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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와 7세 사이 - 자기 주도형 아이는 7세 이전에 결정된다
김정미 지음 / 예담Friend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어디든지 잘 뛰어다니고 생각하는 능력도 발달하기 시작하는 일곱살이 되면 혼자서 뭔가를 곰곰이 상상하고 또 그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발달심리학에서는 '주도성'이라고 합니다. 에릭슨은 바로 이 7세 이전이 주도성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탐색 능력을 그저 골칫거리로만 취급하면서 아이에게 창의적인 발명이나 자기만의 꿈과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25p
지금 딱 세살난 아들을 두고 있기에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미운 세살부터 죽이고 싶은 (책에 나온 표현이다) 일곱살까지.. 어른들을 자극하는 말 안듣는 이 시기의 귀여운 꼬마 악동들에게 부모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까? 자기 주도성, 우리가 미처 잊고 있는 이것이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되는 것으로 성공적인 아이의 삶을 실현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냥 '네'하고 따라주면 안되겠니?"
이런 말들은 아이의 생각이나 의도를 원천적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27p
아직 어린 아기인데도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 말대로 해서 손해볼 거 없어. 다. 너 잘 돼라고 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었다.
아이가 지금 옷을 입고 싶지 않고, 책을 보고 싶은데도 엄마는 아이와 외출을 해야할 시간이기에 빨리 옷을 입혀야했다. 하지만, 아이 입장은 별로 생각을 안해보고 나만 생각해본 결론이었다. 사실 이런 실수는 내가 흔히 하는 것들이었다.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아이와 대화가 길어지게 되면 앞으로 말하게 될 일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아이의 생각을 원천 봉쇄하는 말이었다니 더욱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의 관심을 알려면 동작보다는 눈을 봐야 합니다. 손이나 몸짓보다는 시선이 아이의 관심을 더 잘 나타내기 때문이죠. 148p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게 있고, 시키고 싶은게 있다면 먼저 아이의 생각, 아이의 기호를 알아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의 진정한 관심사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바라보고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잘 키워나가기를 진정 원한다면 흔히 말하듯 '고기잡는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당장의 답답함과 불안때문에 '고기잡는법' 대신 '고기'만을 덥석덥석 떠먹여 준다면 아이 스스로 고기를 얻게 될날은 점점 멀어질 것입니다.
...긴 인생에서 지금은 시작을 위한 기초 과정에 불과합니다. 결국 사회에 나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이 아닐까요? 167p
사실 우리 아이 말이 그렇게 빨리 시작된 편이 아니어서 나도 모르는 죄책감이 들곤 했다. 항상 아이와 붙어 있다 보니 아이가 어어~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동작을 취하기만 해도 그게 뭔지 알아채고 아이의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차원에서 "아, 뭐뭐 해달라고?" 하면서 아이가 해야할말을 가로채곤 했던 것이다. 책에는 많은 예의 엄마와 아이의 대화가 나온다. 그 중 상당수가 너무 말이 많은 엄마, 그래서 대답할 시간이 없어 말이 적어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또한 우리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던게 아닌가 싶은 후회가 든다.
일상에서도 흔히 '엄마가 수다쟁이가 될때 아이도 말을 빨리 배운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아이의 표현 언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현재 수준과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죠. 198p
최근까지 읽었던 많은 육아서를 뒤집는 이야기. 세살바기 엄마들은 모두 수다쟁이가 되라는데, 이 책에서는 그저 반응에 신경쓸뿐 아이가 할 말까지 나서서 하는 엄마는 되지 말라고 말한다. 게다가 유아어는 쓰지 말라는 많은 이론과 달리 이 책에서는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정확한 언어로 수정할때까지 아이의 유아어에 반응해주고 따라 말하라고 하였다.
'성장'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이가 자기 앞에 놓인 상황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행동을 '결정'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통제감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203p
책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는 가르치는 부모가 아닌 반응하는 부모였다. 그렇다고 반응하는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대로 무조건 방치하는 허용적인 부모는 또 아니었다. 그 적정선을 지킨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은 잘 알겠지만 인생의 시작과도 같은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우리 아기가 엄마의 테두리에 갇혀서 하고 싶은 뜻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일 없게 엄마 중심적이었던 사고와 생활 방식에서 조금은 융통성을 갖고 아이를 바라봐야겠단 생각으로 전환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점은 아직 세살 밖에 안된 아이가 말이 좀 느리다고 해서 유아 특수학교에 보내고, 어렸을 적부터 조바심내는 부모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조금 느려도 금방 따라잡고, 오히려 말문이 트이자 더 술술 빨리 말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부모가 조금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