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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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의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의 신작, 바보 빅터를 읽었다. 아쉽게도 마쉬멜로 이야기 1,2 를 모두 읽어보지 못했던 터라, 300만 한국 독자의 삶을 변화시킨 작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었고, 바보 빅터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없었기에 , 이 책을 읽은 이웃님의 반드시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고서야 읽기 시작하였다.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동화처럼 흘러간다. 그리고, 놓치면 후회할거라는 이웃님의 충고에 걸맞게 정말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기도했다. 보통 책읽는 속도가 약간 빠른 편이긴 했지만, 이 책은 정말 빨리 읽혀서 깜짝 놀랐다. 펼치자마자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렸기 때문이다. 17년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인 바보 빅터의 이야기가 실화에서 소설로 재창조되어 어느 토크쇼에 나왔던 여인의 삶을 재구성한 로라의 이야기와 함께 이 소설의 두 중심 축으로 흘러간다.

 

이 쪽 세계에서는 바보로 통하는 빅터가 저쪽 세계에서는 '명석'하고 '창조적'이고 게다가 '천재적'인 인물로 비치고 있었다.

로라로서는 도무지 어느 쪽이 진실인지 구분해낼 도리가 없었다. 90p

 

믿을 수가 없었다. 어릴적부터 말도 심하게 더듬고, 친구들에게 놀림만 받던 빅터. 아이가 천재성을 드러낼 여지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어른들은 거기까지 신경을 써주질 못했다. 다만 아버지만이 아들에게 "저런 멍청한 여자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누가 뭐래도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알았지?" 하고 말해주었을 뿐이다. 여섯살난 빅터를 두고 인지력이 떨어지고 언어장애가 의심된다는 등의 혹독한 평가를 내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믿고 싶었다.

 

말이 늦었던 까닭에 빅터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다. 학교 선생님인 로널드 또한 아이들 못지않게 빅터를 몰아세운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의 편협한 기준으로 천재를 판단하기는 어려웠겠지만, 더군다나 그는 빅터의 인생 17년을 아주 흐드러지게 망가트린 장본인이 되고 만다. 자신의 실수 한가지로.. 그는 천재에서 바보로 추락하고 말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IQ테스트를 하였다. 중학교때는 결과를 말해주지 않았는데, 학력경시대회 출전자를 뽑기 위한 예비 시험 결과를 붙이는 과정에서 그만 점수, 등수와 함께 IQ수치까지 같이 공개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놀라서 뛰어 가서 그 부분을 떼어냈는데, 이미 몇몇 아이들은 그 수치를 보고 와서 , 내 수치까지 보고 온 친구가 들려주기도 하였다. 그때는 왜 선생님들이 IQ를 쉬쉬했을까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빅터처럼 놀림받는 아이가 생길까 그랬을 수도 있고, 혹은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큐만 믿고 공부를 게을리할까봐 그랬을 수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중학교때 남녀공학이라 반은 달라도 같은 학교에 남학생들이 있었는데, 동급생 중에 정말로 꿈의 IQ를 가진 학생이 있다고 들었다. 160이었는지 170이었는지는 가물거리지만, 140,150만 넘어도 좋은 머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가 실제로 그렇게 높은 IQ를 가진 학생이 동갑이라니 믿기 어려웠다. 우연히 들은 얘기였지만, 같은 남학생들사이에서도 이슈가 된 모양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는 전체에서 7명을 뽑는(13반이어서, 2반에 한명꼴로 출전할 수 있는 경시대회 선발인원은 총 7명이 되었다.) 학력경시대회 멤버로 뽑히지 못했고, 멤버에 들어간 남학생들은 그 친구가 떨어졌음에 다들 의아해하였다.

 

지금 그 친구가 정말 자신의 IQ를 백분 활용하며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남학생들하고 데면데면하게 지내기도 했고, 딱 한 친구를 제외하곤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궁금하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적어도 그 친구는 바보 빅터처럼 선생님의 실수로자신의 IQ에서 100이나 까먹는 그래서 바보 취급을 받는 그런 억울함은 받지 않았으니..

 

아주 뒤늦게 빅터는 자신의 삶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의 어릴적 친구로 나오는 로라의 이야기 또한 못난이 로라가 빅터처럼 아주 뒤늦게 자신의 삶을 되찾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려서부터 못난이 못난이 이야기를 듣고 자란 그녀는 지극히 소심하고 자신감없는 아이로 자란다. 글 쓰는 재주가 있었음에도 아버지부터가 그녀의 재주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많은 출판사에서 그녀의 원고를 툇짜놓으면 그녀의 인생 자체에 낙오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녀는 그렇게 결혼생활까지 실패하면서 인생의 낙오자로 잠겨들어갔다.

 

로라가 너무 예뻐 유괴당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못난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예쁜 옷도 입혀주지 않았어요.

세월이 흘러 점점 커가는 로라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었어요.

확실히 아무도 로라에게 공연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181p

 

바보가 되어버린 천재 못지 않게, 못난이가 되어버린 누구보다 예쁜 로라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다른 사람의 잣대로 한 사람의 진가가 이렇게 묻혀버릴 수 있음이.. 정말 통탄스러울 정도였다.

 

전 그런 일이 있었던 줄 몰랐어요 .

차라리 제가 어느 정도 자랐을때 말씀을 해주시지 그랬어요.

전 저를 단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어요.

엄마, 전 제가 한심하고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183p

 

괜찮을 거야. 잠시 접고 있었던 날개가 있으니까.

나는 피그마리온 효과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

그 사람의 능력을 살리는데 있어 칭찬만큼 그리고 진실한 믿음만큼 큰 효과를 주는 것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있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실패란 그저 작은 걱정거리일뿐이다. 하지만, 할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도전조차 해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나은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힘. 그것은 내가 먼저 나를 믿어야 하는 힘이고, 그 믿음이 있기까지는 가족의 충분한 사랑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의 힘이 더욱 보태지는 것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한 순간의 편견으로, 그리고 그릇된 인식으로 두 사람의 멋진 인생을 거의 나락까지 추락시킬 수도 있음을 처절히 깨달았기에..

 

엄마라는 지금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내 아이가 접힌 날개를 갖지 않고, 활활 펼칠 수있도록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며..

아이에게 건네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까지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바보빅터는 우리 인생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삶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일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잃어서는 안되는 '위대한 진실'이 있다는 것을.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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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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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백"이라는 놀라운 데뷔작으로 이름을 알린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다. 고백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 사실상 처음 만난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이었는데, 존속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 묘사로 다뤄내 마치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이 읽어내려갔다. 사실 감기약을 먹고 머리가 어질어질한 상태였는데도, 책의 재미에 담뿍 빠져 끝을 볼때까지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주위에서 재미있다 재미있다 하는 책은 읽어줘야한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고백"도 읽어야겠구나.
 

살인 사건은 우리집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틀림없이 그 소리를 들은 이웃 사람들은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카하시 씨 댁인줄 알고는 놀랐을 테지.

대체 그림처럼 행복한 그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것까? 47p

 

살인사건이 난 다카하시 가족을 바라보는 엔도가족의 시선이다. 이 집은 그래도 좀 평범한 집인줄 알았는데, 웬걸. 다카하시 가족과 꽤나 대조적이면서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가족간의 관계가 서로 곪을 때까지 곪아버린 극에 다달은 상황이다. 엄마인 마유미가 우리집에서 살인사건이 나는게 맞겠지..하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 가족이잖아. 아무리 화가 나도 죽이기까지야 하겠어? 보통은 다들 그런 법이야. 사건이 나는 집은, 가령 그게 돌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해도 심적으로는 분명 쌓아두었던 뭔가가 있을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숨겨도 행동이나 말 끝에 드러나는 법인데, 어째서 이웃들은 아무도 그걸 모를까? 123p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면 절대로 이해하기 힘들, 가족간의 문제.

다카하시 가족의 살인사건이 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묵묵히 참고만 살아왔던 어느 한 사람에게는 정말 끊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잔인한 일을 겪지 않더라도, 본인은 스스로를 옭아매고 죄어서 스스로 숨쉬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끌고 가는 그런 극한 상황 말이다. 조금만 너그러웠어도 숨통을 조금만 틀어놨어도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을..

 

"언덕길 병"

아야카가 불쑥 중얼거렸다.

"평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 곳에서 무리해서 살면 점점 발밑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느끼게 돼. 힘껏 버티지 않으면 굴러 떨어지고 말아.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록 언덕의 경사는 점점 가팔라져.... 준코 아주머니는 이미 한계였던게 아닐까?" 314p

 

타인과의 비교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 처절한 사투가 결국 비극을 부르고 말았다.

 

그 집에 사는 아이들은 예의 바르고 용모도 단정하다. 동갑내기 소년은 유명한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두 살 많은 소녀는 세련된 교복을 입고, 아야카가 떨어진 학교의 고등부에 다니고 있다. ... 하지만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흠잡을데 없는 그런 집에서 존속 살인사건이 터졌다. 가해자는 모친이지만 아이들도 지금까지처럼 변함없는 생활을 보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 점은 안쓰럽지만 아야카에게는 가치관이 바뀔 계기가 되지 않을까? 277p

 

의사인 아버지, 엄청나게 아름다운 미인인 어머니, 그리고 의대생인 큰 아들,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누나와 남동생까지.. 흠잡을데없이 완벽해 보이는 이 가정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다카하시 가족, 엔도 가족, 그리고 고지마 사토코. 다양한 주변인들의 시선 속에서 한 사건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완벽한 연결고리를 갖고,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이끌어간다. 이런 재미를 주는 작가가 또 있었는데.. 그 작가보다 훨씬 재미나게 소설을 쓰는 힘을 지닌 작가이다. 미나토 가나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렇게 열광했구나.

 

우리나라의 입시전쟁이 무척 치열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본 또한 만만치 않은 입시전쟁을 치룬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정말 너무나 닮아있는 현실이었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 좋은 중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마치 학교의 서열화가 진행되어 있는 것처럼 명문고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은 나락으로 떨어진듯한 비참함을 느낀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반대로 고통을 겪어야 하는 자녀의 마음까지도 상세히 서술되어 부모와 자녀의 입장 모두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그 까칠한 아야카의 만행만큼은 참, 참아주기 힘들었다. 네 속이 그렇다 한들, 네 행동은 비정상이구나 싶은 마음.

 

우리나라에만 있는줄 알았던 취집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소설 속 현실 또한 우리나라와 참 닮아있는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양, 정작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의 절규. 상대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그저 "결혼하기 좋은 의사"로만 바라봤던 어느 여학생의 모습이 참 씁쓸하게 느껴졌다. 다시 생각해보니 구석구석 참 세세하게 쓴 소설이구나 싶었다. 그녀만의 타고난 감각인것일까?

 

비극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따스함을 잃지 않는 인간미까지 갖추고 있는 소설. 어떻게 생각을 해야 이렇게 소설을 재미나게 쓸 수 있을까. 정말 감탄이 나왔다. 너무나 몰입하여 읽은 탓에, 약기운이 가시지 않아 졸리운 마당에 눈꺼풀을 비비고 앉아 감정을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재미난 책, 참 반가웠던 생각이 들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 또한 얼른 찾아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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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도깨비가 쿵 노란우산 그림책 3
시게리 카츠히코 글.그림, 정희수 옮김 / 노란우산 / 2011년 2월
구판절판


요즘 그림책은 엄마 아빠가 읽어도 재미난 책들이 참 많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푸핫~ 하고 크게 웃고 말았는데요.

역시나 외할아버지께서도 읽어주시다 마시고, 껄껄껄 웃으시더라구요.



31개월 우리 아들은 처음 만나는 천둥 도깨비가 생소했나봅니다.

궁금해하면서도 막상 읽어주려면 우선 엄마 등뒤로 달려가 숨더라구요. 그렇게 꼭 매달려서 눈은 그림책을 향해 고정된채 열심히 듣습니다.

"무서워서 그래?" 하고 그러면.."무서워~" 하고 대답하네요. 그럼 그만 읽어줄까? 하면 아니라고, 계속 읽어달라고..

마치 우리 어릴 적에 무서운 이야기 무척이나 궁금하면서도 막상 들으면 무서워했던 것 마냥, 그렇게 매달려 듣습니다.


사실 이 책 소개글에서 아이들 머리가 뽀글머리고 바뀌는 그 장면이 너무 우스워서 꼭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은 책이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더욱 새롭습니다.

천둥 벌거숭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천둥 도깨비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었는데, 일본 작가가 쓴 일본의 도깨비 이야기래서 그랬나봐요.

우리나라 도깨비랑 거의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도깨비가 천둥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긴 처음 들었거든요. 그래도 무척 흥미로웠어요. 옛 이야기 속에서나 전해 듣던, 그리고 그림책에서 만나도 사실적이지 않은 도깨비들과의 만남이 참 낯설었는데, 이 천둥 도깨비는 일본에서 왔는데도 어찌나 친근한지요.



공룡만한 엄청난 덩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그 등장부터가 참신했고, 아기의 얼굴 그대로라 엄마 눈에는 무척 사랑스러워 보여 그랬나봅니다.

뒤뚱뒤뚱 간신히 걸을 것 같은 돌전 아기의 몸매 그대로 통통한 아기 도깨비가 등장합니다.

어느 비오는 날 주인공 소년이 맑은 날 내린 소나기를 피해 삼나무 아래에서 기다리는 순간, 쿠웅~ 하며 번개가 번쩍이고 벼락을 맞고 말지요.


점잖게 엄마 옆에서 듣고 있던 울 아들, 갑자기 표정이 달라집니다. 왜 이런 표정이 되었을까요? 슬금슬금 엄마 뒤로 가기 시작하네요.



그 다음 장면이 아주 놀라워요.

반전도 이런반전이 있을 수가.





으악! 이게 뭐야?

공룡만한 아기잖아!

그런데 얘가 지금 어디서 떨어진거야?



북이 부서졌다며 울면서 소년을 쫓아 오는..거대한 아기. 게다가 날아서 오는데 아무도 그 아기를 보지못해요. 소년눈에만 보이나봐요.

학교에 가서 모두를 놀래킨 소년의 머리칼.


수업 시작후 지루해한 도깨비가 갑자기 북을 세게 두드리니.. 이럴 수가.





아.. 이 장면에서 또 한번 엄마도 웃고.. 드디어 외할아버지께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셨답니다.



우리 아이가 좀더 자라면 이 장면에서 아마 배꼽을 잡았을 것 같은데요. 거대한 아기를 보면서 아직은 그다지 크게 무서워하지 않다가..드디어 아기 도깨비의 아빠를 만나 처음 만나는 압도적인 외모에 아들이 좀 놀라게 되지요. 그래도 너무너무 사실적인 그 묘사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게 진짜 도깨비다. 이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우리나라 탈을 쓴것 같은 도깨비 그림 말고,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어디서 본 것 같은 그런 그림이요.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고 세밀한 묘사에 정말 더욱 마음이 퐁당 빠지고 말았네요. 아이도 흥미있어 하고, 좀더 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가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그런 그림책.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하는 우리 나라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여기서 천둥 도깨비는 북을 두드려 천둥 번개를 만들어내지만요. 상상 속 그 궁금했던 새로운 세상, 신비로운 그 세상 속을 조금은 들여다본 그런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었어요. 글로만 접할때보다 생생한 그림으로 접하니 더욱 재미난 그림책이어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픈 작품이었답니다.



아, 참 ! 그리고 꼬마 친구들을 위해 작은 팁도 하나 들어있어요. 천둥 도깨비가 무서운 친구들을 위해 천둥신으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것이지요. 이 비법은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만 공개되는 것이니 천둥신 무서운 친구들은 꼭 비법을 알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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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귀여운 종이오리기 종이오리기 시리즈
(주)학습연구사 편집부 엮음 / 진선아트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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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종이오리기 책을 이미 접해봤던 지라 (http://melaney.blog.me/50085364983) 새 책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고, 펼쳐들고 만들어보니 만족도 또한 상당하다. 책을 보고 무언가를 조물조물 만들거나 오리기를 좋아하지만, 막상 그 결과물은 책에서 보이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 책에서는 전문가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의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이고, 나는 그저 따라하는 아마추어이기때문에 결과물이 사진처럼 멋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귀여운 종이오리기에 반한 원인이 그것이듯, 너무나 어려워보이면서도 화려하고 귀여운 예쁜 종이오리기가 작가의 노력에 의해 우리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그런 대중을 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전작에 비해 좀더 다양하고, 응용된 예쁜 무늬들이 눈에 뜨이고 겹쳐지지 않은 캐릭터들을 보면서, 두 권다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그마치 138가지의 도안이 더 귀여운 종이오리기에 새로이 들어 있으니 귀여운 종이오리기 도안까지 포함하면 얼마든지, 어디에든 응용할 멋진 지원군을 얻은 것 같아 정말 든든하다.

아마도 가위 다루는 재주가 능숙한 어린이라면 어른 못지않게 예쁘게 잘 오려낼 수 있을거라 믿는다. 어려서부터 종이인형 오리고 갖고 놀기를 즐겨했던 터라 요즘의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종이인형은 없어도 엄마아빠의 열성으로 많은 가위질을 해본 것으로 짐작을 한다. 아이들 눈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 더 귀여운 종이오리기에는 아이들이 홀딱 반할 귀여운 동물들도 가득하다. 또한 수첩이나 필통 등을 예쁘게 꾸밀때 쓰면 좋을 예쁜 무늬들까지 가득하다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직접 잡지에서 오린 사진 등으로 팔각 필통 등을 만들때 그 재주에 놀라워하곤 했는데, 이 책이 그때 내 옆에 있었더라면 나도 아이들 깜짝 놀라게 할 뭔가의 작품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예쁘고 귀여운 것을 보면 열광하는 일본인들의 구미에 딱 맞춘 이 책이 한국 독자, 특히 여성들과 아이의 관심에 딱 맞는 그런 책이 아닌 가 싶다. 팬시점에서 수십, 수백 장 구입해야 하는 스티커도 아니고, 내가 직접 오려서 응용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이고, 무늬인 것이다.

아기가 제일 먼저 오려달라고 한 코끼리

작가의 조언대로 홈파티, 혹은 아기 용품, 나만의 앨범, 스크랩 북에 응용한다면 이 책의 진가는 더욱 발휘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동생과 어머니께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겠다 싶었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그런 평가를 받았다. 동생이 내가 오리고 만드는 것을 보더니, 아이들과 한번 만들어봐도 재미있겠다고 미술 시간에 해봐야겠단다. 나는 사실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이 환경 미화할때 응용해도 너무 예쁠 디자인들이라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는데 공작시간에 해도 좋을 것 같기는 하다. 20~30명 정도의 아이들이 오물조물 오려서 만든 예쁜 색종이들이 교실을 가득 수놓는다면 아이들 마음에도 이토록 예쁜 나비가 노닐고, 꽃이 수놓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나비는 내가 하기에도 좀 어려워보여서 비교적 쉬운 동물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부분을 추천하지만 말이다.


컴퓨터에 cd를 넣어 얼마든지 출력해 쓸 수 있는 본들이 매력적이었고, cd출력이 어려운 경우, 책의 뒷 부분에 나온 확대 복사하는 본을 200% 확대복사해서 오려써도 무난히 쓸 수 있다. 누구나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종이접기서부터 꼼꼼히 하나하나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리고 따라하기가 절대 어렵지 않은 책. 난이도라면 가위질에 좀 신경을 써야하는 것, 그리고 칼질에 익숙해야한다는 것 정도가 대부분인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 도안 책에 나는 또한 번 깊이 매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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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백
슬라보미르 라비치 지음, 권현민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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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양극화 시대에, 소련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던 그런 때가 있었다.

소련 국경 근처의 폴란드에 살고 있던 폴란드 군 주인공은 어느 날 집에 돌아왔다가, 소련의 비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되어 그대로 극심한 고문을 받은 후,25세  젊은 나이에 25년형 중노동형이라는 극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로 보내지게 되었다.

 

미친 사람들이 이끄는 미친 재판이었다.

결국 법정은 굶주리고 혹사당한 나약한 폴란드인과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소련 권력기구 간의 인내력 시험장이 되고 말았다. 38p

 

러시아인 어머니를 두어서 러시아 말을 잘하였던 그였건만, 소련은 그를 스파이로 몰아갔다. 아무리 아니라 말을 해도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그에게 형을 선고했다.

꽤나 두꺼웠던 이 책이 실화라는 것을 알고 너무나 놀랐다. 너무나 추운 극한의 시베리아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감히 탈출을 감행한 이들, 그것도 변변한 무기나 교통 수단 없이 그저 발로 걸어서 고비사막을 건너고, 히말라야를 넘었다. 11개월 동안 걸어서 6500km를 걸어간 이들의 처절한 사투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인간의 한계가 어디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르쿠츠크에서부터 1천 6백 킬로미터 이상을 행군한 끝에 우리는 이곳에 도착했다.

...두달에 걸친 지독한 행군의 고통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112.113p

 

형을 언도받고, 화물칸에 실려 짐짝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 내린 후에 주인공과 다른 죄수들 모두 쇠사슬에 묶인 채 엄청난 행군을 감행했다. 그리고 끌려간 수용소에서 그들은 아주 적은 양의 빵과 노동에 시달리며 행복했던 지난때를 결코 꿈꾸지 못하는 비참함에 휩싸인다. 놀랍게도 주인공에게 탈출의 문을 열어준 이는 바로 사령관의 아내였고, 위험천만하게 시작된 그들의 무모한 계획은 중간에 극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몇 동료의 죽음을 이끌어내긴 하였으나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순록에서 낙타까지, 이제 내가 안 본 동물은 없어. 251p

 

폴란드인부터 놀랍게도 소련에서 일했던 미국인까지 참가된 탈출 인원. 사실 그들의 탈출이 워낙 치밀하게 시도되었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무섭게 달려드는 소련군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었음에 읽는 내내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길을.. 너무나 무모한 길을 그들이 선택하였기에..소련군은 전혀 다른 쪽을 수색하러 갔을 것이다. 처음에는 수용소에서 최대한 멀어지려는 노력이었고, 갈수록 자기 자신들과의 사투,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괴로운 여정과의 사투가 진행되었지만, 놀랍게도 그 힘든 여정 중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돈독하게 뭉치는 인간애를 보여 힘든 때일 수록 가까워지는 인간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고비 사막의 무서움을 몰랐기에 물이나 식량, 그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선뜻 사막에 들어섰다가 그들은 엄청난 고통을 맛보게 되기도 한다.

그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단지 책 한권으로 편안히 읽고 있음에 죄송스러운 마음까지도 들었다. 나같이 정신력이 약한 인간이라면, 정말 살아남기 힘들었을..그 대단한 스토리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말로 해 다 무엇하랴. 상상하기도 힘든 그 일을 벌여낸 사람들이 이 땅에 있었음을..

그 끔찍한 일을 다 겪고도 다시 폴란드 군 장교로 돌아가길 바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던 놀라운 저자 슬라보미르 라비치.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숙명이었다.

 

3/17일 트루먼쇼를 제작한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로 다시 태어난 웨이 백.

영화로도 엄청난 대작이 될 이 이야기를  먼저 책으로 만날 수 있었음에 행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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