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네이터 전문가 과정과 나만의 카페를 오픈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카페 비지니스 과정 등의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라퀴진의 아카데미, 1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여, 최근 홈카페 라는 이름의 레시피 북을 발간하고, 이번에 두번째 레시피북인 홈카페 2가 소개되었다. 이 책은 특히 한 중 일의 가정식에 초점을 맞춘 요리들이어서 안 그래도 관심 가던 라퀴진 레시피를 드디어 찾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요리책을 좋아해 시중의 다양한 레시피 북을 참고하는 편인데, 예전 어머님 시대에 만났던 요리책들과 달리 요즘 레시피 북들은 좀더 진화된 느낌이다. 에세이 느낌이 뭍어나는 책도 많고,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인기를 끈 많은 와이브로거 들의 책도 책으로도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의 경우에는 요리 전문가 과정양성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보니 좀더 신뢰가 간다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의 철저한 기우였고, 오히려 밥짓는 법부터 재료 준비하고, 레시피 확인하는 법들까지 꼼꼼하게 소개가 되어,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책을 처음부터 꼼꼼이 훑어보니, 홈카페라는 제목에 걸맞게 집에서 해보지 않았던, 먹어보지 않았던 색다른 요리들을, 구하기 쉬운 재료와 양념을 이용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고마운 책이었다.
김치도 여러종,밑반찬도 여러종, 거기에 국과 찌개 등까지 한 상 가득 차려내시던 베테랑 주부님들, 우리 어머님 세대와 달리 요리에 서툴고, 손이 느린 나로써는 한번에 한 두가지 차려내는 것만도 버거워서, 한참을 뚝딱거려도 식탁위에 올려진 반찬은 몇가지 안되기가 일쑤였다. 이런 내 손을 그나마 덜 무안하게 해주는 것이 일품 요리, 한그릇 요리였다. 이왕이면 그 한가지 요리라도 제법 그럴듯하고, 폼나게 차려지면 먹는 사람도 기분 좋고, 차려준 사람도 위안이 되기 마련. 신랑 역시 신혼 초기에 "우리 색시는 일품 요리를 잘해" 라고 말해줬듯이 (요즘은 그나마도 잘 못 해줘서 더 반성중이었음) 내가 바라는 요리 책도 그런 책이었는데, 이 책이 바로 내 기호와 취향에 딱 맞는 그런 책이었다.
한중일 가정식이 가진 매력과 장점은 살리면서 재료 본연의 맛과 멋을 끌어내 색다르게 요리합니다. 책에 담긴 모든 메뉴는 한 그릇으로 완성된다는 콘셉트 아래 네 가지 기준을 지켰습니다. 구하기 쉽고 저렴한 식재료, 특별한 조리 도구 없이 밥짓는 일반 가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조리법, 시판 소스나 양념은 꼭 필요한 것만 사용하는 재료비 경감 준수, 나라별 고유 맛을 살리면서도 서로 맛에 조화를 살린 퓨전 요리도 가미. prologue
퓨전까지 섞여 있어선지 굳이 한중일 나라별로 레시피가 구분되지 않고, 손쉽게 소, 돼지, 닭, 해산물, 생선, 채소, 디저트 등으로 재료별로 음식이 구분이 되어 오히려 더 찾기 쉬운 방식으로 구성된 점도 주목할 만했다.
신랑 하는 일이 힘들다고 머리로만 이해를 하고 있다가 막상 이틀 정도 나가 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또 점심 시간에 제대로 밥 한끼 챙겨먹기 힘든 모습까지 지켜보니, 아침 한상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것은 내 최소한의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일이 아닌가 싶은 미안함이 들었다. 사실 아기랑 늦게 잔다는 이유로 미리 밥을 해놓고 자는 일이 허다하고, 반찬도 그냥 간단히 국 하나, 찌개 하나 등으로 떼우고 말았는데, 매번 먹고 싶은 반찬이 없다고 말하는 신랑을 탓하며 무얼 해줄지 모르겠다 고민만하는 것은 내 노력부족이라는 판단이 섰다. 역시 옆에서 지켜보지 않고서는 그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나보다.
오늘은 뭐먹고 싶어? 라는 질문에 항상, 입맛이 없다거나, 생각나는게 없네로 답변을 하는 신랑을 떠올리며, 한중일 가정식의 색다른 일품요리들을 하나씩 꺼내주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어졌다. 간장에 졸인 갈비찜만 먹어봤는데 (그것도 내가 해준 것은 아니었고 ) 가게에서도 판다는, 하지만 안 먹어봤던 매운 갈비찜을 저녁상에 차려내도 좋을 것같았다. 그냥 스테이크가 아닌 일본의 미소를 이용한 미소 스테이크, 스키야키 덮밥도, 쇠고기를 그냥 구워먹거나 불고기 해먹는 것에 비해 색다르게 먹을 수 있는 방안이 될 듯 싶다.
책의 원래 취지대로 정말 최소한의 재료와 양념을 구비해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매 요리를 할때마다 새로운 양념을 살 번거로움이 없어 좋았다.
사실 요리책을 사면, 요리책 값 몇 배의 재료값과 거기에 더 비싸게 들어가는게 몇번 써보지도 못할 특이한 양념들이었는데, 한식이외의 중식, 일식까지 만들면서 이렇게 최소의 양념으로 하는 레시피는 정말 극히 드문 만남인 것 같았다.
신랑 입맛 뿐 아니라, 내 잃은 입맛까지 돌려줄 것 같은 군침 도는 레시피들, 오렌지 소스에 버무린 새우튀김은 잘만 만들면 비싼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을 것 같았고, 전복으로는 죽 끓이는 것 밖에 몰라 아쉬웠는데 리조토도 만들 수 있다니, 한번 싱싱한 전복을 샀을때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우롱차 우유 젤리, 팥빙수 셰이크 등도 손쉬우면서 색다른 디저트로 입가심에 제격일 것 같아, 벌써부터 침이 넘어 간다.
홈카페~ 집에서 즐기는 색다른 메뉴들과 고급스러운 맛.
라퀴진이 소개하는 그 레시피를 만나며, 오랜만에 식탁에서 칭찬 좀 들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