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행복해졌다 - 차로, 두 발로, 자유로움으로 세 가지 스타일 30개의 해피 루트
전은정.장세이.이혜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차로 달리고, 발로 걷고, 친구들과 쉬엄쉬엄 여유자적하게 다닌 삼인삼색의 제주 여행기.

지은이 조이락은 造- 전은정, 異-장세이, 樂- 이혜필 세 저자의 각각의 여행기가 조화된 제주 여행책이다.

그들과 함께 한 제주녀 한 할망이 배후(?)에 있었고, 이혜필님의 경우에는 범쿤이라는 친구까지 더해져 여행을 풍요롭게 해주는 패밀리를 구성하였다.

 

제주에 내려가면 이대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운전만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창을 활짝 열어놓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 일주도로를 달리는 것도 좋고, 파란 하늘과 너른 들판을 보면서 곧게 뻗은 직선 도로를 달리는 기분도 최고다.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직선 도로를 달리다 보면 하늘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초록색 융단 위를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37p

 

차로 달리는 여행은 임신했을때부터, 이듬해 6개월의 어린 아들과 함께 한 여행까지.. 짧은 기간 동안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은 일정으로 다녀와야 했던 제주 여행에서 가장 우리가 선호했던 여행이었다. 제주에서의 멋진 드라이브.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충분히 행복했다. 어느 행선지를 고르지 않더라도, (물론 한 두군데 목적지를 정해서 출발은 했지만.) 바다를 보며 달리고, 차가 많아서 스트레스 받는 대도시의 드라이브와 달리, 한적한 도로 위를 느긋이 달리는 그 기분은 제주도만의 드라이브 맛을 느끼게 해주는 기쁨이었다. 신랑도, 신랑의 직장 동료도 출근길에 가로수가 멋드러진 어느 도로를 달리다가, 아..제주도를 달리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바로 이어졌다고 하던데..바로 제주의 드라이브의 참맛을 느낀 사람들의 반응이 아닐까 싶다.

특별한 코스보다 발길닿는 대로, 혹은 그저 가는 길 곳곳을 바라보는 재미로도 충분한 여행이었기에 전은정님이 추천해주는 코스들이 은근히 다녀온 곳들이 많아 반갑기도 하였다.

 

1100도로와 516도로(박정희 대통령이 제주도민들에게 하사했다는 , 어떤 사람들의 피땀이 어린 그 도로), 1112도로까지..

 

1112번 도로는 제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고 한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유럽의 어딘가가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느낌으로 충분한 이 도로는 특히 눈 내리는 겨울에 가장 신비한 매력을 뽑낸다. 하얀 눈이 뾰족한 녹색 잎 위에 올라 앉아 만드는 눈꽃은 한라상의 겨울이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그림' 중 하나다. 47p 

 

우리 부부도 태교 여행으로 1112도로와 절물 휴양림 산책을 선택했었는데, 그때의 건강한 기운이 우리 아기에게도 충분히 전달되길 바라며 심호흡 크게 하며 공기를 들여마셨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잡지를 만들던 세 여인의 글이라 그런지 하나같이 글도 잘 쓰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 보였다. 한권의 책에 세 사람의 이야기가 담기는게 모자라 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다보니 글자가 좀 작아지는 경향이 생기기도 하였고 말이다. 책이 아닌 인터넷만으로 여행을 검색할 적에는 괜찮은 목적지와 맛집, 코스 등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글을 읽고, 걸러내는 작업을 해야해서 번거로웠는데, 이 책을 보니 내 노력이 참 헛되게 느껴질 정도로 꼼꼼하게 잘 나와 있어서.. (물론 아쉬운 사람들은 추가 일정을 고려해야하겠지만.. 관광지 위주의 여행이 아닌, 이 책의 일정은 제주도를 걷고, 드라이브하고 쉬며 여행하는 어른들이 즐길..자연 그대로의 여행이기에..) 이 책을 갖고 다시 제주를 찾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녹차 하면 오설록 티 뮤지엄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 소개된 경덕원이라는 곳은 묘하게 인공적이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곳곳에 숨어있는 굉장히 '관광제주스러운' 공간이라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119p 사진 속 동굴 카페에서의 운치 있는 차 한잔. 정말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또 우리나라 최고로 맛있다는 이시돌 우유를 만드는 이시돌 목장이 성이 이씨요, 이름이 시돌인 한국인 농부가 아닌 스페인 농부 isidore의 이름으로 나중에 가톨릭 교회 농민의 주보 성인이 된 사람이라는 것도 새로 안 정보였다.

 

이 장세이님은 한라산 등반도 하고, 오름 등반, 그리고 그 유명한 올레 걷기도 체험하는 걷기 여행의 기쁨을 소개해주었다. 제주 올레에 관한 책, 혹은 제주 여행때마다 얼핏 들었던 설문 대할망의 슬픈 설화를 제대로 이야기해주었다. 그녀가 한라산에서 만난 오백나한은 모두 설문대할망의 아들이다. 

 



 

 할망은 한라산의 어머니고, 슬하에 500명의 아들을 둔 거신이다. 바다에 일 나간 아들들의 죽을 쑤려고 솥 가장자리를 돌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솥에 빠져 죽었다. '돌아온 500명의 아들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죽을 다 먹고 나서야 나막신인지 뼈다귀인지를 보고 "아, 이래서 엄마가 밥때가 되면 일찍 일찍 들어오라고 하셨구나" 하면서 피눈물을 흘리다 바위가 되었다. 그 바위가 영실기암, 오백나한이다. 해마다 오뉴월이면 오백나한의 피눈물이 붉디붉은 진달래와 철쭉으로 피어난다.

155p   

 



 

그녀의 친구 제주 미실(워낙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기인이었기에 )은 고민하는 그녀를 올레 7코스 입구에 내려주고 갔다.

"길은 원래 혼자 걷는거야"라면서..

어떤 고민을 가져와도 충분히 곱씹을 시간이 있어서였을까. 생각이 보폭처럼 느려졌다.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 얼마나 큰 위안인지. 달리는 것도 아닌데 길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올레 7코스는 본을 대고 그린것처럼 섬의 생김을 따르는 길이다. 순순한 섭리의 길은 수많은 효용의 길과 다른 여백을 가졌다. 168p

 

"올레는 어땠어?"

"길이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길을 봤어."

"고민은 해결됐고?"

"정할 게 뭐 있어. 길 따라 순순히 걸으면 되는 거지. 안 그래?"

174p

 

오름은 다른 산처럼 정상을 목적으로 오르는 산이 아니라 둘레를 따라 돌아야 제 맛이 난다. 둘레 모두가 정상이고, 매 정상마다 풍경과 전망이 달라진다.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다른 오름 무더기가 보이고 어렴풋이 한라산과 바다가 보인다. 오름은 분명 산이되, 높이보다 넓이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산이다. 180p

 

세 여인 중 가장 젊어서 그랬을까? 발로 걷는 힘든 여행을 하면서도 그녀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나은 곳을 찾아 여행을 다닌다. 그리고, 올레 이외의 추천 코스를 묻자, 사람들이 사려니숲길을 일러주었고, 마침 실연의 상처를 안고 있던 그녀는 사련의 숲길이라며, 그곳을 새로이 정의하고, 블랙 슬리브리스 원피스에 커다란 왕골모자 차림을 하고, 멋진 분위기를 즐기며 떠났다. 그리고, 비가 오고, 길을 잃어 결국은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되기도 하고 말이다. "복장 참 불량하시네요" 라는 핀잔까지 들으며말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제주의 여행이었지만, 그녀들은 제주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 다시 일상 속에서 그리워하고 있다.

 

남편복, 자식복을 대신해 사주에 떠억하니 자리잡은 여행복, 친구복. 이 두가지 복에 더해 여지껏 철들지 않은 무한 자유 정신을 무기 삼아 내가 취하는 여행방식은 '현지의 지인 주변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이다. 터프하게 표현하자면,' 빌붙어서 뭉개기'라고 할까? 아니아니, 기왕이면 좀더 멋지게..그래, 바로 '유유자적'이다. 270p

 

친구는 닮는다고 했던가? 삼청동 카페 '님' (Nimes)의 주인장이기도 한 혜필님의 제주에서의 소중한 벗, 제주할망은 바로 화가 김미열님으로 갤러리 필연의 주인이라고 한다. 어쩐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그들. 거기에 또 다른 패밀리 범쿤까지 더해져, 제주에서의 현지인같은 삶으로 여행을 즐겨본다.

 

제주사람처럼 자연 체력단련장에서 에너지 업을 하기도 하고, 정말 여유있게 즐기는 한달짜리 여행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여행인지 삶인지 헷갈릴 정도로..

한라 수목원과 더불어 밟기 좋은 루트로 추천해준 곳은 수목원 입구 자연음식 전문점에서 웰빙식사를 하고, 커피는 예술 감상과 세트로 하고 싶으면 제주 도립미술관에 가서 작품감상과 더불어  즐기면 되고, 분위기 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하우스 가든 건물의 왼쪽 끝에서 '브라운 커피'라는 곳에서 즐기면 된다고 한다.많은 일정 중에서 어쩐지 먼저 실천해보고 싶은 일정이라 소개해보았다.

 

겹치는 듯, 또 새롭게 소개되는 그녀들의 제주도 여행.

그 중에서 락 혜필님의 코스 중에 태고의 숲, 곶자왈도 무척 매력적인 곳이었다. 수십만년 묵은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진짜 숲 '곶자왈' 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기 때문이었다.

 

끝에 다시 소개된 그녀의 루트는 역시 다른 이들의 루트보다 훨씬 길다. 11박 12일짜리 유유자적 코스인 것이다. 아, 정말 제주도에서 그렇게 맘껏 쉬다가 오면 좋을텐데.. 그녀가 부럽고 또 부러웠다.

 

취재로, 여행으로 다양한 이유로 제주를 여러번 다녀오고, 제주와 사랑에 빠져 구석구석 누비는 그 경험담을 담아낸 이 책은 다시 말하지만, 관광지를 나열한 그런 책이 아니다. 요즘 읽었던 걷기 스페셜, 제주 올레에만 국한된 책도 아니다. 3명의 여인이 펼쳐낸 다양한 색깔의 자연으로의 여행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그런 여행이다. 테디베어 박물관, 유리의 성 등 유명 관광지에 대한 소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른 책을 더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관광지를 배제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찾은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그래서,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으로 마지막 책장을 소중히 덮었다. 이젠 정말 이런 여행을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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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 - YB의 워프트 투어 이야기
윤도현 사진, 윤도현.이현주 글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절판


대학에 처음 입학해서, 친구들과 함께 가서 처음으로 보았던 뮤지컬 하드락카페.

남자 주연으로 나왔던 윤도현님을 맨 앞 자리에서 (당시 우리 용돈으로는 거금을 주고 앞좌석을 끊었다. vip석이었던가..) 보았던 그때의 감동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같이 본 언니는 정말 거의 넋을 잃을 정도로 윤도현님에게 푹 빠졌던 그때였다. 그 이후로 YB를 알게 되고, 더욱 유명해져가는 락그룹의 리더로 그를 새로이 기억하게 되었다.


미국의 대형 록 페스티벌인 반스 워프트 투어는 2개월간 총 46회에 걸쳐 펼쳐지는 공연으로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데, 2009년의 그 워프트 투어에 우리의 YB가 한국인 최초로 총 7회의 공연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은 바로 그 워프트 투어의 땀흘리는 노력과 흥분을 느끼게 해주는 글과 사진으로 가득차 있다.




사진은 꿈을 찍는 소년 윤도현님이, 글은 방송작가 경력만 17년차인 꿈을 쓰는 소녀 이현주님이 찍고 쓴 책이다. 김태훈님의 표현에 의하면 '윤도현의 사진은 리드미컬하게 멜로디를 만들고, 이현주의 영민한 글은 가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한장의 록 앨범이다.'


평소에 락보다는 발라드를 즐겨 들었던 터라, 락밴드의 열기와 반스 워프트 투어의 엄청난 인기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다. 공연이 모두 한 스테이지에서 하는게 아니라 밴드의 인지도와 유명세가 높은 팀이 서는 '반스 메인 스테이지' 부터 YB가 공연한 무대, 기아 케빈 세이즈 스테이지까지 총 7개의 무대가 있다 한다. 기아 케빈 세이즈 스테이지는 한국의 기아 그룹이 후원하는 무대로써, 미래의 세계 록스타를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격인 무대라 하여 새롭게 느껴졌다. 세계 무대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구나..


윤도현이 꿈에 그리는 반스 메인 스테이지


사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카투사에 있을 적에 축제 같은데에 같이 초대를 받아 가본 적이 있었는데, 허술한 천막 하나를 쳐 놓고 관람객들은 거기에 있고, 땡볕에서 공연하는 유명한 한국인 가수(혹은 앞으로 유명해질 가수들)들을 보며 놀란 적이 있었다. 정작 미군이나 미군 가족들은 그들의 공연에 큰 관심도 없어보였고, 먹거나 마시는 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우리 YB가 미국에서 느낀 기분이 바로 그런 거였을까? 나도 그 축제에서 자괴감 같은게 들었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가수를 잘 모르는 미군들 (오래 있던 사람들이 아니면 더 그랬을..) 에게는 다른 나라 가수들이 그다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가 보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공연은 더욱 고독하고 힘든 법..


YB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공연을 하다보니, 멤버와 스탭들이 직접 자기 공연 홍보를 하러다니고, 포스터를 붙이며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또한 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제대로 다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귀한 시간이 끝나버리기도 한다. 공연 전후 그룹에 대해 파악을 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들이 열기로 이끌어주고, 지탱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무대 반스 메인 스테이지에 죽기 전에 한번 꼭 오르겠다는 꿈을 꾼 윤도현.

그리고, 그 첫발을 2009년에 내디딘 것이다. 첫날은 호응도가 아주 적었지만, 그 다음날은 제법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8/20일에 숫기없는 멤버들이 거리 홍보에 나선후 한 공연은 정말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낸 공연이 되었다.




텅빈 그곳에서 YB도 연주를 시작했다. 두세 곡쯤 흐르자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든다. 그들이 YB의 노래에 비로소 귀 기울이기 시작했을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끝이 났다.

무대에서 내려오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땀이 눈에 들어가서일까. 해냈다는 후련함과 아쉽다는 미련이 뜨겁게 얼굴 위로 흐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더 잘 할 수 있는 '내일'이 있지 않은가.

123P











잠시 잊고 있었던

고치 속에 웅크리고 있던 YB의 '꿈'이

어느새 나비가 되어 공연장 위를 훨훨 나는 것을.

우리는 분명 보았다.

143P







YB또한 소속사 김영준 대표가 자신의 보험을 3개나 해약하는 등 노후를 담보로 건 아주 사적인 투자가 아니었다면, 감히 이번 워프트 투어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더더욱 단 1분 1초도 아깝지 않은 공연을 하자. 132P



사비를 털어 YB의 세계 무대 도약을 돕고, 자신도 스탭 버스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고생을 마다않은 김영준대표의 소탈함에도 놀라게 되었다.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공연하고 돌아온 YB. 이제 첫 발을 내딛은 그들이 있으니 반스 워프트 투어의 메인 스테이지에서 그들을 볼 날이 멀지 않기를 손꼽아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들의 소탈하지만 피땀어린 여행 기록과 행보를 보며, [평균 나이 마흔이 대수인가.. 미국 경찰도 그들이 학생이라는데 속아넘어가는 판에..(이건 농담이고..)] 그들이 꿈꾸는 소년이라는데 정말로 동감을 한다. 세계 무대를 향해 멋진 꿈을 펼쳐가는 그들, 꿈꾸는 소년이 있어 나 또한 들썩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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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0-08-0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어린이 인체박사의 신나는 몸속 여행 -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몸속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오기까지 명진 어린이책 14
구드룬 슈리 지음, 조국현 옮김, 이형진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품절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똥을 누고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변기 속을 한 번 쳐다보고는

똥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고했어." 라고 말이예요.



우리가 무심코 삼킨 작은 체리씨의 몸속, 몸 밖 여행 이야기는 나아가 자연은 인간의 종속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준답니다.



6.7 page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박용하교수님의 추천의 글 중에서..








밥 먹은 후 바로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친절하게 똥까지 설명해주고, 하수관 여행까지 거쳐주는 설명에 약간 비위가 상할 뻔도 했지만, 워낙 강한 비위를 가진 터라 사실 꾹 참고 견딜 수 있었다. 다만, 독서 시간을 좀 선택을 잘 못 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 그만큼 솔직한 책이라는 이야기이다~)



음식이 소화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사실 누차 배웠음에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아, 갑자기 설사를 하거나, 배탈이 나면, 방금 전에 먹은 음식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입안에 들어간 음식이 몸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체리씨는 몸 속에서 긴 여행을 했어요. 3초만에 식도를 통과했지만 위에서는 4시간 넘게 머물렀어요. 이어서 소장에서 5시간 동안 밀려다녔고, 대장을 통과하는 데에는 8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약 7시간이 지나자 직장에 있는 찌꺼기들은 이제 되직한 갈색 덩어리가 되었어요. 체리씨는 그 속에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34page








체리왕자로 자처하는 체리씨의 눈으로 보기에 몸 속 요소요소의 소화효소와 기관들의 작용은 마치 살상 무기마냥 무시무시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기준으로 보기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들이고 말이다. 궁금한 우리 몸속의 소화과정을 여행하는 체리씨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로 함께 모험을 즐기는 여정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되도록 아이들 용어로 쉽게 풀이되어 있는 것도 아이들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다.




바나나와 초컬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쉽고, 상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물들은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해 설사를 하게 된다는 점도 알려준다. 똥으로 배출되기를 기다리면서 체리씨가 똥똥똥똥똥똥똥~~응가응가 하고 혼잣말을 하며 피식 웃기도 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도 신이 나 좋아할 것이다. 아이들은 똥 이야기나 방귀 등의 이야기를 하면 왜이리 재미있어 하는 것일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마치 금기어인양 서로 말 조심하고 예의를 차리는 것들이 어렸을 적에는 그저 재미로 하는 순수한 이야기였던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체리씨가 똥과함께 몸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하수도관을 통해 정화 시설로 가서, 또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정화시설과 그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무척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는데 무척 도움이 될 책 같았다. 오히려 몸속 장속이 더 좋았어! 하고 외치는 체리씨! 그 여행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아이들은 궁금해하며 마지막장을 향해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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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모 윌렘스의 인지발달 그림책 3
모 윌렘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7월
절판


모 월렘스 님의 또다른 책, 아기양아 이제 잘 시간이야 (http://melaney.blog.me/50092118990)를 너무나 재미있게 아기와 읽었던 터라, 새로 만나는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또한 무척 기대되는 책이었답니다. 역시나 아기가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선이 분명하고, 마치 만화처럼 캐릭터가 강해서, 아기 눈에도 쏙쏙 잘 들어오나 봅니다. 아기 그림책은 아이의 관심을 잘 이끌고, 내용을 충분히 잘 전달해주는게 가장 목적성이 큰 것 같아요. 많은 아이 그림책들을 읽다보면, 마치 아이 책인데도 예술작품을 표방하듯, 다양한 독창적인 시도가 새로운 책들도 있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그런 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예전 책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겉표지와 속표지의 제목은 그대로지만, 그림은 점차점차 달라집니다. 표지의 그림을 통일하거나 생략해서, 아이들이 표지에 관심을 덜 갖게 하는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아닌가 싶었어요. 계속 그림이 달라지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니까.. 속표지도 놓치지 않고, 그림을 짚어 보고 넘기게 됩니다.


야옹이의 친구 강아지가 오븐에서 과자를 꺼내려던 차에 후다닥 달려온 야옹이의 질문을 받습니다.

"강아지야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그러면, 우리 아기들 자신있게 멍멍~ 이라 외칠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강아지의 멍멍은 쉽게 배우는 말인 것 같아요. 우리 아기 아직 강아지라고는 못해도.. 정말 오래전부터 멍멍~ 은 말했거든요.) 용기를 갖고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아기들이 보편적으로 대부분 좋아하는 동물인 강아지와 야옹이, 그들의 등장이 아이들을 반겨줍니다.



뼈다귀 과자를 꺼내든 강아지는 마치 노래하듯이, 멍멍! 멍멍! 을 외쳐봅니다.


홍차를 우리던 (ㅎㅎ 붉은 티백이라 홍차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병아리에게도 야옹이가 질문을 하지요.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던 젖소에게도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 우렁찬 대답에 깜짝 놀라지요.



맨 마지막에 야옹이가 질문하러 간 친구는 누구일까요?


바로바로~!! 짜자잔!! 토끼군이랍니다.

아, 토끼! 맞다. 토끼는 어떤 소리를 낼까요? 작가는 우리도 못 내리는 대답에 어떻게 답을 내려 줄까요? 갑자기 엄마인 저도 다음 페이지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기대하는 야옹이, 그리고 토끼 귀가 번쩍! 표정 보이시나요? 아주 인상적인 표정이지요!

토끼의 대답에 모두 모여 화답을 해줍니다. 그 화답이 궁금하신 분들은.. 너무나 친근한 동화책,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동물들의 소리를 전해주는 듯 하면서도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동물 친구들이 너무나 이해심 깊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동화책이랍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 마음까지 찡해지는 것 같았어요.

예쁘고 귀여운 우리 아가들이 재미난 그림책으로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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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밀의 방 -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
이영지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사고

월급을 받은 다음날에는 질 좋은 구두를 한 켤레 사는 것처럼

일주일을 무사히 보낸 씩씩한 나에게는 주말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다.

그것만으로도 다음 일주일을 보낼 힘이 생기니까..

299p

 

브런치란? 비싼 음식을 유행때문에 어쩔수없이 즐긴단 편견을 갖고 있던 저자가 이제는 열렬한 브런치 애호가가 되어 주말마다 즐기는 브런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글귀이다.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산 적도, 월급날마다 구두를 산 적도 없었지만, 어쩐지 일주일을 치열하게 산 나를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한다는 그 말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직장상사를 흉보거나 남자친구의 선물만을 바라는 여자친구들과의 소모적인 브런치도 싫다고 하였다. 전통적인 브런치 메뉴를 맛있고 푸짐하게 만드는 곳, 함께 먹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대화가 통화는 즐거운 사람들일 것을.. 즐거운 브런치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는 소중한 벗들이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해야 할때가 있었다. 예전 직장을 다닐때 항상 투덜대던 어떤 직원 하나가 다이어트를 하겠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모조리 뱉어내어 휴지로 둥글게 말아 옆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것을 보고 같이 먹던 사람들이 모두 비위가 상한 적이 있었다. 비싼 음식을 회식 비용으로 먹으면서 마구 주문하고, 입에 넣었다가 빼내는 처사를 보니 왜 따라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의 경험 이후로는 맛있는 식사를 할때 정말 속 툭 터 놓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식사야 말로 필수 조건이라는 작가의 말에 강력하게 동의를 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비밀의 방들은..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와인 전문 기고가이기때문에 늘어지는 집에서보다, 밖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글이 오히려 더 잘 써진다 하였다. ) 방문한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 찾아갈 수록 기분이 나고, 음식도 맛 좋은 그런 맛집 카페들을 찾아 쏙쏙 소개해주는 그런 책들이다. 내가 흔히 가봤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아닌, 정말 소수 정예의 그런 카페. 뭐든 직접 만들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대접하는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곳 말이다.

 

내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때에도 브런치가 한참 유행하던 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제법 비싼 가격에 쉽게 가게 되는 곳은 아니었지만. 딱 한번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찾아간 브런치 카페는..사실 카페는 아니고, 코엑스에 있는 호텔에서 하는 브런치 부페였다. 이왕에 비싸게 주고 먹는거, 부페로 양껏 먹겠다는 계산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호텔이라 분위기가 좋기도 하였지만,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카페들을 보니, 제대로 된 브런치 카페의 브런치 플레이트 한 접시를 소중하게 대접받는 것도 부페에서 수북히 쌓아 먹는것보다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압구정 메니땡스의 매콤한 칠리새우 떡볶이를 즐기고 싶었다. 여심을 사로잡는 텐바이텐에서 차린 카페 일공일공의 여행 컨셉 디자인은 여행을 즐기는 나를 더욱 설레게하는 분위기가 되리라. 그 중 플레이 모빌 인형을 끼워주는 토이밀 핫도그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어른들도 정말 즐겨 찾는 인기 메뉴라 한다.

 

북까페라 함은 그저 책이 장식된 그런 카페로만 알고 있었는데 (내가 가본 어설픈 북까페들이 그러했다. 읽을만한 책들이 아닌 그냥 장식용 책들..) 이 책에 소개된 북까페들은 정말 테이블마다 스탠드가 놓여있고, 신간, 베스트 셀러 등 사람들이 찾는 그런 책들로 가득히 꽂혀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멋진 카페들이다. 책도 읽고, 배고프면 맛있는 간식도 먹을 수 있는 쉼터 같은 곳. 요즘처럼 책을 좋아할때는 p532같은 북까페에 들러 p532플레이트 하나 시켜 놓고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았다.

 

그런가하면 포이동의 동네북이란 카페는 상냥한 여주인이 정성스레 준비한 맛있는 세트 메뉴를 무척이나 착한 가격에 맛볼수있는 곳이었다. 소시지와 토스트, 샐러드와 커피가 모두 3500원, 토스트와 커피 세트는 2500원, 서울보다 물가가 싼 지방의 저렴한 커피 체인에서도 그만한 가격의 카페는 찾기 힘들 정도이고, 재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하는데, 동네북은 샐러드는 유기농 채소만 사용하고, 좋은 먹거리만 사용하고 있다 한다.

 

전체적으로 브런치 카페들이 많았는데, 일요일의 브런치 카페코너에서는 특별히 그녀가 엄선한 카페들이 추천되었다. 그중 플라잉팬 화이트가 인상적이었는데 푸짐한 호주식 브런치를 소개하는 곳으로, 그 어떤 브런치카페보다 푸짐하고 맛있으니, 가장 무난하면서도 맛있는 곳을 찾는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라 하였다. 315p

 

직장이 서울 도곡동, 그 다음엔 청담동에 있었던 지라 가로수길이나 압구정 등에 갈일이 많았음에도 나는 꼭 가던 곳만 다니고, 주로 가던 곳들은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나 브런치가 되지 않는 카페들이어서..지금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많은 카페 중에 가 본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부암동, 서래마을은 가보지도 못했던 지라..책을 읽으며 나중에라도 꼭 한번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월화수목금토일 테마별로 다양한 카페를 소개하며, 인기 메뉴와 카페의 분위기등을 간단히 소개해주고 있는 이 책. 정말 분위기 있는 카페에 가보고 싶다던 동생이 생각나 읽기 시작한 이 책을..친정에 와 읽으니 동생이 중간에 뺏어가서 먼저 보기 시작하였다. "언니, 그 책 참 좋더라." 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돌려주어서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방학이니 이제 심심할때 서울에 올라가서 한번쯤 일부러 들러서 다녀와도 좋을 그런 카페인 것 같아서..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더라도 멋지게 살고싶은 싱글인 여동생에게는 다녀오라고 추천해주고 싶었다. 사실 나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지만 아가 데리고 서울에 가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오기가 힘들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동생에게 권해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브런치 메뉴들이 만원 이상의 가격이었지만, 웬만한 레스토랑의 스파게티가 그 정도 가격이 되는 걸 생각해보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프랜차이즈 맛이 아닌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담긴 홈메이드 같은 그 식사를 그 정도 가격에 즐긴다고 생각해보면 한껏 들뜨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실천해보지 못했던 삶을 저자는 실천하고 있었다. 마냥 부러웠던 앤리씨라는 이름의 블로거, 바로 이 책의 저자였다.

능동적인 공원 놀이를 위해 예쁜 피크닉 매트를 구입하고, 바구니에 카페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담은 후 책, 잡지 등과 함께 들고 나가 공원에서 제대로 된 피크닉을 즐기고 올줄 아는 그녀.

금요일 저녁에는 작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 좋은 님들과 맛있는 식사 한끼를 즐길 줄 아는 그녀

주말 오전에는 일주일동안 힘들었던 자신을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할 줄 아는 그녀.

 

술도, 화려한 밤문화도 싫지만, 인생을 즐긴다면 그녀처럼 즐기고 싶었다.

열심히 살고, 인생을 즐길줄 아는 그녀가 부러운 것은 비단 나 하나뿐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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