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a + Cafe 파스타 + 카페
이민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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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먹어 본 파스타는 고등학교 가사실습시간에 얼렁뚱땅 만들어본 미트볼 스파게티였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었었는데, 대학에 다니며 진정한 파스타의 맛에 푹 빠지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토마토 소스를 좋아하다가 그 다음에는 크림 소스에 푹 빠졌고, 그 이후에 봉골레 등의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도 봉골레보다는 크림이 아직까지는 더 좋기는 하다.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할적에는 말로만 자취였을뿐 주로 외식을 하다보니, 파스타 사먹을 일이 더욱 흔했는데 결혼 후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입맛에 맞는 파스타집을 찾기도 어려웠고, 요리책을 갖고 이런 저런 요리를 해보다보니, 의외로 파스타라는게 해볼만한 요리라는 생각이 들어 신혼때 이후로 종종 집에서 해먹고 있다.

해보기 전에는 절대로 집에선 못만드는 요리인줄 알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파스타는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렵다. 크림소스는 우유와 생크림을 적당히 넣으면 웬만한 집 못지않게 맛이 났지만 토마토 소스는 시판 소스를 사다 만들어도, 아니면 책에 나온대로 생 토마토를 이용해 만들어도 어째 입맛에 맞는 그런 토마토 스파게티가 만들어지지를 않았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다양한 스파게티의 세계. 같은 레시피라도 내가 만든 것과 친구가 만든 것이 다르고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듯) 먹어본 스파게티 외에도 퓨전 스파게티가 다양하게 나오고 면 종류 또한 무수히 다르다.


이 책 파스타+ 카페는 잡지 에디터로 10여년을 살아온 저자가 주위 사람들의 파스타 괜찮은 레스토랑이 어디냐는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 귀찮아 내놓게 된 책이자, 그 맛집들의 금쪽같은 레시피 공개까지 이뤄진 맛집과 레시피가 합쳐진 고마운 책이다. 서울에서 맛있는 파스타를 많이 먹어봤다 생각했지만 꽤 많은 세월이 흘렀고, 내가 가본 곳들은 사실 조족지혈이라 할 정도로 극히 일부였나보다. (간데 또 가고 또 가고 했으니 ) 저자가 소개해준 맛집들은 대부분 처음 듣는 곳들이 많았다. 그리고 작고 아담하지만 진정한 맛이 살아있는 파스타 집부터 본토의 맛을 제대로 살린 파스타까지 꽤 다양한 파스타 맛집들이 멋스러운 사진과 맛있어 보이는 음식사진으로 예쁘게 소개되어 있었다. 예전의 열정이 살아있다면 일일이 모두 찾아다니고픈 그런 곳들.



외국인들조차 줄서서 기다린다는 지니에올리. 그 곳은 요리를 전공하지 않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이너로 살았던 저자가 차린 레스토랑이었다. 요리를 전공하지는 않았으나 이탈리아에서 직접 생면 뽑는 기계를 구입하고, 몇백 개의 레시피를 벽에 붙여놓고 숱한 테스팅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맛으로 현재의 위치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한다. 맥쿼리코리아의 존 워커 회장이 작은 곳이지만 맛은 한국에서 최고라고 평했다(회장이 꼽은 최고의 맛은 추파 디 살치차였지만 저자는 다른 요리를 추천했다)는 이 곳의 훈제 연어와 버섯으로 맛을 낸 페투치네, 어떤 맛인지 꼭 먹어보고 싶다. 맛집 소개들로 끝났으면, 아 지방이라 못 가 아쉽다 했겠지만, 저자가 흉내만 내본 레시피가 아닌, 직접 레스토랑에서 시연하고 보여준 금쪽같은 요리과정과 완성작이 담긴 노하우 레시피를 공개함으로써 집에서도 레스토랑의 맛을 살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것이다.



비슷비슷해보이는 해산물 토마토 스파게티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다. 시저, 알로 페이퍼가든, 브리스토 등의 다양한 맛집의 레시피들이 소개되는데 비슷한듯 다른 그 메뉴를 각각 만들어보고 그 차이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그리고 육수도 저자가 앞에 한번에 소개를 해놨는데 아마 그 기본 육수 레시피에서 또다른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방문했던 파스타 맛집들은 트루맛쇼라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광고용 거짓 맛집이 아닌 진솔한 진짜맛집들만 실려있다 했다. 사실 음식 사진만 봐도 그대로 포크로 돌돌 말고픈 스파게티들이 가득했다. 한 눈 가득 스파게티들을 담아내고 보니 진짜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주말.

주말이기에 신랑과 함께 하는 식사에서 스파게티를 먹을 수가 없었다. (신혼 초에는 그래도 스파게티 요리를 종종했는데, 스파게티 사실은 안좋아했노라고 당당히 고백을 해서, 신랑과 같이 하는 식탁이나 외식에는 스파게티를 올리기가 힘들어졌다.) 아쉬운 마음에 짬뽕과 돈까스로 점심을 대신했지만 (두 가지 요리를 같이 파는 식당이 있다.) 여전히 스파게티에 대한 그리움은 남아있다. 남은 그리움은 다음주중 친구와 함께 낮에라도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지난번 친구랑 친구 아이랑 불러서 우리집에서 파스타를 대접했듯이 여기에 나온 맛있어보이는 레시피 하나를 그대로 재현해 아이 둘과 엄마둘이서 맛있는 러너를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라이크잇의 진정한 할머니라구파스타를 해먹고 싶었는데 소스 끓이는데만 거의 10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잠깐 끓이는 것으로는 그 진국을 재현해내기 힘들 것 같아 그 점은 좀 아쉬웠다. 그래도 레스토랑에 가면 늘 맛있게 먹곤 하던 게살 크림 파스타가 르 카페의 레시피로 소개되어 있어서 할머니라구 파스타를 재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국물까지 맛있어 보이는 게살 크림 파스타로 아쉬움을 달래야지.


크림 소스의 진정한 클래식이라고 하는 카르보나라는 또 어떠한가.

"카르보나라는 만들기 쉬우면서 어느 가게에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맛있어야 해요. 자장면 하나 맛있어도 그 중국집 유명해지듯 카르보나라 하나 맛있어도 우리 가게를 찾아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어요. " 196p 홍대의 파스타라는 가게의 오너 셰프의 이야기였다. 바리스타였던 그가 딸이 파스타를 좋아해 아빠가 차려주는 파스타집이라 생각하고 문을 열었다 한다. 클래식한 맛으로 유명하다는 그 집의 파스타 맛도 한번 따라하고 싶었다


한 집 한 집의 맛있는 사연과 맛있는 요리를 집에서 맛 볼 수있는 소중한 레시피까지.. 어느 레스토랑에서는 비법 레시피 공개를 끝내 사양한 경우도 있었고 (대신 다른 레시피는 공개하엿다.) 레시피 공개한 곳들도 하나하나의 사장의 마음을 설득해내기가 몹시 어려웠을 것이다. 그 어려움이 이렇게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한권의 책으로 선물처럼 다가왔다.

다른 이의 노고로 얻어진 고마운 레시피로 이제 내 밥상을 예쁘게 차리면 될 때가 되었다. (사실은 직접 가서 사먹고픈 마음이 더 크다.)

평범한 듯 색다른 나만의 파스타를 만들어주도록, 양념을 치고 색깔을 입힐 고마운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파스타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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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김혜형 글 그림 / 걷는나무 / 2011년 10월
품절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네 살 우리 아기도 참 어른같을 때가 있다. 이미 한 인격체로 자라나고 있는데, 내가 어른이라는, 부모라는 이유로 자꾸 나의 뜻대로 좌우하려 할때가 많다. 내가 부모니까 가르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쉽게 화를 내기도 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을때가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말문이 늦게 터진 편이었다. 엄마라는 말만 일찍 시작하고, 그 이후의 다른 말들을 쉽게 하지 않았다. 밥을 먹일때도 싫다고 안 하고 잘 받아먹다가, 너무 많거나 먹기 싫으면 뱉어내고서야 아기가 먹기 싫었구나를 알 수 있었다. 그 습관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먹기 싫은 음식이 입에 들어오면 자꾸 뱉어낸다. 그러지 말라고, 음식 뱉어내면 못 쓴다고 몇번 이야기를 했는데,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이틀 전쯤 친구네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였는데, 6개월 빠른 친구네 딸은 자리에 앉아서 잘 먹었다. 우리 아이는 자꾸 장난치고 특히 입에 있는 음식을 자꾸만 뱉어내서, 나중에는 정말 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던 것 같다. 그럴때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내곤했는데, 어느 육아서에서 "아이도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혼을 내거나 야단치지 말고 사람들 없는 곳에서 조용히 타일러도 충분히 알아듣는다."라는 말을 읽었던 기억이 나서, 아이를 얼른 안고,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헤메었다. 아이는 "엄마, 왜 안고 가? 어디 가요?" 했는데 너무 화가 나서 "너 혼내러 가." 하고 무섭게 대꾸를 하니 아기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뷔페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적한 곳이 드물었는데 그나마 조용한 곳에 가서, 조용히 타이르질 못하고 단호하고 따끔하게만 지적한다는 것이 좀 화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엄마는 또 금새 후회가 되었다. 아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화를 내었을까. 정작은 내가 부끄러웠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날밤 안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마음이 더욱 시려오고 말았다. 참 맑고 순수한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기에게 내가 너무 못나게 군건 아닌지..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믿는 엄마지만, 훈육 방법이 너무 감정적이었던 것은 아닌지..어린 아이가 얼마나 놀랬을까 하는 마음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자꾸 뒤척이는 아가 옆에 누워 살짝 아기를 안으니 아기가 잠결에도 푹 내게 안겨온다. 아기의 품이 그렇게 따뜻하고 보드라울 수 없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기는 "엄마, 내가 너무너무 예뻐?" 하면서 꿈결에도 그런 말을 했다. 평소에 너무너무너무 예쁘다고 꼭 안아주곤 했더니 엄마가 안아주면 그런 감촉과 느낌이 살아나나보다. "응, 너무너무 예뻐. 그리고 엄마가 낮에 화내서 미안해. 뱉어내면 안되는건데 그래서 엄마가 화가 났네. 그래도 엄마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해." 하니..아이가 더욱 꼭 안으며 괜찮다고 한다. 겨우 세돌을 넘긴 아기가 말이다.

이 책의 아이 이야기를 읽으며 엄마, 아빠가 곁에 안계실 미래를 불안해하는 귀여운 모습에서는 어릴 적 내 기억도 떠올랐고,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부모님이 안계실 상황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 마치 동시처럼 아름다운 말들, 놀라운 말들을 내놓는 아이 앞에서는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사실 아이의 부모 또한 대단하다.

출판사 부장으로 꽤 높은 직급에서 유능하게 일을 해왔음에도 일에 치여 자꾸만 육아에 소홀하게 되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경쟁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갑자기 벽을 느끼게 된 엄마의 소통이 시작되었다. 올라가기 힘든 그 위치를 선뜻 내려놓고 아이의 곁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은 자기 성취면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아이를 일반 학교에 넣어 일반 가정과 똑같이 가르쳐도 아이는 자신처럼 모범생으로 자라날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와 다른 선택을 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밟아온 자신의 생이, 마흔 다 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대 들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사춘기인 아들은 다른 아이와 다르게 지금 언제나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놀랍게도 아이는 미안해, 고마워 라는 말도 순수하게 잘 하는 그런 아이로 자라났다. 아이가 얼마나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춘기 아이들이 얼마나 반항적인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나도 지금은 이렇게 맑고 순수한 우리 아기가 사춘기가 되어 엄마 하는 말과 생각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하면 어떡하나, 우리 사이에 벽이 생기기 시작하면 어떡하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곤 했는데 저자는 적어도 그런 벽을 느낄 새가 없이 아들과 남편과 행복하고도 소박한 일상을 펼쳐나가고 있는 듯 싶다.


사실 그들 가족은 어려운 결정을 했다.

대입과 취직 등을 목표로 끊임없이 몰아세우는 공교육을 떠나 초등학교때에는 대안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했고, 학교가문을 닫고 난 후 시골학교에서의 3년을 보낸후, 중학교 이후는 홈스쿨링으로 마음을 정한 것이었다. 아이는 스스로 홈스쿨링을 선택하였고, 학교는 이를 포기라 불렀다. 아이는 EBS 교육 만으로 무난히 고입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스스로 선택한 일어 공부, 기타, 레고 동영상 제작 등을 재미나게 즐기며 전원 생활의 여유를 만끽하며 보낸다. 사춘기를 이렇게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아이가 우리 나라에 얼마나 될까?


아이는 애어른 같은 말을 특히나 잘 하였다.

선생님을 위로하기도 하고, 그랬다가 네가 선생이냐? 하는 냉소어린 답변을 받기도 한다. 나도 어릴 적에 동생이 뭐라고 하면 언짢아했던 기억이 있다. 하물며 어른이 자존심이 상했을법하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달랐다. 아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잘못은 반성하고 뉘우칠줄 알았다. 엄마라고 해서 아이 앞에서 무조건적인 어른으로 군림하려 들지 않았고 아이가 옳으면 아이 말대로 하려고 노력을 했다.

아이는 치매 외할머니의 짜증이나 똑같은 질문 앞에서도 단 한번도 화를 내지 않은채 받아들였다. 화를 왜 내냐면서 오히려 화를 내는 엄마에게 할머니께 화를 내지 말라고 말을 하였다.



나도 참 화가 많이 늘었다. 자꾸 이렇게 화내는 모습이 익숙지도 않고 무척이나 싫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으면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이는 이런 감정의 불필요한 소모를 없애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명상 수련을 할 줄 알고, 엄마에게 그럴듯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네살 아기, 아직 어리다고 나의 소유물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착각하고 살았던게 아닌가 싶다.

아이는 작은 어른, 하나의 또다른 인격체인데, 아이를 바르게 가르쳐야한다는 착각으로 불완전한 내가 순수한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가 잘못하거나 하면 화를 내기에 앞서 화를 가라앉히고 조곤조곤 타이르며 바른 행동으로 이끌어주는 말로 아이에게 다시 일러주어야겠다.

그리고 저자처럼 아이의 말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더 귀를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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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100배 즐기기 - 쑤쿰윗.카오산 로드.씨암.파타야.후아힌 - City 100 100배 즐기기
성희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구판절판


방콕은 결혼 전 직장 후배와 함께 패키지 여행으로 방콕, 파타야를 다녀온게 전부였다. 짜여진 일정대로 다니는 갑갑한 여행이었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상당히 커서 방콕, 아니 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꼭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들었다. 음식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는데, 맛있는 맛집을 찾아다닐 수 없어서 해산물은 실망스러운 곳에서 맛보았으나 마사지와 해양 스포츠 등은 너무나 즐거운 추억이었다. 발리로 떠난 신혼여행에서는 허니문 패키지라 상대적을 마사지 가격도 무척이나 비쌌을텐데도 마사지 만족도가 태국의 그것에 비해 훨씬 떨어졌기에, 마사지를 위해서라도 태국에 꼭 다시 가고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사실 다음에 태국을 가게 되면 관광지로 유명한 푸켓에 가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행자들을 위한 천국이 방콕이라는 말을 듣고, 또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방콕이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해양스포츠 활동이나 해수욕을 즐길 게 아니라면 굳이 바닷가 관광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가만 비싼 관광지보다 도심에서도 충분히 휴식거리, 놀거리, 볼거리 등을 즐길 수 있을테니 말이다.


눈이 휘둥그레질 경관을 자랑하는 표지 사진서부터 압도가 되어 "아, 동남아에는 왜 이리 멋진 곳들이 많을까?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런걸까?" 했더니 신랑 왈, 지금 방콕에 홍수 피해 난거 몰라? 라고 대답을 한다. 안 그래도 연이어 터지는 뉴스 기사에 놀라고 있었다. 사람들이 무사해야할텐데.. 걱정도 되었고 말이다. 아니, 지금 여행 간다는게 아니라.. 라고 말을 흐리고 나서, 언젠가 가게 될, 자유여행지로 방콕을 꿈꾼다는 거지. 하고 대답을 했다. 휴가를 내기 힘들고 (사실 요즘 직장일이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 여행이야기로 부풀어오를라치면 옆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는 신랑 덕분에 나까지 의기소침해지곤 한다. 아마 방콕 가자고 조를까봐 미리 이야길 한듯 싶었다. 지금 가자는게 아니오. 내년이든 후년이든 기회는 언제든 오지 않을까? 라는것이지.


평소에도 여행 가이드북과 여행에세이 등으로 랜덤의 책을 좋아했는데 특히 100배 즐기기는 수록된 정보고 최신 정보고, 맛집서부터 쇼핑숍, 그리고 관광지와 숙소들까지 빠짐없는 정보 수록에 힘입어 늘 여행을 계획할때마다 가장 먼저 찾아보는 가이드북이었다. 특히나 이번 방콕 편은 더 보기가 수월해졌다. 예전 것과 펼쳐놓고 비교해보지 않아 그 차이를 세세히 지적하기는 힘들지만, 정보를 찾아볼적에 나 같으면 이런 정보가 필요하겠다 싶은 부분들이 정말 잘 나와 있었다.


맨 앞 부분에 맵북으로 지도만 따로 별책부록으로 나와 있어서 떼어 들고다니기 좋게 만들어졌다.

또 방콕에 가고 싶다라고만 생각을 하고, 전체적인 방콕에 대한 정보가 없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방콕 한눈에 보기를 방콕 지도와 함께 표기를 해두었는데 귀에 익은 카오산 로드 외에도 리버사이드, 싸톤&씰롬, 씨암&아눗싸와리, 칫롬&펀칫, 통로&에까마이, 쑤쿰윗 등으로 나뉜다는 것과 각각의 지역적 특성이 잘 요약되어 있어서 숙소와 관광일정들을 짜는데 긴요한 도움을 주었다. 가장 기본부터 충실하게 쓰여진 독자의 눈에서 보는 그런 여행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쑤쿰윗은 태국마사지 여행을 꿈꾸며 웹서핑을 하다가 여행 블로거가 쑤쿰윗의 추천 맛사지샵등을 포스팅한 글을 보고 기억하게 된 지명이었는데 방콕에서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 스파 밀집지역으로 방콕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더없이 적합한 곳이라 했다. 나같은 경우에는 쑤쿰윗이 좋겠구나 생각이 바로 들었다.


미혼일 적에는 좀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둘러보는데 초점을 맞추었지만 아기가 있는 가족이다보니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숙소에서의 편안한 휴식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깨끗하고 위생적인 식사를 할 수 있고, 아기가 먹을 만한 먹거리도 파는 곳을 찾아야한다. 등등. 내가 요즘 보는 여행의 기준이 잡히기 시작했다. 여행자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결혼 전, 혹은 결혼 후라도 아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무척이나 크다. 또 아이가 좀 더 큰 경우에는 또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부분을 여행서에서 찾다보니 배낭여행자들만, 혹은 호텔 트렁크 족들에게만 인기있는 스폿 보다는 두루두루 참고할 다양한 정보가 실린 가이드북이 실용성이 높았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선택의 폭이 무척 넓을 정도로 참고할 스팟들이 잘 나온 책이었다.


숙소의 정보도 인터넷만 광활하게 서핑할 필요없이 책에서 원하는 지역과 조건 등을 찾아보고, 숙소 정보를 찾기 시작하면 내가 원하는 숙소로 좁혀나가기가 훨씬 수월한 듯 싶었다. 게스트하우스,비즈니스 호텔, 휴양을 겸비할 수 있는 리조트형 호텔 외에도 장기 체류자를 위한 서비스아파트먼트까지 다양하게 구비된 곳이 방콕이라 하니 과연 여행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데 빠질데가 없어보였다. 2010년에 개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숙소등 중에 라마다 호텔 & 스위트(중급 호텔) , 힐튼 파타야(고급호텔) ,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쑤쿰윗 쏘이 24 (서비스 아파트먼트)이 있었는데 다양한 숙소등의 장점과 특징들이 잘 소개되어 있어서 숙소 선택에 도움을 얻기에 유용한 책이었다.



세계 4대 진미에 속하는 태국 요리의 제대로 된 맛을 보지 못하고 온 것도 다시 방콕에 가야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예전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는 수끼 정도가 있었다. 미식가들의 메카로 불리는 방콕에서 최고의 분위기에서 최고의 음식을 맛보는 정찬을 즐겨봄도 좋을 성 싶었다. 길거리 음식도 그 맛의 빼어남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했지만 세계 최고급 리조트, 호텔등의 다양한 레스토랑이 한국의 비슷한 수준의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좋은 음식을 제공한다고 하니 정말 다양한 음식을 두루 맛 볼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었다.


마사지 또한 그 진정한 매력에 빠지게 되면 매일같이 달력을 펼쳐놓고 저렴한 항공권을 조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정도라니.. 특히나 발리에서 나보다도 더 실망스러운 (어시스트의 마사지를 받았던) 신랑이 제대로 된 마사지를 받으면 정말 방콕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되지 않을까 한다.

맨 처음의 방콕 베스트 등에서도 꼭 경험해봐야하는 먹거리, 관광지, 쇼핑, 즐길 거리등이 보기좋게 설명되어 있었지만, 지역별 상세설명을 한 후에 다시 이어지는 파트 5의 방콕 테마별 가이드는 숙소, 음식, 마사지, 쇼핑 등은 물론이고 태국 골프투어와 마지막으로 태국에서살기까지 (태국 관광을 많이 하다보면 정말 살고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한다.) 소개되어 있어서 테마별 가이드에서 다시한번 베스트를 선정해주어 여행계획에 더욱 요긴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책 한권을 즐거이 읽으며 방콕을 다녀온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특히 방콕을 다녀오면 다녀올수록 사랑하게 된 매니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국 태국 요리 레스토랑을 계획하게 되었다는 예비 사업가의 이야기와 두 딸을 둔 딸바보 아저씨의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재치있는 사진까지 사람들의 방콕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하게 해주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다.



예전 여행은 패키지였으나, 이번에는 이 책을 들고 우리 가족만의 자유여행으로 떠나보고 싶다.

해외 자유여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책이 잘 나와있으면 책만 참고해도 정말 여행 다니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음을 지난 코타키나발루를 다녀오면서 (그때도 트렁크족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방콕은 이 책으로 , 또다시 여행을 계획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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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키즈 스타일 손뜨개 - 우리 아이 패셔니 키즈 만들기
최현정 지음 / 미호 / 2011년 9월
품절


"엄마, 난 이 옷이 제일 좋아요."
아이가 며칠전부터 소방차 옷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감색 바탕에 팔만 빨간색으로 된 스웨터구요. 가운데 그려진 소방차가 제법 실감나서, 목까지 올라오는 짚업이 아이에게 불편했을텐데도 소방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 옷을 좋아하더라구요. 얼마전부터 부쩍 찾는다 싶더니 오늘은 그 옷을 들고 부비대면서 가장 좋다고 선언까지 했습니다. 아이가 옷에 대해 강한 호감을 보인 것이 처음이네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작년에 코스트코에서 샀던 옷인데 지금 너무 딱 맞거든요. 입고 벗을때 머리를 빼기 불편할 정도로 (목 부분이 작게 나온 옷임) 너무 딱 맞아, 이번 한철 딱 입힐 것 같아요. 좀더 큰 치수 살것을.. 하고 후회를 했다가..
이 책을 보고 나니, 내가 뜰수만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답니다.

제가 뱃속에 있을때 엄마께서 굳이 태교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참 손뜨개에 빠져있었다 하셨어요. 어릴 적에 우리 삼남매 옷도 많이 손수 떠주시고, 초등학교때는 반코트, 원피스도 떠주셔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옷으로 잘 입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자라면 엄마처럼 저렇게 손재주 많은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손뜨개만은 영 자신이 없네요. (그렇다고 다른 것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중학교 가사시간에 목도리 뜨기를 하는데, 너무 못해서 엄마가 남은 부분 마저 떠주시기도 하였지요.

이 책의 저자 분은 손뜨개로 두 딸 아이 옷도 예쁘게 만들어 입히고, 손뜨개 강의를 하고, 공방까지 차린 대한민국 핸드 니트 디자이너 최현정님이랍니다. 언젠가 인터넷 카페에서 톰 크루즈의 딸, 수리 크루즈 (참 예쁜 아이더라구요.)가입은 빨간 사과 빛깔 손뜨개 카디건을 보고 이 예쁜 가디건을 내 손으로 만들어 우리 딸에게 입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게 이 책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네요. 그래서 수리 크루즈, 에바 잭맨, 로미오 베컴 등 헐리우느 패셔니스타 키즈들이 입은 옷, 모자 등을 보고 영감을 받은 작품들과 만드는 법들이 수록된 책으로 만들어졌지요.

책을 처음 펼쳐보고 너무 예쁜 옷과 소품이 많아 놀랐답니다. 특히 알록달록한 색깔 옷들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유아들을 위해 무지개색 가디건은 무척이나 욕심나는 옷이었어요. 언젠가 모 브랜드의 무지개색 망또가 선풍적 인기를 끌어 거의 품절에 임박했던 기억까지 나더라구요. 그런 인기 아이템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입힐 수 있다면, 실도 좀더 부드럽고 좋은 것으로 따뜻한 내 아이 옷을 손수 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뜨개를 못한다며 이 참에 배워볼까 한숨을 쉬는 제게 신랑이 안된다고 못을 박네요. "지금도 밤에 책 본다고 늦게 자는 사람이 손뜨개까지 배우면, 아주 날밤을 새울 것 같네."라면서요. 음, 그래도 언젠가는 제 바램 중 하나인 손뜨개를 꼭 익히게 될 거라 믿어요. 우선은 예쁜 소품을 보면서 엄마께 부탁을... 이라고 생각하는 아직도 철없는 엄마랍니다.

넥워머라는 것은 여동생에게 아기 워머를 선물받으면서 처음 알았어요. 동생이 인터넷의 바다를 여행하다 너무 귀여운 아이템을 발견했다면서 넥 워머를 사주었는데 모자와 목도리의 중간쯤 되는 참 신기한 것이더군요. 아이에게 하니 정말 귀여웠어요. 동생이 사준 것은 심플한 짙은 회색이었는데, 이 책에는 너무 예쁜 넥워머들이 많이 나온답니다.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나는 넥워머는 너무 귀여워서 마구 뽀뽀해주고 싶은 그런 워머였구요.겨울이 거뜬 넥워머는 더플코트와 같은 도글 단추가 달려서 아우터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그런 아이템이었어요. 넥워머의 다양한 세계를 알고 나니 이런 제품 우리 아이에게 해주고 싶다는 욕망이 마구 샘솟더라구요.

앙증맞은 공주 수리 크루즈의 그 빨간 사과 카디건도 나왔어요. 우와, 정말 수리크루즈 못지 않게 귀여운 여아 모델이 착용하고 있어 그런지 옷이 더 귀여워보이더라구요. 아새단에 프릴 장식과 주머니에 달린 레이스, 그리고 단추까지도 너무 귀여운 가디건이어서, 아마 판매가 된다면 엄마들에게 인기 최고일 그런 아이템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밖에도 우리 아이를 헐리웃 패셔니스타처럼 만들어줄 너무나 멋진 니트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했답니다.

한 켠의 작은 사진에 저자가 참고한 헐리웃 키즈들의 착용샷도 나오구요. 그것을 참고해 만든 작품 사진이 크게 실려있지요.
어떤 작품은 정말 그대로 비슷하게 만들었고, 또 어떤 작품은 응용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했어요.
폼폼레이스 모자같은 경우에는 참고 작품은 귀여운 곰돌이 귀달이 모자였는데, 여아들을 공주로 만들어주는 우아한 모자로 재탄생했지요.
헐리웃 키즈 스타일의 곰돌이 귀달이 모자는 작년에 제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이를 위해 구입한 그 디자인이더라구요. 귀달이 모자가 너무 귀여워서 좀더 어릴적에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작년과 지금 다소 딱 맞는 느낌이긴 해도 무리해서 씌우곤 있습니다만.. 디자인 원조가 헐리웃 스타일인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어요.

엄마와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많이 등장한답니다.
자매를 키우고 있지만 남아 아이템도 섭섭지 않게 등장하구요. 물론 여아들의 레이스가 너무 멋진 베스트나 니트로 뜬 고급스러운 원피스 등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요. (남아들은 옷이 아무리 해도 화려해질 수 없으니 말입니다.)

학창시절에 손뜨개를 배울 적에는 바늘의 종류 정도만 나왔던 것 같은데 손뜨개 기본 도구가 참으로 다양하더라구요. 여러 바늘 뿐 아니라 시침핀, 돗바늘, 방울메이커, 어깨핀, 단코 표시핀, 그리고 게이지 자까지두요. 저같은 초보자를 위한 도안 읽기 법도 설명이 되어 있고, 대바늘과 코바늘뜨기를 꼼꼼히 그림으로 설명해준 후에 비로소 작품 만들기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이들 모자세트등은 주로 4~7세 용으로 잡혀있었구요. 옷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4~5세,6~7세용으로 두가지로 완성치수가 소개된 디자인들이 있어 아이옷 만들때 참고하기 좋겠더라구요. 아, 우리 아이가 딱 네살이니 지금 만들어주면 좋을 옷들이란 거였죠.
찬 바람 부는 추운 겨울이 오니, 따뜻한 스웨터를 더욱 챙겨입히게 되는 때가 된 것 같아요. 니트 모자도 빠짐없이 씌우구요.
여태 목도리는 안해줘봤는데 넥 워머라도 꼼꼼히 챙겨입혀야겠어요. 알록달록 색감도 예쁘고 디자인도 예쁜, 그런 니트 작품들을 보고 나니 우리 아이 옷도 .. 라는 욕심이 마구 샘솟습니다. 손뜨개 잘하시는 분들이 정말 부러워지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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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폼 팩토리 - 애플샌드의 내추럴&빈티지 공간 만들기
오진영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9월
품절


화가를 꿈꾸던 소녀가 세월이 흘러 손재주가 조금 남다른 평범한 주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애플샌드, 오진영님이다.

결혼 후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거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을, 거의 20~30년된 아파트에 입주하려니 도배 정도가 아닌 새로이 리모델링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처지였다. 친정에서도 가깝고, 학군이나 여러모로 살기 편한 동네라 아파트가 좀 오래 되었어도 (이 근처는 신축 아파트가 없었다.) 이 쪽을 고집했던 것은 나였는데, 보수 전 아파트에 와보지 않아서 어느 정돈지는 보지 못했다. 신랑 말로는 들어 올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던 터라 주말에 내려와 예비 신랑과 함께 벽지서부터 장판, 화장실 타일 등 다양한 것들을 보러 다니는데 내가 살 집을 고르고 꾸미는 것인데도 (게다가 전문가의 손길에 맡기는 거라 고르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도)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여러 인테리어 카페에도 참고차 가입하고 찾아보고 했는데, 간단한 리폼은 직접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 무척 놀라웠다.


해놓으면 예쁜 격자무늬 창이라던지, 프로방스 풍 느낌의 부엌, 게다가 밋밋하기 이를데 없는 현관문을 제법 카페의 그것처럼 그럴싸하게 변신해놓는 것은 몇년전 거의 유행처럼 번지는 일이어서 "우리 집 이렇게 바뀌었어요."하는 게시글들을 보면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들이 초보자의 솜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여쁘게 변신되어 있었다.

숨쉴틈 없이 바빴던 직장일을 핑계로 벽지 등 기본적인 것들을 고르는 것만도 무척이나 버거웠었지만, 다양한 열정을 보이는 다른 예비 신혼부부들을 보자 상대적으로 내가 참 게으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결혼 후 시간이 좀 남으면 인테리어에 관심을 쏟겠지..싶었으나, 결혼 전에는 오히려 관심이 높았던 인테리어가 막상 결혼하고 나니 관심이 시들해졌다.


이 책을 보니 오래 전 그 인테리어에 대한 욕심뿐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도 어여쁜 내추럴 빈티지 공간으로 꾸며진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면 사진 한장이라도 더 찍고 싶고,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보게 되곤 한다. 그런 소품들을 직접 구입하려면 생각 외로 무척 비싼 가격에 놀라게도 되고 (인터넷에 보면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곳을 많이 보게되는데 가격은 절대 착하지 않다. 게으른 자 직접 사서 꾸미려면 그만한 응당의 댓가를 치뤄야한다는 것일까? ) 만들고자 마음 먹기가 어려워 그렇지 낡은 물건이 보물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니 거의 마법처럼 느껴졌다.

초보자, 센스쟁이, 재주꾼, 베테랑 등 리폼 입문단계서부터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순차적, 단계별로 작품 만들기 설명이 되어 있어서 초보자가 난이도 높은 것에 도전해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주었다.

준비물부터 꼼꼼히 찾게 해주고, 용어도 낯선 각종 물품들을 소개해주어 이런걸 활용하면 좀더 수월하게 만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그 중 칠판 페인트는 칠판을 좋아하는 내 눈에 확 들어오는제품이었다. 바르는 것만으로도 칠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니 아기를 위한 미니 칠판이나, 인테리어용 미니 칠판 등을 만들어 이젤 등에 받쳐주면 장식효과가 무척 뛰어날 것 같았다. 예쁜 카페 등 앞에 세워져있는 오늘의 메뉴를 소개하는 그 미니 칠판을 만드는 재료가 아니었을까?



재료 설명보다 리폼 작품을 먼저 보다 놀랐던 것이 인스턴트 커피로 색을 입히는 것이었다. 다시 앞부터 살펴보니, 부족한 리폼 재료 대처법으로 나온 방법 중의 하나였다. 브라운 컬러의 자연스러운 나무 색깔과 나뭇결을 살리길 원한다면 우드스테인 대신 인스턴트 커피를 물에 타 칠해도 좋다는 것.


스텐실 글씨가 너무나 예쁜 그런 소품들, 음료수 병으로 리폼한 투명한 꽃병은 사실 어디에 놓아도 예쁜 그런 소품이었다.

모양도 다양하고 색깔도 예쁜 병으로 레터링지를 활용해 심플하게 문구만 새겨넣어도 참으로 멋졌다. 가끔 블로그 등에서 보던 그 예쁜 소품들이 이렇게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작품이었구나. 레터링지란 숫자나 알파벳이 새겨진 판박이 정도로 알면 좋다고 한다.



스텐실하는 법만 알아도 집안 인테리어가 예뻐진다더니 패브릭 가렌드를 잘 만들어 집을 카페처럼 변신시키기도 하고, 병뚜껑에 영자신문과 자석을 붙여 너무 예쁜 메모홀더로 완성을 시키기도 한다. 어지간한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 쓰는 재미에 푹 빠져들다보니 이제는 톱, 망치, 드릴과 같은 연장을 남편보다도 더 잘 다루게 되었다는 저자.



사실 대단한 리폼이 아니더라도 낡은 것, 못 쓰는 것을 버리길 싫어하는 남편과 살다보니 둘다 뭔가 한참 끌어안고 사느라 집안 곳곳 물건은 넘쳐나는데 활용은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지금 컴퓨터 책상 앞에만도 멈춰버린 두개의 작은 시계가 있는데 하나는 빨갛고 투명한 보석이 빼곡히 박혀 너무 예쁜 디자인이라 못 버리고 또 하나는 운치있게 녹이 슨 낡은 느낌의 지구본 스타일 작은 시계인데 둘 다 디자인이 예뻐 버리기에 망설여지는 제품들이었다. 저자라면 이 제품들을 보고서 금방 아이디어를 얻고 뚝딱 멋진 소품으로 재탄생해내겠지. 특히나 안방에서 잠자고 있는 앤틱 탁상 시계 하나는 앤틱 가구와 맞춰 선물받은 시계였는데, 시계는 죽어버렸지만 디자인이 예뻐서 신랑이 못 버리게 하는 천덕꾸러기였다. 자꾸 멈춘 시계를 들여다보게 되어 뒤돌아 세워놨더니, 뒷모양이 마치 디즈니 만화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말하는 시계처럼 생겨서 신랑에 그런 모습으로 눈 코입이라도 그려넣으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 제법 잘 만들어놓으면 소품으로 참 귀엽고 예쁘겠구나. 역시 실천을 못하고 늘 머릿속으로만 생각 중이었다. 하나하나 뚝딱, 집안을 나만의 카페로 변신시키는 그녀의 재주를 들여다보면서 생명력을 잃은 먼지쌓인 물품들에게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어주고픈 작은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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