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1학년 - 왕초보를 위한 요리 교과서
한복선 지음 / 리스컴 / 2012년 3월
품절


그동안 내가 주로 본 요리책들은 요리전문가보다는 파워블로거 등의 솜씨있는 주부들, 즉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가 만든 요리책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요리 연구가이신 분들의 책도 있긴 했으나 대부분은 파워블로거로 정평이 난 일반인들의 책을 많이 읽었다. 이번에 만난 요리책은 요리연구가 한복선님의 책이라 더욱 뜻깊었다. 방송에서도 많이 만나뵈었고, 이름만 들어도 널리 알려지신 분이라 요리책의 내용이 어떨지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몇년을 주부로 살아도 여전히 초보 티를 면치 못하는지라, 왕초보를 위한 요리 교과서라는 부제가 더욱 와닿은 책이었다.

살림을 신랑이 많이 도와주는 집이라고 해도 요리 등의 주방에서의 일은 대부분 아내의 몫으로 남아있는 곳이 아직은 많다. 나 또한 결혼 전에는 거의 요리를 할 줄 몰랐다가, 요리학원 한군데도 다녀볼 생각않고 그저 요리책 한두권만 믿고 결혼을 했다. 다행히 기초는 아니더라도, 요리책을 따라 흉내를 내면서 맛을 내보았는데, 그래서인지 따라해서 맛이 나는 그런 요리책들은 마르고 닳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 책은 188가지의 레시피라는 점도 마음에 들지만, 기초를 간과하기 쉬운 왕초보 주부들을 위해 꼼꼼히 기초부터 짚어주는 점이 돋보인다. 우리집 냉장고 중 특히 냉동칸에서 육류 등이 너무 오래 잊혀진채 보관되기도 하고 그랬는데, 책을 보니 "생선이나 고기를 오랫동안 냉동해 두고 먹는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과산화지질이 생긴다. 세균은 냉장실에서도 증식하며, 냉동실에서도 죽지 않는다."라는 대목이 있어서 뜨끔하였다. 냉장실에서는 실온보다 약간 더딜뿐, 충분히 상할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나 냉동실에만 넣어두면 몇달, 심지어 일년이 넘게 방치한 식재료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양념 넣는 순서도 있다는 것을 귀동냥으로는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귀찮아서 그냥 한번에 넣을때가 많았다.

설탕은 재료를 부드럽게 만들고 다른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하므로 제일 먼저 넣고 소금은 단백질을 응고시켜 맛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므로 설탕 다음이다. 식초는 소금 맛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가열하면 날아가므로 끓이는 음식에는 일찍 넣지 않는다. 간장은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는게 중요하므로 나중에 넣는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고소함을 살린다. 21p 귀찮아도 양념 넣는 공식에는 다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소한 차이가 명품을 만들듯이 사소한 차이로도 맛의 차이가 확 달라질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각종 채소와 해물, 고기 등의 다양한 식재료를 손질하는 방법도 한 두 페이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교과서라는 표현이 딱 맞다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부추는 살살 씻어야 풋내가 나지 않고, 아욱은 반대로 바락바락 씻어 주물러야 풋내를 없앨 수 있다는 차이도 처음으로 배웠다.

요리가 척척 되는 7가지 습관을 보니, 내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특히 바로바로 정리하고, 밥상을 미리 차리는 등을 실행하지 못해서 늘 분주하고 손만 많이 간다 생각했었는데,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면 요리와 상차림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해물파전

비가 내리던 며칠전 갑자기 해물파전이 먹고 싶었다. 요리책마다 해물파전에 대한 정보가 잘 나오지만, 그래도 새로운 요리책을 읽었으니 이대로 따라 만들고 싶었다. 집에 모든 재료가 다 있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참고해서 만드니 제법 먹을만한 파전이 완성되었다.

또 아이를 위한 파인애플과 새우를 넣은 볶음밥을 따로 차려주고, 정작 나는 볶음우동이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신랑도 없는 점심 상인지라, 나 하나를 위해 차린다는게 상당히 귀찮았음에도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보고 싶었다. 숙주 대신 콩나물을 넣고, 양배추와 버섯 등 야채는 생략했지만 소스로 야키우동 소스와 돈가스 소스, 굴소스가 모두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매번 볶음우동 레시피들을 보면 양념의 공식이 다 차이가 있다. 워낙 볶음우동을 좋아하다보니 그 차이가 있는 맛들이 모두 다 맛이 있었다.)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한복선님식 볶음우동 맛이 너무나 궁금하였다. 그렇게 여러 소스를 합해 만든 우동은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아이도 몇 입 엄마의 우동을 먹고 갈 정도로 말이다.

그동안 몇번의 요리를 해먹었는데 다 입맛에 잘 맞아, 남은 요리들도 모두 기대가 되는 그런 요리책이 되었다.

오늘 저녁엔 또 무엇을 해먹을까?

어제 사온 한우 안심으로 스테이크를 해먹으려 했는데 야채 샐러드 드레싱을 생각못해서 사와야하나 했었다.

마요네즈, 요플레 등이 들어간 약간 기름진 소스를 신랑이 싫어해서 도전하기 힘들었는데 간장과 식초, 청주 등으로 개운하게 만드는 한복선님식 채소 샐러드 레시피로 도전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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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속독법 (CD (Reading Plus 2) 1장 포함) - 합격과 성공의 기본
박인수 지음 / 성안당 / 2012년 2월
구판절판


책을 빠르게 읽고자 하는 욕구는 제한된 시간 동안 많은 책을 읽어야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것이다. 속독을 한다고 해서, 그냥 책장만 넘기고 머릿속에 내용이 남아있지 않으면 속독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빨리는 읽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면, 마치 속기를 배우듯 속독법을 배우라?

10분에 책 한권 읽는 전략 가이드라..

정말 그럴 수있을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이 책을 읽는데 끝나지 않고, 책에 나온 방법대로 또 cd를 통해 컴퓨터를 활용해, 교재와 컴퓨터를 병행하면서 훈련을 쌓아서 나의 독서 시간을 줄여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은 속독의 필요성과 중요성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속독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실전서이다.

게다가 소설 등의 일반 책 뿐 아니라 학생, 수험생,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공부 속독법에 대한 강연책이기에 더욱 실용적인 책이 될 듯 하였다.



시험 보기전에 책을 몇번 보았는가가 사실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지 모른다. 만약 여러분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와 기본서를 반드시 5번이상 읽은 후에 시험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190p 사실 학창시절에는 과목도 워낙 많고, 학교 내신 외에도 크게 입시에 대비해야하는 수능, 본고사 등의 다양한 시험을 대비해야했다. 그런 중고등학생 시절보다 더욱 부담이 되었던 것은 대학 공부였다. 우리말로 씌여진 책을 보는 것과 벽돌인지 책인지 구분되지 않을 무게와 두께의 원서를 공부하고 시험봐야했던 대학 때와의 차이는 현격히 달랐다. 물론 그때라도 집중 또 집중했으면 좀더 나았겠지만.. 이 책에서 말했듯이 속독법을 알았더라면, 훈련이 되었더라면 다섯번까지는 힘들더라도 좀더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이런 책이 있구나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속독을 훈련해서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남과 다른 읽는 법, 속도, 나만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으면 충분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 여러번 책을 읽은 노력파가 훨씬 나은 결과를 얻는 다는 것은 짧지 않은 생을 살아보고 나 또한 체득하였다. 머리로만 승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고승덕 변호사는 책을 3번 정도 읽고 치른 시험에서 번번히 낙방하자 그 이후에는 '럭키세븐' , 즉 책을 최소한 7번 정도 읽고 시험을 보았다고 합니다. 행정고시를 볼 때는 책을 15번 정도 읽었으며, 펀드 매니저 시험을 볼 때는 20번 정도를 읽었다고 합니다. 30p 고시에 필요한 책의 분량과 두께는 또 얼마나 두껍고 많을 것인가. 그런 책을 그렇게 반복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얻은 결과의산물로 그는 합격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따라야할 것이다.

교재에 나온 방법들을 따라하다가 잠깐 눈이 빠지는 듯 아프기도 했지만, 습관이 되면 나아지려니 싶었다.

지금 내가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좀 남보다 많이 보고 있기에 빨리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또한 쑥쑥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들이 나중에 공부가 힘들다고 할때 좀더 보탬이 될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었으면, 혹은 조언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했다.

공부 속독법은 내가 최근에 읽은 공부법 중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그런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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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치아교정 - 예쁜 얼굴 만드는
스즈키 준지 지음, 박재현 옮김, 류성용 감수 / 보누스 / 2012년 3월
절판


대학 동창 중에 원래도 예뻤지만, 교정 후에 정말 눈부시게 예뻐진 친구가 있었다. 친구 말로는 교정하면서 밥을 잘 못 먹으면서 살이 쪽 빠져서 얼굴이 갸름해졌다는데, 그게 중요 원인인지는 몰라도 얼굴도 거의 cd만하고 무엇보다도 정말 눈부시게 예쁘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었다. 고등학교때부터도 그랬고, 친구들 중에 교정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치아 교정을 하면 무엇보다 웃는 얼굴도 참 예뻐지고 턱선도 더 예뻐지는 것 같아서 여학생들이라면 약간 겁이 나더라도 교정 후의 모습을 그리며 큰 거부감을 갖지 않을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아랫니가 윗니보다 살짝 더 나온 약간 주걱턱처럼 보일 치아 구조를 갖고 있어서 교정을 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는데, 겁도 많고 미에도 큰 관심이 없다보니 교정할 엄두를 못내었는데, 만약 그 정도가 심했다면 나 또한 힘들어도 꾹 참고 교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대로 알아보지는 않았던 교정의 세계.

교정이라는 것이 과연 예쁜 얼굴만 갖게 되는 것인지 그 효과는 무엇이 있는지 언제부터 하면 좋을지 엄마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우리 아이 치아 교정이라는 책을 읽었다.

지금 41개월난 다섯살바기 아들을 하나 두고 있어서 아이들의 키, 식습관 등 다양한 건강에 대한 책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치아의 다른 것도 아닌 교정에 관한 책까지 나온 것은 처음 알았다.



치아 교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고 저작 기능 개선에 있다고 한다. 치열이 바르게 되면 치아의 수명도 길게 유지가 가능하고, 올바르게 씹어 두뇌 활동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심미적 개선은 고작 세번째에 들어가는 이유였다.



치아에 약한 힘을 가하면 치아의 윗부분뿐 아니라 뿌리도 같이 움직인다. 즉 치아 교정장치를 사용하여 움직이고 싶은 치아를 조금씩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켜 좋은 교합과 아름다운 치열을 만드는 기술이 치아 교정 치료인 것이다. 치아는 보통 1개월에 약 1밀리미터의 속도로 이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치아 교정치료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22p

치아 교정에 대한 비용과 중요성 등에 대한 언급 외에도 치아 부정교합의 원인이 유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습관에 의해서도 이뤄질 수 있음을 배운 것이 중요한 소득이었다.

입으로 호흡하고, 손가락을 빨거나 아랫입술을 깨물면 뻐드렁니(상악전돌)가 될 수 있고, 윗입술을 깨물거나 혀를 내미는 버릇이 있으면 주걱턱(앞니 반대교합)이 될 수 있다. 유아기에 심하게 손가락을 빨거나 앞니로 아랫입술이나 혀를 깨무는 버릇, 구호흡 등을 하면 개방교합을 갖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손가락을 빠는버릇이 많은 유아들에게 일시적으로나 간혹 아이에 따라 좀 길게 나타나기도 하는 습관인데 이로 인해 치아의 부정교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지나치게 오래가는 습관은 바로잡아줄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교정치료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중고등학생때 혹은 직장인이 되어서 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인지 어린 유아기서부터 치아교정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였다.

주걱턱이나 개방교합, 어금니 반대교합은 4~5세인 유치열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뻐드렁니도 본격 치료로 턱의 성장을 이용하여 바로잡기 때문에 조금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43p



또 아직 영구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유치때 관리를 잘해주지 않아 충치가 생기게 되면 영구치가 바른 위치에 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치열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끗이 양치질 하는 습관을 유아기때부터 들여서 충치를 발견하면 또 서둘러 치료하도록 해야한다고 한다. 아직 유치 단계인 다섯살이라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나 또한 이는 많이 약한 편이어서 충치로 고생을 했던 지라 영구치부터 철저히 관심을 기울여야하겠다 싶었는데, 시작은 유치부터 차근차근 해야하는 것이었다.

치아교정의 방법과 과정, 장치, 치료 중 지켜야할 생활 규칙 등까지도 치과에서 상담하기 전에 얼마든지 책을 통해서 만나 볼수있다. 궁금한 치아 교정에 관한 Q&A들도 따로 실려있었다. 저자는 일본에서 치과대학을 나오고, 뉴욕 대학 치주과 심미치과를 수료후 UCLA 치학부에서 임플란트 프리셉터 과정을 수료한 스즈키 준치였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감수한 이는 연세대 치과를 나온 치의학 박사 류성용님이었다. 치아 교정에 대한 전문가가 쓰고 감수한 책이어서 어렵게만 느껴진 치과의 벽, 치아 교정의 벽과 호기심을 조금은 허물어줄 수 있는 그런 도움이 될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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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제철밥상
이영미 지음, 김권진 사진 / 판미동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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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정 어머니께서 간장 담고 건져 낸 메주만으로는 부족하시다며, 콩을 사다가 삶아서 메주를 만드시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실 넘 어려운 일 같아서 설명을 해주시고 직접 봐도 잘 모르겠다고 내 머리가 거부하고 있었다. 김치도 그렇듯이 알아도 따라하기 힘든, 그런 과정이 아닌가 해서였다. 이 책의 저자분의 생각은 나와 달랐다. 된장도 간장도 너무 쉽다고. 직접 담가먹기 시작한지 10년쯤 되었는데, 이 편한 것을 왜 그리 겁을 냈을까 싶었다고 한다. 아, 그러고보니 처음에는 나와 같으셨나보다.

지금은 양가에서 간장, 된장, 김치까지 갖다 먹지만, 언제까지고 우리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이렇게 신세지고 지낼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다먹는 간장, 된장은 집된장만큼 건강한 맛도 아니고 뭔가 이상한 맛이 나는 것만 같다. 입맛은 이렇게 적응되어 있는데 만드는 솜씨가 없다면 그보다 괴로운 일은 없을터. 나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간장, 된장 등의 장담그기에 도전해봐야할것같다.

이 책의 저자분은 요리를 전공하신 분이 아니라 국문과를 나와서 연극 평론가, 대중 예술 평론가로 활동중이신 분이시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생활한 분이 부부가 뜻을 모아, 이천에 내려가 20여년을 텃밭을 가꾸며 제철 식재료의 맛과 건강에 취해 살다보니 다시 돌아온 서울에서도 그때 즐긴 제철 음식들의 맛과 향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요리라기보다는 제철 식재료에 대한 찬사와 정보를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는 에세이, 이 책의 취지가 그러한 듯 하였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과정 등을 지켜보지 못하고 마트의 하우스 채소와 과일에 익숙해서, 사시사철 쏟아져나오는 채소 덕에 제철이 언제인지를 모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어떻든지간에 인위적이지 않고 가장 자연적인 것, 자연이 제대로 베풀어준 것을 온전하게 품고 나고 자란 것들을 먹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삶을 아주 사랑하였다.

간혹 제철 재료로 요리해먹는 방법도 나온다. 허나 그 방법이 양념 몇 스푼 식으로 정확한 계량이라기 보다 한국식 돌나물로 샐러드를 만들땐 액젓과 무엇무엇을 넣으면 좋다, 이런 식으로 친정엄마가 두루뭉술 설명하듯 설명을 해주다보니 베테랑 주부가 아닌 내가 맛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같다. 다만, 어느 재료에는 어떤 양념이 어울릴 수 있다 정도를 배울 수 있을 뿐. 수십년의 노하우를 자랑하는 베테랑 주부들이라면 얻어갈 것이 나보다 훨씬 더 많을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철 식재료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는 나 또한 깊이 배워갈 수 있는 책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마트에서 구입하던 채소와 해산물 등을 장보던 내가, 이제는 몇월에는 뭘 사다먹으면 좋을지 이 책을 보고 장보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우리 가족만 먹기에도 부족하다는 영양 가득한 첫부추는 그러고보니 맛도 못 봤던 것 같다. 언제나 몇 십센티씩 쑥쑥 자라 끝이 잘린 그런 부추만 먹어봤다. 야채보다는 고기를 좋아하고, 싱싱한 채소를 고를 줄 몰라 진열된 팩 상품을 그냥 사오곤 했던 나였는데 책을 읽고 나니 신선한 생채소로 버무린 샐러드가 먹고 싶어졌고 연할때 따 먹으면 새로운 별미라는 풋고추도 심어보고 싶어졌다

바싹 말린 멸치가 쪄서 말린 건지 몰랐던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저자가 보여준 생멸치의 모습은 이것이 꽁치인가 싶을 정도로 싱싱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저자는 그런 생멸치를 박스째 사서, 바로 뼈째 회로 비벼먹고 나머지는 멸치젓을 담근다 하였다. 멸치젓까지는 못담그더라도 생멸치로 맛 볼수있는 국 등은 새로운 맛이 될 것 같았다.

제철 음식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로만 채워지지 않고, 본인이 20년을 살고 지낸 시골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라 그런지 참 맛깔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보고 싶구나, 다는 힘들더라도 씨가 금색이 된다는 금적색 노지 딸기도 기다려 보고 싶고, 몸에 안 좋은 합성 화합물들의 복합물인 탄산음료를 자제하고 몸에 좋은 차와 음료로 대신하는 식습관을 들여보고 싶었다.

뭐든 용기있게 자신있게 차리고 도전하는 저자분의 요리 정신이 부러워졌다. 아직은 레시피북에 많이 의존하고 계량에 의존해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렇더라도 재료부터라도 조금씩 바꿔봐야겠다. 이번 달 제철 식재료는 무엇이지? 하고 메모해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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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식당 - 먹고 마시고 여행할 너를 위해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2년 2월
품절


나는 먹는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언제부터였을까? 뺑뻉이로 가게 된 고등학교가 너무 먼 곳에 있어서 주위에 그 흔한 분식점 하나 찾을 수 없는 고립된 곳이어서, 더욱 그랬을까? 뭔가 풍족한 곳에 있으면 되려 집착하지 않게 되는데, 마치 기숙사처럼 고립된 그런 곳에 있다보니 먹을 것에 대한 환상과 집착이 더욱 강해진 그런 느낌이었다. 그때부터였나보다. 먹지 않아도 음식 이야기를 하는게 즐겁고, 맛집을 꿈꾸는게 행복하게 되었던 때가 말이다.


이 책은 정말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본격적인 먹을거리 이야기이다.
그저 맛집 한 두군데 소개하는 그런 여행가이드북, 혹은 에세이가 아니라, 정말 먹고 마시는 그 모든 먹을 거리를 , 저자의 동남아 여행과 발맞추어 이런 저런 일상에 얽혀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동남아의 풍족한 해산물과 과일등으로 만든 국수, 꼬치, 각종 먹거리들을 모두 사랑하기에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았는데.. 나의 그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택배가 오자마자 맛이나 볼까? 하고 펼쳐들었던 책을 내리 읽어버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마 살림이나 다른 기타 일들 할 게 없었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신없이 책에 빠져서 동남아 야시장을 허우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엄마~ "하고 아들이 부르는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해외여행을 많은 곳을 다녀보진 못했지만 동남아중에서는 방콕,파타야(태국)과 발리(인도네시아),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에만 다녀왔다. 두번의 여행이 패키지 관광이었고 딱 한번이 자유여행이라곤 해도 리조트에서 내내 방콕하고 지냈던 여행이었던지라, 저자처럼 자유로이 야시장, 골목 등을 거닐며 현지인들이 먹고 즐기는 그 문화를 직접 즐겨보지는 못했다. 관광객들이 먹는 식당에서 먹고 호텔에서만 먹고, 나의 식생활은 여행지에서도 그렇게 한정적이었는데, 정작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찾아본 많은 여행기들에서 수많은 여행가들이 태국의 먹거리, 동남아 그 열대 식당의 후끈한 열기와 값싸고 맛있는 음식들에 대한 예찬들을 늘어놓자, 나도 모르게 다시 허기가 동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나의 허기를 제대로 채워주는 그런 책이었다. 잘 몰랐던 동남아 음식의 재료와 음식 이름 등에 대한 설명을 딱딱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해주면서도 그녀의 여행이야기와 재미나게 섞어서 나 또한 이런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글들.

치앙마이에서도 네시간이나 떨어진 프래라는 태국의 시골 마을에서 그녀가 만난 소박한 밥집의 여인
잘게 다져놓은 고기 조금과 푸른 채소 한 웅큼, 그리고 양은 솥의 하얀 밥, 피시 소스 등의 몇가지 양념. 이것이 그녀가 가진 전부다. 보잘것없는 재료들을 요령껏 조합하여 수십가지 음식을 뚝딱뚝딱 만들어낸다. 요리를 넘어서서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이다. 26.28p
한국에서도 적은 재료로 신의 재주를 부리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태국의 시골 어느 마을에서 영어까지 잘하는 주인을 만나 그녀가 만난 계란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을 터였다.

그런가하면 외국 음식에 살짝 겁을 집어먹은 독일인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녀와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은 손님 중 절대로 길거리 음식이나 안전해보이지 않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날 모두들 게스트 하우스 주인의 집에 현지식 저녁을 초대받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그는 진심으로 감동하게 되었단다.
"아로이(맛있어요)!. 아로이 막막(아주 맛있어요)!"
독일에서 경험했던 태국 요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훨씬 더 맛이 좋다고 했다.
"당연하지.거기선 고추나 향신료를 충분히 넣지 않을테니까. 자고로 어떤 음식이든 현지에서 현지 재료로 만들어 먹어야지 외국에서 먹는 음식은 진짜가 아닌겁니다." 81p

느긋한 태국의 이야기를 듣다가 베트남으로 넘어가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음식은 웰빙에 가깝게 맛있으면서도 사람들은 팍팍하단다. 어른들은 무섭사리만큼 매섭게 대하고 그래서인지 상처받기도 쉬울 것 같다. 물가는 싸지만 관광객에게는 이중 물가제를 적용해 쌀국수 한그릇도 현지인과 관광객의 값 차이가 월등하게 달라진다니 나같이 소심한 사람은 거리에서 쉽게 맛 볼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저자가 태국음식보다 미묘하고 우아하다는 베트남 요리를 현지에서 먹어보지 못한다면 그것 참 후회되는 인생일 거란 생각도 들었다.
월남쌈,쌀국수 등 우리가 귀에 익은 수많은 음식을 제쳐두고 저자의 지인이 추천한 베트남 최고의 요리는 반미, 길거리에서만 먹을 수 있는 바게트 샌드위치였다고 한다. 정체불명의 햄이나 고기 조각에 고수, 쪽파 거기에 피시소스(멸치액젓)까지 들어가는 반미. 저자의 친구는 미식여행을 마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맛으로 반미를 꼽았다. 저자는 우리네 부대찌개의 슬픈 역사와 함께 혼혈 샌드위치인 반미를 비교해 설명해주었다. 놀랍게도 베트남에서는 제사상에 바게트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유명한 볶음밥 나시고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한가지 희한한 점은 나시고렝의 경우 제대로 된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길거리 리마카키(이동식 노점)에서 먹는 것이 언제나 확실히 더 맛나다는 사실이다. 비위생이 품고 있는 특별한 조미료라도 있는 것일까? 196p 그러면서 저자가 알고 있는 채식 나시고렝 레시피도 간단히 소개해주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재대로 못 먹고, 말레이시아에서 즐기고 왔던 그 맛을 잊지 못해 코스트코에서 가끔 사먹고는 했던 나를 위해 집에서도 레시피대로 한번 만들어봐야겠단 생각이 불쑥 들었다.

외국에 나가 한식만 고집하기보다 두루두루 현지식을 다양하게 접하고 이왕이면 더 맛있는 집을 좋아하고,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 생각하는 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저자의 글은 반갑기 그지없다. 꼭 저자처럼 자신있게 길거리 모든 맛집을 섭렵하지는 못하더라도, 용기를 내어볼수는 있을 것 같다. 어린 아이가 걸음마하듯 조심스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쪽같이 둔갑해버리는 비싼 음식들이 현지의 재료로 제대로 맛낸 음식이 훨씬더 맛있으면서도 저렴하게 먹을수있음을 즐겁게 경험하면서 말이다.

열대식당은 그런 여행을 하고픈 나의 바램을 더욱 부채질해주는 그런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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