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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랑이다 2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1권의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리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제라르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반대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책을 다 읽고 뒷이야기를 읽고 나자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실화 이야기가 1968년 5월 혁명(드골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을 배경으로 해서 일어났다는 것은 내가 최근에 읽었던 인터넷 뉴스기사속 이야기는 아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요즘의 프랑스라면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을텐데..어쩌면 우리나라보다도 더 보수적으로 보이는 문화가 그 당시에는 존재했나 보다.
진정으로 내가 미워한 것은 아버지가 믿고 의지한 법률 우월주의, 전체주의적 질서와 도덕만을 강요하는 인간 말살의 권력이었다. 60p
자식을 원치 않는 사람으로부터 지켜내겠다는 아버지의 단호한 결심은 사실 도를 지나쳤다. 좌익에 투표하고 진보성향을 띤 것처럼 행동했으나 사실은 지나친 보수주의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아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고, 그 화살은 아들의 사랑인 다니엘 선생에게 너무나 잔인하게 꽂혔다.
프랑스 대통령의 눈물까지 흐르게 했던 소설이라더니, 그 정도의 충격은 아니었다라고 자만(?) 했던 내게 보기 좋은 뒷통수를 맞게 한 책.
아이 한글 선생님 오신 동안 거실에 앉아 보통 책을 읽곤 하는데, 대개는 집중을 못 하고 아이 수업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었다.
오늘은 이 책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아이 수업 내용이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긴장했을 그 시간에 주책맞게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어찌나 난감했던지 모른다
"5월에는 아이들이 모두 다 성숙한 어른들처럼 행동했소. 그러나 법률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나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습니다."
"삭제!삭제!삭제!"
74p

5월 혁명을 짓누르기위해 본보기처럼 그들 커플을 희생양으로 삼은 정부와 부모님. 그리고 그들을 가쉽거리로 몰아세우며 재미난 눈요기로 즐겼던 잔인한 시민들
제라르보다 나이가 더 많았어도 너무나 여렸던 다니엘이 받은 충격은 어마어마했고, 제라르 또한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정말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 (심적으로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이대로는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고통을 말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했다.
세상 앞에 너무나 연약하게 드러났던 두 연인.
그들은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으나 세상에 인정받지 못했고, 그 끝은 정말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 죄로 잠들 수 밖에 없었던 그녀 다니엘.
세상에 이토록 절절하고 가슴아픈 사랑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프게 느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