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들의 귀환 - 지구 종말론의 실상
에리히 폰 데니켄 지음, 김소희 옮김 / 청년정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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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지구 종말을 무사히 넘겼고, (그때는 직장 생활이 팍팍할때라 종말론에 미처 신경쓸새도 없이 넘겼다. )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채 평온하게 시간은 흘렀다. 다시 얼마전부터 긴급히 대두되고 있는 2012년 지구 종말론, 게다가 그 지구 종말이 운석의 충돌 등이 아닌 신들의 귀환이라는 새로운 논쟁까지.. 물론 신들의 귀환에 대한 이야기는 나만 새로운 이론인지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이 가설이 제기되었다 하나 최근 소설을 통해 이 이론을 처음 접했던 내게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던 내용이었다.

 

2012년에 일어나는 일이 지구 종말이 아니라 외계인들의 방문, 즉 우리가, 우리 조상들이 신이라 믿어 왔던 이들이 바로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가진 외계인들이며 그 외계인들이 2012년에 다시 돌아온다는 주장이 바로 이 책속에 담겨 있었다.

 

저자인 에리히 폰 데니켄은 나는 처음 만나는 작가였는데, 이미 6300만의 독자에게 이름을 알린 유명한 사람이라 하였다.

소설의 놀라운 결말이 아닌, 제목에 콕 박혀 있는 이 주장을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사실 어려서부터 재미나게 읽었던 수많은 세계의 불가사의들을 해결해줄 뚜렷한 대답은 없었다. 게다가 우리가 신화로 믿고 있던 거인, 키메라 (인간과 동물의 이종 결합, 배합 등)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다는 작가의 주장은 놀랍기만 하였다.

 

고대 문서와 구전설화에 따르면, 신들은 아주 오래전에 하늘에서 내려와 인류에게 다양한 것들을 가르쳤다. 현대인들은 은유로 가득한 문화에 살면서도, 왜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비슷한 은유를 사용했다는건 믿지 못할까? 고대 문서에서 설명한 것이 무엇이든,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들을 잘못 묘사한 거라는 주장은 지나치게 상상력이 발휘된 해석에 불과한 것인가? 5p

 

미국 원주민들이 그들의 관점에서 기차를 보고, 불의집이라 불렀다 하는데 오래 전 과거의 선조들이 우주선 등을 보고 그들만의 한정된 언어로 표현하다 보니 불의집과 같은 은유적 표현처럼 해석될 수도 있었겠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한정된 언어로 표현했을뿐 역사적 사실을 기록했는데, 우리는 현대에 와서 그것들을 전설과 은유라 믿고 있었다? 라는 가설. 바로 데니켄의 논지이다.

 

푸마푼쿠의 석판들은 마치 스테인리스 스틸 밀링 머신과 다이아몬드가 달린 드릴과 같은 현대 도구를 갖춘 작업장에서 만든 것처럼 정교하게 다듬고 문질러져 작업되어있다. 섬록암에는 0.64cm의 폭에 0.76cm 깊이로 정확한 홈이 파여 있는데 석기시대 도구로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어떤 것도 원시적인 석기시대 문명의 이미지에는 맞지 않는다. 58p

 

석기시대의 원시인들의 작품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날카롭게 절단된 블록들, 게다가 홈이 파인 면까지..오늘날의 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운 그런 구조물들이 단 하루만에 완성되었다 한다. 바로 신들에 의해. 그런 기록이야 말로 외계인의 기술을 언급한 것이라 말한다. 게다가 과거에 있었다는 수많은 거인들의 기록이 성서와 많은 기록에 남아있는데 이 또한 외계인들의 핏줄을 이야기하는게 아닌가 한다. 자그마치 키가 4m가 넘을 그런 거인들의 등장,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거인으로는  골리앗이 있다. 그 뿐 아니라 솔로몬왕의 아내기도 했던 시바 여왕의 무덤을 발견한 이 또한 그녀의 관을 열어보고 놀라서 봉쇄했는데 바로 그녀가 거인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왕의 귀환이라는 모티브는 마야에만 있는게 아니다. 신의 귀환에 대한 기대는 잉카인들, 불자들, 기독교인들, 무슬림들, 유대교인들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나타난다. 수 천 년 전 외계인들이 우리 조상들에게 했다는 약속까지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들은 "다시 오겠다!"라고 말했다. 마야는 이 약속을 기록으로 보존하고 심지어 날짜도 제시했다. 바로 2012년 12월 23일이다.  223p

 

 2012년이라는 지구 종말, 혹은 외계인의 귀환에 대한 언급은 마야력에 의존하고 있다. 고대에 쓰여졌다기에는 지나치게 정교하고 많은 부분이 들어맞고 있는 마야력. 그 증거가 전 세계의 여러 종교와 문서에 언급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의 주장이었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데니켄의 주장들. 과연 바로 코앞인 2012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사실 난 그 주장을 믿고 싶지는 않다. 가끔 뉴스에서 지나친 기상 이변이나 악재가 이상하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를 해도, 또 이렇게 그냥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냥 이대로..

 

영화 노잉에서처럼 극히 제한적인 인류만 살아남는 것도 원치 않고, 신들의 귀환이 정말 맞는 이론이라고 하여 외계인들, 특히 키가 4m가 넘고 놀라운 기술력을 가진 이들이 내 앞에 떡~ 하니 나타나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놀랍게 일치하는 과거의 기록이기만을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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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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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조정래 작가님의 허수아비춤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까닭에, 벌써 또 신간이 나왔나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소설 끝에 붙은 1982년이라는 단어를 보고 , 약력을 다시 찾고 나서야 1982년의 중편들을 엮어(애초에 한권의 이야기였다.) 장편 <불놀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나왔음을, 그리고 그 작품이 2010년에 다시 재 출간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1983년에는 mbc TV 6.25 특집극으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거의 30년전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흡입력이었다.

사실 대작에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전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법.

꽤나 두꺼운 소설이 된 이 작품이 정말 놀랍게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읽혀버렸다.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나 재미나게.. 하지만, 그 잔인하고 억울한 내용들에는 치가 떨리면서..

 

요즘에 책을 워낙 많이 읽어서, 웬만한 책, 게다가 두껍기까지 한 책은 읽고 나서 며칠 지나면.. 다시 책을 펼쳐봐야 생각이 날 정도인데.. 이 책은 읽을때는 초고속으로 잃은 책이었는데  읽은지 몇주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방금 책을 다 읽은 듯 내용까지 생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점수는 전쟁이 터지기 1년전부터 빨강물이 들어 있었다.

"배점수씨. 저 시퍼렇게 타오르는 불꽃을 보시오. 그리고 저 속에서 맥을 못 쓰고 녹아내리는 쇠를 보시오.

바로 저것이오. 양반이니 지주니 하는 것들은 저 쇠붙이고 우리는 저 쇠붙이를 맘대로 녹여 버릴 수 있는 불꽃인 것이오."

28p

 

한 마을 전체를 호령했던 대단한 지주 집안의 억압, 그리고 그에 억눌려 살아온 이들의 피맺힌 원한이 불러온 비극적인 살육, 그 살육이 또 대를 이어 복수로 이어지는 장대한 한풀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온 다는, 고리를 끊을 수 없는 자손에 이르기까지의 비극의 여정.

 

헐리웃 영화나 그에 못지 않은 잔인한 요즘의 한국 영화처럼 그런 복수를 하지는 않는다. 물론 전쟁시의 복수는 그에 못지않은 잔인함이었으나, 자손대에서 이뤄지는 복수는 철저하게 달랐다. 그러면서 동시에 현실적이기도 하였다.

 

좌파냐 우파냐 하는 이념의 대립 이전에 팽배해져 버린 감정의 원한. 빨강물이 들어버린 배점수는 사실 그와 자신의 여동생, 또 부모가 겪었던 핍박에 대한 원한이 더 컸지, 민족의 영웅이 되어야겠다거나 하는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복수가 보상받을 수 있는 세상이라 착각했고, 새로운 세상이 그들을 돌봐줄줄 알았다. 무조건 닥치는 대로 지주를 죽여대는 것만이 자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이리라 착각했다.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참변이 불러낸 삶의 댓가.

죄를 지은 사람들은 다 살아남은 이들 앞에서 죗가를 치르며 죽지 못한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배점수는 달랐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철저하게 다시 살아났다.

자신의 자식들에게는 그 연결고리를 남기고 싶지 않았고, 오히려 그는 영웅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천대받던 자신의 핏줄을 독립군, 양반의 것, 그리고 심지어 공산당에 반대한 지주의 것, 바로 그가 훔친 지주의 목숨인양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돈과 명예를 거머쥔 아버지의 모습을 아이들은 본받고 싶어했고, 조상을 자랑스러워했다. 

 

"당신 아버지는 부역으로 저지른 죄를 은혜하기 위해 이름도, 고향도, 얼굴까지도 바꿨소. 모두 당신이 태어나기 전에 꾸며진 일이었소. 상상할 수 있겠소?" 109p

 

걸판지게 놀고 끝이 날 줄 알았던 세상.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38명의 생목숨을 앗아간 사람이 너무나 길고도 오래, 자신의 명줄은 이어가고 있었다. 선이 분명한 그런 거침없는 책, 그 복수의 현장, 게다가 배점수의 여동생 순월이 어려서 겪은 잔인했던 일과 그 일이 불러온 광기어린 살육의 현장이 자꾸만 무섭게 머리를 휘저어버렸다. 사람이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광기가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실감하게 해주었던 책이었기에..

 

누구의 원한도 사지 않고 그렇게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이었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부르고, 자식들의 삶까지 완전하게 허물어버린다. 복수를 감행한 사람의 마음이 편할 수 있으랴.

두눈 못 감고 죽은 부모의 원수를 갚을 사람이 어찌 편하게 밥을 뜰 수 있었으랴..

 

현대의 수많은 작품을 읽고 또 읽어도, 30년 전의 이 작품의 뛰어난 흡입력은 못 따라가겠단 생각이 들었다.

강렬한 여운이 남겨진 책. 불놀이. 정말 길고도 긴 여정인 그의 대작들,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읽어야겠단 열망에 불을 붙여준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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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 자연을 통째로 구운
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12월
품절


대학 다닐때 교수님이 미국 유학 시절 집에서 직접 피칸 파이를 만들어 보곤, 다시는 피칸 파이를 먹지 않게 되었단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버터와 설탕이 들어가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나자, 칼로리 걱정에 다시는 파는 피칸 파이도 손대고 싶지 않았다 한다. 직접 만들기 전에는 믿을 수 없는, 빵과 쥬스 등에 들어간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설탕, 그리고 정제된 밀가루와 버터 등등등...



그렇다고 빵을 무척 좋아하는 내가 빵을 끊을 수는 없고, 만 두돌 갓 넘은 아기도 엄마를 닮아 하루에도 몇번씩 빵~ 을 외칠 정도로 빵 마니아가 되어서 아기를 위해서라도 집에서 만드는 빵, 그러면서도 몸에 좋은 웰빙 빵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요리 책을 찾다가 만났던 마크로비오틱 아이밥상 책을 관심있게 봤다가 이번에 새로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책이 나왔대서, 자연을 통째로 구운 채식 베이킹의 참맛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정신없이 펼쳐들게 되었다.




No sugar, no yeast, no butter, no egg , no milk



빵의 필수 요소들인 설탕, 이스트, 버터, 달걀, 우유를 쓰지 않고 빵과 과자를 굽는다? 상상할 수 없는 베이킹의 세계로 초대하는 진짜 채식 베이킹의 세계

밀가루도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가 좋다고만 알았지, 통 밀가루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다가 이 책의 대부분의 레시피가 통밀가루로 만드는 제품인지라 마트까지 가서 긴급히 구비해왔다. 통 밀가루는 밀기울과 배아 그대로 갈아 만든 것이라 하였다.



팽창제로는 알루미늄 free 베이킹 파우더, 식소다, 천연 효모 등을 쓰는데, 일반 베이킹 파우더에 들어있는 황산 알루미늄이 뼈를 약하게 하고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새로 배웠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는 알루미늄 free 베이킹 파우더를 써야한다는 것을 명심!



놀라운 대체제의 세계를 모두 명기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질까봐 계란과 우유 등의 대체제는 책을 읽는 다음 분들을 위해 궁금증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계란, 버터 없이도 티라미스, 쇼트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놀라운 레시피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외관상은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제품들과 똑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요구르트가 들어있지 않은 요구르트 타르트 부터 깔끔한 어른들의 입맛을 위한 모카 푸딩까지..베이킹이라고 해서 빵만 생각했던 촌스러운 나의 생각을 뒤집는 각종 맛있는 간식들이 가득한 세상이라. 이 많은 간식들을 어느 것부터 해먹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나서는 그 단맛과 차가운 맛의 세계에 빠져들어 틈만 나면 아슈쿠림을 외쳐대곤 해서, 사실 아이의 건강이 걱정되곤 했는데, 딸기 바나나 아이스크림은 정말 믿고 만들어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딸기와 바나나가 재료의 전부였는데도 만들어진 최종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아이스크림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재료도 손쉽고 간단해서 제일 먼저 해먹이려고 바나나를 얼렸는데, 딸기를 사기전에 요구르트와 갈아줘버리는 바람에 미처 못 만들어본게 아쉽다.



오븐 없이 프라이팬으로 구울 수 있는 쿠키도 돋보였는데, 통밀가루와 참깨 등으로 구워 우리가 알고 있는 참크래커 같은 모습으로 완성이 되었다. 담백한 과자를 먹이고픈 어린 유아들에게 좋을 그런 과자 같았다.




밀가루 뿐 아니라 쌀가루로도 다양한 과자와 빵을 만들어 선보였다. 말린 떡을 집에서 직접 뻥과자를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었고 (엄마 쌀과자라면서 많이들 사먹는 과자인지라 올해 떡을 빼면 썰어 말렸다가 이 과자를 꼭 만들어 먹이고 싶다. ) 물 없이 바나나와 쌀가루 만으로 만드는 바나나떡도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채식 베이킹으로 한끼를 즐겁게 해결할 수 있는 근사한 브런치에도 도전할 수 있다. 우엉 연근 볶음을 넣은 근사한 피타빵부터 소시지 대신 당근을 넣은 핫도그, 치즈 없이 샐러드를 얹어 먹는 자연의 단맛이 우러나는 피자까지..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경험자들의 한마디를 들어보면, 그 맛까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직접 만들어 본뒤 깜짝 놀라고, 먹어보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

보통의 무스는 너무 달아서 한입 이상 먹기 어려운데 바나나 초컬릿 무스는 바나나의 적당한 단맛 덕분에 쉽게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건강을 생각해서 베이킹을 멀리하게 되는 요즘 추세에 그런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 아닐까요?



34세 주부 탁연지

191p







아이와 안심하고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요리, 일반 베이킹이나 다른 채식 베이킹보다 훨씬 몸에 부드러운 그런 요리들.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달지 않은 그런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입맛과 기호까지 고려하면서 건강도 챙기는 일석 이조의 건강한 레시피를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더더욱 홈베이킹을 시작해야겠단 강한의지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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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와 7세 사이 - 자기 주도형 아이는 7세 이전에 결정된다
김정미 지음 / 예담Friend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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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지 잘 뛰어다니고 생각하는 능력도 발달하기 시작하는 일곱살이 되면 혼자서 뭔가를 곰곰이 상상하고 또 그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발달심리학에서는 '주도성'이라고 합니다. 에릭슨은 바로 이 7세 이전이 주도성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탐색 능력을 그저 골칫거리로만 취급하면서 아이에게 창의적인 발명이나 자기만의 꿈과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25p



지금 딱 세살난 아들을 두고 있기에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미운 세살부터 죽이고 싶은 (책에 나온 표현이다) 일곱살까지.. 어른들을 자극하는 말 안듣는 이 시기의 귀여운 꼬마 악동들에게 부모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까? 자기 주도성, 우리가 미처 잊고 있는 이것이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되는 것으로 성공적인 아이의 삶을 실현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냥 '네'하고 따라주면 안되겠니?"

이런 말들은 아이의 생각이나 의도를 원천적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27p



아직 어린 아기인데도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 말대로 해서 손해볼 거 없어. 다. 너 잘 돼라고 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었다.

아이가 지금 옷을 입고 싶지 않고, 책을 보고 싶은데도 엄마는 아이와 외출을 해야할 시간이기에 빨리 옷을 입혀야했다. 하지만, 아이 입장은 별로 생각을 안해보고 나만 생각해본 결론이었다. 사실 이런 실수는 내가 흔히 하는 것들이었다.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아이와 대화가 길어지게 되면 앞으로 말하게 될 일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아이의 생각을 원천 봉쇄하는 말이었다니 더욱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의 관심을 알려면 동작보다는 눈을 봐야 합니다. 손이나 몸짓보다는 시선이 아이의 관심을 더 잘 나타내기 때문이죠. 148p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게 있고, 시키고 싶은게 있다면 먼저 아이의 생각, 아이의 기호를 알아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진정한 관심사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바라보고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잘 키워나가기를 진정 원한다면 흔히 말하듯 '고기잡는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당장의 답답함과 불안때문에 '고기잡는법' 대신 '고기'만을 덥석덥석 떠먹여 준다면 아이 스스로 고기를 얻게 될날은 점점 멀어질 것입니다.

...긴 인생에서 지금은 시작을 위한 기초 과정에 불과합니다. 결국 사회에 나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이 아닐까요? 167p



사실 우리 아이 말이 그렇게 빨리 시작된 편이 아니어서 나도 모르는 죄책감이 들곤 했다. 항상 아이와 붙어 있다 보니 아이가 어어~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동작을 취하기만 해도 그게 뭔지 알아채고 아이의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차원에서 "아, 뭐뭐 해달라고?" 하면서 아이가 해야할말을 가로채곤 했던 것이다. 책에는 많은 예의 엄마와 아이의 대화가 나온다. 그 중 상당수가 너무 말이 많은 엄마, 그래서 대답할 시간이 없어 말이 적어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또한 우리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던게 아닌가 싶은 후회가 든다.



일상에서도 흔히 '엄마가 수다쟁이가 될때 아이도 말을 빨리 배운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아이의 표현 언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현재 수준과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죠. 198p



최근까지 읽었던 많은 육아서를 뒤집는 이야기. 세살바기 엄마들은 모두 수다쟁이가 되라는데, 이 책에서는 그저 반응에 신경쓸뿐 아이가 할 말까지 나서서 하는 엄마는 되지 말라고 말한다. 게다가 유아어는 쓰지 말라는 많은 이론과 달리 이 책에서는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정확한 언어로 수정할때까지 아이의 유아어에 반응해주고 따라 말하라고 하였다.


'성장'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이가 자기 앞에 놓인 상황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행동을 '결정'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통제감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203p



책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는 가르치는 부모가 아닌 반응하는 부모였다. 그렇다고 반응하는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대로 무조건 방치하는 허용적인 부모는 또 아니었다. 그 적정선을 지킨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은 잘 알겠지만 인생의 시작과도 같은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우리 아기가 엄마의 테두리에 갇혀서 하고 싶은 뜻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일 없게 엄마 중심적이었던 사고와 생활 방식에서 조금은 융통성을 갖고 아이를 바라봐야겠단 생각으로 전환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점은 아직 세살 밖에 안된 아이가 말이 좀 느리다고 해서 유아 특수학교에 보내고, 어렸을 적부터 조바심내는 부모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조금 느려도 금방 따라잡고, 오히려 말문이 트이자 더 술술 빨리 말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부모가 조금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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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 카네기 메달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0
제럴딘 머코크런 지음, 정회성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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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초록색 코르덴 재킷을 입고 있었다. 팔꿈치와 겨드랑이, 단춧구멍 둘레가 닳아빠진 낡은 옷이었다. ..

그래도 남자의 외모에는 지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특히 다갈색 곱슬머리와 이마에 돌출한 파란 정맥이 인상적이었는데, 짧은 턱수염에 열려있는 셔츠 속의 창백한 피부 때문인지 다소 외로워보였다.

 

"책읽는 걸 좋아하니?"

"그런대로요." 13p

 

에일사는 학교에서 보낸 도서관 견학에서 낯설고 이상해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도서관 사서에게 귀찮은 존재로 낙인찍힌 상태였고, 추운 겨울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며 에일사에게 매달렸다. 소녀는 결국 자신의 어머니가 골동품 가게를 하고 있으니 와보라 하였다. 에일사의 착한 성격이 청년을 거절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그녀의 착한 성격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라 결국 어머니도 청년을 내치지 못하고 무급 직원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마음이 착해 마진을 많이 남기지도, 손님을 속이지도 못하는 어머니, 그래서 에일사네 포비 골동품점은 돈이 없어서 전화도 끊길 형편이었다.

공짜로 일하겠단 청년 버크셔는 스스로를 MCC라 불러달라 하였고, 책에 빠져 먹는것도 잊고 손님 상대도 않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청년의 한심한 모습에 에일사가 화가 날 무렵, 손님들을 상대로 버크셔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고장난 시계를 보고 그냥 가려 한 노인에게 버크셔가 들려준 이야기는 시계에 얽힌 행운아 핀바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흔쾌히 노인은 이야기값이라며 100파운드를 지불하고 갔다. 어머니와 에일사는 어리둥절해지고, 버크셔는 픽션을 들려주는 거라고, 아주 능숙하게 사람들을 홀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는 정말로 묘하게 사람을 이끌어서, 세상 어디에서고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였고, 신기하게도 손님과 물건의 상황에 적절하게 들어맞는 그런 이야기들이어서 손님들의 지갑을 후하게 열게 만들어주었다.

 

연인에게는 로맨스 이야기를, 짜증 잘내고 고집불통 소녀에게는 무서우면서도 미스터리한 거울에 얽힌 이야기를, 전화선을 떼러 온 직원에게는 해적선과 모험에 얽힌 그런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경청하고, 물건을 사갔지만, 에일사 모녀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MCC의 거짓말이 들통나지나 않을까? 그 이야기가 모두 엉터리라는게 밝혀지면 어떻게 하나..

 

소설의 마지막은 전혀 생각지 않은 반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준다. 그저 자신을 리딩에서 왔다고만 소개했던 MCC, 그리고 그가 들려준 기상천외한 재미난 이야기들, 그의 머릿속에서만 나왔다 믿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이 진실이었을까? 허구였을까?

 

액자식으로 끼워들어갔던 11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나고 흥미진진했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야기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해서 더 재미났는지 모른다. 제목으로 구분지어지는 단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MCC가 입을 열면 술술 흘러나오는 마법같은 이야기여서 손님들과 에일사, 그리고 독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가디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아동문학이자, 어른이 읽어도 너무나 재미났던 그런 이야기.

카네기 메달, 가디언상을 석권한 청소년 문학의 뉴 클래식. 사실 클래식이라는 말이 붙으면 재미없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생겼는데, 카네기 메달 수상작품이라 (기존 다른 작품들에 크게 매료가 되었던 터라) 기대를 갖고 읽어보았다. 그리고 어렸을 적에 읽었던 이솝 우화, 천일야화 등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겠다 싶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크게 뒤엎는 반전까지 더해져서 더욱 알쏭달쏭한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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