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들의 섬
브루스 디실바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다섯살난 쌍둥이 아이들이 방화로 인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연쇄 방화사건으로 소중한 이웃들의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들이 발생하자, 낙하산인사로 마지못해 근무중인듯한 경찰 폴레키가 못 미더운, 신문 기자 멀리건은 취재가 아닌, 방화범을 잡아 마을을 위험에서 구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방화사건에 몰두한다. 어린 아이들의 죽음은 절대로 평범한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잔인한 일을 겪은 같은 신문사 사진기자 글로리아와 어릴적부터의 친구이자 소방서장인 로지의 안타까운 일까지 끔찍한 이 모든 일들이 분명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몇 명의 사람에 의해 자행된 것이었는데,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냉정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조금은 더 흥미진진하게 몰두해도 좋았을 것을, 냉정함을 잃지 않다보니, 다소 단조로운 기분으로, 긴장감이 떨어져서 읽게 됨이 아쉬웠다.

 

작가의 사진을 들여다보니, 정말 범상치 않은 포즈와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 주셨다. 악당들의 섬에 나오는 주요 인물을 맡으셔도 될 법한 모습이었다. 베테랑 언론인이자 주목받는 스릴러 작가라는 브루스 디실바의 이 글은 에드거상 최우수 신인상, 매커비티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또한 할런 코벤 등의 추천을 받기도 한 작품이기에 처음부터 지나친 기대를 안고 읽어내려간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큰 흐름보다도 소소한 기자의 일상이나 주변 신변 잡기적인 일들이 더 재미나다. 다소 점잔치 못한 표현도 등장하지만, 그런대로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길법한 일들이기도 하다. 짧고 굵게, '개기사'를 강요하는 편집장이나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 욕설로 부아를 돋구는 아내, 신문사 사장의 아들이라 신의 아들이라고 멀리건이 아무리 비꼬아도 우직하게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메이슨의 행동들, 하나하나를 훑어보면 재미난데, 악당들의 섬이라 이름 붙여진 연쇄 방화 범죄가 일어나는 로드 아일랜드의 사건 추적은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2012년 5월에 악당들의 섬 후속작인 클리프 워크를 발표했다고 하였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작품에서 여전히 냉소적이면서도 몸으로 뛰는 현실파 기자 멀리건이 주인공이 되는지, 어떻게 내용이 이어지는지는 궁금증이 일었다. 어쩌면 작가의 첫 작품이기에 지나친 재미를 기대한 내가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후속편에서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사실 책 자체는 술술 잘 읽히긴 하였고, 좀더 긴장감이 더해지길 바랬던 것 뿐이기 때문이다. 후속편에서는 현실감이 덜해지더라도 좀더 재미난 긴박감이 더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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