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 자기주도형 아이로 이끄는 원동력
홍수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4월
품절


자기주도학습으로 아들을 원하던 서울교대 과학영재교육원에 보낸 저자.

몇년전부터 뉴스에서 가끔 접했던 것 같기는 한데, 학창시절 때는 못들어 봤던 영재교육원이었던 지라 아직 어린 유아를 두고 있던 나는 생소한 그 단어에 검색부터 들어갔다.

각 대학, 교육청별로 많은 영재교육원이 있었고, 과학고, 민사고처럼 아예 입학하는 정규학교는 아닌 것 같고, 정규 교과과정을 밟으면서 정기적으로 한번씩 가서 다양한 학습을 진행하는 듯 했다. 짧게 검색한 결과가 그랬고, 엄마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영재 교육원을 나온 아이들이 과학고 등의 진학률이 높은 까닭이 있는 듯 했다. 물론 한창 열을 올려 검색한게 아니라 내 정보가 불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영재교육원에 보내기 위한 전문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는 듯 한데, 개인 학원하나 보내지 않고 연년생 두 아들을 어려서부터 엄마가 직접 재미나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자기주도학습의 정도를 걸어온 엄마이기에 (그래서 자신의 육아 노하우로 생각교습소라는 학원을 열어서 수많은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중이기도하다.) 아이의 영재교육원 합격이라는 소식은 더욱 뜻깊은 소식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올바른 책읽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엄마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 자리를 학습지 교사나 오디오 CD에게 내어주지 말았으면 합니다.

혹시 지금까지 아이와의 책읽기를 귀찮아하는 엄마는 아니었나요? 아이 혼자서 읽는 열권의 책보다 엄마와 함께 소리내서 읽은 한권의 책이 아이들 주도적 학습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38P



4살 아기를 두고 있는 엄마인지라 가장 중요한 이 시기라는 데서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안 그래도 말과 행동을 느리게 시작했던 아들이 최근에는 예전에 읽어줬던 동화책의 글들을 혼자서 줄줄 떠올리며 이야기하고, 귀로만 익힌줄 알았던 노래가사들도 줄줄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작은 감동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일찍 말문이 터졌더라면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워낙 느리게 말문이 터졌던지라 아이의 그런 변화가 대견하고 신통하기만 했다. 이 때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동생에게 계속 지적을 받았음에도 게으른 엄마는 아이와 재미나게 놀아주질 못하고 엄마 책읽기에 더 심취했던 것 같다. 항상 반성하면서도 줄어들지 않는 엄마의 책탐.



4세부터 7세까지가 정말 중요한때라고 하니 다시한번 아이와의 그림책 읽기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었는데 내가 읽은 꽤 많은 육아서적 가운데 참고할만한 베스트 중에 꼽힐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아동학을 전공했다는 저자는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줄 때도 글에 연연하기 보다 그림을 보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 틔우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저자의 아이들, 특히나 둘째는 더욱 말이 느렸다는데 말수가 적었던 엄마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그림책을 읽어주고 대화를 하자 아이들의 말수 역시 놀랍게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쉬워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을 저자의 노력들은 아이들을 통해 더욱 빛이 난다.


저는 아이들 앞에서 모르는 것을 절대 아는 척 하지 않는답니다. 모르는 것을 창피해하며 숨긴다면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모르는건 창피한 것'이라고 인식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모르는걸 창피하다고 숨기면 결국 끝내 알지 못한 채 지나칠 테니 그것만큼 위험한 자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34p



아직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창피해 가만히 있거나 그냥 넘어가곤 했던 나였는데 앞으로 수많은 왜?를 질문하게 될 아이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것. 그래, 엄마도 몰라. 하고 답하고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게하는 것이 사실 무척 어려워보이는 일이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참 적시적기에 맞는 현명한 답변들이 나오는 것 같아 기억하고 싶은 그런 말들이었다.



어린 아이라도 스스로 뭔가를 생각하고 해낼 수 있음을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자꾸만 엄마가 먼저 나서서 대답해주고 알려주고 편하게 도와준다고 하는 것이 내 아이의 진정한 성장을 막고 있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나도 모르게 아이의 대답을 먼저 가로채 해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말해놓고 나서 아차 싶었는데 아이의 생각을 방해하는 엄마가 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되어 바짝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많은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성장했고, 아이들의 육아노하우로 교습소를 운영하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기다릴줄 아는 엄마인 저자.

연년생 두 아들과의 전쟁과도 같았던 육아기를 멋지게 치뤄내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결정권이라는 것을 부여해 자꾸만 로봇이 되어가려는 아이들을 바로잡아주려 하는 진정한 멘토. 이런 육아법도 있구나 하면서 창의성과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한 (우선 당장은 주입식 교육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저자의 방법에 감명받아 신랑에게 설명을 하니,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지 않을까 걱정부터 한다. 그도 그럴수밖에. 그와 나는 그렇게 공부했던 세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즘 여러 육아서와 공부법에 언급되는 자기 주도 학습. 우리때는 그저 좋은 교재를 달달 암기하듯 공부하고, 수학 문제 많이 풀어서 속도를 높이고, 선행학습으로 미리 예습을 해두는 것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길이었고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에 가는 길이었기에 수동적인 학습법이 더욱 맞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직도 우리때의 방법대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책속에서도 소위 모범생, 고학년의 최상위권 학생들일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답변하게 하는 저자의 강의법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미 굳어버린 학습법인지라 정답을 제시해주고 암기하게 만들지 않는 스스로 생각하기는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고 효율적이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항상 답이 나오는 그런 문제만 접하다가 방학때 과학고에서열었던 여름 방학 과학교실같은 곳에 참여했다가 주어진 문제에 거의 선생님은 나서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실험이나 관찰등을 통해 정답이 없는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대학에서는 보편화된수업방식이었지만 중학생인, 게다가 그런 수업을 해본적이 없었던 내게는 참 난감한 일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고 답을 얻는 아이들이라면 그런 상황을 충분히 즐기며 공부할수 있을 거라는게 요즘의 영재교육원의 취지이자 저자의 중요한 교육관이리라.




엄마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아기의 교육 방향을 잡기가 무척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모르고 있던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뀐것 같고 너무나 열성적인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게도 되겠지만 무조건 따라가기만 한다고 해서 아이의 인생을 빛나게 할 정도를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때문이었다.



아이 스스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도록 기다려줄수 있는 것.

그 진정한 기다림이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속시원히 짚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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