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데코 라이프
양태오 지음 / 중앙M&B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결혼 전에는 인테리어 잡지를 보며 나만의 멋진 공간을 꿈꾸는게 너무나 행복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현실은 그리 만만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처럼 청소하는데 소질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더군다나 말이다. 그저 인테리어는 고사하고 깔끔하게만 살아도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았다.

 

리빙 잡지에 등장하는 멋드러진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작가, 인테리어 디자인과 환경 디자인을 공부한 후 '오감을 고려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힘쓰기 시작한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님, 그러니까 여성도 아닌 남성 작가의 멋진 데코 라이프에 대한 책이 여기 나와 있다. 사실 좀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워낙 성격 차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이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나보다 깔끔하고 정리 잘하는 남자의 그것도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있자니 살짝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집안 그대로를 살리면서 계절별로 조금씩 변화를 주어서 기분좋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감상이라 할 수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것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약간의 데코로 변화를 주어 참신하고 멋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크게 변화가 없는 우리집을 생각해보면, 봄이 되어 매화가지를 꺾어 집안을 장식하거나 커다란 매화 사진으로 벽 한쪽을 장식해 느낌을 달리 주는 것, 또 여름에는 시원한 철제 장식장에 푸른색을 더해 청량감을 주고 조개 껍데기 등을 데코해 바다로 떠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사실 신경쓰기 힘들었던 현관이라는 공간에 장식용 콘솔만 둔 것이 아니라, 콘솔 위에 열쇠 접시같은 실용적인 소품을 두어 잊지 않게 정리하는 과정도 참 눈에 띄었다. 우리집에는 따로 그런 접시가 없어서 늘 신랑 열쇠와 시계, 핸드폰 등이 식탁 위에 널려 있었는데, 따로 담아둘 정리함만 하나 두어도 신랑의 마음이 든든해질 것 같았다.

 

어렸을 적부터 그에게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자질이 스며들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입생 로랑의 집을 스크랩하고 책상을 장식하기 위해 용돈을 모아 도자기와 자수정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도 어려서 분명 무언가 빛바랜 꿈일지언정 꾸고 있었을텐데.. 자신의 꿈을 이렇게 실현이라는글자로멋지게 이뤄낸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부터 들었다.

 

마냥 부럽게만 생각되었던 잡지에서나 볼법한 멋진 주방과 거실 등이 그의 손끝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재활용해 멋진 작품으로 탄생될 수 있음이 나타났다. 촛대에 저렴한 접시를 붙여서 업사이클링 과일 그릇과 접시가 완성되기도 하고, 또 저렴한 무지 접시에 그림을 그려 넣어 벽에 붙여 멋진 접시 플레이팅을 완성하기도 한다. 식탁 위에 그저 평범한 토스트와 과일을 담아내었을 뿐인데 유리돔안에 넣은 허브와 생화 등으로 테이블은 어느새 로맨틱한 공간으로 변화되기도 하였다.

 

사실 그리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자 두개를붙여 긴 의자를 만들기도 하고, 철제 의자에 오래된 양털 러그 등을 붙여 리폼하기도 하지만, 소개된 대부분의 리폼은 쉬운 것들이 많았다. 심적 부담을 줄이고 쉽게 쉽게 생각을 해본다면 우리집의 모습을 잡지에서 본듯 센스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주문 같은 것이랄까. 부담을 줄이자. 그리고 가볍게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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