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자동차백과 - 자동차 박사도 탐내는 세계의 명차화보 270장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2월
절판


자동차 장난감 광팬인 우리 아들, 혹자는 자동차를 좋아하다 그 다음에 공룡을 좋아한다고 하기에 5살쯤 되면 공룡을 새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도 여전히 자동차 광팬이네요. 덕분에 미니 자동차 장난감은 물론이고, 책에 붙어있는 미니자동차들을 보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시중에 나온 미니 자동차 곁들여진 그림책들은 구입한 것 같아요. 삼성, 애플비 등에서 장난감 달린 그림책이 잘 나오는데 이번에 삼성에서 그림책이 아닌 자동차 사진으로 가득한 책과 함께 굴러가는 미니 자동차 8새나 들어있는 와글와글 자동차 백과가 새로 나오니 우리 아들 당연히 눈을 빛낼 수 밖에요.



택배가 언제 오는 거냐며 매일매일 물어대서 기다려라 기다려라 몇번씩 대답해주어야했답니다.

도착하자마자 "신난다" 하며 우리 아이를 방방 뜨게 만든 장난감 자동차책

와글와글 자동차백과입니다.

불도저, 포크레인,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덤프트럭, 승용차, 심지어 사파리 버스까지도 있네요.

어느새 아들 손에 두개가 들려있어서 같이 사진을 못 찍었어요.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놀더라구요.

미니자동차를 평평한 곳에 두고, 뒤로 살짝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자동차들이랍니다. 모두 다 그렇게 전진하지요.

외출을 하는데도 장난감 하나를 손에서 놓지 않고 나가기에 (사실 미니 장난감은 외출할때 여행할때 부피를 적게 차지해서 요긴해요. 아기의 작은 손에 쏙 들어가고, 호주머니에도 들어가니 말이지요.) 아이와 장을 보고, 지친 심신 (지갑을 두고 와서 두번 발걸음 해야했다는)을 달래러 단둘이 카페에 들어갔는데, 카페 탁자에 올려놓고 한참을 잘 놀더라구요. 쌩쌩 잘나가니 신기해하면서 말이지요 때마침 불도저를 갖고 왔기에 휴지를 작게 말아서 통나무처럼 앞에 놔주니, 당겼다 놓을때 휴지 통나무까지 밀면서 앞으로 잘 나갑니다. 아이는 더 재미있어 하구요.

책은요

다양한 차의 종류와 역사에 대한 언급도 있고, 각각의 특정 차들에 대한 설명까지 자세히 읽을 수 있었어요. 그림이 아닌 사진이라 사진을 더욱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환영받을 책이었구요. 글밥과 내용은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워낙 두꺼웠던 자동차백과 책도 너덜거릴만큼 좋아했던 우리 아들인지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책을 소화하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앞부분 읽어줄때 자동차 하나하나의 특징까지 모두 다 읽어주니 그 부분은 좀 지루해했구요. 뒷쪽에보면 소방차, 중장비차 등의 특수 차량에 대한 설명과 사진등이 나오는데 그 쪽 이야기를 더욱 좋아하더라구요. 일반 승용차보다 중장비, 구급차, 소방차 등을 좋아하는지라 사진도 좋고 내용도 더 마음에 드는 가 봐요.

소방차의 다양한 종류를 사진과 함께 설명해 줄수있어 좋았구요.

엄마도 워낙 차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들이 좋아하니 같이 읽고 배우게 되었답니다.

남아들에게 와글와글자동차 백과가 있다면 여아들을 위해서는 와글와글 공주백과가 있길래, 왕관까지 있는 그 책을 여아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서 친구 딸을 위해 구입해서 선물해주니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우리아들이 자동차 종류 같은게 있어도 또 구입하듯, 친구네도 예전에 나온 왕관이 있는 그림책이 있었는데, 하도 아이가 좋아해서 썼다 벗었다 하니 왕관 머리띠가 부러져 버렸대요. 그래서 핀으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나왔길래 사주었답니다. 왕자님이 아닌 공주님이 있다면 이런 책도 반색할 것 같아요. 포장을 뜯지않고 선물해서 책 내용은 못 봤지만 친구네 공주님이 좋아했을 것을 생각하니 저 또한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다섯살 두 왕자, 공주를 모두 행복하게 만든 자동차 백과, 공주 백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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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미스터리 단편모음집이라 할 수 있는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을 만났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누구나 밀실에 대한 이야기를 꿈꾸는데, 이 책은 밀실을 아예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작가의 전작인 밀실 살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 책은 전작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작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단편단편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들이 주축이 되어 (꼭 탐정이 아니라,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었음에도 그들은 놀라운 능력?기지?를 발휘해) 사건을 해결해 간다. 전작 없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지만, 밀실살인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예전 줄거리가 차츰 떠오르면서 여기에서 다시 차용된 등장인물들에 대한 반가운 마음마저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등장할 거라 생각했던 전작의 주인공들은 의외로 빠져있었다.) 전작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있지만, 막판의 이야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던 느낌이 있었다.

 

미스터리도 참으로 다양하다. 후더닛, 도치서술 미스터리, 안락의자 탐정, 황당 미스터리, ??미스터리, sf 미스터리, 일상미스터리 등등의 소제목? 분류가 되어 있어서 각각의 단편들을 나름 도전적인 실험정신으로 써보리라 생각했을 작가의 의도를 살짝 짐작하게 한다. 밀실 살인에서도 평범하지 않게 등장했던 노인 토쿠 영감은 첫 단편인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에서부터 등장해서, 결코 평범하지않은 촌부의 지혜를 뽐낸다. 자꾸만 읽으면서 밀실살인에서는 어땠지? 하고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을 읽는 특징이 되기도 했다. 변호사 사이조는 또 어떠한가. 존재감 미미했던 그가 이번 단편모음집에서는 나름 지혜를 뽐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전작의 사건으로 인해 생계 유지도 힘들어진 불쌍한 신세가 되어버린 처지. 변호사임에도 티슈에 직접 자기 광고를 실어 거리에 뿌리러 다녀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편의점 알바, 유적 발굴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신도 레츠의 모습도 우스꽝스러운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각각이 워낙 짧은 이야기다보니, 사건을 설명하는데 한참 걸리거나 하지 않고, 허를 찌르기는 하되 단순 명쾌하게 설명을 해주어, 후련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의 미스터리 수수께끼에도 등장할 법한 대중적인 얼음다리 소재라거나 (아, 그렇게 유명한 소재였나? 미스터리 초보인 나는 얼음다리 소재는 모르고 있었는데) 범인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가 뒷통수를 딱~ 때려주는 그런 사건도 있다. 때로는 지나친 황당함을 느끼게 하는 사건도 있다. 플라이스토세의 살인사건이라니.. 150만년 전에 뭍힌 현대여성의 온전한 시체라는 등, 논리적인 여성인 신도 레츠를 기겁하게 만들 바보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 하다.

 

간단해서 빠른 속도로 읽히고, 길게 고민할 것 없이 작가가 설정한 유머 부분에 빠져드는 재미가 있는 소설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논리를 위한 논리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이 강한 소설임에는 분명하나, 뭔가 아쉬운 느낌이 담긴 그런 단편 모음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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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좋은 10가지 이유 꼬마 그림책방 33
최재숙 글, 김영수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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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어제 엄마는 늦잠을 자고 아이 일어났을때 신기하게도 아빠를 찾아 놀기 시작하더라구요. 사실 아빠는 엄마처럼 안된다 하는 것 없이 아이가 놀자는 대로 잘 놀아줍니다. 혼내는 것은 엄마 몫이고, 잘 놀아주며 아이 편 들어주는 것은 아빠 몫이다보니, 책에 나온 아빠랑 우리 신랑도 참 많이 닮았단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아이는 월요일아침에도 눈뜨자마자 아빠를 찾았답니다. 아빠 직장 가셨다니 서운해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지요.

우리아빠가 좋은 10가지 이유.
엄마가 읽어줘도 웃음이 나고, 아빠가 읽어주면 더욱 와닿는 재미난 유아 그림책이랍니다.
5살 우리 아들, 이 그림책을 처음 보고 아이 발에 신겨진 오리발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더라구요.
엄마들은 싫어한 괴상망측한 차림을 하고도 아빠랑은 잘 노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설정된 장치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오리발이라고 수영 잘하라고 신는 거야. 여기선 왜 신었을까? 하고 아이에게 묻고 넘어갔답니다.

아빠가 좋은 이유도 나오고, 그 다음에는 그러면서도 아빠의 개선되었으면 하는 사소한 불만같은 것도 덧붙여지지요.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아이를 사랑하고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이 보여서 웃음이 배어나오는 동화였답니다.

어제는 유난히 아이가 아빠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있더라구요.
아이 아빠도 그런 아이 모습에 낮잠을 못 자는 것은 좀 참기 힘들어도 그래도 넘 행복한 일이라고 즐거워했답니다. 아이는 사뭇 아빠에게 업히려 하고, 매달리려 하고 놀아달라 하고.. 평소에는 가장 좋다던 엄마도 내팽개친채 아빠에게 매달린 하루였어요. 아빠가 더욱 잘 놀아준 까닭도 있었구요. 이 책을 읽고 나서인지 아니면 정말 오늘 신랑 기분이 아이 기분과 너무 잘 맞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빠가 끙끙대며 장난감을 고쳐주는 모습, 우리집과 같은 모습이예요.
그러다 아빠가 아이 청진기를 부러뜨리니 아이는 속상해하지요. 우리 아이눈에는 아빠가 끙끙대며 청진기 부러뜨리고 난감해하는 모습조차 재미났나봅니다. 청진기 부러뜨린 장면 어디있냐고 묻더라구요.

아빠가 아이 좋아하는 반찬 뺏어먹는 장면은 또 어떻구요.
사실 우리집에서는 아빠는 아이 반찬 잘 안 뺏어먹어요. 아이 간식 뺏어먹는 쪽은 주로 엄마랍니다. 아이 더 어릴적부터 간식 같은거 쌀과자 같은거 먹이면서 저도 같이 먹었더니 아이 아빠가, 아니 당신은 먹을것도 많으면서 아이는 한정적으로 먹을 그 귀한 간식까지 뺏어먹어? 하고 나무랐던 기억이 다 나네요. (그냥 맛만 보려던게 자꾸 손이 가더라구요.저도 몸에 좋은 비싼 과자 좀 먹어보고 싶기도 했구요 흐흐.)

아빠를 더욱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는 그림책이었구요
같이 들어있던 워크북에는 아빠 얼굴 그리기, 아빠 이름, 나이, 생일,아빠가 좋아하는 음식 등 적으면서 아빠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그런 독후활동 등이 실려있어요. 아빠와 가장 재미나게 놀았던 때를 기억하며 그리는 그림란도 있었구요. 아이가 똑같은 표지의 이 책은 무엇이냐고 묻길래 아빠 얼굴도 그리고 아빠랑 재미나게 논 때 그리는거야. 너도 그려봐 하니 "아니아니. "하며 부끄러워하네요.

하루종일 붙어있는 엄마에 비해 아빠랑은 시간 보낼일이 적은 아이들이예요.
그래서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그 의미를 되새김할 수 있는 그림동화들이 더욱 와닿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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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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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한참 전에 읽었는데, 막상 정리를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지금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상 문학상 작품집은 1회 수상작품이 바로 이문열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이후로 양귀자, 은희경, 신경숙, 권지예,김훈, 전경린, 공지영 등 우리 귀에도 많이 익숙한 우수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한 문학상이다. 올해의 대상 수상작은 김영하님의 옥수수와 나였다. 요즘 내 독서가 두루두루 읽는다 생각했음에도 많이 편독에 치우쳤는지 김영하님의 작품을 이번 수상작으로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사실 조금 죄송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그 외에도  귀에 익숙한 작가님들로는 하성란님과 최제훈님 등이 있었다.

 

김영하님의 옥수수와 나는 가장 잘 알고 있는 본인의 직업인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독자들은 미처 몰랐을 그런 소설 한 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재미나게 비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문학이 순수한 창작을 위해 쓰이면 좋으련만, 막상 현실이 그렇지 못함을 이야기한달까. 얼른 작품 하나를 뚝딱 써내라고 독촉하는 전처, 자신의 작품에 순수한 광팬이라는 출판사 사장, 둘의 사이가 불륜이 아닐까 의심하다가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잘 안 팔리는 책 한권 써주고 말겠다며 출판사 사장이 제공한 뉴욕의 한 아파트로 떠난 주인공 소설가. 그는 뜻밖에도 그곳에서 사장의 아내를 만나 격정적인 관계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안쓰이던 소설이 줄줄 써지기 시작했고,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의 빠른 속도의 집중력과 집필이 마치 영화 리미트리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자신이 아닌 뭔가 다른 것의 힘을 받은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주인공 뿐 아니라 나까지 감쪽같이 사장에게 속아넘어갔었는데, 한걸음에 달려와 작가와 자신의 아내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사장의 말을 들으며 나까지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문학에서 갑자기 현실로 팽개쳐진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나하고 둘은 문학적 견해가 다른가 보군. 모든 광기가 예술혼은 아니지. 통성기도하고 방언한다고 다 성인은 아니듯이 말이야. 쓰레기라도 잘 읽힐 수는 있는거야. 그리고 작가가 무슨 생활의 달인이야? 타이핑 속도가 뭐가 중요해? 좋아 책은 내겠어. 작가 박만수의 마지막작품.미완성 유고 소설이라고 선전하면 계약금은 회수할 수 있겠지. 뭐 운이 좋다면 꽤 많이 팔릴 수도 있겠어." 61.62p

 

소설은 무척 재미가 났다. 옥수수와 내가 어떤 관련이 있을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이 작품이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뜬금없는 정신병원의 이야기로 시작하나 싶었는데 이내 빠져들었던 이야기를 통해 다시 갑자기 현실로 홱! 돌아와버린 느낌, 그러나 작품 구석구석 박혀있는 옥수수 알갱이같은 잔재미들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느껴지는 감칠맛 나는 작품이기도 했다.

 

사실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가장 시기적절하게 와닿은 작품이 김숨의 국수였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반가워하며 받았는데 갑작스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너무 놀라 아이를 맡기고,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그때 버스 안에서 읽었던 작품이 김숨의 국수였다. 처음에는 그냥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어쩜 이렇게 상세히 묘사를 했을까? 하지만 이게 무슨 내용일까 싶은 궁금증으로 시작하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혼자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국수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상념에 젖으며 그녀와 그녀의 새엄마에 대한 국수에 얽힌 사연이 흘러나온다. 자식을 낳지 못해 자신의 계모로 들어왔던 새엄마,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흔한 고명 하나 없이 멀건한 국수 한대접 말아왔을때 소녀의 마음은 차갑게 닫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자식을 낳지 않았어도 키우는 마음만큼은 그저 한결같았을, 그 엄마의 마음이 국수에 오롯이 담겨있었다. 이제는 병색이 너무 짙어져 국수 하나 제대로 먹을수 없는 엄마가 되었기에 그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마음이 국수를 만드는 과정에 슬프게 담겨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잘 해드리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친구를 생각하며 다시 되새기려는 그 순간에 마침 이 작품을 읽어서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김경욱의 스프레이도 읽고 나니 그 강렬함이 쉬 사라지지 않을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실수로 잘못 가져왔던 스프레이가 들어있었던 택배,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택배를 몰래 가져와 뜯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너무 시끄러운 옆집의 고양이로 인한 이웃 여자에 대한 불만. 그렇게 시작된 작은 장난이 걷잡을 수 없이 치닫는 불안한 국면이 아주 잠깐 발을 잘못 내딛어도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사실 쓰려다보니 작품 하나하나가 다 깊은 인상을 주었기에 어느 하나만을 쓰기도 빼놓기도 곤란한 그런 느낌이라 정리가 되지 않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게 아닌가 싶다. 미루의 초상을 그린 최제훈님의 이야기나 조현님의 그순간 너와 나는은 초현실주의적인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좀더 신비한 느낌이 들면서도 사실 살짝 소름이 돋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를 써내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보다 오히려 약간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더 좋아하기에 재미면에서는 두 분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었다.

 

두툼한 문학 수상작품집을 수상 소감, 선정경위와 심사평까지 모두 꼼꼼히 읽어보았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그냥 작품만 읽고 말았을텐데, 심사평을 읽으며 얻어지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작품을 두번 세번 읽는 것 이상으로 훌륭한 도움이 되는 것을 알았기에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가 없었다.

 

문학 뿐 아니라 미술 작품 역시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나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독자의 입장에서 나만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함을 인식한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내게 충분히 재미난 작품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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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상점 - 100년 혹은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들의 私的 이야기
김예림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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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긴 세월을 살아오지도 않았는데, 개발이 덜 되어 이전의 모습 그대로를 많이 갖추고 있는 그런 소도시 등에 가게 되면 어릴 적의 향수를 느끼게 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것처럼 말이다. 짧은 세월에도 그런 느낌을 받을진대, 18세기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상점들에 발을 디디게 되면, 이국적이면서도 오랜 전통의 그 신선한 느낌에 짜릿한 감동과 전율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유럽여행을 꿈꾸었으나 아직 못 가본 터라 다양한 책을 통해 미리 유럽 맛보기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오랜 전통의 카페, 레스토랑, 펍 등을 소개한 책은 읽어봤어도, 파리만의 수백년 전통의 상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



백년 혹은 그 이상의 전통을 이어내려온 상점들에서는 그들만의 고유한 향기와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저자가 인터뷰하면서 추천 와인을 묻거나 맛있는 초컬릿 등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주인들은 강한 자부심에, 사람에 따라 또 하루 세끼마다 각각 다른 제품을 추천할만큼 다양하고 세밀한 제품들을 갖추고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또 루이 16세의 약사였던 슐피스 드보브가 만든 드보브에갈레라는 프랑스 파리 최고 초콜릿 전문점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았다.

그가 만든 초컬릿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만든 피스톨. 이는 쓴 약을 먹기 싫어한 마리 앙투아네트를 위해 개발한 것인데 약을 섞은 초컬릿을 얇은 동전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피스톨을 아주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초콜릿은 수세기 동안 이어져 아직까지도 이곳의 인기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146p

그저 간단히 입에서 녹여먹거나 씹어먹을 줄만 알았던 초컬릿을 먹는 방법까지 분석해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제대로 초컬릿 먹는 방법'을 전수해주겠노라 한 현재 사장인 베르나르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초콜릿이 녹기에 적당한 온도는 우리 몸의 온도와 비슷한 36도입니다. 그에 비해 실내 온도는 대략 20도에서22도 정도이니 우서 입안에 쏙 집어 넣고 입을 닫아 5초 남짓 약간 겉이 녹을 정도가 될때까지 기다리세요. 그 다음 약간 입을 열어 공기가 들어오게 한 다음, 초콜릿 향을 테스트하고 공기를 조금씩 들여보내며 초콜릿을 씹으세요. 입안에서 공기와 초콜릿 덩어리가 섞이면서 녹아들 때 적당히 우물거리며 맛과 향을 느끼고 삼키면 됩니다. 152p

폴란드의 공주가 프랑스 왕 루이 15세와 결혼하면서 따라 온 궁정요리사 니꼴라 스토레가 베르사이유궁 전속 파티셰로 일을 하다가 1730년에 직접 차린 스토레, 스토레의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책에서 봤던 바바 오럼, 알리바바 등의 베스트 아이템이 익숙했던 터라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또 스튜어디스로 근무했던 지인이 임신하고서 너무나 먹고 싶었다던 파리의 유명한 마카롱은 라듀레의 마카롱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가하면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찾아가고플 피카소가 물감을 구입했다는 파리의 오래된 화방 상늘리에.

물감을 파는 곳이라 해서 그저 판매만 하는 곳인줄 알았는데, 1887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곳이다보니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곳이었기에 무엇이든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생산된 물품에 익숙했던 내게 직접 제조한 물감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주는 그런 곳이기도 하였다.

할아버지 구스타브는 이전에 사용되지 않았던 광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 내는 데 놀라운 기술을 갖고 있었고, 새로운 색을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인상파 화가들은 그 색을 사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 중 대표적인 화가가 피카소. 그는 흙색을 내기 위해 진짜 핡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상늘리에에서 완벽히 재현해 낸 흙색의 광물 안료를 내놓자 피카소는 바로 이 물감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137p



책을 읽는 내내 오랜 전통의 그곳에 나또한 같이 서 있는 그런 느낌으로 사진과 글에 푹 빠져들었다. 상점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과 더불어, 관광객으로 갔으면 일일이 알기 힘들었을, 그 고유 상점만의 내력과 유서 깊은 이야기까지 사장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거의 최초의 초컬릿 파티시에, 아니 두번째 파티시에가 된 사람이 약사 출신이라는 것도 흥미로웠고, 오래전 약국들은 약국내에 연구실을 두어 직접 제조한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비방이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드보브에갈레)

당시엔 드물게 드라이브를 즐겼던 백작 부인이 피부가 거칠어진것을 걱정하자 친구이자 최고의 약학,화학과 교수가 직접 그녀를 위해 봄므 오토모빌르라는 수분 로션을 개발해, 백작부인이 쓰는 그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자, 백작부인이 나서서 1905년도에 차린 드따이으라는 화장품 가게도 인상깊었다. 프랑스 화장품이 유명한 브랜드가 많은 것은 잘 알고 있었으나 기업형이 아니면서 오래된 가게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드따이으의 이야기를 들으니 파리에 방문하게 되면 기념을 위해서라도 방문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많이 비쌀 것 같았지만) 뭐든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품에 익숙하다보니, 수백년 전 방식으로 이어 내려온 그 모든 것들이 마냥 신기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오래된 전통을 간직한, 그래서 거의 진국과도 같은 정수를 갖고 있는 상점을 방문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설레는 일이다. 파리를 여행하게 되면 짧은 일정이 되더라도 꼭 관광객들이 모두 다 갈만한 그런 곳만 순례하지 말고, 파리의 전통, 오래전 역사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줄 그 상점 중 하나만이라도 꼭 들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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