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연의 도쿄 집밥
박계연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절판


결혼전에는 명란젓은 그저 무쳐 먹는 반찬으로만 알았는데, 결혼 후 신랑의 식성대로 명란젓에 두부를 넣어 국을 끓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친정 아버지께도 해드렸더니 시원하고 깔끔해 맛있다고 하셔서..친정에서도 종종 해먹는 국메뉴가 되었다. 몇십년씩 서로 먹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터라, 같은 한국인임에도 반찬이나 입맛이 미묘하게 다른데, 하물며 한국인 아내와 일본인 남편의 만남이었으니 오죽했을까? 바쁜 직장 생활로 여느 싱글들처럼 요리를 많이 해보지 않았던 초보 주부 저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남편의 바램대로 일본 요리책을 들고 같이 요리를 하기 시작하기까지.. 서로의 입맛이 달라 갈등도 많았을테고,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을 것이다.



일본 요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열심히 살림에 응했던 그녀, 새댁 경력 몇달만에 2~3시간 걸리던 식사 준비시간이 30분 만에 여러 반찬의 식탁을 뚝딱 차려낼 정도가 되었고, 이제 일본 생활 7년차에 접어들어 그녀의 일본 집밥 요리 경력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손쉽고 간단하면서, 보편적인 일본의 집밥 메뉴 레시피를 당당히 소개해주는 경지에 이르렀다.


일본 가정요리 102가지 레시피와 음식에 얽힌 여러 에세이들이 지루한 요리책이 아닌, 즐기는 요리책으로 만들어주어 정말 손에 잡자마자 후다닥 읽어내리게 만드는 글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기자 출신의 그녀, 글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게 맛깔나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에는 일본 요리 하면, 달고 짜고 정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딱 한번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그때 맛본 음식들이 거의 다 입에 잘 맞았고, 한국에서 팔고 있는 많은 일본 요리들 또한 입에 잘 맞아 일본 요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게다가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여행 후기를 속속 올려주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일본의 맛있는 맛집, 혹은 맛있는 요리에 대한 후기가 가득해서 읽을때마다 입에 침이 고이곤했다.



식당 뿐 아니라, 일본 친구를 사귀지 않는 한 절대 맛볼 수 없을 일본 가정식의 맛은 어떠할까? 또 어떤 메뉴가 나올까?

한때 붐이 일었던 일본 드라마의 열풍 속에서 그들이 먹던 나베 요리서부터 커다란 꼬치 구이(영화 비밀에서 히로스에 료코가, 성장기 학생은 잘 먹어야 한다면서 무지막지하게 큰 고기 꼬치를 뚝딱 해치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 등을 볼 수 있었고, 파는 메뉴를 집에서 만들 수도 있겠구나 혹은 집에서만 만드는 정갈한 반찬들은 뭘까 궁금해지기도 하는 등.. 일본의 가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직접 한국에서 해볼 수 있다면 하는 기대감을 해결해주는 그런 책을 일본 생활 7년차 주부 박계연님이 해결해주신 것이다.

그리고, 30분 내 뚝딱이라는 뒷 표지 말처럼 정말 뚝딱 뚝딱 간단한 레시피가 많아, 손이 많이 가는 그런 요리들에 비해 당장 해보고 싶은 자신감을 심어준다.



처음엔 된장을 밥에 발라 먹는다는게 너무 이상해서 남편이 먹고 싶다고 해도 만들지 않았던 구운 된장 주먹밥. 이자카야에서 한번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 색다른 감동을 느꼈다 한다. 구운 된장 주먹밥은 한꺼번에 만들어서 냉동 보관했다가 먹기 전에 바로 구워먹거나, 오차쓰케를 만들어먹기도 한다고 한다. 62p



외국의 양념이 우리나라 양념 맛을 못 따라오듯이, 일식을 만드는 레시피의 기준은 일본 된장, 일본 간장에 맞추어져 있어서 일본 간장보다 더 짠 우리나라 간장, 일본 된장보다 덜 짠 우리나라 된장으로 요리하면 아무래도 저자가 만드는 맛과 다른 묘한 맛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짠 정도가 다름을 감안해서, 약간 줄이거나 더 넣거나, 혹은 일본 요리를 위한 일본 간장을 구비해 요리에 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일본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양념이라는 간장, 그 간장의 종류와 쓰임새도 정말 무궁무진했다.


더블피의 뚝딱쿠킹이라는 인터넷 만화에서 본 것 같은 돼지고기 생강 구이를 또 만나 반가웠다. 마늘보다 생강에 익숙한 일본인들, 간장과 생강으로 양념한 이 음식은 또 어떤 맛일까? 일본 남자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일본 정식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로 스태미나를 위한 요리라고 하면서 또한 맛도 좋다고 (더블피님 블로그에서 본 것 같다.) 기억을 한다. 게다가 반드시 채썬 양배추를 곁들여야 하는데 집에서 채썬 양배추를 곁들이지 않으면 남편이 슬픈 목소리로 "양배추가 없는 돼지고기는 안돼"라고 말한다 89p하니 일본인들에게 반드시, 꼭 이라는 음식 궁합이 존재함을 배우는 순간이었다.


일본 밥상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배추 유자절임, 우리나라의 김치와도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집에서 담그거나 친정에서 얻어먹거나 슈퍼에서 사다먹는 등 그 문화도 비슷하다 하였다. 방법도 정말 간단해서, 매운 것을 못 먹는 아기를 위해 백김치 비슷하게 담가줘도 좋을 메뉴 같았다.



된장주먹밥 못지않게 나의 관심을 끌었던 양파구이. 전자렌지로 돌리면 오케이인 이 요리는 정말 너무너무 손쉬워 봄에 햇 양파 나올때 꼭 해보려고 찜해둔 메뉴다.

봄에 나오는 양파는 단맛이 강해 통째로 구워먹곤 한다. 양파의 단맛과 간장의 짠맛, 가쓰오부시의 생선 맛 등이 조화를 이루어 일본 술에 잘 어울리는 안주다. 자연의 맛이라고 할까?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이 나온다. 145p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부침개를 부쳐내듯, 야채가 많이 남으면 손쉽게 튀겨 버리고, 튀김이 남으면 다음날 튀김 우동이나 튀김 메밀 국수, 또는 텐동 (튀김 덮밥)을 해먹는 일본인들. 우리나라에서는 튀김이 번거로운 요리인데 일본에서는 남녀 누구나 손쉽게 하는 요리이자, 아이들 친구가 오면 흔히 해주는 메뉴라고 하였다. 또 튀김과 후라이를 명확히 구분해, 빵가루를 입혀 튀긴 돈까스 같은 후라이는 절대 튀김에 넣지 않는다 하였다. 일본의 기본적인 식생활 상식 등도 소개해주어 새로 알게되는 사실들이 무척 많았다. 공부하고자 해서 얻는 정보가 아니라,흥미로운 요리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상식들이 유쾌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무의 아래부분은 매운맛이 강하고, 윗부분은 단맛이 강한 성질을 이용해 요리에도 다르게 이용한다 하였다. 나도 어디선가 무의 어디가 맵고 어떻고 이야길 들었는데, 매번 잊어버리고 그냥 무 전체를 똑같이 사용하곤 했는데, 기억하면 좋을 부분 같았다. 매운 부분은 수분이 적어 갈아서 기름진 생선이나 튀김에 곁들여 먹고 윗부분은 수분이 많아 어묵전골이나 무조림에 적당하다. 219p 간 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그들의 식습관 상, 매일 무를 갈아야했던 그녀 또한 팔이 아파 화가 나기도 했지만, 무를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고, 또한 간무, 무 등으로 요리한 음식도 소화도 잘되고 맛도 좋아서 그녀 역시 간 무를 얹은 함바그 스테이크를 즐기게 되었다 하였다.




맛있고 손쉬운 레시피가 가득하고, 새로운 요리가 많아 배우는 재미가 있었던 책, 거기에 일본 요리에 대한 각종 상식은 양념처럼 더해지고, 남편과의 에피소드는 한편의 일기를 읽는 듯 재미를 더해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뉴들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해먹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치킨 가라아게의 고소한 맛도 즐겨보고 싶고, 우리집에 있는 쓰유로 간단히 만들어먹을 수 있을 미역 우동과 바삭바삭한 새우 튀김을 얹은 텐동도 끌리는 메뉴이다.



여행의 꽤 큰 비중을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데 있다고 보는 나로써는 여러 제약이 많아 당장 여행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이렇게 일본 가정집에 초대받은 것처럼 정갈한 한상을 차려서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고픈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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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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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트렁커 : 멀쩡한 집 놔두고 트렁크에서 자는 사람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기우가 심한 나로써는 두 편의 영화를 떠올렸다.

영화 주홍글씨와 외화 택시. 두 편의 영화에서 트렁크는 사람들이 있어선 안될 곳에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하는 곳으로도 등장하고, 또다른 영화에서는 돈이 없어 숙박을 트렁크에서 해결하는 일그러진 한국인 유학생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의심이 많고 걱정이 많았던 나는 미리 걱정을 했다. 잘못하면 질식해서 죽을 수도 있을텐데.. 왜 그런 엉뚱한 일들을 할까?

 

엉뚱한 일을 자초하는 두 명의 주인공은 사실 범상치 않은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다. 까칠한 사차원 걸 온두는 자신의 과거를 밝히지 않는, 사실은 기억 못하고 사는 과거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여자이다. 그리고 그녀의 트렁크 이웃 름은 아픈 과거를 발단 전개도 없이 바로 위기부터 고백하는 생뚱함을 갖고 있는 자상한 남자이다. 그 둘의 만남, 그리고 까칠하지만 인간적인 면이 있는 온두의 일상과 생각, 대화 등을 읽고 보면서 처음에는 한참 재미나게 웃고 공감하였다. 다소 과격한 표현들, 하지만 그 표현들이 싫지 않고 오히려 정감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나워보이지만, 사실은 사납지 않은 그녀. 경사가 가파른 오림여고의 등교길이야기를 들을 적에는 정말 너무나 가파른 경사를 갖고 있던 중학교 학창 시절이 떠올랐고, F자, ㅂ자, ㅇ자로 나동그라지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세상을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하지만, 그 시니컬이 어쩌면 정곡을 꿰뚫고 있는지 모르는 그 모습들이 참 유쾌하게 그려졌다. 그렇게 소설 속 곳곳에 웃음의 장치가 참 많앗다.

 



 

"너를 보면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점순이 있잖니. 그 점순이가 생각난다. "

나는 동백꽃의 점순이인지 봄봄의 점순이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고추장 갖고 동물 학대하는 애 말이다. 남자애한테 추파 던지는. 걔가 보통 당돌한 애냐. 너도 그런 느낌이 든다고. "

그는 학생들 하나하나에게 소설 속 주인공과 닮았다고 했다. 그의 이상하고 불쾌한 취미 때문에 울음을 터뜨리는 애도 있었다.

어떤 애한테는 <감자>에 나오는 복녀를 닮았다고 해서 대성통곡하게 만들었다.

그 전날 '아다다'였던 아이가 울고 있는 친구를 위로했다. 51P

 


 

그저 엉뚱 발랄 유쾌할 줄 알았던 이야기가 중반부터 우울하고,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들로  흐르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과거를 잊을 수 밖에 없는 것,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감출 수 밖에 없던 진실 앞에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 웃으면서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기에..

그들은 왜 트렁크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좀처럼 공감하기 힘든 상처와 아픔을 게임하듯 발랄하게 고백하는 이들의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다. 그저 애잔하다. 조연정 (문학평론가)

 

나를 가졌을 때 엄마는 누군가를 증오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열달을 보냈다. 나는 태아일때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몹시 분해했고, 슬퍼했고, 괴로워했다. ..그 후 나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기름을 뒤집어 쓰고 2도 전신화상을 입었다. 그때의 기억을 다 잊은줄 알았던 작가가 최근에 갑자기 화상을 입었을 때의 끔찍했던 기억을 꿈꾸고 놀라 일어났다고 하였다.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더 큰 트라우마와의 정면 승부뿐이다. 잊고 싶은 기억과 대면하고자 하는 노력만이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온두와 름과 같은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건네고 싶다는 작가의 글. 그 글에 이 글의 진심을 깨달았다.

 

무척 재미나면서도 범상치않고, 잔인했던 과거에 놀라웠던 글. 그리고 책을 다 덮고, 쉽게 다른 책을 금새 펼칠 수 없게 만든 그 저력은 작가의 그 진심어린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정말 재미나다. 하지만, 그냥 웃고 넘길 수 만은 없다. 그들이 진실 게임, 치킨 차차차를 통해 서로에게 풀어놓는, 혹은 온두의 경우에는 스스로에게 열쇠를 여는 과거의 기억들이 우리에게는 충격이자, 그들에게는 치유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상처를 보듬어 안는 방법. 평범하지 않는 트렁커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가 전해주는 트렁커는 정말 황당해보이면서도 침대에서 잘 수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운 이들을 감싸안는..따뜻한 결말로 가는 소중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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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불로문의 진실 - 다시 만난 기억 에세이 작가총서 331
박희선 지음 / 에세이퍼블리싱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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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여행을 갔을 적에 서불과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진시황때 불로초를 캐러 보낸 서복이 바로 제주도에 들러 남긴 글씨라는 이야기였다. 불로초가 우리 제주도에 과연 존재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되살려주는 소설을 만났다.

 

창덕궁 불로문의 진실.

창덕궁에 가본 적이 있었던가? 서울에 살면서도 막상 궁궐과는 거리를 멀리 하고 살았던 서민(?)이었던 지라, 가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같기도 하고..

연못이 있는 어느 궁에 가본 것 같은데 그곳이 창덕궁이었는지는 가물거린다. 게다가 불로문이라니.. 불로초를 연상케하는 그런 문이 있는지도 몰랐던, 아주 우매한 사람이었다.

 

혹자는 그저 불로 장생을 바라는 뜻에서 그런 문을 지어 그 문을 통과하면서 불로장생을 염원했다고 한다.. 라는 책 속 문구처럼 아마 내가 그 문을 알았더라도 그런 연유겠지 생각했을 것이다. 신비한 불로초가 과연 실제로 존재했다고 믿기는 어려웠기에 그런 이야기는 손쉽게 전설로 혹은 그저 바람으로만 묻어버렸던 것. 불로문과 불로지, 모르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꺼내어 새로운 소설로 만들어 낸 이가 존재하였다.

 

생생한 역사적 증언인 것처럼 그의 소설 속에는 책 밖으로 바로 튀어나올 것 같은 생생한 현장의 사진들까지 같이 담겨져있다. 그저 환상으로만 끝난, 억지 주장으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정말 그랬을 수도 있다는 것을 뒷받침이라도 해주듯 말이다.

 

2000년 전 진시황이 보낸 서복의 제주 탐사기부터, 조선 시대 숙종의 불로문 이야기, 그리고 다시 한참을 지나 일제 시대의 경성 제국 대학 학생과 비밀 결사단이자 독립 단체 천수당의 이야기까지.. 총 세편의 이야기가 불로초로라는 주제로 엮여 톱니바퀴를 형성하며 흘러간다.

 

일제 시대 730 부대로부터 천수당원들이 목숨을 걸고 빼앗은 물건이 있었으니, 바로 식물 뿌리 같은 표본과 책 한 권 그리고 탁본 한가지였다.

일제는 다시 그 물건을 되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천수당에서는 목숨을 걸고 구해 낸 물건의 정체가 뜻밖의 물건임에 실망이 커, 중요한 물건인지도 모른채 우연히 배달책으로 엮인 경성제국대학 학생 시형에게 물건을 되돌려 주었다. 시형은 그 물건이 범상치 않을 거라는 직감에 일본인이지만, 독립 운동가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마쓰다 교수에게 몰래 의뢰해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 물건으로 인해 흘러가는 서복의 이야기서부터 숙종 시대의 이야기까지..

범상치 않았던 물건의 진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잊고 있던 역사를 끄집어 낸것 뿐 아니라 상상 속에 그쳤을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재 창조해낸 팩션이 마치 다빈치 코드의 놀라움과 같은 재미를 주었다는데 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은 것이 좀더 치열하게 혹은 생생하게 전해졌으면 좋았을 일본군과 천수당원들과의 대결 등이 간단한 서술로 끝나버리고,  사건의 진행도 좀 빠르게 흘러가기 위해 좀더 재미난 장치가 많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부분들이 생략되어 아쉬움이 있었고..소재의 참신함과 결말의 대반전 등 눈에 띄는 요소들이 무척 많아 좀더 다듬어지면 너무나 재미났을 그런 소설이라 안타까웠다는 것.

 

하지만, 분명 놀라운 것은 나처럼 그 존재도 몰랐을 불로문에 대해 파고 들어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해내고, 정말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 불로지에 대한 상상을 해내었다는게 놀랍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연상케 하는 결말의 대 반전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음, 반전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임에도 이 책의 반전은 더 재미나게 느껴졌다는 것.

 

간과하고 넘어갔던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미처 예상치 못한, 아니 생각할수록 놀라운 새로운 세상을 펼쳐내는 이런 역사적 팩션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이기에 흥미롭게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새롭게 만난 불로문의 진실은 성경, 지구 종말 등 다양한 코드로 재 해석되고 있는 세계 속 놀라운 이야기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재미난 소설이 나올 수 있는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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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뉴욕쇼핑여행 - 쇼퍼홀릭 박작가의
박혜정 지음 / 팜파스 / 2010년 12월
절판


쇼퍼홀릭 박작가의 깐깐한 뉴욕 쇼핑여행, 사실 여행과 쇼핑의 떨어질래야 떨어질수 없는 관계를 생각해보면 수많은 여행책자와 여행 가이드에 나온 쇼핑 숍과 아이템에 대한 언급을 예상케 되고, 이 책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일거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간과하고 말았던 "깐깐한"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한다. 이 책과 다른 책의 분명한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


그녀의 책은 정말 패션과 쇼핑에 문외한인 나의 눈까지 번쩍 뜨이게 할 그야말로 뉴욕 전역의 쇼핑을 아우르는 바이블 같은 책이었다.

근사한 패션 리더로써의 박작가의 해박한 패션 정보와 그리고 강추 아이템, 알짜배기 노하우들, 쇼핑 초보자를 패션 만점 여우 쇼퍼홀릭으로 중무장시켜줄 수다쟁이 쇼핑 가이드 같은 그런 책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읽다보면, 평범하지 않은 시작에 우선 놀라게 된다.

뉴욕까지 가면서, 짐도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가방만 텅 빈채로 두개를 가져가길 권유한다. 왜? 그녀가 말해주는 잇! 아이템들을 채워서 돌아오려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수하게 여기 좋은 샵이 있어요 가 아닌! 어느 샵은 어떤 유래로 인기를 끌고 있고, 여기에서는 어떤 제품을 사야 한다. 이제품은 이렇게 코디하면 좋다. 욕심내지 말고 여기선 한장만 사라. 다른 곳에 더 멋진 것을 두고 후회하지 말고 등등... 정말 완전 꼼꼼한 조언들이 눈부시게 수록되어 있다.







특히나 여자들에게 너무나 좋을 그런 쇼핑 완벽 가이드 책.

물론 나 한 패션 하는 여자야~ 하는 사람들은 응? 이 브랜드는 안 입어. 이게 좋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와 숍을 아우르고 있어서 분명 자신의 기호에 맞는 곳을 찾게 되리라 싶다. 저렴하고 질좋은 H&M, 한인이 세워 붐을 일으킨 FOREVER21, 그리고 정말 길거리 노점상에 넘쳐나는 짝퉁 핑크의 원조, 빅토리아 시크릿의 잇 아이템 핑크 트레이닝복 등.. 미국에 사는 이도 이만한 패션 감각을 갖춘 이는 드물 정도로 그가 풀어내는 입담은 쉼 없이 이어진다. 아. 이 사람 참..작가였지. 그러니 말도 재미나게 하고, 본인이 직접 피팅한 예쁜 옷들까지 보여주면서.. 우리를 혹하게 하는 많은 옷들을 보여주지.



우리나라의 턱없이 비싼 가격의 반의 반도 안하는 저렴한 가격의 옷들. 그리고 잇 아이템들. 그 모든 것들이 가득한 세상.

한국에 살면서도 요즘은 많은 이들이 미국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대행 등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뉴욕에 있는 동안에 무료 배송으로 숙소로 쇼핑 받는 방법 등, 그녀가 알려주는 노하우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백화점에 걸린 몇개의 브랜드 말고는 알지도 듣지도 못했던 내 귀가 뻥 뚫릴정도로 그녀의 재미난 설명들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물론 나는 비싸기만 한 명품 옷보다는 실용적이고 그러면서도 잘 샀다 소리 들을 수 있는 그런 쇼핑 품목들이 좋다.

사진한 두장 찍어두고..이런 아이템을 건졌어요 하는 기존 쇼핑 책자와 달리.. 어느 매장의 어느 옷을 왜 사야 하는지. 그 제품은 뭐가 좋은지를 꼼꼼하게 짚어주는 노하우가 정말 여느 책과 다른 깐깐한 이 책의 최고 강점이다. 흰 티가 가장 고르기 어렵다는 그녀의 말대로 저렴한 가격에 퀄리티 좋은 핏이 좋은 티를 고르기 위해서는 그녀의 노하우를 읽고 또 읽어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뉴욕 패션 뿐 아니라 한국에서 쇼핑 할때도 어느 정도의 감과 노하우가 생기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뉴욕에 가게 된다면? 혹은 그녀가 추천해준 인터넷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게 된다면? 이 책은 반드시 필수다. 다른 짐 하나 빼더라도 반드시 가져가야할..최고의 아이템~!


초보자부터 고수에 이르기까지 쇼퍼홀릭들을 단계별로 겨냥해 추천해주는 방식 또한 마음에 들었다. 나 쇼퍼홀릭이예요 하고서.. 어느 수준 이상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값비싼 명품들만 나열되어 있는 책은 나에게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살다온 친구 말대로 빅토리아 시크릿 등의 유명 속옷, 바디 제품과 너무나 값비싼 명품 화장품들도 브랜드 종류도 훨씬 다양하고, 가격도 더 적당한 수준으로 우리 캐리어의 빈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스타들이 열광한다는 닥터 브랜트의 아이크림, 키스를 부르는 입술 튜왑의 립 베넘. 아..다 처음 듣는 브랜드 들이라 눈과 귀가 어질! 키엘의 수분크림은 그나마 여동생을 통해 알게 된 브랜드여서 다행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마트 쇼핑도 덤으로 들어있었다. 든든한 간식거리, 요기거리등이 풍성한 곳에서 뭘 골라야할지 망설여질때 그녀의 추천을 따라가보면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대박 예감. 한국에선 고가에 속하는 하겐다즈 아이크스림이 세일때는 큰 통이 3불도 안된다는 놀라운 사실.



중급 쇼핑으로 넘어가자, 우선 좀더 고급스러워보이면서도 독특한 디자인들의 옷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부츠서부터 원피스까지..처음 듣는 브랜드지만 예쁜 디자인에..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사보지도 못할 그런 옷들이 가득하다. 클럽 모나코는 들어봤지만, 탑샵, 바로 저자가 뉴욕에 갈때마다 가장 먼저 들른다는 매장이다. 탑샵은 뉴욕에있을 동안 입을 옷들을 마련하는데 가장 성공률이 높은 브랜드이기도 하고, 아이템이 금방 소진되는 탓에 머무르는 동안 몇번은 오게 될게 뻔한 곳이라는것. 뉴요커들에게도 인기만점이라는 탑샵~ 체크 강추!




저렴하게 살 수있는 최고의 방법은 뉴욕에서도 역시 아울렛을 이용하는 것. 뉴욕여행에 절대 빠지지 않는 쇼핑 코스이자 모든 여행 가이드 책에서 소개하는 명소 중의 명소, 우드버리 아울렛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우드버리는 잘만 하면 분명 좋은 아이템을 아주 착하게 데려 올 수 있는 보물섬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보물 찾으러 고고! 209P

우드버리 꼼꼼 정복기에는 가격대별, 대상별 선물 아이템까지 친절하게 실어주었다. 그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건 베이비& 키즈를 위한 선물 리스트. 아.. 엄마는 어쩔수가 없다.




패션 못지 않게 중요한 바디 제품, 그리고 소품 들까지 꼼꼼하게 챙겨주고 (음..이 꼼꼼함은 책을 열심히 본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 그러고서도 쉼 없이 고급 단계로 이어진다. 우아~ 정말 그녀를 따라다니고, 그녀 말대로 체크하다보면 트렁크 두개도 모자랄 지경이겠다. 주부다 보니, 옷보다 그릇, 집안 소품들에 관심이 더 가곤 했는데, 스웨덴의 아키아(이케아)못지않게 천국이었다는 크레이트 앤 배럴 , 쇼퍼홀릭들이 반드시 가보아야할 블루밍 데일스 백화점, 또 우드버리 아울렛에서도 고급 단계 쇼퍼홀릭을 위한 특별한 조언들까지..


아, 처음부터 끝까지 뉴욕 쇼핑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아낸 그 열정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뉴욕에 당장 가기 힘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매 대행, 그 중에서도 우리가 모르고 있던 많은 알짜배기 인터넷 쇼핑몰들을 안내해어 그 활용만 제대로 해도 이 책은 이미 그 진가를 뽑았을 수 있다. 오가닉 화장품을 주로 살때 애용한다는 아이허브는 해외 사이트 중 가장 이용이 쉬운 사이트이며, 실제로도 한국 대비 80%정도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한다.



아..이제야 알겠다.

사람들이 왜 뉴욕 뉴욕 하는 지를..

그 먼 곳까지 가서 왜 그리들 쇼핑에 열을 올리는 지를..

촌스러웠던 내 눈을 확 트이게 해주었던 책.

박작가의 깐깐한 뉴욕 쇼핑 여행으로..뉴욕은 반드시 여행하고 싶은 곳, 트렁크 텅텅 비워 가서 꽉꽉 채워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손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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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모 윌렘스 내 토끼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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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 아너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모 월렘스님의 새로운 그림책,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를 읽게 되었어요. 누가누가 하늘을 날 수 있지?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야옹아 야옹아 얘는 누구니? 의 세권의 모 월렘스 그림책을 아기에게 읽어주었는데, 그림이 선이 분명하고, 뚜렷하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아기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새로운 책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는 어떤내용일지 기대가 되었어요.



다른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우선 크기가 무척 컸어요.



세로보다 가로가 길면서, 전체 크기는 A4보다 큰 사이즈랄까요? 세로로 긴 그림책 중에 좀 큰 사이즈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예전 그림책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실사와 그림이 혼합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위의 책들이 더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책이었다면, 이 책은 좀더 자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4살 이후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글밥과 재미난 사진, 그림이 많은 책이었답니다. 사실 엄마가 읽기에도 흥미진진했어요.



귀여운 트릭시!


그림책이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액자 몇개가 등장합니다. 바로 트릭시와 꼬마 토끼와의 만남까지의 과정, 트릭시 가족의 역사와도 같은 사진이었지요. 굳이 말로 하지 않고, 이렇게 액자로 보여주고 설명이 되니 새로운 재미가 있었어요. 한눈에 확 잡아끄는 그런 설정이었달까요? 엄마가 아이에게 그림을 짚어주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내는 재미가 있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때로는 글밥보다 엄마가 해주는 그림 설명에 아이들이 더 호기심을 갖기도 하는 것 같아요.





트릭시는 엄마, 아빠와 뉴욕에 살아요. 그런데 어느 날 머나먼 곳, 네덜란드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소중한 꼬마 토끼 인형도 함께 말이지요. 트릭시가 걷고 있는 동네가 바로 뉴욕인가 봐요. 엄마도 아기도 뉴욕엔 안가봤는데, 이렇게 생겼네요 우리 동네랑은 좀 많이 다르게 생겼어요.

집의 모양도 다르고, 문도 다르고.. 흑백으로 되어 있는 실사 풍경사진과 인물만 그림, 그것도 컬러 그림으로 표현을 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아이도 무척 재미나게 봤구요. 아. 여태 보던 그림책과 다른데? 하는 눈으로 반짝반짝 집중해서 보더라구요~





비행기도 타고, 기차도 타고, 무척 오랜 시간을 보낸 후에 할아버지댁에 도착했어요. 우리 아이에게 할아버지 댁은 차로 가거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인데 트릭시네 할아버지 댁은 정말 머나먼 곳인가봐요 . 뉴욕과 다른 네덜란드의 가정집의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여행에 관심이 많은 엄마는 배경 소품이나 사진 등에도 더 관심이 많이 갔어요. 아이는 물론 주인공인 그림에 더 관심을 쏟았구요.

그런데 트릭시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나봐요.

소중한 꼬마 토끼를 그만 잃어버렸답니다. 비행기에 두고 내린 것이지요.


꼬마 토끼가 없어지자, 트릭시는 아무리 즐겁고 재미난 일이 있어도 흥이 나지 않았어요. 그저 말로 하지 않아도 아버지,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 트릭시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답니다. 우울한 트릭시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

사실 아이들이 장난감을 잃어버리거나 두고 오는 일은 아주 흔하게 일어나지요.



그럴때마다 손쉽게 하나 더 사주지 뭐, 아니면 또 다른 거 더 좋은 거 사줄께 하는 마음이 들곤 하는데..아이들에게는 그 장난감, 바로 잃어버린 그 장난감이 소중한 가 봐요. 어른들은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단 하나의 즐거움이랄까요. 트릭시에게는 그런 마음이었나봅니다.



말도 하고, 춤도 추고, 걷기까지 하는 최신형 토끼 인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답니다.


아, 이렇게 펼쳐지는 책..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해요.

팝업북, 펼쳐지는 그림 모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술 장치랍니다. 엄마도 사실 이렇게 펼쳐지는 그림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려요.

아이들의 심리를 정말 잘 파악한 그런 그림책.



트릭시의 서운함을 달래줄, 꼬마 토끼의 세계 여행이 꿈에 나타났어요. 그리고 그 멋진 여행은 근사한 사진들과 함께 아주 길게 펼쳐지는 멋진 그림으로 등장했답니다. 이 페이지, 넘기고 또 넘기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가 되었어요.




비행기가 중국으로 바로 떠나는 바람에 잃어버렸던 그 토끼가 신기하게도 다시 트릭시 품에 돌아왔어요.

길고 긴 여정을 통해 만난 토끼인지라 트릭시에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토끼가 되겠지요.

아, 이 행복. 트릭시는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트릭시는 토끼를 잃어버렸어도 울거나 떼쓰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달래갔답니다. 다만, 트릭시가 아파하는 마음을 잘 헤아린 어른들이 도와주려 하신 것이지요.

할머니께서 우리 트릭시 많이 컸구나 하고 위로해주신 것처럼 트릭시는 정말 많이 자랐어요.



그리고 트릭시의 의젓해진 마음은 소중한 꼬마 토끼와의 또다른 이별을 예고합니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지 않은 트릭시의 놀라운 선택.

그리고 아빠가 트릭시에게 보내는 멋진 메시지..



정말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하고 멋졌던 그런 그림책이었어요.

읽으면서, 우와 우와 감탄사가 연발했구요.

27개월된 아기도 엄마와 함께 눈을 반짝이며 읽은 그림책이었답니다.



토끼와 트릭시와의 여행도 멋졌지만, 꼬마 토끼가 트릭시를 떠나 하는 여행도 정말 근사한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정말 꼭 필요한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 그 마음이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새록 새록 자라났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모 월렘스 시리즈를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가 칼데콧 아너상을 세번이나 수상할만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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