 눈에는 모든 것이 예뻐보입니다.

이후로도 아이의 그림을 보며 한참 웃었습니다.

멍멍멍멍! 강아지가 인상을 쓰며 짖어대는 장면에 무엇때문에 짖어댈까요? 하는 란이 있었어요.

그 앞에 네모난 박스부터 그리길래, 뭘 그리려는 걸까? 싶었어요. 보통은 더 큰 동물이나 같은 개, 뭐 그런 것들을 떠올리잖아요 어른들이라면 말이지요. 아이가 그린 것은 적십자 표시가 그려진 "병원"이었어요. 강아지가 병원을 보고 짖고 있다네요.

무슨 뜻일까요?

아이가 병원이 싫다는 뜻일까요?



또, 바구니를 보더니, 이건 뭘 그리는거냐 물어보더라구요.

새끼 고양이가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대. 고양이를 그려봐~ 하니, 갑자기 웬 쥐 같은 것을 그립니다. 하지만 아이 눈엔 분명 고양이래요.

자고 있는 거라 눈을 감았대요.

그리고 옆에 졸라맨 같은 아저씨 하나를 그립니다. 바구니를 들고 가는 아저씨래요. 시키지 않아도 아이가 연상하는 대로 그림의 부족한 면을 채워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답니다.

뭔가를 하고 싶게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 같았어요. 우리 아이 하는 모습을 보니 말입니다.

금붕어 가족이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라 하니, (마침 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이 그림이 그려지기 전의 이 제시어를 보고 그런 말을 했었어요. 아이들이 어항 속에 그린 금붕어 가족을 보면, 아이의 가족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구요. 그래서 더욱 관심 갖고 지켜본 장면이었는데) 금붕어를 여럿 그리길래 어느게 엄마, 아빠, 아기야? 하고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기상천외의 대답이 돌아왔어요.

엄마 물고기가 두 마리, 아빠는 회사에 갔고, 아기는 밑에 있대요.

응? 이건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지..엄마가 두 마리라는건 그만큼 애착이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좋을까요?



구멍 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요?를 보더니 아이의 눈이 반짝거립니다. 개미 등을 기대했던 엄마에게 아이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겠다 하네요. 모래 하면 생각나는건 아이가 좋아하는 포크레인. 갈수록 특징 잡아 정교하게 잘 그리던 포크레인을 오랜만에 그리니 참 간소하게 그리네요. 포크레인이 구멍을 파고 있구요. 옆에 소방차가 기우뚱해서 아저씨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래요.



아름다운 나비 모습 그리기에서는 파란색을 살짝 두른 분홍 나비를 색칠해주었어요.

아이들이 동화속에서 많이 만난 인기 캐릭터 무지개 물고기도 등장했는데요.

물고기 한마리가 그려져있고 바닷속 최고 멋쟁이 무지개 물고기를 그리라 하니, 색색의 크레용으로 멋진 줄무늬를 그려내었답니다.

밤을 좋아하는 동물을 그리는 까만 종이도 있었어요.

밝은 색으로 그려야 보인다고 밝은 크레용을 쥐어 주니, 나방과 박쥐, 그리고 돼지(?)를 그렸어요.

멧돼지는 밤에 돌아다닌다고 이야길 해줘서 돼지를 그린거냐 물어보니, 그냥 돼지가 밤을 좋아한다나요? 아이의 궤변은 가끔 능청스레 이어지기도 합니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걸어가는 돼지보다도 날아가는 나방과 박쥐, 특히 박쥐 날개가 인상 깊었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당장 자석을 찾아다가 냉동고에 붙여놓으니, 그게 또 자랑스러웠나봐요. 다음 그림도 붙여야한다면서 냉동고에 자기 그림을 한 가득 붙이려 하더라구요. (자석을 많이 붙이면 냉동고 효율이 떨어지니) 그림은 한번에 두장까지만 붙일 수 있어, 라고 이야기해주니 금방 수긍합니다.

아이와의 그림 그리기 시간, 고미타로의 생각 그리기로 하니 정말 즐거운 놀이가 되었어요.

그림 그리기 싫어하거나 무엇을 그릴지 몰라 막막한 아이들도 모두 금새 따라하며 즐겁게 자기 작품을 완성해나가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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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의 섬
브루스 디실바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다섯살난 쌍둥이 아이들이 방화로 인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연쇄 방화사건으로 소중한 이웃들의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들이 발생하자, 낙하산인사로 마지못해 근무중인듯한 경찰 폴레키가 못 미더운, 신문 기자 멀리건은 취재가 아닌, 방화범을 잡아 마을을 위험에서 구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방화사건에 몰두한다. 어린 아이들의 죽음은 절대로 평범한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잔인한 일을 겪은 같은 신문사 사진기자 글로리아와 어릴적부터의 친구이자 소방서장인 로지의 안타까운 일까지 끔찍한 이 모든 일들이 분명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몇 명의 사람에 의해 자행된 것이었는데,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냉정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조금은 더 흥미진진하게 몰두해도 좋았을 것을, 냉정함을 잃지 않다보니, 다소 단조로운 기분으로, 긴장감이 떨어져서 읽게 됨이 아쉬웠다.

 

작가의 사진을 들여다보니, 정말 범상치 않은 포즈와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 주셨다. 악당들의 섬에 나오는 주요 인물을 맡으셔도 될 법한 모습이었다. 베테랑 언론인이자 주목받는 스릴러 작가라는 브루스 디실바의 이 글은 에드거상 최우수 신인상, 매커비티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또한 할런 코벤 등의 추천을 받기도 한 작품이기에 처음부터 지나친 기대를 안고 읽어내려간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큰 흐름보다도 소소한 기자의 일상이나 주변 신변 잡기적인 일들이 더 재미나다. 다소 점잔치 못한 표현도 등장하지만, 그런대로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길법한 일들이기도 하다. 짧고 굵게, '개기사'를 강요하는 편집장이나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 욕설로 부아를 돋구는 아내, 신문사 사장의 아들이라 신의 아들이라고 멀리건이 아무리 비꼬아도 우직하게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메이슨의 행동들, 하나하나를 훑어보면 재미난데, 악당들의 섬이라 이름 붙여진 연쇄 방화 범죄가 일어나는 로드 아일랜드의 사건 추적은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2012년 5월에 악당들의 섬 후속작인 클리프 워크를 발표했다고 하였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작품에서 여전히 냉소적이면서도 몸으로 뛰는 현실파 기자 멀리건이 주인공이 되는지, 어떻게 내용이 이어지는지는 궁금증이 일었다. 어쩌면 작가의 첫 작품이기에 지나친 재미를 기대한 내가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후속편에서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사실 책 자체는 술술 잘 읽히긴 하였고, 좀더 긴장감이 더해지길 바랬던 것 뿐이기 때문이다. 후속편에서는 현실감이 덜해지더라도 좀더 재미난 긴박감이 더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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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인형 스케치북 ㅣ 진선아이 스케치북 시리즈
제시 엑켈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7월
절판


어렸을 적에 엄마가 너무나 좋아했던 종이인형.

그때는 몇십원짜리 종이인형을 한장 사다가 열심히 오려서 만들곤 했는데, 한 인형당 옷이 많지 않아서 늘 아쉬움을 느끼곤 하였다.

요즘에는 아이들 문구사에 가보지 않아서 종이인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나무에 자석으로 된 인형 옷입히기 세트가 코스트코에서 판매되는 것을 보고, 인형 옷입히기는 여전히 인기있구나를 실감하였었다.

그리고, 얼마전 소녀의 패션스케치북의 다양한 그림과 인형들이, 종이인형을 만들어 놀면 참 좋겠다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예 진선아이에서 종이인형 책이 나와 더욱 큰 기쁨을 주었다.

이건 아우트라인은 그려져있고, 색칠이나 디자인 등은 추가로 아이가 직접 만들어 넣을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과 인형 옷인 것이다.

공주님을 키우면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을텐데 아들만 하나 두고 있다보니 집안은 온통 바퀴달린 자동차로 가득하고, 레고로 발디딜틈 없는 거실 공간을 보며 한숨만 나오곤 하였다. 아빠는 레고로도 잘 놀아주지만, 사실 엄마는 레고로는 조립은 해주어도 도둑 경찰놀이나 뭐 이런게 영 재미가 없어서 말이다. 이 책이 엄마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건만, 아들은 처음에는 보는둥 마는둥 하였었다.



그러다가 아이 공부하는 튼튼영어에서 인형 옷 오려 입히기가 본문에 등장하자, 뒷장에 본문이 나와 있어서 오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오리자고 졸라대었다. 마침 이 책이 생각나서, 이 책은 마음껏 색칠하고 오려도 되는데, 튼튼 영어는 뒤에 글씨가 씌어 있어서 오리면 책이 망가진다고 달래보았다. 그랬더니 갑자기 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

화려한 드레스 이런 것보다, 고양이 옷, 의사, 간호사 가운 등 남자아이들도 흥미를 보일 만한 옷부터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색칠보다 그림그리기를, 그리고 오리기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 바로 오리기부터 하자 하길래, 우선 색칠부터 하자고 하였다.

집에 물감처럼 사용하는 색연필이 있어서, 색연필로 대강 칠한후 물칠을 살짝 해주니, 물감과 색연필 느낌이 부드럽게 섞여 재미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사인펜으로도 색칠해보고, 가장 흔히 사용하는 크레용으로도 색칠해보았다.

넓은 면적에 어울리는 크레용과 좁은 면적에 어울리는 사인펜의 차이를 아이가 조금씩 깨닫기 시작하려나? 따로 일러주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이제 만 네살을 향해 가는 다섯살 우리 아들, 색칠하기에는 아직 큰 흥미가 없는지 조금 색칠하다가 우르르~ 칠해버리고, 얼른 오리기부터 하려고 하는 등 조급함을 보였다. 하지만, 오리고 나서 흥미를 잃을 줄 알았는데, 웬걸, 엄마가 한번 옷입히는 시범을 보여주니 이내 다른 옷도 오려서 만들자면서 열을 올리며 재미나게 오리고, 옷을 입히고 즐거워하였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형은 미아와 체리라는 두 여자친구이다. 책 표지의 딱딱한 도화지로 인형이 앞 뒤 날개에 하나씩 그려져있어 오려서 사용하게 되어있고, 안쪽 좀더 얇지만, 일반 종이보다는 두꺼운 종이에 옷과 장신구, 신발 등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앞뒤면이 다른 그림이라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고, 앞뒤 그림 또한 일치하지만, 한쪽에만 디자인을 넣어서 뒤 그림과 양면으로 새로이 활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아이디어였다.

두 인형의 옷 또한 교환할수 있다. 인형의 신체동작이 같아서 (종이인형을 오려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작이 다르면, 다른 인형의 옷을 입힐 수가 없다.) 얼마든지 호환할 수 있으니 안 그래도 많은 인형들의 옷과 소품이 둘이서 나눠 쓰니 더욱 풍성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양면 활용이라면 그 두배 수라고 할 수 있겠다.)


좀더 나이가 있는 여아들처럼 알록달록 예쁜 인형옷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투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아들의 손길로 다듬어진 옷을 엄마와 아들이 함께 오려서 인형에게 입히고 노니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한두개 오리고 말줄 알았는데 아들이, 좀더를 자꾸 외쳐서, 고양이의상, 의사, 간호사,의상, 슈퍼 걸 의상, 여름철 바캉스 패션, 드레스, 빨강 망토 패션 등 다양한 의상들을 오리고 활용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았던 것 같다. 그러고서도 할머니댁 가는 데도, 지퍼백에 (책에 인형 옷 옷장만들기도 있었는데, 아직 만들기 전이어서 쉽게 지퍼백을 활용했다.) 인형과 옷을 담아서 갖고 가 놀겠다면서 챙겨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르는 바람에 할머니댁에 인형을 두고 왔다면서, 잠투정을 겸해서 인형 갖고 오라고 떼 쓰는 바람에 잠깐 난감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인형 옷 입히기를 즐거워했다는 사실. 의외의 성과였다.

남아들도 재미나하는구나.

하기사, 소꿉놀이도 정말 재미나게 잘 노는 거 보면 인형 옷 입히기라고 크게 다를까 싶었다.

남아가 이 정도로 좋아한다면 여자아이들은 정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안 그래도 분홍색 매니아라 분홍공주님 친구 딸, 분홍 표지의 이 책을 보면 열심히 색칠하고 꾸민 후에 오려서 자기만의 인형을 만들어 갖고 놀지 않을까 싶다. 친구들 딸을 위해 이 책을 주문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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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스킨케어 마법 비누.화장품.팩 만들기 - 효과만점 레서피로 소문난 신정은의
신정은 지음 / 애플비 / 2012년 6월
품절


비누 화장품 만들기를 배워본 적은 없는데 주위에서는 꽤나 많이들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접 만든 비누와 목욕용품들을 선물받은 적이 꽤 많았고,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민감한 아기 피부를 위한 자외선 차단제 등을 만들어 파는 주부 블로거의 제품이 인기가 높다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늘 화장품이나 비누는 시판 제품을 사 쓰던 내게는 별천지같은 이야기들이었다. 민감한 아기 피부를 위해 덜 자극적인 제품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여 검색을 하고, 피부 트러블이라도 나면 바로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신경을 써왔던가. 우리나라 제품도 아니라서 가격도 꽤나 비쌌지만 아이 피부를 생각하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싼 제품을 써왔다.

내 피부 역시 마찬가지다. 고등학교때까지 나지 않던 여드름이 대학교때 나는 바람에 오히려 더 고생을 심하게 하였다. 화장품도 아무거나 쓰지 못하고, 조금만 자극적인 것을 써도 피부가 따끔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은 화장을 거의 하지 않지만, 예전에 화장에 열을 올릴 때에는 각종 화장품 리뷰서부터 시작해, 약국 화장품, 외국 인기 브랜드 화장품, 우리나라 고급 한방 화장품 등에 두루두루 관심을 보이며 욕심을 내기도 하였는데, 믿기 힘든 기사들이 간혹 보이기도 하였다. 고가의 화장품과 저가 화장품 사이의 품질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대개는 마케팅 비용 차이거나 광고 비용의 차이이다 등의 내용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 자외선을 차단하고 노화를 예방하려 하는게 저가나 큰 차이가 없다니 믿기가 힘들었다.

이 책은 미국 유학 시절, 고가의 화장품으로 오히려 피부가 더욱 트러블이 생기고 어떤 것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할 정도로 피부가 민감해져 버린 저자가 지인이 만들어준 천연 화장품과 비누로 큰 효과를 보고 천연 화장품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계기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수제 비누 등에 도전하고, 간단한 화장품 만들기 등을 하고 있지만 이 책에는 그보다 좀더 다양하고 많은 레시피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와 다른 연구원들이 같이 연구한 천연 스킨케어 레시피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자신의 피부에 맞는 맞춤 화장품, 비누를 만들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것이었다.

나처럼 완전 초보도 시작할 수 있고, 실제 수제 비누 만들기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좀더 체계적인 정보를 얻어 손쉽게 재도전해볼수 있을 것이다. 제빵 요리 레시피 북처럼 시크릿 솔루션도 레시피 밑에 소개되어 있었고 실패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담은 질의응답도 담겨 있어서 내 제조법에 뭐가 문제가 있을까를 짚어보기에도 좋을 책이었다.



제빵도 그렇겠지만, 화장품, 비누를 만들때 처음 해보는 유화라는 작업이 제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초보자이기에 하기 쉬운 많은 실수들이 있겠지만, 처음에는 실수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니 용기를 갖고 재도전하면서 점차 나아지는 실력을 갖게 되길 권하고 있다. 또 천연 화장품을 써본 적이 없지만, 일반 화장품에 비해 인공향이 아닌 진짜 향이 나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일반 화장품보다 확실히 두껍게 발릴 수도 있다고 하였다. 천연이라고 해서 재료가 다 거부반응 없이 잘 맞는게 아니라 나와 잘 맞지 않는 재료가 있을수도 있고 식재료의 원산지와 유효기간이 중요하듯이 화장품 재료 또한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을, 책에 표기된만큼 적합하게 넣기를 권하고 있었다.



수제 비누만 써보고 화장품은 만들어써본적이 없었는데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천연성분이라 발림성부터 시작해 뭐든 다 좋을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두껍게 발려져서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향에 적응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처음에는 그래서 저농도부터 시작해 조금씩 적응 단계를 갖기를 권하고 있다.

주부, 아가씨 등을 위한 각종 기능성 화장품들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원하는 화장품이 있으면 그 재료를 넣어 신경써서 자신만의 화장품을 만들면 된다. 보습성분이 뛰어나기로 소문한 일본의 유노하나를 넣은 바디 클렌저를 만들 수 있고, 알로에 베라겔을 넣어 울트라 수분 스킨을 만들수도 있다.

비싸기로 소문났지만, 주름이 가장 쉽게 생겨 포기하기 어려운 아이크림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 오히려 값비싼 고가의 아이크림에는 들어있지 않을 좋은 성분들을 착한 가격으로 적은 양씩 조합해 원할때마다 아이크림을 만들어 쓸 수있으니 피부 보약이 따로 없을 것이다.

보습의 여왕인 햄프시드 오일, 모로코의 귀한 아르간 오일, 바티만 나무 씨벅턴의 시너지로 수분과 영양을 집중 공급한다는 레시피였다.

아토피가 있거나 민감한 피부를 가진 아기를 둔 엄마들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임산부를 위한 제품까지도 말이다.

아무거나 사용할 수 없는 소중한 내 아기의 피부를 위해 유기농 베이비오일, 베이비로션, 크림까지 만들어보고, 기저귀 발진 크림, 베이비 트러블 보습 젤, 유기농 아기 물티슈와 아기 젖병 세제와 아기옷 전용 물비누까지 아기용품에 대한 두루두루 관심을 가질만한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었다.



아이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아토피를 위한 화장품도 눈에 띄었다. 오가닉 멀티미스트, 아토피 베러 크림과 아토피 안심밤 등이 그것이었는데 다행히 우리 아들은 아토피로 고생하지 않았지만 많은 아이가 아토피로 너무 심각한 고생을 한다 들었는데 그럴때 천연 제품이야 말로 아이의 피부 진정을 위해서라도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재료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방법만 익히면 가계에도 큰 도움이 될 레시피들이 아니었나 싶다.

수제 화장품과 비누 만드는 것을 취미로 익혀두면, 주위 사람들에게 정성스러우면서 인상 깊은 선물을 보내기에도 도움이 될 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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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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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7월이니 올해의 절반 밖에 오지 않은 셈인데,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제노사이드를 꼽고 싶다.

아마, 남은 기간 동안 읽게 될 무수한 책들 가운데서도 제노사이드를 능가할 재미난 책은 만나기 힘들거라는 가정에서이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며 마음 먹게 된 것은 작가의 이름때문이었다. 다카노 가즈아키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제 4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13계단이라는 작품에 대해 재미나다는 평이 무척이나 많았다. 일본 작가들의 미스터리 장르 소설들을 재미나게 읽고 있던 터라, 이 책의 장르와 내용 등에 대해서 미리 관심을 갖지 않고, 저자의 이름만으로 선택을 해도 후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기대했던것 이상의 성과(재미)를 거두었다.

 

한때 로빈쿡의 의학 소설들을 무척 심취해 읽었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역시 재미나게 읽었었다. 로빈 쿡의 경우 의학 석사여서,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이 뛰어날 수 밖에 없었고, 지식과 더불어 책에 녹여낸 서술이 재미날 수 밖에 없었지만, 다카노 가즈아키는 의학이나 약학 전공이 아니었다. 다만 그가 만난 약학 전공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런 소설을 써냈다는 게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제노사이드. 대학살이라는 의미.

인간의 대학살에 대해 끔찍한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믿기기 힘든 이야기들.

그 속에는 관동 대지진때의 일본인의 무차별적이고, 너무나 비인간적인 조선인 대 학살 이야기에서부터 미국의 이라크 파병 이후 일어난 살상,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학살과 식인, 끔찍한 강간 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이 땅 다른 곳에서 분명 일어나고 있는, 문명화된 인간들이 일으키고 있는 끔찍한 사건들이 말이다.

 

용병인 조너선 호크 예거는 폐포상피세포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의 목숨을 구할 방법은 없지만, 조금이라도 생명 연장을 하기 위해 드는 엄청난 비용 감수를 위해 위험한 일이라도 도전할 수 밖에 없었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러 가야한다는 것, 콩고의 피그미 족 한 마을 사람들을 전부 몰살하고 그들과 함께 있는 미국인 학자까지도 죽여야한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특히, 정체불명의 물체는 반드시 사살하고 시체를 회수해오라는 명까지 덧붙여 말이다.

 

지구상 또다른 곳, 일본에서는 바이러스 학자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에게 큰 애정을 못 느꼈던 약학대학원생 겐토가 죽은 아버지로부터 이상한 메일을 받았다. 부자지간에만 알 수 있는 책에 아버지가 숨겨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겐토는 이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켜지지 않는 이상한 검은 노트북과 커다란 노트북, 그리고 아버지에 비밀리에 실험을 진행하던 곳에서 낯선 이들의 추적을 피해 신약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정훈이라는 한국인 유학생의 도움을 받아 풀리지않는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을 겪게 된다.

 

관동 대지진, 유력한 조력자로써의 정훈의 도움 등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드문 일본인 작가를 만났음을 알게 하였다. 극우파가 많은 일본내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있었겠지만 한국인으로써이 책을 접할 때에는 조상의 잘못을 시인하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그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조선인을 멸시하는 할아버지와 큰 아버지 등과는 달리 겐토와 그의 아버지가 순수한 마음으로 한국인의 능력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에서는 '화해'의 이미지마저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일본 책이 재미나다고 해도 여전히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는데,그런 마음까지 깨트려주는 책이었다니 의외의 놀라움을 주는 책이었다.

 

어쨌거나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사이에는 페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 사람은 그 병을 앓는 아이를 둔 아버지이고, 또 한 사람은 이유를 모르는 채 그 병의 치료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초반부터 등장한 미국의 대통령 번즈는 그들을 강력하게 위협하는 그런 세력이 되어버렸다. 다른 이름으로 개명되어 등장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뻔뻔한지 세계 최고의 강자가 되기 위해 위협이 되는 세력은 아주 간단히 제거해버릴 수 있는 도덕성 불감증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어느 쪽에게는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인류 멸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소행성 충돌, 핵전쟁, 바이러스.. 이 책에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새로운 위협이 등장한다.

위협이 될지,아니면 좀더 지켜봐야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다만 그 존재에 대해 미리부터 짐작하고 판단해낼 수 있었다는, 그 판단에  너무나 부합하는 존재가 드러나, 인간의 능력 그 이상의,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인다는 설정은 무시무시하기도 하였다.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지나치게 맹신하고 과신하는 듯 하다.

그보다 우월한 존재의 가능성은 믿으려하지않고, 게다가 자신의 인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더욱 파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그저 작가의 상상력의 발로라고만 보기에는 정말 언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이기에, 이런 가능성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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