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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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워낙에 유명한 작품인 갈매기의 꿈, 그 저자인 리처드 바크도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분이었다. 마치 생떽쥐 베리의 어린왕자처럼 말이다. 꽤나 인상깊게 읽었음에도 그 이후로 리처드 바크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새삼 최근에서야 깨닫게 된 일이기도 했다. 일루젼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내놓았던 또다른 소설, 최근 우리나라에서 다시 "기계공 시모다"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 작품은 갈매기의 꿈과 더불어 그의 인생작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의 하나라 하였다. 최근 가장 많은 인기몰이를 했던 시크릿이라는 책과 연금술사, 그 두권의 책에 비견될 주옥같은 작품이라는 기계공 시모다.

나날이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은 누구나 위대한 가능성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다는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갈매기의 꿈>과 전통적인 생각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신 안에 새로운 치유와 모험의 힘을 부여해주는 <기계공 시모다>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표지의 앞날개

 

이 책의 앞 뒷면에는 정말 빼곡한 독자들의 한줄 리뷰가 실려있다.

그 중 인상깊은 구절이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천천히 읽는다면, 아마도 당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혜가 이 책 안에 있을 것이다."라는 Lou Ice라는 독자의 글이었다.

속독을 하느라 놓치는 부분이 많은 나치고는 그래도 다른 책에 비해 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었다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람이 있었나보다.

책의 커다란 줄거리만 이해했을뿐, 이 책 안에서 들려주고자 하는 그 넓고 깊은 지혜의 세상을 제대로 만끽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신비로운 보라색 느낌이 나는 어느 별밤 같은 표지에 나중에 리처드가 떠올리게 되는 푸른 깃털을 연상케 하는 깃털 위에 살포시 앉은 어느 비행사, 아마도 시모다 일듯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 책을 그저 품안에 품고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은 소녀같은 감성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소설. 얇고도 가벼울 것 같은 그 안에는 짧은 우화 같은 소설 속에 담긴 심오하고 숭고한 뜻을 접함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되고, 또 우리가 알고 있는 메시아와 전혀 다른 현실 세계에서 마구 걸어나간 것 같은 그런 메시아의 등장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느 자리에나 어울릴 법한 삶과 인생의 격언이 녹아든 책 속의 책, 메시아 핸드북을 만나게 되면 또 한번 깊이 숨을 내쉬게 되고, 주로 소설이나 동화의 큰 줄거리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약삭빠른 독자였던 나에게는 자기계발서 느낌이 나는 이 묘한 소설이 절대적으로 쉽지 않게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뭔가 딱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고, 편하게 차려진 밥상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일일이 찾아다니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일이 자꾸만 서툴러지고 있던 게으른 나.

그래서 정답을 들려주지 않고, 생각하게 만드는 메시아 시모다의 여운이 남는 질문과 애매모호한 행동이 처음에는 무척 갑갑하게 느껴졌었다. 아마 리처드 (작가와의 이름이 같고, 작가처럼 상업 비행기 조종사로 사람들을 태워주는 일을 했다. 작가라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의 심정도 독자의 그것과 닮아있으리라 느껴졌다. 그러나 시모다와 만나 빠르게 변화하고, 그 또한 평범한 존재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되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그 또한 메시아의 암시를 통해 자신의 껍질을 깨트릴 힘을 부여받게 된 것이었다.

 

틀안에 갇혀 있고, 그 틀로 인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내가 그들과는 전혀 다르다 생각하고 있는 내가, 과연 그들처럼 변모할 수 있을까?

메시아처럼 궁극의 존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서서히 변화할 수 있는 아주 느린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는 장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예쁜 표지가 완전히 너덜거릴때까지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으로..

그래서 완전히 내것으로 소화하고 싶은 책으로 기계공 시모다를 다시 한 번 꼽고 싶다.

 



 

  배움이란

  당신이 이미 아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행함이란 당신이 그걸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르침이란

  남들도 당신만큼 알고 있음을 상기키시는 것이다.

  당신은 모두 배우는 자이며,

  행하는 자이며, 가르치는 자이다.

 

  당신이 어느 생애에서나

  지니게 될 유일한 의무는

  스스로에게 진실하게 구는 것 뿐이다.

 

   74.75p 기계공 시모다의 (메시아 핸드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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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무한도전 무한도전 사진집
무한도전(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길) 지음 / 로그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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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것은 일상 혹은 웃음이다.

보편적인 소재인 날씨로 대화를 풀어나가는 영국인들의 대화법이 그래서 생각났나보다.

일상보다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게 하는 웃음

나 또한 레스토랑에서 결제를 하다말고 카운터에 놓인 무한도전 달력을 보고 갑자기 웃음이 빵~ 하고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서로 서먹서먹한 사이에서도 무한도전 보고 있어요? 하는 말한마디부터 시작되는 끊이지 않는 이야깃거리들..

가까운 이웃 중에서도 의외로 무한도전 달력을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 (의외라 함은 나는 보통 달력을 잘 사지 않기에.. 무한도전 뿐 아니라 일반 달력도.. 회사 로고가 찍힌거 말고 구매해서 쓰지는 않았기에..) 그 인기가 여전히 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들의 열정은 달력 한권에 모두 다 담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하다 못해 무한도전 달력 샀어요? 라는 리플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얼마나 달리던지.. 이미 달력 포화상태인 나까지도 저도 무한도전 한 권이요~ 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도 끼워줘요 그 즐거운 무리에..~~ 하는 심정으로..



하지만 자제를 하고, 1,2권 합본부터 모아온 무한도전 사진집으로 눈을 돌렸다. 이번에는 한권으로 나와서 vol 3 라는 타이틀로 나왔고, 한권이라 가격도 다운되었다.

달력은..쓰지않고 보관하면 된다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면 웬지 아쉬운 느낌이 들어 사진집이 좀더 소장가치가 있게 느껴져서 사진집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연예인 화보를 갖고 있는 것도 무한도전이 처음이다. 왜? 그들은 특별하니까.

연예인이면서도 너무나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지고, 게다가 사진집에서는 그들의 땀방울 어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마치 누가 정말 옆에 가서 찍어온 직찍 사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등학교때 연예인들 따라다니던, 혹은 운동선수들 따라다니던 아이들이 직찍 사진이라면서 찍어왔던 사진들을 보며, (연예인에 대한 열정조차 없던 나는 그렇게 따라다녀본 기억이 없어서 그저 급우들이 찍어온 사진을 구경만 했었다. )보물인양 간직하던 그 때 그시절이 떠오르듯. 무한도전 사진집을 펼쳐보면 그러한 느낌이 든다. 지방 사는 아기엄마라 사진전까지 쫓아가보진 못했지만, 다녀온 사람들은 무척 괜찮았다고 하니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사진전에 직접 가보고픈 마음도 든다.


2010년의 무한도전이 시기별로 차곡차곡 담겨져있다. 신년계획 다이어트서부터 200회 특집, 달력 모델, 프로레슬링, 그리고 끝에는 무한도전의 역사와 무한도전을 찍은 사람들의 인터뷰까지..



200회의 무한도전이 2000회가되어 그들이 정말 이렇게 미래의 모습으로 사진찍는 날이 오길 바라며..

멤버들보다는 그래도 어린.. 아니구나..그들 나이 가운데 섞여 있구나..-.-;;

아마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을 팬으로써.. 한 시대를 풍미한 그들의 모습을 쭈욱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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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이의 우산 도란도란 창작그림책 1
조윤영 글.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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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이의 우산을 읽기 전에 조윤영 작가님의 또다른 책 햇살이와 까망이를 먼저 만나 읽었답니다. 똘망똘망 생태과학 동화에 들어있는 책이었는데, 엄마는 햇살이와 까망이의 그림이 독특하기는 해도 예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제 리뷰를 보신 다른 엄마들께서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이예요. 하면서 관심을 가지시더라구요. 정말 그랬어요. 그때 무척 어렸던 우리 아기도 이제는 만 27개월이 되었고, 책을 고를때 엄마 눈에 들어오는 그림과 아기가 좋아하는 그림은 정말 다르더라구요.



이 그림은 햇살이와 까망이에 수록된 그림이예요.


예쁘고 알록달록한 그림도 좋아하지만, 내용을 보는 건지 그림의 강렬함을 보는 건지는 몰라도 정말 다양한 그림책에 관심을 가져요 이 책도 역시 우리 아이가 좋아해서 고르게 된 그림책이랍니다. 그러니, 엄마 아빠가 훑어보고 엄마 아빠의 취향만으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내리는건 잘못된 일 같아요. 아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그림을 좋아하고 느끼는지 아이에게 직접 선택하게 해주는게 정말 좋은 방법이긴 하죠 아직 어려서 고르기 힘들겠지만 서점에 엄마와 자주 가는 아이라면 직접 보고 고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둥둥이의 우산은 내용도 그림도 전작보다 엄마 눈에 더 쏙 잘 들어오더라구요. ^ㅡ^ 전작은 생태과학동화라 그림의 개성이 좀 더 강했다고 해야하나? 둥둥이의 우산은 요즘 우리 아기가 정말 좋아하는 악어, (아, 이것도 정말 엄마의 편견. 엄마는 뱀, 악어 등이 너무너무 싫은데 아기는 무척 반가워해요. 그래서 징그럽다 싫다 이런 표현은 하지 않으려구요. 아기가 자라면서 스스로 느끼게 되면 모를까. 엄마가 이건 이래. 하고서 제 생각을 주입하는게 옳지 않은 것 같았어요. )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네요. 요즘 뽀로로 친구 중에 크롱을 보면서 자꾸 악어라고 해서, 공룡이라고 시정해주어도 (아직 공룡 개념이 안섰는지.) 악어라고 우기네요. 이 책을 보고 웃었던 것이 정말 둥둥이와 크롱이 닮아서 한참 웃었답니다.



비의 느낌도 실제 물감에 물을 흘리는 방식으로 그려져 색달랐구요. 실제 아이와 물감으로 물흘리기 놀이를 해도 좋은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전 아직 크레용, 색연필, 사인펜 등만 사용했는데, 물감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작고 조용한 늪에 혼자 살던 둥둥이는 정말 너무너무 심심했어요.

그러다가 신기하게도 하늘에서 우산하나가 내려왔어요.

둥둥이는 우산을 처음 만나보기에 냄새도 맡아보고 맛도 보고, 그러다 갑자기 우산이 뒤집혀서 둥둥이는 하늘로 떠오르게 되었네요.



기분이 어땠을까요?


하늘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은 방귀 뀌는 것처럼 정말 시원하고 좋았어요.



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실감나는 비유네요. 어른들은 주위 눈치보느라, 시원하게 방귀 뀌어 본적이 언젠지도 모르겠는데, 아가들은 뽕~ 하고 방귀뀌고서, 깜짝 놀라면서 "뽕, 뽕! 아가 뽕~!" 하면서 호들갑스럽게 너무너무 좋아하더라구요.



흐음..다시 본 그림은 정말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정교하고 예쁘더라구요. 아기의 눈이 엄마보다 더 정확한듯. 아니면 새로운 동화책이 더 마음에 들어 그런지도 모르겠구요.



여기저기 여행다니던 동동이는 행복한 도시들 가운데서 비가 계속 내리는 우울한 도시에 가게 되었지요. 그 곳에서 역시 심심한 날에 질려갈 무렵, 늪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하얀 종이배가 빗물위로 내려와 종이배를 쫓아갔답니다.


엄청나게 많은 종이배를 접은 어느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어요.우울하고 슬퍼보이는 아이, 둥둥이는 하늘의 빗방울을 아이 머리 위에 우산을 들어 살며시 씌워줍니다.

아이는 고맙다 말하고, 비가 그치자 아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어요~



심심하게 지냈던 둥둥이만큼이나 여자 아이도 외롭고 쓸쓸했나봐요.둥둥이는 자신이 가진 우산으로 아이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준거라 생각해요.



하염없이 종이배만 접었던 아이도 둥둥이를 만나 변화합니다. 친구와의 만남과 우정은 정말 소중한것 같아요. 친구가 없이 외로이 있다면 얼마나 슬플까요?

외로운 친구에게 멋진 버팀목이 되어준 둥둥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항상 좋은 친구와 우정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작가분의 어릴적 이야기일까요? 둥둥이를 만났던 슬픈 소녀가 바로 작가님이었단 생각이 드는 글이 있네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이 예쁜 그림과 내용에 더욱 관심을 갖고 책을 읽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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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ed 추적 하우스 오브 나이트 5
P. C. 캐스트.크리스틴 캐스트 지음, 이승숙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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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우면서도 빨리 읽히기로 소문난 하우스 오브 나이트 시리즈를 만난지 꽤 시간이 흘러 어느 덧 5권을 만나게 되었다.

추적. 이 책은 여태 만난 시리즈 중 가장 두꺼운 책이었다. 두꺼웠지만 여전히 빠르게 읽혔고,  10대들의 마음을 쏙 빼앗을 , 이 소설은 교사인 엄마, 그리고 대학생인 딸의 공동 저술로 10대들의 마음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소설로 쓰여지고 있다.

 

뱀파이어 새내기인 조이, 그녀는 뱀파이어의 여신인 닉스님에게 특별히 선택된 예비 여사제이기에 다른 새내기와는 차별화된 양상을 띠고 그녀가 이룩하는 업적마다 독특한 문신이 몸에 새겨졌다. 뱀파이어 징후가 나타난 이후로 나이트 하우스라는 뱀파이어 학교에 들어가 수업을 받고, 뱀파이어들과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엄마처럼 믿고 의지했던 네페레트 최고 여사제가 사실은 가장 수상쩍은 존재였음이 드러나고, 급기야 4권 말미에서는 지하에 감금되었던 타락천사 카로나를 깨워내기까지 하여 조이와 새내기 뱀파이어들을 학교에서 도망치게 만들었다.

 

온 세상이 나를 짓누르듯 느껴지자 저절로 한숨이 토해졌다. 이 모든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특히 때로는 좋은 이들이 사악하게 보이고, 사악한 이들이 오히려 더...... 스타크와 카로나의 이미지가 마음 속을 훑고 지나가자 끔찍하게 혼란스럽고 스트레스가 쌓였다. 145p

 

 

4권의 파격이 꽤나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기에 5권 추적은 무척이나 걱정되기도 하고, 또 궁금하기도 하였다.

카로나는 끊임없이 조이의 꿈에 나타나 환상적이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이를 "아야"라 부르며 유혹하고, 로렌 교수와의 문제로 심한 마찰을 빚고 헤어졌던 뱀파이어 남자친구 에릭은 다시 조이의 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흔적을 새겼던 인간 남자친구 헤스와의 연결 고리가 다시 이어지고, 스티비를 쏘았던 스타크와의 재회까지 겹쳐서 조이는 정말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사실 조이의 그런 해결못하는 지나치게 복잡한 남자문제가 신경이 쓰이기도 하였다. 소설의 재미를 위한 장치인것은 알겠지만 뱀파이어 소설이라기보다 자꾸 로맨스로 흐르는 것 같아 아쉬워졌기 때문이었다. 사실 어렸을적에 많이 봤던 이미나님의 인어공주를 위하여나 기타 만화등에서도 물론 등장하는 모든~ 남자들이 평.범.한. 한 여학생에 반하는 일들이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조이는 다르기를 바랬다. 어쩌면 학교 뿐 아니라 인류 전체를 구해야 할 그녀가 지나치게 남자 문제에 얽매이고, 또 한 사람의 남자를 선택하기 보다 되도록 여러 사람에 엮여있기를 바랬다는게 너무 아쉬웠다는 것. 음..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까? 여러 사람에게 사랑받고픈 어린 여학생의 심리에 공감하지를 못하고 있으니..

 

그런 개인적인 문제가 흘러가는 와중에도 조이는 정말 심각한 치명상을 입고, 절대 돌아가고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학교로 되돌아가야 하는 운명에 처하였다.

 

친구들은 나의 적인 추락한 천사와 그의 고대 갈망이 만들어 낸 소름 끼치는 새 생명체에게 나를 남겨놓고 쫓겨났다. 그러고 나서 나는 태어나서 두번째로 기절을 했다.297p

 

조이와 친구들이 어떻게 나이트 하우스에 되돌아가.. 네페레트와 카로나의 무시무시한 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을까? 여신의 비호를 받고 있으나, 그녀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경우가 많아서 (배가 아프거나 해서 그릇된 판단일적에는 지적해주기도 하지만 ) 난관에 많이 봉착하지만, 수수께끼같은 예언시도 잘 해석해 내어 처음의 조이보다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는 듯 했다.

 

어쩐지 끝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결말이 애매하게 to be continued의 느낌으로 끝이 나고, 6권 유혹에 대한 예고가 나와있어 6권이 끝인가 하고 찾아보니,

원래는 5권이 마지막 권이었는데, 인기에 힘입어 5권이 추가로 더 쓰여졌다 한다. 우리나라의 인기 드라마와 같은 경우라고 해야할까? ^^ 작가분들도 힘입어 쓰는 이야기였으리라. 새롭게 쓰여질 6권부터의 내용은 어떻게 펼쳐질지, 조이의 힘이 네페레트에 밀리지 않게 더욱 강력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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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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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 수명은 증가하고, 저출산이 이어지는 시대, 그래서 빠르게 초고속으로 고령화가 확산되다 보니, 노인인구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을 일본의 어느 미래. 급기야 아주 무시무시한 정책을 결정하고 만다.

 



 

"나는 젊은 사람한테 신세 같은 거 안 지고 있어! 재산이 있다고."

 

"바로 그거죠! 그 재산을 노인이 계속 갖고 잇는 것도 젊은 애들을 고생시키는 원인인 거예요.

말하자면 이 제도의 근본 사상은 노인이 노인인것 그 자체가 죄라는 겁니다.

기한은 한달간, 이 날까지 서로 죽여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두 사람 이상이 살아남았을 경우에는 그 사람들 전원이 CJCK의 처형 담당관에 의해 처형되게 되어 있습니다."

37p

 


 

지정 구역의 70대 이상 거주 노인들이 서로를 죽여야 하는 상황, 지정 대상 외에는 죽여서도 안되고, 구역을 떠나거나 여행을 갈 수도 없다. 딱 한사람의 생존자만 천수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무시무시한 정책이 발표되고, 무기의 값은 천정부지로 솟았고, 타인을 죽이지 못하는 노인은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죽임을 당해야했다.

서로 죽여야 하는 노인들은 언제 사살될지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때로는 미친 듯이 웃고, 때로는 포효하고, 집기를 파괴하며, 대소변을 지렸다. 62p

 

배틀 로얄이라는 영화의 줄거리를 대강 알고 있었으나 너무 잔인해 읽어볼 생각을 못했던 내가, 하필 실버 배틀을 읽게 될줄이야. 일본인들의 잔인한 상상력은 정말 그 끝이 어딜까 싶어졌다. 게다가 노인예우에 극상할, 노인 배틀이라니.. 거동하기도 힘든 노인까지 포함해서 서로를 죽고 죽여야 하며, 가족들은 그 사실을 묵인하고 함구해야하는 이상한 현실.

어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협박을 듣고 얼른 자기 어머니를 죽이라며 배틀 대상 노인을 집으로 데려오기도 하고, 어떤 노인은 어린 손자들까지 (인원이 많으니 몇명쯤 죽어도 상관없다며)방패 삼아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려고 한다. 심지어 신부님은 단 하나 살아야한다면 자신이 살아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자신을 죽이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노인을 돌봅시다"에서 싹 바뀌어 이번에는 "노해군. 노해야" 란다. 그래서 배틀을 하게 해서 노인 인구를 줄이려고 하게 된 것이다. 198p

 

노인들만 살았던 실버 센터에서의 잔인한 배틀, 그리고 주인공 구이치로가 살고 있는 미야와키초의 배틀, 원래는 예외 대상이나 갑자기 인구 수가 8배로 불어나는 바람에 배틀 대상에 포함이 된 시골 지역의 배틀, 그리고 오사카의 배틀까지.. 이어지는 배틀들이 모두 제각각이고, 또 그 안의 사람들의 사연이나 죽고 죽이는 양상 또한 제각각이다. 거의 한국돈으로 1억원 넘게 올라버린 권총의 가격, 그래서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인들이 총 한자루 없이 식칼, 단도 등의 손에 잡히는 무기서부터 농부들의 경우에는 삽까지 동원해가며 무서운 살생을 감행한다.

 

오사카의 경우에는 너무나 잔인하게도 하루동안 '할아버지 할머니 실버 배틀 숭자 결정전'이 벌어져 서로 죽고 죽이는 시합은 마치 투우 시합을 하듯, 한 장소에서 행하면서 관람료를 받아 자손들에게 남기겠다는 정말 특이한 발상으로 시작되었다. 스포츠 중계하듯 생생하게, 심지어 재미있다고 웃어가면서 노인들의 죽음을 생중계하던 아나운서는 결국에 관람하던 모두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마무리하는 것으로 중계를 끝맺었다. 그 눈물조차 가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잔인한 이들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축으로 활동하는 구이치로. 그는 약자들이 연합을 해서 집중 공격대상이 될 정도로 배틀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인물이었다. 그의 지구에는 퇴역 자위대 지휘관 고레카타, 백발마귀로 통하는 괴짜 교수 쓰하다 도모히토 등의 막강한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그는 용의주도하게 대상인물들을 재력, 무력, 지력 세부문의 점수를 매겨 위험한 정도를 매겨두어 배틀에 임하는 꼼꼼함을 보이기도 한다.

 

일본인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조차도 막상 이 소설을 구상은 하였으되 실제 펼쳐내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나보다. 그래서 그는 실제 자신의 나이가 70이 넘었을무렵부터 이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 자신의 연령이 그 나이에 해당되는 그 순간부터 말이다. sf작가이고 나이가 있어 실제로 많은 비난의 대상은 되지 않았다고 하니, 그 역시 구이치로처럼 주도면밀함을 가진 사람이리라.

 

내가 살고 있던 안락한 집과 동네가 전쟁터가 되고, 안면있고 인사하며 지내온, 아니 심지어 어려서부터 소꿉친구로 자라온 친구를 죽여야 하는 무서운 사태, 게다가 힘 하나 못 쓰는 노인들까지 겨냥해야하는 끔찍한 배틀, 배틀의 승자 또한 나는 행운아군, 하는 심정이 아니라, 도대체 이 이상한 제도는 누가 만들었고 우리를 왜 이렇게까지 내몰았느냐 하는 원통한 마음을 지닐 수 밖에 없었을 그런 상황.

 

 복잡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이름이라 기억에도 잘 남지 않는데도 말이다) 금새 아, 어느 지역의 누구! 하고 매칭이 잘 될 정도로 소설은 잘 쓰여졌다. 게다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서술은 그 끔찍한 살생의 악령들이 눈앞에 펼쳐질듯 자세하여 꿈에 나올까 무섭기도 했다. 사실 눈을 감으니 거의 반야, 나찰처럼 변해버린 시노하라 노파의 얼굴, 그리고 고레카타가 잔인하게 죽인 노인의 악령이 떠올라 소름이 끼쳐오기도 했다.

 

늙는다는 것은 나쁜 것일까? 나이먹는 것이 남에게 폐끼치는 일일까?

인구 조절 구역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늙음의 문제를 액션과 풍자, 발군의 블랙유머로 포장하여 제시하는 장편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386p 역자후기

 

지금의 내가 있기 위해, 지금의 젊은이들이 있기 위해 이땅의 노인분들이 존재하심을 깨달아야한다. 그분들의 지금의 모습이 곧 내 미래이자, 내 아이들의 미래가 될 것을 생각하고, 내 부모를 대하는 마음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혈육을 떠안은 짐처럼 여겨서는 절대 안될 일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노인 복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이렇게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은 이 책 한권으로 끝이 나기를 바란다.

 

노인 복지와 고령화 사회에 대한 독특한 상상, 츠츠이 야스타카의 70대에 발표된 이 소설은 그의 상상력의 한계는 과연 거침이 없는 무한대임을 알게 해주었고, 또한  읽는 이들을 몰입시키는 재주 또한 시들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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