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데코 라이프
양태오 지음 / 중앙M&B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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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인테리어 잡지를 보며 나만의 멋진 공간을 꿈꾸는게 너무나 행복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현실은 그리 만만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처럼 청소하는데 소질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더군다나 말이다. 그저 인테리어는 고사하고 깔끔하게만 살아도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았다.

 

리빙 잡지에 등장하는 멋드러진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작가, 인테리어 디자인과 환경 디자인을 공부한 후 '오감을 고려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힘쓰기 시작한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님, 그러니까 여성도 아닌 남성 작가의 멋진 데코 라이프에 대한 책이 여기 나와 있다. 사실 좀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워낙 성격 차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이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나보다 깔끔하고 정리 잘하는 남자의 그것도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있자니 살짝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집안 그대로를 살리면서 계절별로 조금씩 변화를 주어서 기분좋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감상이라 할 수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것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약간의 데코로 변화를 주어 참신하고 멋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크게 변화가 없는 우리집을 생각해보면, 봄이 되어 매화가지를 꺾어 집안을 장식하거나 커다란 매화 사진으로 벽 한쪽을 장식해 느낌을 달리 주는 것, 또 여름에는 시원한 철제 장식장에 푸른색을 더해 청량감을 주고 조개 껍데기 등을 데코해 바다로 떠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사실 신경쓰기 힘들었던 현관이라는 공간에 장식용 콘솔만 둔 것이 아니라, 콘솔 위에 열쇠 접시같은 실용적인 소품을 두어 잊지 않게 정리하는 과정도 참 눈에 띄었다. 우리집에는 따로 그런 접시가 없어서 늘 신랑 열쇠와 시계, 핸드폰 등이 식탁 위에 널려 있었는데, 따로 담아둘 정리함만 하나 두어도 신랑의 마음이 든든해질 것 같았다.

 

어렸을 적부터 그에게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자질이 스며들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입생 로랑의 집을 스크랩하고 책상을 장식하기 위해 용돈을 모아 도자기와 자수정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도 어려서 분명 무언가 빛바랜 꿈일지언정 꾸고 있었을텐데.. 자신의 꿈을 이렇게 실현이라는글자로멋지게 이뤄낸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부터 들었다.

 

마냥 부럽게만 생각되었던 잡지에서나 볼법한 멋진 주방과 거실 등이 그의 손끝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재활용해 멋진 작품으로 탄생될 수 있음이 나타났다. 촛대에 저렴한 접시를 붙여서 업사이클링 과일 그릇과 접시가 완성되기도 하고, 또 저렴한 무지 접시에 그림을 그려 넣어 벽에 붙여 멋진 접시 플레이팅을 완성하기도 한다. 식탁 위에 그저 평범한 토스트와 과일을 담아내었을 뿐인데 유리돔안에 넣은 허브와 생화 등으로 테이블은 어느새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화되기도 하였다.

 

사실 그리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자 두개를붙여 긴 의자를 만들기도 하고, 철제 의자에 오래된 양털 러그 등을 붙여 리폼하기도 하지만, 소개된 대부분의 리폼은 쉬운 것들이 많았다. 심적 부담을 줄이고 쉽게 쉽게 생각을 해본다면 우리집의 모습을 잡지에서 본듯 센스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주문 같은 것이랄까. 부담을 줄이자. 그리고 가볍게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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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싶다! 리본 DIY
성윤서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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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문구점에 가서 친구 선물을 사면,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해주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고 재미나 보였다. 몇번 보다보니, 간단한 포장은 금새 따라할 수 있게 되어서 집에 있는 새 빗이나 상자 등을 꺼내 혼자 포장하면서 재미나하기도 하였다. 대단한 포장법을 익힌 것도 아니고 아주 단순한 선물 포장인데도 약간만 응용하면 조금 더 폼나는 그런 선물 포장을 할 수 있던게 참 좋았다.

그러다 어느새 자라 내 결혼을 앞두고 예단 포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집에서는 내가 3남매중 첫 결혼이었기에 부모님들도 잘 모르시는 것들이 많아, 결혼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대부분의 준비를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한 것이 많았다. 혼수 등을 준비할때도 일반 가전 매장에 직접 가기 보다 미리 카페에서 얻은 정보들을 통해, 혹은 최저가 리스트 등을 뽑아서 부모님과 함께 가서 가격 딜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결혼 준비를 해나갔는데, 결혼할 적에 시부모님 예단으로 이불 세트등을 하게 되면 이불 집 등에서 다른 선물까지 예쁘게 예단 포장을 해준다던데, 시댁에서는 이불을 원치 않으셔서 예단 포장을 하려면 따로 업체에 돈을 주고 맡겨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다가 손수 자기 힘으로 예단 포장을 했다는 사람들도 보였고 혹은 이불업체에서 포장해준 자신의 어여쁜 예단 포장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대충은 나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급스럽게까지는 못했지만 한지와 노끈, 보자기 등을 사서 내 나름대로는 흉내를 내서 예단 포장을 한 후에 시댁에 갖다드렸는데, 나중에서야 전해듣게 되었다. 당연히 업체에 맡긴줄 알았다고 내가 직접 포장했으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지 못하셨다고 말이다. 포장하는 것이 좀 번거롭기는 했어도 무척 재미난 경험이었다. (게다가 그 포장 값이 백화점 등에 맡기면 꽤 비싸단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욱 뿌듯하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다 보니 어머님이 추켜세워주신대로 그렇게 멋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그 정성이 대견해서 칭찬해주셨을 따름이지 정말 고급스럽고 멋진 포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보고서 딸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이겠다 싶었다. 주로 아이 핀이나 끈 등의 액세서리 만들기가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선물 포장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실려 있었다. 아들만 둬서 그런지 나나 어린 공주님들이 할 수 있는 어여쁜 핀들보다도 선물 포장에 더욱 눈길이 갔다. 그 중에서도 예단 포장이 한눈에 쏙 들어왔다. 비싼 보자기까지 구입하기가 뭣 해서 보자기는 굳이 비싼것을 사지 않았는데 이왕이면 값을 더 주고라도 보자기도 비싼 걸 사서 폼나게 포장할 것을 하는 후회도 잠시 들었다. 게다가 궁중 포장, 저고리 포장, 오리엔탈 포장 등으로 보자기 포장이 아닌 다른 예단 선물 포장에 응용할 고급스러운 포장 법들이 다양하게 눈에 띄었다. 혼례다 보니 아무래도 서양 리본이 가득 들어간 포장법보다는 전통의 느낌을 살린 그런 포장들이 더욱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았기에 말이다. 잔뜩 신이 나서, 동생 결혼할때 예단 포장은 내가 해줘야지 하고 벼르고 있는 중이다.(아마 이불이나 한복 업체에서 해줄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또 잘은 못하더라도 우리집이나 친정에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것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줄 자잘한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서부터 주례선생님께 드릴 선물, 혹은 친구 생일 선물 등 다양한 선물들을 백화점에서 포장하지 않고 집에서 따로 포장할 일이 생겼을 적에 주로 도맡아 하게 되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아무래도 다른 가족보다는 몇번 더 해보았기에 더 자신감있게 포장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재미나게 즐기며 하는 일이었기때문에 별로 힘들단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포장법 몇가지만 알고 있던 내게, 이 책은 거의 신세계와도 같은 멋진 포장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굳이 값비싼 포장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근사하게 포장할 수 있는 방법들, 문구점에서는 무척이나 비싸게 파는 리본이나 꽃 등도 집에서 더욱 멋지고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세심한 팁들을 책을 통해 자세히 배울 수가 있었다. 이런 정보야 말로 정말 득이 될 정보였기에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입이 떡 벌어지게 행복한 기분이 가득 들었다.

공주를 둔 친구가 놀러왔을 적에도 이 책을 보여주며 잔뜩 신이 나서 설명을 하니, 각종 어여쁜 리본 핀과 머리끈 등에 잔뜩 고무되어서 (친구는 마침 재봉틀까지 구입한 상태였다.) 정말 해보고 싶은게 한가득이라면서, 올 여름 아이 원피스랑 이것저것 만들고 자투리 천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그걸로 이렇게 예쁜 머리끈 같은거 많이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신나 하였다.

사실 다시 살펴보니, 공주님들 핀 외에도 어른들 핀이나 머리띠도 무척 비싼 가격에 (거의 수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그런 제품들도 집에서 취향대로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재료의 상세 설명은 물론이고, 제품 만드는 과정이 상세 사진으로 소개되어 일일이 보고 따라할 수 있어서 정말 꼼꼼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한권을 보고, 참 멋지다 예쁘다 생각하고 끝날 책이 아니라 두고 두고 요긴하게 쓰일 그런 책이란 확신이 들고 있다.

당장 기회가 닿을때 선물 포장법부터 멋지게 업그레이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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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1 -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 놀 청소년문학 15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 / 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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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건 팀 보울러의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이름을 보고 작품까지 선택하는 몇 안되는 작가였기때문에 역시나 재미나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예전 팀보울러의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환상이라는 소재를 떼어내고 리얼리티를 선택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빠른 호흡으로 길거리 소년 블레이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설은 드물게 1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었다. 주인공의 마음을 보다 더 세밀히 들여다볼수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화자가 독자인 우리들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상대로 여겨주어 이야길 해준다는게 다소 고맙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도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렇다. 마치 열다섯 소년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그런 느낌

 

칼을 잘 쓰는 소매치기 비행 청소년. 그냥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소년은 아마 그 이상의 비밀을 간직한 그런 아이였나보다.

어느날 소년이 트릭시 일당에게 훔친 돈과 입은 옷 등을 모두 뺏기고 찢겨 버린 탓에 알몸으로 추운 거리를 배회하게 되고 말았다. 모두가 피하는데 할머니 한사람만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었다. 그러나 소년은 할머니가 데려간 집에 들어가는 일 자체가 웬지 두렵다. 할머니가 자신을 해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이유를 모를 공포가 스며든다.

 

소년에게는 무슨 예지력이나 초능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팀보울러의 판타지를 담은 예전 책과 다르다 하였지만 소년의 감각에는 육감 이상의 그 어떤 것이 더 존재하는 듯 느껴졌다. 그리고 소년의 짐작대로 그를 위협할 사람들이 등장해 그는 목숨을 걸고 도망쳐야했다. 자신을 도와준 메리 할멈을 위험에 남겨두고 말이다. 총성이 울리고, 메리할멈의 시체라도 자기가 수습해줘야하는게 아닐까 싶어 시간을 두고 조심스레 돌아갔던 그 곳에는 놀랍게도 트릭시가 누워 있었고, 소년은 그 곳에 있던 다른 소녀와 함께 의문의사나이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 사람들은 블레이드 바로 널 찾아 왔다며 소년을 응시하였다.

 

그냥 소매치기가 아니었던듯, 숨어지낸 세월에 대해 소년은 아주 잠깐 이야기를 하였다.

날 찾아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은자.

그러나 난 돌아가지 않는다.

저들을 보낸 놈들한테는.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으리라.

내 말 잘 들어라, 구경꾼. 세상엔 나쁜 곳이있고, 지독한 곳이 있고, 또 지옥이 있다. 나는 세 곳을 모두 경험했다. 202p

 

그러니까, 구경꾼은 바로 우리다. 어려서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을지 모를 안쓰러운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말이다.

혼자몸으로도 도망치기 어려운 판에 싸움도 잘 못하고, 게다가 네살 난 어린 딸까지 데리고 도망치기 바라는 두 식구가 더 늘고 말았다.

놀랍게도 소년은 열다섯 어린 나이임에도 최악의 환경에서 힘들게 자랐을 네살 어린 아이, 재스에게 연민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삼촌, 아니 아빠같은 그런 부성애 말이다. 거의 자신의 목숨을 걸다시피 아이를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 소년, 소년답지 않은 그 따뜻한 마음씨에 가슴까지 살짝 시려오기도 하였다.

 

정말 빠른 템포로 읽힌 블레이드 1,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정말 궁금해졌다.

소년이 그토록 도망치고 싶었던 것은 무엇으로부터일까. 그리고 앞으로 재스와 베키, 소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소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망기라 쓰인 블레이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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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2 - 혼자 살다 갈 수도 있겠구나…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2년 3월
품절


한참 네이버 웹툰을 정기적으로 봤을때 빼놓지 않고 보던 만화가 바로 낢이야기였다.

이제는 책 읽기에 빠져 네이버 웹툰을 따로 찾아 클릭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책으로 한번에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입으로 발음하기보다, 주로 눈으로 봤던 만화였기에 낢이사는 이야기가 발음이 남이 사는 이야기였음에도 내 머릿속에 낢이 강렬해 남을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늘 문득, 그 중의적인 표현인 남이 사는 이야기가 깊이 와닿았다. 이렇게 뒷북일수가.

작가 서나래의 줄임말인 낢의 이야기이자, 결국 내게는 타인일수 있는 남이 사는 이야기. 그렇게 제목을 다시 음미하며 다시 또 책을 펼쳐들었다.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재미난 그녀의 이야기.

사실 웹툰이란 것이 소소한 일상의 잔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점이 무척 크다. 꼭 대단하게 웃기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일상들을 생각하며 우리는 웃게 되는 것이다.



낢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그녀의 동거묘들 이야기와 둥굴레씨 이야기까지 고양이, 달팽이 등의 다양한 애완동물들, 그리고 첫회부터 꾸준히 작가 이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의 어머니 브로콜리 머리를 한 엄마까지.. 또 작가의 남동생 식이, 가끔 등장하는 언니, 그리고 그녀의 직장 동료, 상사, 친구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엿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특히 이번에는 둥굴레씨 입양 이야기가 와닿았다. 나또한 이웃님에게서 달팽이, 둥굴레씨와 같은 식용 달팽이를 갑작스레 분양받게 되었기때문이었다. 동물은 생각도 못해보고, 화초조차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 지라 당연히 처음에는 사양을 했다가 친구가 길러보고 싶다고 해서 다시 부탁을 드렸더니, 네마리나 보내주셨다. 처음에 그냥 달팽이 분양이라고만 알았다가 낢이야기를 읽은 신랑으로부터 혹시 식용 아니야? 그거 엄청 커진다던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여쭤보니 정말 식용이라 하셨다. 흐흐. 이를 어쩐다?

게다가 낢님의 둥굴레씨는 어마어마하게 빨리 자라는 기염을 토해주셨다. 실제 그림으로 볼때는 그럭저럭 귀여웠으나 꽤 자란 후를 올린 사진으로는 얼마나 놀랐는지..

달팽이가 도착하니 친구에게 다 주려 하니 울 아들도 길러보고 싶다 졸라서 한마리만 길러보기로 했는데 기르는 설명서를 받기도 전에 아이가 물을 잔뜩 줘버려서(달팽이가 음지를 좋아한다고 해서 베란다에 바람쐴겸 내놓았었는데 아이가 집중적으로 물을 준것이었다. 모두 모르고 있던 그 사이에 ) 거의 달팽이가 죽은 줄만 알았다. 엄마 말씀으로는 (친정에 가져갔었다.) 화분에 두니 스르르 땅 밑에 파고 들어가 수면에 들어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새로 산 양상추 잎도 떼어주고 달팽이가 몸을 추스리길 바라고 돌아왔다. 건강 회복되면 네게 걸맞는 채집통을 다시 알아봐야겠구나.


웹툰 연재 기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좀 초반의 재미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소재의 고갈이랄까) 동생 식이,엄마 등을 비롯, 주변 사람들을 통해 재미난 일상 소재를 많이 구하는 낢님의 이야기는 여전히 재미가 있었다. 여자분이라 스스로를 낮추어가며 (만화의 소재로 삼아가며, 특히나 먹고 싸고 등의 이야기는 쉽게 나올 수 없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유머의 소재로삼는다는게 쉽지 않을텐데, 그런 작가의 노력이 있어선지 독자의 입장에서는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녀 덕에 식용 달팽이를 길러보겠다라는 사람들도 제법 늘은 것 같고 말이다.



여전히 유쾌한 즐거움을 주는 낢님의 만화가 앞으로도 꾸준히 연재되었으면, 또 이렇게 단행본으로도 계속 만나볼수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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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세용그림동화 9
산드라 프아로 쉐이프 글.그림, 안지은 옮김 / 세용출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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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이 아기가 든 바구니를 물어 오고, 아니 황새였던가? 암튼 그런 이야기가 있고..
혹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도 하고.. 나라마다 어린 아이들에게 탄생의 비밀에 대해 둘러 말하는 이야기들이 각각 다르게 전해지는 것 같다.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 하면 (특히 나보다 어린 동생이 그런 놀림을 많이 받곤 했는데) 아이들은 으레히 울면서 힘들어하곤 하였다. 요즘에는 그런 동화적인 이야기보다 어린 유아들에게도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며 조금은 더 정확히 (그러나 너무 사실적이지는 않게) 동화를 통해 출생의 신비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추세인 것 같다. 42개월, 다섯살 우리 아들에게도 아직 성교육 동화를 읽어주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두루뭉술한 답변이 좀 애매하기는 하였다.

아들이 너무나 좋아했던 외삼촌이 결혼을 앞두었을때,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외숙모를 낯설어하니 좀 친해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제 외삼촌과 외숙모가 결혼을 했으니 예쁜 아기가 태어날거야. (물론 결혼한 지금도 임신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너무 빠른 성급한 설명을 하고 말았다. )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면 예쁜 아기가 태어나. 그러니 울 @@에게도 동생이 태어나는 거지. 하고 두어번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선지 아이는 외가에 있던 자기 장난감들을 부랴부랴 가방에 챙겨서 하나둘씩 다 갖고 우리집으로 와버렸다. 동생이 금방이라도 태어날 것 같았나보다.

나의 이 애매모호한 설명방식은 정말 큰 문제가 있긴 있는 것 같았다. 아, 그럼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하면 좋을까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 출신의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 산드라 프아로 쉐리프이다.

표지에서 보듯, 주요 등장인물들은 토끼이다. 그래서 웬지 친근하고 쉬운 이름일 것 같았는데, 예상 밖으로 주인공 토끼 부인은 크라코트 부인이라는 뭔가 어른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이름을 갖고 있다. 게다가 토끼 부인의 표정과 몸짓 또한 딱 그에 걸맞았다.
멍하기 앉아 생각하는 크라코트 부인의 모습으로 책은 시작되었다. 혹시 임신을 한 걸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 전 단계서부터 시작되는 과정이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기가 아니라, 아이가 갖고 싶다는 그 소중하고 간절한 바램서부터 시작해서,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의 사랑, 그리고 어렵사리 결실을 맺고 나서는 동네방네 소문내며 행복해하는 부부의 모습에까지.. 한 아이의 출생을 기다리는 부모의 행복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너무나 솔직하게 잘 보여주는 그런 그림들이었다. 프랑스의 생활과 우리나라의 모습이 너무나 흡사한데 웃음까지 머금어졌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안한 크라코트 부인의 눈과 귀에 포착된 시장 상인들의 각종 난무하는 유언비어들도 웃음이 났다. 농담같은데, 프랑스에선 정말 그런 루머가 존재하는 걸까? 아기를 갖고 싶으면 보름달이 떴을때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건 웬지 좀 낭만적인 느낌도 들었지만 자기전에 두발을 식초에 담가야 한다거나 카망베르 치즈를 많이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한국인인 나의 시선으로 읽기엔 정말 유머로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속설들, 돌하르방 코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등의 속설이 분명 존재하는 걸 보면 아기에 대한 깊은 관심의 발로로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설명해줄, 가장 중요한 점,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 특히나 그냥 부부가 잠만 자면 아이가 생긴다. 이런 이야기보다
크라코트씨 부부는 해가 지면 방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밤이면서로 사랑을속삭이고, 매우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포옹을 나누었어요. 라는 사랑이 충만한 표현으로 멋지게 그려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아기를 갖게 되는 그 과정을 숭고하게 만든 작가의 표현력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를 갖고 나서 남편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도움을 받으면서도 둘이서 툭닥거리기도 하고,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부부의 나날들이 그려졌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나기까지의 긴 과정을, 그리고 엄마 아빠의 긴 기다림의 시간을 지켜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 또한 엄마 뱃 속에 자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한지 내가 어디서 나왔어요? 하면서 엄마 품에 파고 들며 부비대곤 하였는데, 갑자기 또 동생을 낳아달라며, 잘 놀아주겠다 (이전까지만 해도 결사 반대하였던 동생을 말이다.) 말하는 것을 들으니 정말 동생을 낳아주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이가 다섯살이 된 동안, 뱃속에 열달동안 품고 있었던 그 숭고하고 소중했던 경험을 자꾸 잊은 느낌이었다.
'결심했어! 난 최고의 엄마가 될 거야!'
크라코트 부인의 마음은 아기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어요.
크라코트 부인처럼 나도 그런 마음을 가진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지금도 아이에 대한 사랑은 변함 없지만 아이만을 위해 살지 않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때도 많았다.

이 책을 읽어주고 나니 우리 아이도 이제 엄마 아빠가 손만 잡고 자도 동생이 생긴다는 농담을 이제는 믿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아이가 생겨 행복하게 자라 엄마 아빠의 큰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다는 것을, 자신이 그렇게 행복하고 귀한 존재로 태어났음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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