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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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1세 여교사와 17세 남학생간의 사랑.

인터넷 해외 기사를 통해 간간히 그런 기사를 접하곤 했다. 꽤 여러건의 신문기사를 본 것 같은데, 그 중에는 17세도 아닌 초등학생 정도의 13세 정도의 학생과 사랑에 빠진 유부녀 교사도 있었고, 이 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연령대가 비슷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는지는 몰라도 비슷한 기사도 읽은것같기도 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이들의 순수한 사랑앞에 프랑스 대통령까지 눈물을 흘렸다는 아프니까 사랑이다.

 

소설을 읽기 전까지, 어떤 경우가 있어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그런 기사들을 보면서 "정말 미쳤다!" 라고만 생각을 했다. 게다가 신문기사에 나온 여성들의 사진은 범죄자마냥 쾡한 눈에 정면을 쏘아보고있는 무서운 사진들이었다. 그도 그럴수밖에 평범하고 예뻐보이는 평소의 사진이 아닌 취조를 받고, 입건되기 전의 사진들이 모든 사람을 범죄자처럼 보이게 하는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실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도 범죄에 속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책 속의 주인공들의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 (지극히 보수적인 내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하게 된다는게 이런 경우인가 싶다. 평소의 나라면, 아니 뉴스 기사를 접하는 나라면 당연히 제라르의 부모를 동정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었을텐데 소설속에서는 그들은 정말 다니엘과 제라르를 갈라놓으려는 부끄러운 인물로 그려진다. 물론 아버지의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면 전혀 다른 소설이 나오겠지만..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 중에 1권의 내용은 그래도 둘의 만남에서부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리고 시련이 시작되지만 더욱 불타오르는 정열적인 사랑이야기와 힘든 이별의 시작으로 마무리된다. 소설의 결말을 알고는 있었어도 그래도 1권에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힘든 그런 절절함을 담아내고 있다. 미성년의 소년을 음탕한 눈길로 꼬셔낸 것도 아니었고, 그들은 말 그대로 순수하게 서로에게 끌리고 말았다. 나이차가 많았어도 동년배 여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동안이었던 다니엘과 17세이지만 180이 넘는 키에 훤칠한 외모를 갖춘 제라르, 사제지간이라는 것과 나이 차이라는 것은 그들을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보일 정도로 외모상으로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똑똑해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었던 제라르가 학창시절에 사귄 남자친구의 바램에 의해 평범한 가정주부로 눌러앉게 되고 그 화목한 삶에 안정감을 갖고 행복의 결실이라 믿었던 쌍둥이 아들까지 출산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정의 파경에 놀라고 말았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동갑이었지만 자식 하나 건사할 자신감이 없는 그런 소인배였던 것이다. 그녀를 두고 커리어 우먼과 바람을 피우자 그녀는 정말 그와의 끝을 생각하고 이혼녀라는 딱지를 달고 말았다. 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지독하게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교수 발령을 눈앞에 두고 그 전 단계로 바로 제라르의 학교로 발령을 받아 왔던 것.

 

이지적인 용모의 철학교사이자 혁명가이며, 사랑을 위해 체제의 권위에 과감히 선전포고했던 작지만 강한 여인, 다니엘과 나와의 비극적인 운명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31p

 

청순하면서도 똑똑한 지식인이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었던 유능한 선생님에게 많은 학생들이 매료가 되었고 그 중 가장 중심에 있던 이가 바로 다니엘이었다. 그들의 사랑에 대한 묘사는 나까지 그들의 나이를 잊을 정도로 행복하게 진행이 된다.

 

다니엘은 눈가에 촉촉한 물기를 담은채 웃고 있었다. 나보다도 연상인 그녀가, 엉뚱하게도 내게는 한없이 여리게 보였다. 수줍은 듯 하면서도 꿈꾸듯 투명한 그녀의 눈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었다 나오기까지의 힘겨움이란...106p

 

사랑이란 참 다양한 얼굴을 띠고 있는 듯 하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사랑은 정말 너무나 대단해서 감히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실화에 바탕을 뒀듯이 정말로 세상에 그런 놀라운 사랑이 존재하나 보다. 목숨을 걸 정도의 대단한 사랑.

 

빠르게 읽히는 책의 내용에 파국으로 치닫을 결말로 가는 시간이 너무 빨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아려 왔다.

 

나의 이중잣대란 참으로 이기적이다.

그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까우면서도 아이엄마가 되다보니, 나 또한 제라르의 아버지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사랑이 존재해도 되지만, 그게 내 가족의 문제여서는 안돼. 드라마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그런 대사. 나도 그런 심정이 되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가.

 

순수한 사랑을 순수하게만 바라보지 못하고 자꾸만 이렇게 뒤돌아보게 되는건.. 참으로 이기적인 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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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치과의사와 이빨요정 어린이와 엄마를 위한 치과치료동화 시리즈 2
김재성 글, 김주원 그림 / 신밧드미디어 / 2011년 4월
품절


아이들의 바른 양치습관은 많은 엄마들의 공통 숙원일 것이다. 그래서 이닦는 바른 습관에 대한 좋은 그림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작년에 나온 "충치괴물들의 파티"도 현직 치과의사가 쓴 그림책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 마녀치과의사와 이빨 요정 역시 현직 치과의사선생님의 작품이다

일본인 치과의사선생님의 작품이었던 충치괴물들의 파티에 비해 이 책은 한국인 치과의사선생님의 작품이고, 독특한점은 서울대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영문학과 치의학을 전공한후 20여년의 치과 개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과 치과 경력 모두 출중한 선생님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우리 아이도 영아기에는 거즈에 물을 묻혀 닦아주거나 구강 티슈를 이용했고, 돌 이후 칫솔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거부를 많이 하다가 최근에는 그래도 비교적 이닦자 하면 거부감없이 닦으려 해서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수시로 이닦기를 싫어할 때가 있어서, 짬짬이 이런 책들을 보여줌으로써 충치벌레의 무서움을 강조하고, 이닦기의 중요성을 다시한 번 짚어 주게 된다.



예쁘고 귀여운 그림이 여자아이들에게 더욱 와닿을 그런 그림이었다.

사실 표지의 예쁜 그림 못지 않게 안에는 좀 무서운 내용들이 나와서 요즘 들어 한층 겁이 많아진 우리 아들은 책을 읽어주니 깜짝 놀란 듯 책까지 무서워하려 했다.

안 그래도 시커먼 색깔 싫어하는 아이 눈에 더욱 도드라지는 시커먼 괴물의자와 두꺼비, 그리고 이빨 뽑는 전갈을 단 세마리 전갈, 붉은 용, 마법 솥단지 등.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다는 후기도 읽었지만 우리 아기에게는 한창 무서운 책이었나보다.



달콤한 사탕 맛이 나는 이빨을 넣어줘.

거품을 부글거리는 마법 솥단지의 주문에 마녀는 거미가 되어 거미줄을 치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꼬질이와 말끔이가 숲속에 놀러왔다가 사탕을 먹고 거미줄에 걸리고 만다.

꼬질이와 말끔이는 세가지 질문에 답변을 해야하고 답변이 통과되어야 괴물의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마 아이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괴물의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게 되리라.

어쩐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도 생각나는 (정답을 말하지 못하면 스핑크스에 의해 희생되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는데, 양치 습관이라는 주제로 마녀와 천사 치과 의사를 만들어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게 무척 흥미로웠다.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치과.

나 또한 어릴 적에 치과 가기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때만큼은 아니지만) 무척 아팠던 경험이 있는 곳이라 (일반 병원보다도 치과의 고통이 더 크다) 충치를 가진 아이들이 느끼는 치과의 모습은 아마 작가가 묘사한대로 무시무시한 괴물의자와 마녀 치과의사가 있는 숲속의 으스스한 공간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이 워낙 겁을 먹고 있으니 이를 치료받는 치과를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도록 천사에 대비한 것도 동심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라고 보인다.



"거봐, 그러니 이 잘 닦아야 한다는 거 잖아."

엄마도 어릴 적에 얼음 좋아하고, 이 닦기 싫어해서 충치가 많은 편이었기때문에 아이의 건강한 이는 더욱 숙원사업이 되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책 역시 내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네살난 우리 아들 눈에는 한없이 무서운 이야기였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아이들에게는 무섭긴 해도 아, 이만 잘 닦으면 되겠구나 하는 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해줄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한다.


아이에게 닦게 하고 내가 다시 한번 닦아주는데도 도통 누런 이가 하얘지질 않아서 속상했는데 책 뒷 부분에 올바르게 이 닦는 방법과 순서가 잘 나와 있어서 참고하기에 더욱 유익한 책이었다.




또한 저자의 재능을 백분 살려 영문판으로도 다시 실려 있기에 영어 그림책으로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두 권의 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책이 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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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신나는 사파리여행 부릉부릉 브루미즈 5
홍익키즈 편집부 지음 / 홍익키즈 / 2010년 12월
품절


병풍 책은 사실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들이 봐도 신기하고 재미난 것 같아요.

게다가 부릉부릉 브루미즈는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바퀴달린 자동차로 바뀐 형태라 자동차와 동물의 환상 궁합인지라 아이들의 눈길을 꼭 사로잡는 재미난 애니메이션이기도 하지요. 기존 병풍책으로 잉글리시 에그의 집에 대한 병풍책과 세밀화로 된 병풍책이 있어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이번 책은 정말 대다수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할 그런 요소를 모두 갖춘 책이었답니다.



비닐을 뜯기전부터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기대되었던 책.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코끼리예요.



코끼리, 기린 , 얼룩말이 최근 아이가 좋아하는 3종 세트 동물이 되어버렸네요. 더 어릴적에는 무서운 호랑이 사자도 좋아하더니, 요즘은 순해보이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물론 기린의 뒷발차기 한번에 사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거나 코끼리 역시 엄청난 덩치로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는 일같은 것은 아직 어린 아기에게 설명하기엔 좀 이르겠지요? 초식동물이라 순하고 착해보이는 동물들. 아이는 무서운 사자보다 이 동물들이 좋다네요. 오늘 아침에도 한참을 아기 코끼리 흉내를 내다가 다시 낮잠이 들었습니다.


브루미즈를 보신적이 있나요? 위 아래 그림을 잘 찾아보시면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눈에 익은 캐릭터가 보이실거예요.



코끼리 엘파이어도 숨어 있구요 기린 제리도 숨어있어요.



동물 자동차로 동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끌어낸 브루미즈, 아이들에게 친숙한 소재로 억지스럽지 않아 더욱 좋아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풍책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안에 넣어주었어요.



다른 병풍책들은 사실 고정하는게 없었는데, 이 책은 맞물리도록 되어있는 고정부분이 있어 정말 실용적이더라구요. 딱 맞게 떨어져 좋았습니다.




두리번 두리번 익숙한 동물들이 많이 보이니 너무너무좋아하는 우리 아들. 잠결인데도 진짜 좋아하더라구요 ^ㅡ^





잘 보시면 사진과 그림이 같이 있어요. 한쪽면은 전부 동물 그림 다른 면은 전부 사진으로 되어 있답니다. 사진이 있는 쪽에는 각각의 동물들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 있어서 병풍 책 용도로만 그칠게 아니라 자연관찰을 하기에도 도움이되는 유익한 책이었어요.

아주 신이 났어요 코끼리다 기린이다 얼룩말이다 좋아하는 동물 찾느라 열을 올리구요.



다른 동물들도 이름을 맞춰가면서 신이나게 놀더라구요.



이제 그림으로 바꾸어 줬어요. 사진으로 보는 동물과 그림으로 보는 동물, 또 다른 느낌이지요.



아직은 그림이 더 친숙한지 그림을 보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그렇게 좋니? 아이가 너무 좋아해 사진만 수십장 찍었답니다.


사자를 찾겠다고 일어선 모습입니다. 이음부분이 이렇게 되어 있어요. 맞물리도록요.



아이가 이렇게 좋아할줄은 몰랐네요.



다음은 아이가 병풍책 안에서 한 말을 받아적은 내용이랍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포스팅할때 기억이 안날것같아서..받아쓰기를 했어요.








"히히 좋아"



"신난다"



"코끼리는 사과먹어. 물도 먹고. "



"기린도 물 먹고, 팬더도 물먹고.."



"얼룩말..얼룩말... 여기있다!!"



"버스는..버스는..."



"올라탔네 올라탔네 얼룩말이 올라탔네.."



(제가 가서 보니 얼룩말이 버스 옆에 있는 그림인데 바짝 바로 위에 있어서 정말 올라탄것처럼 보일수있겠더라구요)



"슝~ 가다가 얼룩말이 넘어져."



"사자 어디있어? 여기있네. " (치타를 가리킨듯)



"원숭이가 이거 잡았네."



"북극곰 북극곰.." (아마, 초원 사파리라 없을 것이야. 하지만 답해주지 않았어요. 받아쓰기 하느라 정신없었어요.)



"악어는 뭐해요?"



"물 먹어요. "



"(아가도 ) 물줘요."



"새 먹네?" (다시 바라보니, 악어 입 안에 들어가있는 악어새를 보고 있더라구요.)



"아, 악어새~ 잡아먹고 있는게 아니라 악어새가 악어의 칫솔 역할을 해주는 거야.



악어가 밥먹고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악어새가 먹어치우는거지.



그래서 악어도 시원해서 악어새를 잡아먹지 않아요. "



"비 와서 시커매졌어요." (우리 아들 요즘 잘 쓰는 말이 깜깜해요 심심해요 시컴해요 등이랍니다. -.-;;)



"먹지 않아 , 시컴해서 먹지 않아요. "



"헤헤헤헤헤.."



"마음에 들어요?"



"네~!!!!!"






혼자서 이렇게 많은 말을 하고 놀더라구요 예전에는 맞장구를 쳐줘야 말을 했는데 이제는 재미난 놀거리가 있으면 혼잣말도 잘한답니다 옆에서 맞장구쳐주면 더욱 좋아하구요.



사파리 책에 홀릭되어 있다가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꼈는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냥 그 안에서 신나게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네요.



할머니댁에 가서 놀다가 제가 이 책 이야기를 이모에게 했더니, 그새 알아듣고 "사파리책 보러 가요." 하더라구요.



좋아하는 포크레인 자동차 못지않게 완소 병풍책이 될 것 같아요. 아이의 비밀 (?) 공간이자 재미난 동물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곳.



그리고 아이가 동물에 대해 물어보면 엄마가 사진을 함께 보며 즐거이 설명도 해줄 수 있는 고마운 책.



부릉부릉 브루미즈와 함께 떠난 신나는 사파리 여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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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진지 드세요 - 반말왕자님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4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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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자기로 만든 망토를 두르고, 팔짱을 낀채 엄마와 할머니의 극진한 인사에 으쓱해하고 있는 표지의 주인공.
아드님 진지드세요의 주인공 범수랍니다.

누나는 어른들께 존댓말도 잘하는데 유독 범수만 부모님 심지어 할머니께도 반말을 하고 투덜대기 일쑤입니다. 아침마다 잠깨운다고 엄마와 실랑이하기는 기본이구요.

장손이라 투정마저도 예쁘다 봐주시는 할머니께서도 범수의 짧은 말꼬리는 문제가 있다 생각하시네요.

 

"쳇!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면서 !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면서!" 9p

투덜대는 범수, 뭔가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고 있는듯 합니다.

친구들에게 반말할때도 기분 좋다는 범수는 입버릇처럼 붙어버린 반말에 선생님에게까지 반말을 하고야 맙니다.

 

한번 책을 잡자마자 술술 정말 잘 읽히는 책이었어요.

아직은 네살 밖에 안된 우리 아기, 지금은 반말과 존댓말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처음에 말 배울때는 잘 모르니 반말로 배우다가 안되겠다싶어 엄마가 존댓말을 써주니 자기도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쓰더라구요. 엄마도 자꾸 반말과 존댓말이 섞여 나오니 아기도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아이보다 여섯달 빠른 친구네 딸은 워낙에 말을 빨리 시작하기도 했지만 처음에 존댓말을 잘해서, 참 부러웠답니다. 친구 또한 아이가 항상 존댓말을 쓰는 줄 알고 학습지 선생님께도 당연히 존댓말을 쓰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방문 밖을 지나가다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 들어보니.. " 아니, 네가 해." 하면서 선생님께 반말을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반말을 하셔서 아이도 친구에게 하듯 반말을 하고 있더랍니다.

 

아직 입에 붙지 않았을때 어려서부터 존댓말이 입에 붙게 노력한다면 아이들도 자라서도 존댓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을 것 같아요. 잠깐만 방심해도 짧고 하기 쉬운 반말이 익숙해질테니 부단히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범수는 좀더 자란 초등학생이라 반말과 존댓말의 차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말이 자신을 으쓱하게 높이는 것 같아 반말을 쓰기 시작한거고, 아직 어려 그 차이를 모르는 유아들은 반말, 존댓말, 상대방이 쓰는대로 섞어 쓰는 듯 합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래서 되도록 존댓말을 써주어야 하는데 자꾸 잊어버리고 반말을 할때가 있네요.

 

안하무인인 범수. 사실 범수에게는 몰래 좋아하고 있는 민지라는 여자아이가 있답니다. 새초롬한 성격이라 아직 가까워지지도 못했는데 다른 친구 대할때처럼 입에 붙은 반말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차가운 말이 뱉어져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했지요.

 

어른을 바르게 대하지 못하는 범수의 잘라먹은 말꼬리.

어떻게 하면 범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 말씀은 커녕 할머니 말씀도 안 듣고 선생님 앞에서 잠깐 움츠러 들었다가.. 동네에서 만난 흰머리 할머니께도 아주 당당히 대드는 당돌한 아이인데 말입니다.

 

범수의 존댓말을 바로잡기 위한 엄마와 할머니의 대작전이 드디어 시작됩니다.

그리고 범수는 상황을 잘못 알고 자기가 왕자님이라도 된양 의기양양해서 즐기지요.

그렇게 해서 과연 바로잡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친구들의 반응을 통해 범수가 뼈저리게 그 상황을 실감한다는 것이었지요.

 

정말 그 상황을 경험한 것같은 기분이 들었네요.

아, 말로도 타일러지지 않을때는 이런 방법을 쓸 수도 있겠구나.

범수 엄마의 혜안에 놀라웠답니다. 두 볼이 빨개지도록 부끄러운 경험까지 감수하면서 아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지요.

 

반말 뿐 아니라 웃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범절이 뭔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어요.

어떤 초등학생 아이가 자기 엄마는 무식하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친구들이 모두 놀랐다고 들었어요.

오히려 아이 엄마는 "요즘 애들 다 그렇지 않나요? 마찬가지잖아요." 라고 답변을 했다고 하구요.

과연 그럴까요. 다른 집 아이들도 우리 엄마는 무식하다라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까요?

아이 친구들의 경악하는 반응을 봐서는 절대 그게 보편적인 현실이 아닐거예요.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범수가 생각났네요.

 

아이에게 진정한 예의범절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 백마디 말보다 더욱 와닿는 그런 그림책이 될것 같아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봐도 좋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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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 자기주도형 아이로 이끄는 원동력
홍수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4월
품절


자기주도학습으로 아들을 원하던 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에 보낸 저자.

몇년전부터 뉴스에서 가끔 접했던 것 같기는 한데, 학창시절 때는 못들어 봤던 영재교육원이었던 지라 아직 어린 유아를 두고 있던 나는 생소한 그 단어에 검색부터 들어갔다.

각 대학, 교육청별로 많은 영재교육원이 있었고, 과학고, 민사고처럼 아예 입학하는 정규학교는 아닌 것 같고, 정규 교과과정을 밟으면서 정기적으로 한번씩 가서 다양한 학습을 진행하는 듯 했다. 짧게 검색한 결과가 그랬고, 엄마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영재 교육원을 나온 아이들이 과학고 등의 진학률이 높은 까닭이 있는 듯 했다. 물론 한창 열을 올려 검색한게 아니라 내 정보가 불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영재교육원에 보내기 위한 전문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는 듯 한데, 개인 학원하나 보내지 않고 연년생 두 아들을 어려서부터 엄마가 직접 재미나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자기주도학습의 정도를 걸어온 엄마이기에 (그래서 자신의 육아 노하우로 생각교습소라는 학원을 열어서 수많은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중이기도하다.) 아이의 영재교육원 합격이라는 소식은 더욱 뜻깊은 소식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올바른 책읽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엄마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 자리를 학습지 교사나 오디오 CD에게 내어주지 말았으면 합니다.

혹시 지금까지 아이와의 책읽기를 귀찮아하는 엄마는 아니었나요? 아이 혼자서 읽는 열권의 책보다 엄마와 함께 소리내서 읽은 한권의 책이 아이들 주도적 학습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38P



4살 아기를 두고 있는 엄마인지라 가장 중요한 이 시기라는 데서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안 그래도 말과 행동을 느리게 시작했던 아들이 최근에는 예전에 읽어줬던 동화책의 글들을 혼자서 줄줄 떠올리며 이야기하고, 귀로만 익힌줄 알았던 노래가사들도 줄줄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작은 감동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일찍 말문이 터졌더라면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워낙 느리게 말문이 터졌던지라 아이의 그런 변화가 대견하고 신통하기만 했다. 이 때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동생에게 계속 지적을 받았음에도 게으른 엄마는 아이와 재미나게 놀아주질 못하고 엄마 책읽기에 더 심취했던 것 같다. 항상 반성하면서도 줄어들지 않는 엄마의 책탐.



4세부터 7세까지가 정말 중요한때라고 하니 다시한번 아이와의 그림책 읽기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었는데 내가 읽은 꽤 많은 육아서적 가운데 참고할만한 베스트 중에 꼽힐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아동학을 전공했다는 저자는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줄 때도 글에 연연하기 보다 그림을 보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 틔우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저자의 아이들, 특히나 둘째는 더욱 말이 느렸다는데 말수가 적었던 엄마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그림책을 읽어주고 대화를 하자 아이들의 말수 역시 놀랍게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쉬워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을 저자의 노력들은 아이들을 통해 더욱 빛이 난다.


저는 아이들 앞에서 모르는 것을 절대 아는 척 하지 않는답니다. 모르는 것을 창피해하며 숨긴다면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모르는건 창피한 것'이라고 인식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모르는걸 창피하다고 숨기면 결국 끝내 알지 못한 채 지나칠 테니 그것만큼 위험한 자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34p



아직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창피해 가만히 있거나 그냥 넘어가곤 했던 나였는데 앞으로 수많은 왜?를 질문하게 될 아이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것. 그래, 엄마도 몰라. 하고 답하고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게하는 것이 사실 무척 어려워보이는 일이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참 적시적기에 맞는 현명한 답변들이 나오는 것 같아 기억하고 싶은 그런 말들이었다.



어린 아이라도 스스로 뭔가를 생각하고 해낼 수 있음을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자꾸만 엄마가 먼저 나서서 대답해주고 알려주고 편하게 도와준다고 하는 것이 내 아이의 진정한 성장을 막고 있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나도 모르게 아이의 대답을 먼저 가로채 해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말해놓고 나서 아차 싶었는데 아이의 생각을 방해하는 엄마가 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되어 바짝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많은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성장했고, 아이들의 육아노하우로 교습소를 운영하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기다릴줄 아는 엄마인 저자.

연년생 두 아들과의 전쟁과도 같았던 육아기를 멋지게 치뤄내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결정권이라는 것을 부여해 자꾸만 로봇이 되어가려는 아이들을 바로잡아주려 하는 진정한 멘토. 이런 육아법도 있구나 하면서 창의성과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한 (우선 당장은 주입식 교육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저자의 방법에 감명받아 신랑에게 설명을 하니,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지 않을까 걱정부터 한다. 그도 그럴수밖에. 그와 나는 그렇게 공부했던 세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즘 여러 육아서와 공부법에 언급되는 자기 주도 학습. 우리때는 그저 좋은 교재를 달달 암기하듯 공부하고, 수학 문제 많이 풀어서 속도를 높이고, 선행학습으로 미리 예습을 해두는 것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길이었고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에 가는 길이었기에 수동적인 학습법이 더욱 맞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직도 우리때의 방법대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책속에서도 소위 모범생, 고학년의 최상위권 학생들일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답변하게 하는 저자의 강의법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미 굳어버린 학습법인지라 정답을 제시해주고 암기하게 만들지 않는 스스로 생각하기는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고 효율적이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항상 답이 나오는 그런 문제만 접하다가 방학때 과학고에서열었던 여름 방학 과학교실같은 곳에 참여했다가 주어진 문제에 거의 선생님은 나서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실험이나 관찰등을 통해 정답이 없는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대학에서는 보편화된수업방식이었지만 중학생인, 게다가 그런 수업을 해본적이 없었던 내게는 참 난감한 일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고 답을 얻는 아이들이라면 그런 상황을 충분히 즐기며 공부할수 있을 거라는게 요즘의 영재교육원의 취지이자 저자의 중요한 교육관이리라.




엄마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아기의 교육 방향을 잡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모르고 있던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뀐것 같고 너무나 열성적인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게도 되겠지만 무조건 따라가기만 한다고 해서 아이의 인생을 빛나게 할 정도를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때문이었다.



아이 스스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도록 기다려줄수 있는 것.

그 진정한 기다림이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속시원히 짚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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