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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워낙에 유명한 작품인 갈매기의 꿈, 그 저자인 리처드 바크도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분이었다. 마치 생떽쥐 베리의 어린왕자처럼 말이다. 꽤나 인상깊게 읽었음에도 그 이후로 리처드 바크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새삼 최근에서야 깨닫게 된 일이기도 했다. 일루젼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내놓았던 또다른 소설, 최근 우리나라에서 다시 "기계공 시모다"라는 이름으로 나온 이 작품은 갈매기의 꿈과 더불어 그의 인생작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의 하나라 하였다. 최근 가장 많은 인기몰이를 했던 시크릿이라는 책과 연금술사, 그 두권의 책에 비견될 주옥같은 작품이라는 기계공 시모다.
나날이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은 누구나 위대한 가능성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다는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갈매기의 꿈>과 전통적인 생각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신 안에 새로운 치유와 모험의 힘을 부여해주는 <기계공 시모다>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표지의 앞날개
이 책의 앞 뒷면에는 정말 빼곡한 독자들의 한줄 리뷰가 실려있다.
그 중 인상깊은 구절이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천천히 읽는다면, 아마도 당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혜가 이 책 안에 있을 것이다."라는 Lou Ice라는 독자의 글이었다.
속독을 하느라 놓치는 부분이 많은 나치고는 그래도 다른 책에 비해 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었다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람이 있었나보다.
책의 커다란 줄거리만 이해했을뿐, 이 책 안에서 들려주고자 하는 그 넓고 깊은 지혜의 세상을 제대로 만끽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신비로운 보라색 느낌이 나는 어느 별밤 같은 표지에 나중에 리처드가 떠올리게 되는 푸른 깃털을 연상케 하는 깃털 위에 살포시 앉은 어느 비행사, 아마도 시모다 일듯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 책을 그저 품안에 품고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은 소녀같은 감성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소설. 얇고도 가벼울 것 같은 그 안에는 짧은 우화 같은 소설 속에 담긴 심오하고 숭고한 뜻을 접함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되고, 또 우리가 알고 있는 메시아와 전혀 다른 현실 세계에서 마구 걸어나간 것 같은 그런 메시아의 등장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느 자리에나 어울릴 법한 삶과 인생의 격언이 녹아든 책 속의 책, 메시아 핸드북을 만나게 되면 또 한번 깊이 숨을 내쉬게 되고, 주로 소설이나 동화의 큰 줄거리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약삭빠른 독자였던 나에게는 자기계발서 느낌이 나는 이 묘한 소설이 절대적으로 쉽지 않게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뭔가 딱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고, 편하게 차려진 밥상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일일이 찾아다니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일이 자꾸만 서툴러지고 있던 게으른 나.
그래서 정답을 들려주지 않고, 생각하게 만드는 메시아 시모다의 여운이 남는 질문과 애매모호한 행동이 처음에는 무척 갑갑하게 느껴졌었다. 아마 리처드 (작가와의 이름이 같고, 작가처럼 상업 비행기 조종사로 사람들을 태워주는 일을 했다. 작가라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의 심정도 독자의 그것과 닮아있으리라 느껴졌다. 그러나 시모다와 만나 빠르게 변화하고, 그 또한 평범한 존재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되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그 또한 메시아의 암시를 통해 자신의 껍질을 깨트릴 힘을 부여받게 된 것이었다.

틀안에 갇혀 있고, 그 틀로 인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내가 그들과는 전혀 다르다 생각하고 있는 내가, 과연 그들처럼 변모할 수 있을까?
메시아처럼 궁극의 존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서서히 변화할 수 있는 아주 느린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는 장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예쁜 표지가 완전히 너덜거릴때까지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으로..
그래서 완전히 내것으로 소화하고 싶은 책으로 기계공 시모다를 다시 한 번 꼽고 싶다.
배움이란
당신이 이미 아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행함이란 당신이 그걸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르침이란
남들도 당신만큼 알고 있음을 상기키시는 것이다.
당신은 모두 배우는 자이며,
행하는 자이며, 가르치는 자이다.
당신이 어느 생애에서나
지니게 될 유일한 의무는
스스로에게 진실하게 구는 것 뿐이다.
74.75p 기계공 시모다의 (메시아 핸드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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