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1 - 부익부 빈익빈 뱅크 1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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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보다 요즘 더욱 역사소설이 재미나지고 있다. 역사 드라마, 대하 드라마도 볼 수록 빠져드는 재미가 있듯, 소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역사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허구가 가미되긴 하지만 역사적 배경, 시대적 상황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에 색다른 재미가 있다. 게다가 김탁환님의 역사소설은 그 당시의 시대를 그려내면서도 치열한 현실은 마치 오늘날의 젊은이들의 모습과도 다를바 없어보여서, 시대를 뛰어넘는 모습에 크게 공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 작품 뱅크는 겉으론 점잖아 보이지만, 이를 드러낼땐 정말 그 어떤 것보다도 무서운, 강력한 힘을 지닌 돈의 배경, 은행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한말 1876년 아홉살이었던 동갑내기 장철호, 최인향, 박진태, 이 세사람의 나이가 동갑인 것이 수차례 강조가 된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될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몰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장철호는 능력있는 송상의 후계자로 어려서부터 셈법과 체력 단련 등을 훈련받아 송상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아가는 촉망받는 집의 아들이었다. 최인향은 양반 가문의 여식으로 딸아이에게도 두루 학문을 익히게 하려는 아버지를 둔 덕으로 남자들이 하는 공부는 물론, 일본 유학까지 다녀와 넓은 견문을 자랑할 똑똑한 신여성으로 자라난다. 박진태는 제물포 뱃사공의 아들이었는데, 어려서 그의 관상을 본 혜공 스님이 엄청난 돈을 만지고, 그 돈에 깔릴 운명이라고, 또한 못된 짓을 너무나 많이 하게 될 인물이라고, 그 악행을 누르기 위해서는 절에 의탁해 살아야한다는 불길한 예언을 들려주었다. 그렇지 않으려면 열살때까지 절대 새옷을 입지말고, 착한 아이들이 입던 헌옷만을 물려입고, 그 기를 눌러야한다고 처방까지 들었건만, 진태의 엄마는 사랑하는 아들이 헌옷만 입는게 속상해 아빠 몰래 새옷을 틈틈이 사 입혔다. 진태는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하고, 그 죽음의 배후인 권혁필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 권혁필이 만난 철호의 아버지, 인향의 아버지를 보고 그들이 권혁필의 배후라고 오해를 하고, 모두에 대한 복수를 키워나가게 되었다.

 

부자로 잘 살다가 한순간의 불로 아버지를 비롯하여 전재산을 거의 날리다시피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장철호는 박진태와 15년후 부두에서 노동자로 만나게 되었다.

착하고 심성이 곧은 철호는 진태가 반가웠지만, 사실상 그 불을 일으켰던 진태는 미안해하기는 커녕, 자기아버지를 죽인 복수라고만 생각하고 철호를 이길 상대라고만 생각을 한다. 또한 그들 앞에 나타난 아리따운 최인향을 보고, 진태도 연모의 정을 품고, 철호는 양반과 상민의 처지니, 감히 짝이 될 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그 무렵부터 일본의 제1은행이 우리나라에서 이미 활발히 활동을 하고있었다.

은행이라는 기관에 익숙하지 않았던 조선인들은 계약서 조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도장을 찍어 돈을 빌렸고, 그 돈을 제대로 반환하지 못하고, 재산을 압류당하는 사태가 속출하였다. 심지어 조선 역관 등의 이름을 빌어 제1은행이 조선인의 산을 헐값에 사서 그 산에서 나오는 금을 자기 나라로 송출하는 일도 발생하였다. (아직은 일제시대가 아닌 구한말의 이야기이다.)

은행의 일을 잘 몰랐던 철호와 진태를 데리고, 인향은 조선인들이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모습과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태는 잘 모르고 당한 조선인의 잘못이라 하고, 철호는 일부분 은행의 잘못이 분명히 있다고 인정을 한다.

 

9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벼랑끝에 내몰렸던 진태가 있었는가 하면,1부에서는 그보다 더 잔혹하게 내동댕이쳐지는 철호의 이야기를 부각시키고 있다.

복수의 칼날을 갈고, 부자가 되리라 결심하는 진태와 착한 심성을 지녔으나 돈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가며 똑부러지게 자라다 꺾인 철호, 두 청년은 아마도 3권 말까지 끝없는 라이벌로 대립하게 될 것 같았다. 그 사이에 최인향이라는 여인이 엮여있을 테고, 비극의 희생양이 된 서운, 철호에게 도움을 준 아리 등의 여인들도 그들과의 관계를 삼각관계 이상으로 복잡하게 만들어갈 것 같았다.

 

앞 부분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했지만 뒤로 갈수록 더욱 비극이면서도 흥미진진해졌다.

2부와 3부의 이야기가 몹시 기대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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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구출하라! -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1 그림책이 참 좋아 10
김영진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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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는 여기저기서 입소문으로 많이 접해 듣다가, 도서관에 갔을 적에 한권 빌려왔더니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한 책이었답니다. 그래서 여태 나온 세트를 전부 다 사주고 말았지요. 하도 좋아해서 도서관 반납을 거부해서 말이예요.
그런데 이 책, 엄마를 구출하라는 바로 그 지원이와 병관이의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이예요.
그림도 그렇고 내용도 역시나 우리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할 법한 내용이라 정말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답니다.



역시나 우리 아들 뜨거운 반응이예요.
정말 좋아할 책인데, 요즘 책 읽자 책 읽자 하니 좀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아들이 이 책은 그림을 봄과 동시에 바로 열중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괴물 나오는 장면도 무서울 법한데 너무나 통쾌하게 웃어가며 좋아한 책이었습니다.

그림책의 경우 오자마자 엄마가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읽어줄 때도 있지만 전 대부분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함께 몰두할때가 많아요. 이 책도 그랬어요. 아이와 기차 타고 가는 길에 처음으로 읽어주었는데, 너무나 재미있었는지 두고두고 이야길 꺼내네요.
나로의 모험담이 꽤나 극적이었나 봅니다. 처음 듣고 기억하기 힘들 것 같은데도 소소한 장면들까지도 기억해내더라구요.

돌아오는 길에 책 읽어주려고 가방에 챙겨둔 것을 아이 아빠가 모르고 트렁크에 실어버렸더니, 달리는 차 안에서 아이가 "엄마를 구출하라"책을 읽어달라고 뗑깡 피우기 시작. 차를 멈출 수도 없고, 아이 윽박지르기도 뭣해서..한번 딱 읽었던 책 내용을 회상하며 그냥 이야기로 들려주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씨익 웃으며 "엄마 지금 내가 책 읽어달래서 옛날이야기로 들려주는거야?" 하더라구요.
책을 읽어준 것 만큼이나 만족스러웠나봐요 다행히.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책을 꺼내 신나게 몇번이나 읽어주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유치원 가기 전에 꽤나 긴 글밥인 이 책을 다시 읽어달라는데 시간이 좀 부족했음에도 읽을 수 있는 중간까지라도 읽어주었어요. 바쁜 아침이라 아침 먹고 어쩌고 하다보니 다는 못 읽어줬지만, 유치원 하원하고 나서 다 읽어준다 약속했지요.

우리 아이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이 책, 내용이 궁금하시다구요?


보통 책을 펼치면, 표지를 넘기고 처음 속지? 표지 안쪽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이 안의 내용 그림 중복이거나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서요 이 책도 그랬는데 다시 보니, 글이 없을뿐 또 하나의 내용이더라구요 그것도 무척 재미난. 그래서 다시 표지부터 말로 설명해주면서 읽어주기 시작했답니다.

아주 고대하던 놀이공원 약속때문에 나로는 하루종일 구름을 걷는 심경이었어요. 내일 엄마와 놀이동산에 간다니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루종일 별별일들이 다 있었어도 나로는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밤늦게 퇴근한 엄마가 내일도 일을 하느라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해서 나로는 너무나 실망하고 말았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창밖을 무심히 바라보는데 누군가 나로의 어깨를 툭툭 칩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니 나로네 강아지 펄럭이가 말을 하는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두발로 서서 말이예요.
나로는 깜짝 놀랐죠.
펄럭이는 상상세계인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요원이라고 하네요. 현실 세계의 어린이들의 상상에너지가 풍부하게 모이면 이루리아로 그 에너지를 옮겨서 원만한 세계를 유지하는데, 그 상상에너지가 부족하면 이루리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그렇게 되면 현실세계에도 악영향이 미친다구요. 그런데 지금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겼대요.

왜 하필 나냐는 개념있는 나로의 질문에, 네가 가장 상상력이 뛰어나니까. 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아. 저도 어릴 적엔 한 상상력 한다는 말 들었는데 말이예요. ㅎ


그저 뭐든 갑자기 앞뒤 재어보지 않고 튀어나오는 이야기들과 달리 이 책 속 이야기들은 뭔가 좀 체계적이예요.
나로도 상상력 훈련을 해보고 떠납니다. 머리로 구체적으로 상상해 내고, 그 물건이 완성이 되면 펄럭이가 돋보기로 키워주는 것이지요.
정말 뭐를 상상해라 하면 제대로 상상해내기 힘들것도 같아요 막연한 상상이 곧 실제 물건으로 연결이 된다면 정말 뭔가 허점이 있을수도 있으니 구석구석 잘 상상해내야겠지요.


.


나로가 펄럭이와 함께 상상 세계 이루리아로 들어가보니, 문제는생각보다 심각했어요.
어둡고 지저분한 곳에 어린 아이들만 있고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는거예요. 아이들은 울면서 괴물들이 엄마들을 모두 잡아갔다고 말하지요. 그래서 나로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들을 구출하기로 마음먹고 떠납니다.
나로도 어린 아이라 많이 무서웠을텐데 펄럭이와 함께 용기를 내어, 상상의 힘으로 괴물들에게서 엄마들을 구출해내는 과정은 정말 시원 통쾌했어요.

처음 이야기를 들은 기차 안에서고, 그림없이 이야기로만 내용을 다시 들은 차안에서고, 집에 돌아와서고 아이는 몇번이나 크게 웃으며 행복해했으니 말입니다.


동화책을 읽으며 사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책 속 엄마들처럼 우리들도 우리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하게, 사실은 아이들이 정말 필요로 할때 바로 옆에 못 있어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들을 말입니다. 괴물들이란 상징적인 의미가 되겠구요.


나로가 시원 통쾌하게 괴물들에게 따귀총을 날리고, 간지럼 총을 쏘고 하는 장면 등은 그렇게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복수를 해주는 동화속 상상의 한 장면이었어요 우리 아이도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동화를 읽는 내내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도 우리 아이에게 좀더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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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을 펼쳐 봐 비룡소의 그림동화 230
제시 클라우스마이어 글, 이수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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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클라우스 마이어 글, 이수지 그림

이수지님의 그림책은 거울 속으로, 파도야 놀자 등의 작품을 통해 접해본 적이 있었어요. 이 책은 외국 작가의 글을 토대로 그려진 그림이라, 전 그림도 외국 작가분 것인줄 알았답니다. 이수지님 그림이다 하고 다시 보니 더 반갑네요.



이 작은 책을 펼쳐봐.

어릴 적, 학창 시절에 작은 그림책을 만들어본 경험이 한두번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A4 종이를 몇번이고 접고 오리고 해서, 스테플러로 박은 후에 작은 그림과 글을 적어넣은 그림책을 만들었던 기억이 나요. 또 그런 아주 작은 그림책 등을 문구사에서 접해본 적도 있구요.

요즘에는 미니북이라고 해서, 정말 작은 책들이 초소형 사이즈로 아주 귀엽게 제작되어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아이엠넘퍼포라는 소설도 그렇게 작은 책으로 처음 소장해봤고, 냉정과 열정사이 로쏘편도 이번에 아기 손바닥을 펼친 정도의 사이즈로 된 책을 선물 받았답니다.

이 책은 그런 초소형 책, 책 속의 책을 자꾸만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마구 자극해주는 신비로운 책이지요.






책을 펼쳤더니..

펼쳐봐...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책 표지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펼친 책보다 더 작은 책이예요.

제목도 있지요 조그만 빨간 그림책.

그 이야기는 무당벌레의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무당벌레가 책 속에서 보고 있던 책은? 조그만 초록 그림책이었구요.

무당벌레의 책 속에는 초록 개구리가 등장합니다.

그렇게 등장인물? 동물들이 읽고 있는 책 속의 책, 또 주인공의 책 책책..이 이어지는 거예요.


.



조그만 빨간 그림책->조그만 초록 그림책-> 조그만 주황그림책->조그마 노란 그림책->조그만 파란 그림책->조그만 무지갯빛 그림책

그리고, 책이 너무 작아서 읽을 수 없는 거인을 위해 친구들이 대신 책을 펼쳐 이야기를 읽어줍니다.

무당벌레 이야기, 개구리 이야기, 토끼 이야기, 곰 이야기, 그리고 거인 이야기까지.

친구들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을 다시 덮기 시작합니다.

책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니까요.




알록달록 다양한 표지의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돌아와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덮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예요.

그리고 책은 말합니다.

또다른 그림책을 펼쳐봐~ 라고 말이지요.



그림책을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해요.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책보다도 훨씬 훨씬 더 쉽고 재미나게 아이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장난감과 영상물들이 있으니까요.

아이가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구요?

어릴적엔 입체북, 다양한 플랩이나 소리가 나는 멜로디 북 등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볼수 있었어요.

이제는 일반 팝업이 아닌, 일반 플랩이 아닌, 책 속의 책은 어떨까 싶어요.

아이들의 눈과 귀가 쫑긋 집중될 책 속의 책을 열고 열고 열고열고,또 덮고 덮고 덮고..

그 다음 책에선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아이들의 호기심을 집중시켜줄 그 이야기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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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인형 상상 그림책 학교 7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엄혜숙 옮김, 레베카 콥 그림 / 상상스쿨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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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이인형이라.

지금 우리 아이가 레고를 모으고 수집하고 열광한다면, 아이 또래의 나이에 나는 종이인형을 사모으고 오리고, 갖고 노는데 열중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종이인형이 어떻게 나올까? 있기는 할까? 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적만 해도, 유아기때 모았던 그 종이인형들과 그림도 많이 다르고 가격도 많이 오른 종이인형을 문구사에서 보고 가격은 올랐는데, 그림은 예전만 못하다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엔 학교앞 문구사를 가본적이 없어서 종이인형이 나오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나무로 만든 자석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 대신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어릴적의 추억을 되새기며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아이 눈이 반짝거린다.

종이인형을 갖고 소녀는 꽤 남자아이 못지않게 활발하게 논다.

우리 아이도 레고 갖고서 뭐 잡아먹히거나 하는 그런 놀이를 좋아하곤 하는데, 이 책에서도 아이는 그렇게 잘 논다.






호랑이 덧신을 신고, 나비 머리핀을 잘 잃어버리는 여자 아이가 엄마와 함께 종이인형을 만들어 재미나게 노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한다.

그런데, 내가 어릴적에 갖고 놀던 종이인형들과 다르다. 어릴적 내가 갖고 놀던 종이인형들은 하나하나 각각을 오려서, 옷이며 장신구까지 오려서 옷을 새로 갈아입히고 하는 그런 놀이를 하곤 했는데, 여기서는 종이인형 다섯개를 줄을 붙여서 친구들이 손잡은 형태로 만들어 갖고 논다. 그리고 다섯 친구가 늘 붙어 다니기에 공룡도, 호랑이도, 심지어 악어도 아무도 종이인형들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소녀는 늘 그렇게 종이인형 다섯명을 데리고 다니며 행복하게 놀곤 하였다.

그런데 그 행복한 종이인형 다섯명

우리는 손을 꼭꼭 잡고 있어 절대 흩어지지 않아. 우리는 나리와 누리, 등 돌린 리리, 코가 둘인 코코, 리본을 맨 리코니까

즐겁게 노래하는 그들의 행복함에 시샘이 난 소년이 가위로 그만 종이인형들을 잘게 잘게 오려 영원히 없애버리고 말았다.

너희들은 이제 영원히 사라지는 거야.

어쩜 이렇게 심술궂을 수 있을까.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사라졌을 종이인형 다섯명은 다시 조각들이 이어 붙여져서 종이인형이 되어서 소녀의 행복한 기억 속으로 날아간다.

그 안에서 아주아주 사랑스러운것들을 날마다 해마다 찾아낸다.

소녀의 기억속이라...무척 행복해보이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리고 여자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다시 엄마가 되어 자신의 딸과 함께 또 다섯명의 종이인형을 만들어 놀아주는 그런 엄마가 된다.

종이인형은 아니지만 레고 인형으로 이런 저런 놀이, 특히나 뭐 싸우고 그런 놀이를 좋아하는 아들을 둔 엄마인 나.

사실 어릴 적엔 별게 아닌것같은데도 뭔가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노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는 정작 사랑하는 내 아이와 그렇게 놀아주질 않고 있다. 뭐가 문제지. 왜이리 무기력해진거지. 정말 중요한건 내 아이의 어릴적 지금 이 순간일텐데 말이다.






아이의 소중한 추억들이 아이의 생각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놀이를 통해 아이와 유대감을 쌓아놓는게 정말 필요하겠다 싶었다.

이 책은 그림책 외에 즐거운 종이인형 놀이책이 따로 들어있다.

정말 만들어 갖고 놀고 싶었던 그림책 속 종이인형들, 엄마가 갖고 놀던 나리, 누리, 리리, 코코, 리코도 있고, 이젠 딸이 갖고 노는 미미, 모모, 삐삐, 뽀, 뽀리도 있다. 엄마가 어릴적 소녀일때 갖고 놀던 악어, 호랑이, 각종 무대 배경도 종이인형과 함께 들어있고, 하나하나 따로 오려서 옷 갈아입히기도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소녀의 심정으로 돌아가 인형을 오려 아이에게 주었더니 좋아한다.






문구사에서 산 종이인형, (당시엔 정말 몇십원이었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참 오래전 사람 같네.)을 오리고, 내 비밀 구두 상자에 꽉꽉 채워가며 모으던 생각이 난다. 아이도 지금 레고가 그런 개념일까 (물론 가격은 정말 말도 못하게 비싸졌지만 말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레고를 가끔 내다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엄마가 되어버린 날 되돌아보며 어릴적 종이인형에열광하던 소녀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 싶어진다. 이사갈때 슬쩍 엄마가 나의 종이인형 박스를 처분해버려서 무척이나 원통해했던 그 기억이 다 어디로 갔나 싶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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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의욕이 아이의 의욕을 꺾는다
오야노 치카라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Friend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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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읽은 아이 그림책에서 안돼 엄마, 괜찮아 엄마라는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무조건 안돼를 외치곤 하는 엄마들에게 살짝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야하는데, 그것들이 엄마가 보면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것, 감기 걸릴까 걱정되는 것" 등 엄마의 시선에서 아이에게 손길이 한번 더 갈 귀찮게 하는 일들이란 생각에 긍정적으로 아이를 부추겨주지 못하고, 안돼, 물놀이 하지마, 맨 발로 베란다 나가지마, 칠판에 네임펜으로 쓰면 어떻게 해? 하는 식으로 안돼를 입에 달고, 아이를 몰아세우곤 했던 것 같다.

 

그 그림책과 이 육아서를 읽고 그런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제목부터 예감은 했지만 저자가 일본 사람인데도 우리나라의 요즘 정서와도 잘 맞아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 아이는 의욕이 없어요라는 엄마들의 말은 대부분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란다.

아이들이 의욕이 없을 수는 없단다. 놀고 싶고, 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게 많은 아이들의 뜻을, 엄마의 뜻과 다르다고 예를 들어 예절주의에 어긋난다거나 엄마가 계획한 시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나 역시 그 두가지 모두에 해당이 되었다.) 쉽게 거스르고, 못 하게 하고 나서는 엄마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공부 등의 학습적인 면모만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니, 하기 싫은 것을 강제로 하는 느낌의 아이들이 어찌 의욕적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 주된 골자였다.

 

엄마들의 바램, 아니 적어도 나의 바램대로라면 시키지않아도 공부를 잘하고 열심히 하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사실 여섯살 아이에게는 무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 역시 노는 게 더 즐거웠던 어린 시절이 있는데, 아이가 레고에만 빠져있다고 화를 내고 아직 어린 아이에게 강제로 공부를 시키려 하고 하니 뭔가가 자꾸 어긋나고 있는게 아닐까. 사실 매일같이 닥달하지는 않고 평소에 지나치게 방임했다는 생각에, 공부 좀 시켜보려고 책상 앞에 앉히려 하면 아이는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이 무한 생각이 나나보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시험기간을 앞둔 나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한데 아이 앞에선 그런 생각이 전혀 나질 않고, 왜 시간내어 같이 뭔가 하려고 하면 자꾸 딴소릴까 싶어서 아이를 혼내곤 하였다.

그렇게 난 아이의 의욕을 꺾는 엄마였다.

 

아직 난 다른 학부형(?)들과 교류가 많지 않아서 아니 거의 없다시피해서 (유치원 학부모모임 등을 아직 안했다.) 친구들에게 듣는 이야기가 전부인데, 그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벌써부터 아이들 공부에 대해 열을 올리고 이웃 아이들과 비교하고 하는 이야기들을 접하게 된다. 잘 놀리다가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너무 방임하고 있나 싶어서 불안한 생각이 퍼뜩 들어서 아이를 다그치게된다. 사실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초등학교 입학전에 한글 떼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랑 수학 등도 어느 정도는 하고 들어간다고 하니, 마냥 놀렸던 다섯살 무렵보다는 불안해지기 시작한게 사실이다. 이제는 좀 한글도 수월하게 하고 그랬음 좋겠는데 하는 생각에 더디게 진행되는 아이의 표현과 관심이 걱정스럽기만 하였다.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보다도 더 심한가보다.

우리나라도 영재중에 넣기 위해 초등학생때부터 입시준비를 하곤 한다는데, 일본에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대학까지 쭉 이어지는 그런 곳들이 있어서 그 중학교에 아이를 넣기 위해 10살때부터 입시준비를 시킨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말이다.

얼마나 고달플까. 나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니 참 아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그 모습을 따라가고 있지만 말이다.

 

저자 소개글을 보니 구체적이고 쉬운 육아의 기술을 다뤄 인기를 끌고 있는 현직 교사 출신의 육아전문가라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읽고 나니 더욱 공감되는 내용들 말이다. 우선 빼곡하게 읽기 힘들게 씌여있지않고, 책 자체도 편안히 읽힌다. 내가 무엇이 문젠지, 반성만하고 실천할 방법이 없으면 답답하기만 할텐데 실천 방법까지도 잘 나와있어서 참고하기가 좋다.

 

안 그래도 어린 아이의 의욕을 자꾸 꺾고 있단 생각에 불안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금씩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지인 하나가 대륙붕 지식이라는 말을 한적이 있었는데, 얇고 넓게 알고 있는 그 잡다한 지식들에 대해 이 책에서는 들판형 지식이라는 말로 표현을 해주고 있다. 학교 성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다양하고도 깊이는 얕은 그 지식들, 아이들이 하나하나의 관심을 통해 쌓아가는 그 지식들이 쌓이고 쌓여서 정작 취업 이후에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학교 성적만을 위해 첨예하게 쌓아놓은 고층빌딩형 지식은 성적 외에는, 큰 도움을 받을 일이 드물다. 물론 깊고 넓게 지식을 팔 수 있다면 좋겠지만 워낙 넓은 지식 분야에서 공부만 하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다양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체험, 책 등을 통해 쌓은 그 하나하나의 소소한 지식들이 쌓이고 쌓이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읽고 나니 시원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아이의 고개를 수그린 풀죽은 모습이 마치 우리 아이 같아서 마음이 짠했는데 이젠 좀 개운해진 느낌이다.

레고를 무척 좋아하고 한가지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는 우리 아들, 좀 긍적적으로 생각해주고 무조건 하지 말라 하지않고 지원해 주되, 다른 쪽으로도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볼수있게 여러 방안을 강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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