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떽! 아기발달 1단계 그림책 2
행복의나무 지음, 이정은 그림 / 큰북작은북 / 2011년 5월
장바구니담기


"이거 만지면 큰일나."

아이에게 하지 말란 말을 많이 안했다 생각했는데 얼마전부터 아이가 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만지고 싶은 것들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꽤나 자주 들리는 걸 보니 아이에게 내가 하지 말라는 것, 만지지말라는 것이 그렇게 많았나 싶어 뜨끔하였다.

그도 그럴수밖에 부엌칼이나 가스렌지 등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되는 일이 많아 조심 또 조심시켰기때문이었다.



하지말라는 말은 사실 엄마인 내가 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안 되는 것인지 잘 설명해주면 좋을텐데..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바닥에 있는 것을 주워먹어도 안되고, 손을 닦지 않고 입에 넣어도 안되고, 그 이유로 배가 많이 아파서 큰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더니..

갑자기 왜 그렇게 이해했는지는 몰라도 큰 집게로 아야 하는거야? 하면서 되묻는다. 비슷한 거긴 해도 전혀 다르지 하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거나 엄마 말을 잘 알아듣는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지지 말라는것에 관심은 많이 보인다.

때마침 "안돼 떽"이라는 책을 만나 아이에게 하지말라고 한 이유에 대해 재미나게 설명해줄 기회를 접했다.



표지의 립스틱을 잔뜩 바른 아이 얼굴을 보더니..우리 아들 왈 "얼굴이 시컴해."라고 말을 한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 "만지지마, 시커매져. 깜깜해서 싫어. 만지면 회색돼. 검정색 돼." 라고 말을 한다. 뭔가 마땅찮다는 뜻이겠지만 엄마, 아빠 외의 다른 가족 , 남이 아닌 평소에 자기를 끔찍히 예뻐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가끔 그런 말들을 한다. 물론 기분이 좋을때는 애교만점이라 너무들 예뻐하시는데, 예전엔 무조건적인 예쁜 아이였다면 요즘 네살이 되다보니 조금씩 반항기가 되었달까?


어찌 됐건 시커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 얼굴에 잔뜩 그려진 낙서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그리고 표지를 넘기자마자 등장하는 하지말라는 말의 연속



더러워 하지마 위험해 삼키지 마 빨지마 뛰지마 등등등..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는 조심성이 많아서 위험한 일, 더러운 일 등을 쉽게 하지 않는 편이기는 했다. 엄마가 워낙 어렸을적부터 걱정을 많이 하고 종종종종 따라다녔던 까닭도 있지만, 아이 성격도 겁없이 덤벼드는 성격이 아니었던 지라 처음 보는 것에 손부터 뻗지는 않고 유심히 관찰한 후에 괜찮다 싶으면 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지 마 소리를 덜하기는 했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아이가 커갈수록 키도 커지고 손이 닿는 데가 많아지니 엄마도 하지말란 말이 늘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것을 만지면 "아야 뜨거." "큰일나" 등의 말만 해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끔찍한 사실을 약간은 귀엽고 과장스럽게 묘사해서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뜨거운 것을 덥석 잡으면 "손이 지글지글 익어버릴지도 몰라. " 하면서 왕방울처럼 커져버리고 빨갛게 익은 손을 보여준다. 그림이니까 가능한 설명들. 아이들이 보고 눈이 똥그래질...그런 설명들이다 (아, 나도 조심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책을 읽어주고 다른 이야기들도 많았는데 유독 귀에 남는 부분이 밥 안먹고 장난치면 키 안 커서 땅꼬마가 될 거라는 부분이었다.

밥 잘 안먹고 아이가 딴청을 부리면 "땅꼬마 되면 안되잖아. 키 쑥쑥 커야지" 하면서 달래기 참 좋았다. 아이도 그림으로 직접 봤으니 ,정말 땅꼬마 되면 안되겠단 생각을 하는 것 같았고..


응가 뿌지직 뽕이라는 책 역시 무척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그 책과 같은 회사에서 나온 책이다 보니 재미난 장면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북북 찢으면 책 속의 친구들이 아야아야 아파할거야..라는 장면에서 인용된 책이 바로 응가 뿌지직 뽕이다. 관찰력이 좋은 아이들이라면 어? 우리집에 있는 책이네? 하면서 반가워할 수 있는 작은 재미장치였다.


안돼 떽에서 알려주는 생활 안전 습관들 (안되는 것들이 참 많고, 그에 대한 이유까지 재미나게 덧붙여진)을 웃으며 배우고, 맨 끝에서는 그 반전에 더 재미있어진다.

아마 형제 자매를 키우는 집들에서는 더욱 웃으며 보게 될 그런 책이리라.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배우지만 아이들 그림책 역시 재미 뿐 아니라 교훈도 얻고 엄마 아빠도 배울 수 있는 재미난 말들이 많음을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