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집밥 - 영양과 건강을 한 상에 차리다
김은아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5월
절판


신랑이 퇴근하기 전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게 있다.
"오늘 저녁에 뭐 먹고 싶어?"

대답은 늘 한결같다.

"글쎄, 따로 생각나는 건 없는데.."

똑같은 대답이 들려올줄 알면서도 마치 망각의 동물처럼 같은 질문을 하기 위해 또 전화를 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내게 누가 뭐 먹고 싶냐 물어봐도 나 역시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신랑처럼 바쁜 직장 일로 스트레스 많을 사람에게 저녁 식사 뭐 하고 싶냐 물어보면 더더군다가 떠오르는게 없으리라. 당연한 상황인줄 알면서도 그날의 저녁거리와 다음날 아침 메뉴는 주부에게는 매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쩔땐 짜여진 식단 메뉴를 참고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또 일일이 따로 장을 봐야하고, 입에 안 맞는 메뉴도 많아서 그것도 참 힘든 선택이었다. 그러다보니 매일 레시피만 뒤적이게 되는데 국 하나 혹은 찌개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다른 주 반찬은 무엇을 해야할까? 또 아기도 있으니 아이 반찬과 국은 무얼 해야할까가 참 산너머 산의 문제였다.


이 책은 미디어윌의 책인데, 요즘 내가 아이 요리책으로 애용하고 있는 후다닥 아이밥상, 또 최근에 도움을 얻고 있는 1인분 요리라는 책이 이 미디어윌의 책이라 읽기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소설이나 요리책 등 다양한 책을 접하다보니 이제는 출판사도 살펴보며 책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읽거나 참고하다보면 출판 방식들이 읽기 참 편해서 참고하기 좋은 그런 느낌의 출판사가 몇군데 생긴다.



많은 주부와 자취생들의 큰 고민거리인 제대로 된 집밥, 혹은 참신한 집밥을 해결해줄 구원의 단비같은 책, 따뜻한 집밥은 제목부터가 그래서 더욱 정겹다.



나같은 초보 주부들은 전기밥솥말고는 밥지어볼 엄두도 못내보겠지만 베테랑 주부인 엄마들은 냄비만 있어도 뚝딱 누룽지까지 맛있는 구수한 밥을 지어내신다. 참 쉬워~하시면서 설명하시는 엄마를 나는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 책에서는 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쌀을 이는 법, 냄비밥 짓는법 등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건강을 위한 아침 주스 6가지 레시피도 소개되어 주스 한잔으로 속을 편안하게 하고 바쁜 출근길을 서두를 수 있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각각의 메뉴들을 조화롭게 상차림하기 어려운 나같은 사람을 위해 아예 상차림 전체 레시피를 소개해주어 이 책 저책, 페이지별로 다 펼쳐놓고 요리할 필요없이 단한권의 책을 펼쳐놓는 것으로 상차림이 완성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요리책계의 혁신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처럼 고민 많은 사람을 위한 아침, 저녁 상차림이 따로 소개가 되고 다이어트 메뉴와 이색메뉴 (각 나라별 요리)가 소개되어 새로운 밥상을 시도해볼 수있는 참고서가 되어준다.


한식을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서 아침 상으로 천연 소화제 상차림이 눈에 띄었다.

술을 좀 많이 한다 싶었더니 위염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 보기에 참 안쓰러웠는데, 보기만 해도 속이 편안해질 것 같은 천연 소화제 상차림은 현미밥 채소말이와 견과류 쌈장으로 맛과 건강을 더하고, 거기에 신랑이 좋아하는 얼큰한 모시조개탕이 곁들여져서 아침에는 국이라는 신랑의 진리를 만족시키기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요리책을 보고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며 해줘야지~하고 마음먹었는데 여태 실천을 못한걸 보면 아침잠도 참 많은 게으른 주부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미안해지기는 했다.


또 저녁상으로는 내가 먹고 싶은 상차림들도 많았는데 돼지고기 숙주볶음은 항상 매콤하게만 볶던 돼지고기를 일본 식으로 간장과 생강등을 양념해 구웠다 하니 불고기 같은 맛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부드러울 그맛이 무척 기대되는 느낌이었다. 또한 마크로비오틱 상차림에 나오는 곤약튀김 샐러드는 오징어 튀김 느낌이라고 해서 곤약을 한번도 사보지 않은 내게 곤약튀김에 도전해봐?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반찬이었다. 막상 마크로비오틱 레시피북이 있는데도 직접 실천해볼 생각을 못하다가 이렇게 간혹 다른 레시피북에서 만나는 평들을 읽으면 의외로 맛이 좋다는 의견에 정말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있는 형편이다.

또 파스타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가 칼로리 걱정도 않고 마구 고칼로리의 크림 파스타를 먹어왔던 걸 생각하면 앞으로 살 뺄일이 아득하였는데, 이 책속의 콜리플라워 우유 소스 파스타를 만나보니 크림 소스를 즐기면서도 칼로리 걱정은 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에 다이어트의 희망이 보이기도 하였다.



한상차림을 다 먹었을때의 총 칼로리와 함께 레시피 구성한 것에 대한 작가의 느낌까지 소소히 설명이 된 책. 영양과 맛을 모두 잡아 가족의 입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레시피북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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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빨리 만나고 싶었어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5
안네 파르두.크리스티앙 메르베일레 글, 조세 고핀 그림, 정영수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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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미숙아의 한글이름)에 대한 예쁜 그림동화책을 만났습니다.

작고 연약해보이는 병아리가 이른둥이를 대신해 아이들 곁으로 다가왔네요.

엄마 뱃속에서 열달을 채우고 나왔어야 할 아기들이 간혹 일찍 세상 밖에 나오는 경우가 있지요.

세상이 궁금했나봐요. 아니면 엄마 아빠가 아기를 더 빨리 보고 싶어서일수도 있겠지요."너를 빨리 만나고 싶었어."라는 말처럼요.

 

아직 아이 혼자서는 숨을 쉴 수도 우유를 먹을 수도 없기에 신생아 집중 치료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조심조심 자라야 한답니다.

집에 있는 형제들은 동생이 왜 집에 안 오나 궁금할테고..

인큐베이터 속 아기도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기도 하고 힘이들기도 할거예요.

 

흔히 어른들 말씀에 아기는 자고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된다 라고들 하셨는데.. 열달 다 채운 아기들에게도 가끔은 그런 일상 일들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이른둥이들에게는 어느 정도까지는 더 힘든 순간이 되겠지요. 같은 조리원에 있던 엄마 중에 쌍둥이를 낳은 엄마가 둘 있었는데 그 중 한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엄마들처럼 자기도 안고 젖도 먹이고 직접 돌보고 싶다고.. 부족하지만 모유를 먹이고 싶어서 짜서 병원에 가면 (일반 산부인과에서 쌍둥이 출산을 거부해서, 아이는 종합병원에서 낳고 정작 조리는 또 일반 조리원에서 해야하는 생이별을하고 있는 엄마였어요.)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아가들 바라보고 있는게 너무 가슴아프고 힘들다고 말했어요 오랫동안 기다린 아가들이라 얼른 품안에 안아보고 싶다구요. 힘들지 않냐고 여쭤보니, 그래도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더라구요.

 

두 남매도 그 안에서 엄마 아빠를 바라보면서 얼른 나가고 싶어요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

작고 연약해보이는 이른둥이, 책 속 병아리는 조금씩 조금씩 세상 밖에 적응할 훈련을 하기 시작합니다.

병원에서의 일상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이렇게 잘 표현해준 책이 없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설명해주기 힘들었던 그런 생소한 경험을 이 책에서는 잘 해주고 있네요.

이른둥이 동생이 없는 아이들에게라도 서툴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는 작은 몸짓의 힘겨움을 같이 힘내어 노력하는 세상 친구들이 있다는 든든함에 더욱 용기를 갖게 해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보고 보고 또 보고 읽고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이 짠해지는..

아이를 가졌을때 건강하게 나오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이 간절히 느껴지는

보고 싶은 아이 사랑하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기대가 사무치게 느껴지는 그런 그림책이었습니다.

 

출산과는 또다른, 3kg이상이 되어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를 만나는 두배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이른둥이의 성장.

 



 

나는 줄타기를 하는 꿈을 꿔

나는 줄 위에 선 곡예사예요

주위에 아주 많은 줄이 쳐져 있어요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거미줄을 치는 거미가 된 것 같아요

나는 올라가야할 산이 있어요

그런데 나는 혼자가 아니에요

모두 나를 받쳐 주고 있어요

나도 단단히 줄을 잡고 있고요.

난 해낼 거예요.

 


 

엄마와 이른둥이와 형제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많은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그런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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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제작팀 엮음, 이경선 구성, 오은영 감수 / 경향에듀(경향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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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애청하고 있는 프로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아이 엄마다 보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아이와 함께 보면 혹시나 보고 따라하지는 않을까 싶어 요즘은 좀 시청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벌써 여러권째 방영내용이 책으로 나왔다고 하고 최근 신간으로도 나왔다 해서 찾아읽게 되었답니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꽤나 심각한 아이들의 폭력 양상서부터 욕, 변덕, 떼쓰기 등등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는 많은 아이들이 나오지만,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보면 원인이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아이가 타고난 문제아일 수 없다는거죠.

 

우리 아이도 소위 미운 네살이라는 나이가 되어서 예전에는 정말 예쁜 짓만 하고 행동도 참 바르다 생각했는데 (다만 좀 겁이 많아서 낯가림하는게 지나치게 심하기는 했어요.) 네살 나이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지 얼마전부터 심할 정도로 떼쓰고 울고 하는 버릇이 나타났답니다. 엄마 앞에서는 그나마 덜한데 제가 눈에 띄지 않으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셔도 떼를 심하게 쓰고 너무나 악을 쓰며 울기도 하였지요. 혼자서도 가끔씩 봐주시던 아기를 "이제는 혼자보기가 겁난다. 예쁜 우리 손주가 어디로 간걸까?" 하시며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에 제 마음까지 아팠답니다. 하지만 친구 말을 들어봐도 아이들 크다보면 이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고 제 경험을 비추어봐도 자라다보면 조금씩 바뀌는게 아이 성향이더라구요. 정말 놀랍게도 며칠이 지나니 아이의 그런 떼가 가라앉았구요.

 

물론 예전처럼 식구들에게 마냥 좋다고 안기지는 않고 조금은 밀어내는게 남기는 했어요.

다른 무슨 노력을 했다기 보다 커가는 과정의 하나라 생각되었네요. 그래도 워낙 심하게 떼쓰고 거부하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말입니다) 엄마만 찾는 통에 제가 이 책을 마침 읽고 있으니 친정엄마께서 "그래 그런 책도 좀 읽고 참고도 하고 그래라." 하고 말씀하실 정도였죠. 저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기였지만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심하게 구니 얼른 예전의 예쁜 아기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셨나봐요.

 

 책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이 예로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경우에 맞는 사례를 찾아보고 솔루션을 읽고 대응하기 좋게 된 책이지요.

도저히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 아이들의 폭력성과 변덕조차도 부모의 사랑이라는 노력으로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음을, 그래서 육아에 있어 희망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어요. 어느 가정에서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걱정하는 부분은 다 생기기 마련인 것 같아요. 아이 키우는게 정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 또한 자라는 한 과정으로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같은게 있을 테니까요. 최근에 읽은 육아서 한 군데에서는 의사 표현에 능숙해질무렵 (그러니 한창 말배우고 할 무렵에) 아니오, 싫어요 하고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싫게만 느껴져서는 안되고 정말로 아이가 자기 주장을 할 나이가 되었구나 잘 자라고 있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나왔답니다.

 

마침 우리 아이가 4살이다보니 책에 나온 다른 3~4살 (아무래도 미운 네살이라는 말처럼 아이들 나이가 이 무렵이 참 많네요. 물론 일곱살까지두요) 의 예가 더욱 와닿았답니다. 집 밖에 나가기 싫은 혜미의 이야기도 그랬구요. 우리 아이도 밖에 나가자면 얼른 따라나섰던 아이가 사실 떼썼던 가장 큰 이유가 잘 가던 할머니집에 안간다고 울기 시작한 거였거든요. 나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의 불쾌지수가 높아진다는 말도 맞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아이의 의향을 묻지도 않고 반 강제적으로 데려갔더니 할아버지 댁앞에서 울며 불며 대성통곡을 해서 도로 데려왔던 걸 생각해보면 막무가내식 육아는 안될 것같아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잘 맞추어 적용해야하는데 초보 엄마에게는 그게 참 쉽지 않네요 물론 책에서는 초보 엄마뿐 아니라 세 아이 다섯 아이의 엄마들 사례도 나오는데 많은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엄마의 체력이 다 소진되어서 아이에게 돌아갈 에너지가 부족해 가족 관계가 삐그덕 거리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곤 해도 어느 집에서나 조금씩은 일어날 수 있는 육아의 갈등들. 아이가 조르고 떼쓰고 변덕부리고 하는 그 모든 것들에 걱정 고민이 많은 엄마들이라면 극단적인 상황이 되기 전에 솔루션을 찾아보는 방법도 현명할 것 같아요 하나하나의 케이스마다 참고하기 좋은 솔루션이 언급되어서 무척 유용한 책이었거든요.

책을 읽다보면 이론에만 치우쳐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끝나는 책들도 있는데 이 책은 실용적인 육아 도우미 같은 책이었어요. 집에 오은영선생님을 모셔올 수는 없어도 그분의 해결서를 옆에 갖다 둘 수는 있으니 필요할때 꺼내보기 참 좋겠다 생각했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천사같던 우리 아이가 갑자기 떼쓰고 울보가 되어 난감하신가요?

아이의 변덕을 참아내시기 힘드신가요? 폭력성은 또 어떻구요.

 

엄마 아빠 스스로 본인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기는 어려운것 같아요. 문제아동들의 행동들을 되짚어보면 원인은 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애정 결핍이나 잘못된 훈육 방식 등에 있었거든요. 지금 내 모습은 어떤지 모르고 살아왔다가 전문가가 엄마 아빠의 모습을 되돌아 보듯, 나는 어떠한가? 반성해보았답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들어 아이와 재미나게 놀아준 시간이 많지를 않았네요. 짬나면 설거지한다 청소한다 하며 기다려달라 하고 아이가 색칠공부하거나 하면 옆에서 책 읽고 있고 아이 책도 잘 안읽어주구요. 친정 오면 식구들이 봐주시려니 하고 아이와 온몸으로 놀아주지를 못했어요. 앞으로 몇시간이라도 정해두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놀아주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다 마음먹게 한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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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떽! 아기발달 1단계 그림책 2
행복의나무 지음, 이정은 그림 / 큰북작은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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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만지면 큰일나."

아이에게 하지 말란 말을 많이 안했다 생각했는데 얼마전부터 아이가 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만지고 싶은 것들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꽤나 자주 들리는 걸 보니 아이에게 내가 하지 말라는 것, 만지지말라는 것이 그렇게 많았나 싶어 뜨끔하였다.

그도 그럴수밖에 부엌칼이나 가스렌지 등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되는 일이 많아 조심 또 조심시켰기때문이었다.



하지말라는 말은 사실 엄마인 내가 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안 되는 것인지 잘 설명해주면 좋을텐데..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바닥에 있는 것을 주워먹어도 안되고, 손을 닦지 않고 입에 넣어도 안되고, 그 이유로 배가 많이 아파서 큰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더니..

갑자기 왜 그렇게 이해했는지는 몰라도 큰 집게로 아야 하는거야? 하면서 되묻는다. 비슷한 거긴 해도 전혀 다르지 하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거나 엄마 말을 잘 알아듣는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지지 말라는것에 관심은 많이 보인다.

때마침 "안돼 떽"이라는 책을 만나 아이에게 하지말라고 한 이유에 대해 재미나게 설명해줄 기회를 접했다.



표지의 립스틱을 잔뜩 바른 아이 얼굴을 보더니..우리 아들 왈 "얼굴이 시컴해."라고 말을 한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 "만지지마, 시커매져. 깜깜해서 싫어. 만지면 회색돼. 검정색 돼." 라고 말을 한다. 뭔가 마땅찮다는 뜻이겠지만 엄마, 아빠 외의 다른 가족 , 남이 아닌 평소에 자기를 끔찍히 예뻐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가끔 그런 말들을 한다. 물론 기분이 좋을때는 애교만점이라 너무들 예뻐하시는데, 예전엔 무조건적인 예쁜 아이였다면 요즘 네살이 되다보니 조금씩 반항기가 되었달까?


어찌 됐건 시커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 얼굴에 잔뜩 그려진 낙서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그리고 표지를 넘기자마자 등장하는 하지말라는 말의 연속



더러워 하지마 위험해 삼키지 마 빨지마 뛰지마 등등등..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는 조심성이 많아서 위험한 일, 더러운 일 등을 쉽게 하지 않는 편이기는 했다. 엄마가 워낙 어렸을적부터 걱정을 많이 하고 종종종종 따라다녔던 까닭도 있지만, 아이 성격도 겁없이 덤벼드는 성격이 아니었던 지라 처음 보는 것에 손부터 뻗지는 않고 유심히 관찰한 후에 괜찮다 싶으면 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지 마 소리를 덜하기는 했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아이가 커갈수록 키도 커지고 손이 닿는 데가 많아지니 엄마도 하지말란 말이 늘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것을 만지면 "아야 뜨거." "큰일나" 등의 말만 해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끔찍한 사실을 약간은 귀엽고 과장스럽게 묘사해서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뜨거운 것을 덥석 잡으면 "손이 지글지글 익어버릴지도 몰라. " 하면서 왕방울처럼 커져버리고 빨갛게 익은 손을 보여준다. 그림이니까 가능한 설명들. 아이들이 보고 눈이 똥그래질...그런 설명들이다 (아, 나도 조심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책을 읽어주고 다른 이야기들도 많았는데 유독 귀에 남는 부분이 밥 안먹고 장난치면 키 안 커서 땅꼬마가 될 거라는 부분이었다.

밥 잘 안먹고 아이가 딴청을 부리면 "땅꼬마 되면 안되잖아. 키 쑥쑥 커야지" 하면서 달래기 참 좋았다. 아이도 그림으로 직접 봤으니 ,정말 땅꼬마 되면 안되겠단 생각을 하는 것 같았고..


응가 뿌지직 뽕이라는 책 역시 무척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그 책과 같은 회사에서 나온 책이다 보니 재미난 장면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북북 찢으면 책 속의 친구들이 아야아야 아파할거야..라는 장면에서 인용된 책이 바로 응가 뿌지직 뽕이다. 관찰력이 좋은 아이들이라면 어? 우리집에 있는 책이네? 하면서 반가워할 수 있는 작은 재미장치였다.


안돼 떽에서 알려주는 생활 안전 습관들 (안되는 것들이 참 많고, 그에 대한 이유까지 재미나게 덧붙여진)을 웃으며 배우고, 맨 끝에서는 그 반전에 더 재미있어진다.

아마 형제 자매를 키우는 집들에서는 더욱 웃으며 보게 될 그런 책이리라.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배우지만 아이들 그림책 역시 재미 뿐 아니라 교훈도 얻고 엄마 아빠도 배울 수 있는 재미난 말들이 많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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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2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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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리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제라르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반대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책을 다 읽고 뒷이야기를 읽고 나자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실화 이야기가 1968년 5월 혁명(드골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을 배경으로 해서 일어났다는 것은 내가 최근에 읽었던 인터넷 뉴스기사속 이야기는 아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요즘의 프랑스라면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을텐데..어쩌면 우리나라보다도 더 보수적으로 보이는 문화가 그 당시에는 존재했나 보다.

 

 진정으로 내가 미워한 것은 아버지가 믿고 의지한 법률 우월주의, 전체주의적 질서와 도덕만을 강요하는 인간 말살의 권력이었다. 60p

 

자식을 원치 않는 사람으로부터 지켜내겠다는 아버지의 단호한 결심은 사실 도를 지나쳤다. 좌익에 투표하고 진보성향을 띤 것처럼 행동했으나 사실은 지나친 보수주의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아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고, 그 화살은 아들의 사랑인 다니엘 선생에게 너무나 잔인하게 꽂혔다.

 

프랑스 대통령의 눈물까지 흐르게 했던 소설이라더니, 그 정도의 충격은 아니었다라고 자만(?) 했던 내게 보기 좋은 뒷통수를 맞게 한 책.

아이 한글 선생님 오신 동안 거실에 앉아 보통 책을 읽곤 하는데, 대개는 집중을 못 하고 아이 수업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었다.

오늘은 이 책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아이 수업 내용이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긴장했을 그 시간에 주책맞게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어찌나 난감했던지 모른다

 

"5월에는 아이들이 모두 다 성숙한 어른들처럼 행동했소. 그러나 법률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나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습니다."

"삭제!삭제!삭제!"

74p

 

5월 혁명을 짓누르기위해 본보기처럼 그들 커플을 희생양으로 삼은 정부와 부모님. 그리고 그들을 가쉽거리로 몰아세우며 재미난 눈요기로 즐겼던 잔인한 시민들

제라르보다 나이가 더 많았어도 너무나 여렸던 다니엘이 받은 충격은 어마어마했고, 제라르 또한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정말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 (심적으로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이대로는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고통을 말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했다.

세상 앞에 너무나 연약하게 드러났던 두 연인.

그들은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으나 세상에 인정받지 못했고, 그 끝은 정말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 죄로 잠들 수 밖에 없었던 그녀 다니엘.

세상에 이토록 절절하고 가슴아픈 사랑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프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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