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31세 여교사와 17세 남학생간의 사랑.

인터넷 해외 기사를 통해 간간히 그런 기사를 접하곤 했다. 꽤 여러건의 신문기사를 본 것 같은데, 그 중에는 17세도 아닌 초등학생 정도의 13세 정도의 학생과 사랑에 빠진 유부녀 교사도 있었고, 이 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연령대가 비슷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는지는 몰라도 비슷한 기사도 읽은것같기도 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이들의 순수한 사랑앞에 프랑스 대통령까지 눈물을 흘렸다는 아프니까 사랑이다.

 

소설을 읽기 전까지, 어떤 경우가 있어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그런 기사들을 보면서 "정말 미쳤다!" 라고만 생각을 했다. 게다가 신문기사에 나온 여성들의 사진은 범죄자마냥 쾡한 눈에 정면을 쏘아보고있는 무서운 사진들이었다. 그도 그럴수밖에 평범하고 예뻐보이는 평소의 사진이 아닌 취조를 받고, 입건되기 전의 사진들이 모든 사람을 범죄자처럼 보이게 하는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실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도 범죄에 속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책 속의 주인공들의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 (지극히 보수적인 내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하게 된다는게 이런 경우인가 싶다. 평소의 나라면, 아니 뉴스 기사를 접하는 나라면 당연히 제라르의 부모를 동정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었을텐데 소설속에서는 그들은 정말 다니엘과 제라르를 갈라놓으려는 부끄러운 인물로 그려진다. 물론 아버지의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면 전혀 다른 소설이 나오겠지만..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 중에 1권의 내용은 그래도 둘의 만남에서부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리고 시련이 시작되지만 더욱 불타오르는 정열적인 사랑이야기와 힘든 이별의 시작으로 마무리된다. 소설의 결말을 알고는 있었어도 그래도 1권에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힘든 그런 절절함을 담아내고 있다. 미성년의 소년을 음탕한 눈길로 꼬셔낸 것도 아니었고, 그들은 말 그대로 순수하게 서로에게 끌리고 말았다. 나이차가 많았어도 동년배 여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동안이었던 다니엘과 17세이지만 180이 넘는 키에 훤칠한 외모를 갖춘 제라르, 사제지간이라는 것과 나이 차이라는 것은 그들을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보일 정도로 외모상으로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똑똑해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었던 제라르가 학창시절에 사귄 남자친구의 바램에 의해 평범한 가정주부로 눌러앉게 되고 그 화목한 삶에 안정감을 갖고 행복의 결실이라 믿었던 쌍둥이 아들까지 출산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정의 파경에 놀라고 말았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동갑이었지만 자식 하나 건사할 자신감이 없는 그런 소인배였던 것이다. 그녀를 두고 커리어 우먼과 바람을 피우자 그녀는 정말 그와의 끝을 생각하고 이혼녀라는 딱지를 달고 말았다. 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지독하게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교수 발령을 눈앞에 두고 그 전 단계로 바로 제라르의 학교로 발령을 받아 왔던 것.

 

이지적인 용모의 철학교사이자 혁명가이며, 사랑을 위해 체제의 권위에 과감히 선전포고했던 작지만 강한 여인, 다니엘과 나와의 비극적인 운명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31p

 

청순하면서도 똑똑한 지식인이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었던 유능한 선생님에게 많은 학생들이 매료가 되었고 그 중 가장 중심에 있던 이가 바로 다니엘이었다. 그들의 사랑에 대한 묘사는 나까지 그들의 나이를 잊을 정도로 행복하게 진행이 된다.

 

다니엘은 눈가에 촉촉한 물기를 담은채 웃고 있었다. 나보다도 연상인 그녀가, 엉뚱하게도 내게는 한없이 여리게 보였다. 수줍은 듯 하면서도 꿈꾸듯 투명한 그녀의 눈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었다 나오기까지의 힘겨움이란...106p

 

사랑이란 참 다양한 얼굴을 띠고 있는 듯 하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사랑은 정말 너무나 대단해서 감히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실화에 바탕을 뒀듯이 정말로 세상에 그런 놀라운 사랑이 존재하나 보다. 목숨을 걸 정도의 대단한 사랑.

 

빠르게 읽히는 책의 내용에 파국으로 치닫을 결말로 가는 시간이 너무 빨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아려 왔다.

 

나의 이중잣대란 참으로 이기적이다.

그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까우면서도 아이엄마가 되다보니, 나 또한 제라르의 아버지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사랑이 존재해도 되지만, 그게 내 가족의 문제여서는 안돼. 드라마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그런 대사. 나도 그런 심정이 되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가.

 

순수한 사랑을 순수하게만 바라보지 못하고 자꾸만 이렇게 뒤돌아보게 되는건.. 참으로 이기적인 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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