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가디언 푸른도서관 44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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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간 서적에 대한 웬만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모두 검색할 수 있고, 또 출판사의 다양한 홍보 루트를 통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기에, 책을 읽기 전부터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자리잡히는게 대부분이었다. 때로는 너무 과대 포장된 스토리에 마치, 영화 예고 프로그램에서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다 맛 보고 나서 영화를 보면 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일부 책들은 그런 허망한 기대감이 허탈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릴 적에는 주로 표지를 보거나 제목으로 책을 고르곤 해서, 제목이나 표지가 나를 이끌지 못한 책들은 한동안 내 눈길 밖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가끔, 다른 책들을 다 읽고도 또 새로운 책이 없어서 무심코 집어들었던 책이 너무나 재미나 놀랐던 기억, "쌍둥이 로테"와 "5월 35일"이 어려서 읽었던, 의외의 재미난 책들이었다.

 

장황한 서두가 시작되었지만, 하고 싶었던 요지는 바로 이거다.

타임 가디언이란 책에 대해서 나는 작가에 대한 정보도, 책에 대한 신간 소개 글도 전혀 접하지 못한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읽은 책.

게다가 표지조차 내가 좋아할만한 표지가 아니었지만 장르는 내가 무척 관심이 높은 타임 슬립을 다룬 SF, 그래도 10대~20대를 위한 소설이라고 해서 좀 유치하지는 않을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기 시작했는데, 나의 속좁은 편견이었다.

 

정말 재미나서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 정도였다!!!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가인 백은영이라는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인데, 예상 못한 반전들이 펼쳐지면서 정말 재미나게 읽힌 책이었다.

얼마전 읽었던 퀀텀 패밀리즈라는 일본 작가의 소설에서도 타임 슬립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책의 이야기는 좀 어려웠던 것에 반해, 이 책은 쉬우면서도 정말 놀라운 이야기들이 펼쳐져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친숙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더 친밀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그동안 sf소설로 외국 작가들 책만 주로 읽어오다가, 한국에서도 이렇게 재미난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있다는데 우선 너무나 반가웠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그런 책이라 생각되어 관심을 끌수 있는 표지와 띠지가 추가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60년 18세의 최아라는 가디언고 입시를 치루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타임 홀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데, 알수없는 힘에 의해 좌초되어 2030년 한국으로 좌초되게 되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필연의 사건들. 바람둥이 아버지에 의해 심한 소리를 듣고 자란 최아라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였고, 내 아버지는 따로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진서라는 식물인간 소년에게 집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30년에 진서를 만나게 된 것.

 

최아라와 최아라의 친구들인 현성, 가람, 온주 등이 좌초된 30년전의 한국에서 겪게 되는 놀라운 사건들은 최아라의 아버지와의 갈등 등을 이해할 수 있는 크나큰 실마리와 연결되게 된다.

 

서커스랑 독같은 증세네.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부 괴사, 조직 탈피, 남녀성징 동시 발현, 에구구 불쌍해라. 111p


수리남 바이러스(서커스라 불리기도 함)로 알려진 끔찍한 증세들. 그리고 아라네에 의해 밝혀지기 시작하는 대기업의 어두운 배후세력과 비리들. 한 소녀를 둘러싼 놀라운 사실들에 독자들은 같이 한장한장을 숨죽여가면서읽게 되는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그런 먹거리들이 앞으로 얼마나 끔찍하게 돌변할 수 있을지 두렵고 놀라운 일들이었다. 지금 이순간 유난히 당신 곁을 맹목적으로 지키는 이가 있다면 한번 의심해봐도 좋을 것 같다. 수호천사가 아닌 수호 가디언일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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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노나미 아사 지음, 이춘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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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들, 혹은 그 사건을 추적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놀라운 추리력으로 뒷받침된 소설들, 그런 책들을 너무 많이 읽었던 것일까? 경찰 소설의 백미이자 노나미 아사의 신작이라는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최근의 그런 자극적인 사건들보다는, 분명 살인사건들임에도 소소한 일상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은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수사를 진행하게 하는 어릴 적에 봤던 "수사반장"이라는 프로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소설이었다.

 

책의 배경 또한 1965년부터 1986년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도쿄 디즈니랜드가 새로 생겼다는 둥, 말로만 듣던 공중전화카드가 이렇게 생겼냐라는 등의 지금 접하기에는 너무나 생경한 그런 표현들이 나온다. 너무나 과거의 일이기에 당연시 하고 있던 그런 일들이 그때는 사회적 이슈가 될만큼 충격적인 변화였던 것. 당시의 수사 방법 또한 (책 속의 도몬 형사가 인간적이라 그랬던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나친 폭력을 이용한 죄인 심문 등이 이뤄지지 않고, 피의자들을 편안하게 대해주어 그들 스스로 자백하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거의 날마다 오미야 씨 집에 찾아가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는 나가우치와 나카자토 콤비는 점차 오미야 하루기치라는 남자의 인생까지 파악하기에 이른 것 같았다. 118p 돈부리 수사

 

피해자와 피의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는 입장의 글인지라, 어이없게 살해당한 기구한 처지의 피해자의 슬픈 인생사도 흘러나오고, 가해자의 상황이라던지, 자백을 하게 만드는 배경 등이 자연스럽게 이뤄져 읽는 이로 하여금 부담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좀 무서운 내용이 될 수도 있었고, 피를 부르는 끔찍한 내용이 될 수도 있었는데, (낡은 부채는 좀 섬뜩했다. 정신이상자 같은 주인공 때문에 읽고 나서도 아니,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끔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서 읽는 이에게 부담이 덜하게 씌여진 듯 하였다.

 

소위 돈부리 수사라고 일컬어지는게 있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장면으로, 형사들이 취조 중에 피의자에게 가스돈이나 오야코돈 등을 시켜 주며 수사를 하는 것이다. 아직 일본이 가난해서 먹을 것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일이 지금보다 비일비재했던 시절, 돈부리 수사는 꽤 큰 위력을 발휘했다. 물론 전과가 쌓이면서 나쁜 쪽으로만 머리가 돌아 돈부리를 먹고 나서도 여전히 거짓말을 해대는 놈들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대개는 완고했던 용의자들의 마음을 풀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149p 돈부리 수사

 

우리나라에서도 피의자 심문 시 자장면을 사주거나 설렁탕을 시켜주는 장면들을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본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그것을 돈부리 수사라 불렀나 보다.

도몬 역시 어느 정도 베테랑 형사가 되자, 마음을 움직일줄 아는 그만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부모, 형제, 처자식에게는 애정을 품고 있게 마련이다. 그들의 앞날이 걱정된 나머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는 피의자를 도몬은 지금까지 몇명이나 만나봤다.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안심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신뢰를 느끼게 할 필요가 있었다. 305p 아메리카 연못

 

네 가지 사건이 프롤로그, 본문, 그리고 에필로그로 진행이 되는데, 사건과 더불어 도몬의 가족이야기도 같이 흘러나온다. 피해자, 가해자들의 아이와 자신의 아이가 비슷한 연령대거나 할 적에 더욱 가슴아파하면서 그래도 동정심으로 객관성을 흐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어린 자녀를 대신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것이 이 소설의 백미라면 백미라 할 수 있겠다. 틀에 박힌 형사라면 아마도 그냥 넘어갔을지 모를 어린 자식 걱정까지 하게 되는 그는, 형사이기 전에 따뜻한 가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자극적인 재미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아날로그 풍의 따뜻한 경찰 소설을 읽은 느낌은 참으로 좋았다. 그래, 항상 숨막힐듯 조여오는 긴장감으로 충만한채 살아갈 필요는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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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신혼초부터 우리집 식탁을 책임져줬던 나물이네 레시피. 처음엔 한권으로 한참을 요리했는데, 갈수록 더 많은 레시피가 필요해, 한권 두권 모으다 보니 세권 정도 갖고 있는 책이네요. 새로 나온 나물이네 쉬운 집밥 레시피를 보니, 새로 나온 레시피 중에 베스트를 꼽으신거라고 하고 그래서인지 겹치는 메뉴보다 새로운 메뉴가 더 눈에 띄는 완소 요리책이네요.  

나물이님 레시피 따라 요리하면 거의 실패할 확률이 적더라구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레시피랍니다. 새로운 이 책에는 닭 가슴살과 채소 요리가 많아 더욱 유용할 것 같아요 건강에 좋다기에 닭가슴살을 종종 사는데 사실 퍽퍽해서 요리하면 맛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나물이님 레시피로 건강 밥상 완성하고 싶어 추천해봅니다. 

  

 가정의 달 5월, 동생네 학교 학생들만 해도 벌써 여행을 떠나는 가정이 여럿 있었다네요. 요즘은 체험학습인가? 하는 게 생겨서 학기중에도 이렇게 여행을 갈 수 있다나봐요 어찌나 부럽던지요. 저희땐 방학 아니면 꿈도 못 꿨는데 말입니다. 아직은 아기가 어려서 방학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신랑 휴가가 짧아 먼 곳은 꿈도 못 꾸고, 주말 등을 통해 가까이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지, 1박 2일 코스를 알아보게 되는데 정보가 많이 부족해 늘 아쉬웠어요. 이책으로 가족여행 코스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추천해봅니다. 

 

 

 

 

 

 

매운 요리는 잃어버린 입맛을 되돌리는데 참 효자메뉴 같아요. 게다가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한 전라도 레시피라고 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도는것 있죠. 느끼한 요리도 좋아하지만, 저도 전형적인 한국인이다보니 맵고 맛있는 요리를 보면 생각만해도 침부터 흐르는 이런 증세가 있네요. 맛있는 요리, 맛집 찾아다니기 전에 먼저 집에서 해먹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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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널 사랑해! 주니어랜덤 세계 걸작 그림책
로웬 팜 글.그림, 노경실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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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우리 아기가 이렇게 컸을까?

사랑해 사랑해 하루에 수십번 말하고 수백번 뽀뽀해도 부족한 내 사랑. 우리 아들.


30년 넘는 세월을 오로지 나 하나만 알고 살아왔던 세상에서 네가 태어남으로 인해, 내 인생의 기준과 소망이 완전히 송두리째 바뀌어버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준 내 고마운 천사.



하도 얼굴에 뽀뽀를 해서, 아기 피부가 거칠거칠하다고, 아빠와 이모, 외할머니 등 가족들의 핀잔을 등에 업고있지만, 널 보면 뽀뽀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단다.



바라보고 또 뒤돌아서도 보고 싶은 우리 아기에 대한 엄마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줄 그림책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엄마의 사랑해는 이미 우리 아기에게는 늘상 있는 주문이 되어버려서 말이지.) 딱 귀여운 우리 아기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책을 만나서 아이와 함께 읽으니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단다.



까르르까르르..간지럼 태워주면.. 너무나 예쁜 목소리로 웃으면서, "하지 마요 하지마요" 했다가.."간지럼 태워줘요."말하는 내사랑, 울 애기.

엄마가 하도 울애기 울애기 하니까..이름을 불러도 자기는 아기라고 불러달라는 울 아기.




아침마다 까치집처럼 부스스한 네 머리카락을 사랑한다고 말하니..

어릴적에는 그냥 그대로 듣던 네가..이제는 말 좀 한다고..

"아니야, 아기는 까치 아니야." 하고 말대답하는 그 모습까지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덕분에 책 읽다 맥은 좀 끊긴다만은..사실 그게 뭐 중요할까 싶다.)


책 속 아기가 온통 손에 묻혀가면서 밥먹는걸 보면서.."손에 분홍이 묻었어요. 아기는 안 묻혀요." 라고 대답하는 것도 귀여웠어.



우리 깔끔쟁이, 밥먹다 물만 흘려도 바로 옷 갈아 입혀달라, 닦아달라 말하잖아. 책 속 아기를 또렷이 바라보면서 이건 이렇네 저렇게 말하는 네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귀엽단다. 때로는 그냥 엄마 책 읽는거 끝까지 들어주지 싶다가도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네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한 템포 쉬고 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지.




가장 마음에 드는 시적인 구절은 "네 가슴에 귀를 대면 나비들이 날개를 팔락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라는 부분이었단다.

우리 아기의 새근새근 숨소리도 너무 예쁘고 토닥여줄때마다 가슴에서 콩닥콩닥 작은 소리가 들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이었거든.



조금 컸다고 요즘 반항도 하고 투정도 피우고 하지만, 그래도 엄마에 대한 사랑은 더욱 극진해져서 마트에 가서 카트를 타고 있을 적에도 가끔씩 카트를 밀고 있는 엄마를 쏙 안으면서.."엄마 좋아요" 하고 말해주는 네 모습에 엄마는 요즘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란다. 덕분에 널 너무나 사랑하는 다른 가족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 외삼촌 등이 찬밥이 되었다고 모두 서운해하시지만 말이야. 요즘 너무 엄마돌이만 되었다고 말이지.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네. ^^


네 조그만 입으로 엄마 사랑해라는 말도 하게 되었고, 엄마를 꼭 안아줄줄도 알게 되었고, 삐뚤빼뚤 그림을 그리고 엄마라고 부를 줄도 알게 되었고..

책 속 아기와 엄마가 안은 모습 보면 두리번두리번 엄마를 찾아 달려와 안길줄도 아는 우리 아기..

사랑해. 사랑해.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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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화장실에서 똥 눌까?
안야 프뢸리히 지음, 게르겔리 키스 그림, 유혜자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절판


아이들 그림책을 읽다보면 점잖은 척 단어 선택을 골라해야하는 어른 책과 달리 솔직하고 재미난 표현에 가슴까지 뻥 뚫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똥을 누다니요. 어른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오면 점잖지 않다라는 생각을 할텐데, 아이들 그림책이라 그 적나라한 표현조차도 정겹습니다.

이 책을 한창 읽을 유아기 아기들, 배변 훈련이 끝난 친구들도 있고, 우리 아이처럼 아직 배변 훈련이 되지 않은 아기도 있겠지요. 책을 읽기전에 제목만 보고서는, 아, 우리 아이도 이제 화장실에서 볼일볼수 있게 도움 줄 책이겠구나 생각했어요.

동물 친구들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라니,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도 했구요.


어느날 공원 관리인 아저씨가 트랙터로 파란색 집을 실어다주고 갔어요.

아무데나 볼일을 보는 동물들 때문에 공원 여기저기서 똥 냄새가 나고, 또 아저씨의 강아지 헥토르가 자꾸 발에 똥을 묻혀와서 곤란하다 생각해서 갖다 놓은 화장실이었지요. 애완동물도 아닌 야생 동물들에게 화장실이라니 참 재미난 발상이구나 생각했는데,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처음 보는 화장실에 동물들은 모두 호기심을 느끼기도 하고, 겁이 나기도 합니다.

용기있는 곰돌이 하르트가 가장 먼저 당당히 들어가 볼일에 도전하네요. 덩치가 너무 커서 화장실에 꼭 끼니, 집중해 똥을 누기가 힘이 든 하르트랍니다.

그래도 당당히 화장실에서 나와 성공한 듯이 다음 차례 입장을 외칩니다.


고슴도치 페터, 토끼 엘리노어, 여우, 사슴 아론, 부엉이 율리아나, 그리고 모두가 다 가고 난 이후에 멧돼지 그룬처 박사까지 모두 화장실에 도전을 합니다.

인간의 배변 습관과 인체 구조에 따라 설계된 화장실이 동물들의 배변 구조와 높이 등에 맞춰질리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솔직하게 인정을 하지를 않네요.

책을 읽고서 하나하나의 동물들에게 모두 이름을 붙여서 짧은 동화라도 애정을 담아냈다는게 우선 놀라웠구요. 왜 여우만 이름이 없을까도 궁금했어요.

동물들이 어울리지 않는 화장실에서 끙끙 힘을 주면서 노력하는 것도 안쓰러웠고, 무엇보다도 토끼가 똥을 누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살랑살랑 간질일 풀이 필요하다는 발상 (물론 사실은 아닐 수 있겠지만, 사실일 것 같은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답니다. 정말 하나같이 익숙한 각자의 배변 습관이 있는 법인데 관리인 아저씨가 동물들을 너무 인간의 틀에 맞춰 생각을 하였네요.) 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아이와 함께 배워본 동물들의 용변 누기. 맨 끝 표지 뒷장에 나오는 각각 동물들의 비밀스러운 화장실 지도도 숨은 그림 찾기 하는 재미가 있어 신이 났네요.

아이들은 이렇게보너스처럼 주어진 선물을 더욱 즐기는 것 같아요 작은 그림이라 눈에 더 잘 띄나봅니다. 어른들보다 보물찾기에 더 뛰어난 눈을 지녔거든요.

동물들은 힘이 들어도 우리 아이에게는 , 또 엄마 아빠에게는 익숙한 장소 화장실. 동물들에게 필요한 장소가 있듯이 우리 사람에게도 꼭 맞는 화장실이 있다는 거. 우리 아기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책이었답니다. 또한 친구와 내가 모든 것이 똑같을 수 없는데, 내 마음대로 강요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배울 수 있었구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서서히 늘어가는 아이의 표현과 문장력에 놀라워하고 있는 나날이네요.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가 쓰는 말은 주로 엄마가 읽어주는 책과 엄마 아빠의 대화 등을 같이 듣고 보고 배우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러니까, 그 다음에, 등의 접속사 사용은 물론이고, 아이가 쓰지 않을 것 같은 문어체 문장도 구사해 어른들을 놀라게 하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다양한 정보와 생생한 이야기들이담긴 재미난 책들을 읽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자 보람이 될 그런 순간 같아요.

앞으로도 우리 아이와 좋은 책과의 만남은 계속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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