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살 따뜻한 그림백과 29
신은혜 그림, 재미난책보 글 / 어린이아현(Kizdom)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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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에 컬러학습대백과라는 전집이 있어서 사진과 함께 나온 그 책을 참 재미나게 활용하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어린 유아들에게 컬러학습 대백과까지는 무리일것같고, 귀여운 그림과 함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조금씩 잠재워줄 수 있는 따뜻한 그림백과 정도면 무난히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네요.

서너살에서 예닐곱살까지,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세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 생각들이 소복히 담긴 따뜻한 그림백과, 시리즈가 차근 차근 나오고 있는데 그중 최근에 나온 신간, 뼈와 살입니다.

 

아직 어린 아기에게는 뼈와 살 이야기가 낯설기만 한가봐요.

허수아비의 뼈대 이야기부터 눈을 총총 빛내며 바라보던 아이가 근육과 실핏줄을 드러낸 아령 든 팔뚝을 보더니, "앗! 괴물이다." 하면서 놀래더라구요.

음, 그러고보니 우리 아들 괴물은 또 어디서 본 걸까 싶었지만, 어쨌거나 괴물이랍니다. 괴물이 아니라 사람 몸 속을 들여다본거라고 해도 믿기지 않는 눈치더라구요. 처음 만나는 인체 구조도 같은 그림이라 놀라웠나봐요.
 

 


뼈와 살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서부터 동물들에게까지 이어지고요.

 

어린 아이들에게 뼈와 살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우선 소재가 무척이나 참신해서 엄마도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자연, 과학 등에 나오는 딱딱한 이야기만 언급되는 것이 아니고 뼈와 살의 여러 개념에 대해 두루두루 살필 수 있는 유아 눈높이식 책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갗을 맞대면 금방 친해져요

하지만 아무하고나 친해지면 안돼요.


 

살이라는 것, 피부를 통해 엄마와 아기 사이의 정이 오갈 수 있음을 표현해주기도 하지만, 나쁜 아저씨가 과자로 유혹할때 따라가면 안된다는 것 또한 넌지시 그림으로 알려주네요. 사실 너무 어린 우리 아기에게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고 (안 그래도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가르치는게 참 마음이 아프면서도 현재의 상황에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아 마음이 안좋았어요. 워낙 흉흉한 세상이다 보니 아이들 그림책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네요.

 

뼈와 살의 각각의 중요성, 그리고 서로를 대신 할 수 없는 독창적인 존재인 뼈와 살.

 엄마도 책을 통해 배우는게 늘었던 그런 시간이었네요. 강철보다 다섯배나 강한 뼈가 있다는 것을 몰랐거든요. 아빠에게 이야기하니, 두개골이 그럴거라네요. 음..그래서 그림속 아이가 머리에 붕대를 감은 그림이 나왔나봅니다.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는것.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면서 따뜻한 백과사전인 아이들용 맞춤 백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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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따뜻한 그림백과 31
박주원 그림, 재미난책보 글 / 어린이아현(Kizdom)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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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얼마나 많이 시간을 보내시나요?



게으른 엄마인 저는 아이와 놀이터에서 많이 놀아주지 않는 편이랍니다. 정말 아주 가끔 갈 정도지요. 미끄럼틀이나 웬만한 아이 장난감, 책등이 집에 있어서 나가 놀 필요가 있을까 싶은게 제생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가 귀찮아서였겠지요. 어릴 적에는 가끔 그네 태워달라고 하고 그러더니 한동안 놀이터에 관심이 없다가 요즘 들어 또 부쩍 놀이터에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마침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가 새롭게 바뀌어 어린 아이들 놀기에 적합하게 알록달록 예쁘고 안전하게 바뀌었더라구요. 그 전에는 좀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라 아이데리고 아파트 내 놀이터 가기가 꺼려졌거든요. 바뀐 놀이터에는 어린 아이들도 많이들 나와 논답니다. 제가 가끔 베란다를 내려다보며 "놀이터 예뻐졌나보자."했더니..우리 아이도 금방 따라서 자길 안아서 "놀이터 예뻐졌나 한번 보게." 보여달랍니다.



놀이터에 대한 흥미가 한창 최고조인 요즘 놀이터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줬어요.

따뜻한 그림백과에서 나온 "시장"이라는 책을 아이가 무척 좋아했던 지라 놀이터는 얼마나 좋아할지 기대가 되었지요.

아이가 유심히 책을 보더니, 흥미를 갖고 읽어달라 하더라구요.



그네 타는 누나를 보고서는 "위험해. 너무 높아" 라고 말을 하고, 바닥에 앉아 엉엉 우는 아이를 다른 친구가 달래고 있자, 처음에는 좀 격한 반응을 보였어요.

친구가 울고 있는데 밀고 있다네요. 잘못 보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밀어서 우는게 아니라, 울고 있는 것을 달래주고 있는거야."하고 말해주니 "엄마가 달래주면 되는데 왜 친구가 달래줘요?" 하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가위로 오린다고 해서 혼쭐이 났답니다.


엄마가 워낙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질 않아서 아직 친구가 거의 없어 그런지 친구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절감하질 못하네요. 유치원에 가서 친구랑 사귀고 놀아야지 했더니 유치원 안간답니다. 조금씩 고민이 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우리 아이도 친구와 노는게 더 재미나단 사실을 곧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느긋하다고 동생은 좀 문화센터라도 다녀보라고 핀잔을 줍니다. 저도 좀 부지런을 떨어야할까봐요.



따뜻한 그림백과 시리즈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여러 주제의 이야기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놀이터라고 하면 흔히 시소, 그네, 미끄럼틀에 대한 설명이나 놀이방법, 장면 등으로 한권이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지만, 따뜻한 그림백과는 다르답니다. 아이도 놀이터 책이라더니, 놀이터가 안보인다고 처음에는 투덜대더라구요. 포괄적인 개념의 놀이터, 그러니까 어른들의 사랑방인 동네 수퍼 앞부터 방에서 숨바꼭질하는 엄마와 아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서관 등등, 즐거움을 주는 모든 공간을 바로 놀이터라고 두루두루 껴안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점은 그림이 무척 세밀하고 정겹게 그려졌다는 점입니다 색감도 좋구요. 시장 편에서도 그런 면에서 무척 만족했었는데 이번 책의 느낌도 참 좋네요.



놀이터에서는 재미있게 놀아요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면 어디든 놀이터가 되지요.



아이들과 숨바꼭질 놀이에서 술래가 된 엄마의 표정이 참 행복해보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그런 표정이네요.


어른들의 놀이터 옆에서 귀여운 여자 아기가 강아지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고급스러운 애완견도 아니고 코끝이 까만 똥개 품종인데 강아지의 귀를 쫑긋하는 표정까지도 잘 살아 있어서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했답니다. "멍멍이에게 손을 내미네. "하면서 말이지요.


옛 선조들의 놀이문화서부터 현대의 다양한 놀이 이야기까지..다양한 어른들의 놀이터 이야기 속에 마침내 등장한 표지 속의 놀이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아이들의 놀이터의 한 장면이 두 페이지에 걸쳐 펼쳐집니다. 아이는 그속에서 다양한 친구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지요.

우리 동네 놀이터도 이렇게 예쁜 놀이터로 바뀌어 엄마도 이젠 좀 자주 나가놀아줘야겠다 마음먹게되었네요. 스토리가 생생한 아이들의 역동적인 모습들.

치고받고 싸우는 아이들도 있고, 우는 친구를 달래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제법 진지하구요.


아이들이 재미나게 보는 모든 곳들이 바로 놀이터가 된다는 진실을 깨우쳐 주면서 오늘도 따뜻한 그림백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의 모든 것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전해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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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이름 2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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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간단하죠.

그러나 그것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진실은 아닌겁니다.

진실은 이것이죠. 내가 부모님의 죽음을 3년간 애도했다는 것. 그 후에야 심적 고통이 무지근한 아픔으로 누그러졌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복수보다는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급했어요. 당장 넘지 않으면 안 될 현실적인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가난하고 신분도 낮았으니까요. 챈드리언보다는 대학에 들어와 만든 적들이 내게는 더 위험한 자들이었습니다." 130.131p


부모님을 잃고, 거렁뱅이와 같은 생활을 하며 몇년간 그 슬픔을 묵묵히 참아냈던 크보스. 그가 비로소 정신이 들어 첫 스승인 벤의 뜻대로 대학에 입학하고, 부모의 원수를 갚을 정보를 얻고자 했던 것이 1부의 이야기였다. 너무나 가난해서 대학 등록금조차 낼 수 없어 천재적인 그의 머리만으로 간신히 패스를 했는데, 그 뒤에 뭐든 술술 풀리는 그런 비현실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의 주인공은 정말 처절하게 가난이라는 현실에 직면한다. 사실 고통과 더불어 그의 재능은 빛을 발휘하기 시작하지만...

 

면접때부터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헴교수의 비아냥을 멋지게 공명술로 복수해내고, 그 덕에 그는 퇴학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스스로를 멋지게 변호해내 퇴학이라는 무시무시한 처벌은 면하고, 체벌과 대신비 과정 진학이라는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얻어내게 된다. 남들보다 티나게 어린 나이였지만 많은 고생끝에 정신만은 이미 어른에 가까웠던 크보스. 그를 괴롭히는 세력은 학생 내에서도 존재하였다. 잘 나가는 귀족 가문의 엠브로스와 대립하게 되어 대학에 들어오고픈 열망 중 하나였던 도서관 서가 출입을 금지당하게 되기도 한다.

 

도대체 우리의 크보스에게 언제쯤 빛이 열리고 길이 뚫리는 것일까? 물론 뛰어난 두뇌와 엄청난 노력으로 남들은 상상조차 할 수없을 정도로 빠른 진급을 하게 되긴 하지만 학비와 생활비가 막연한 그에게는 대학에서의 시간이 하루하루 피를 말릴 정도로 부족한 시간이었다.

2권은 그가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 그리고 엠브로스, 헴교수와의 대립뿐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지인들을 얻게 되는 것 등등의 대학생활이 가득 펼쳐지게 된다. 마치 해리포터에서 마법학교에서 배우는 일상이 주된 이야기로 흘러가듯이 말이다. 엠브로스와의 악연 또한 갈수록 더 정도가 심해져 안 그래도 힘든 그의 생활이 더 힘들어져 버리기도 한다. 

 

1권에서 무척이나 궁금했던 란레의 이야기 후기와 챈드리언의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음이 갑갑했지만, "피를 흘리지 않는 크보스"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되게 한 사건서부터 연대기작가가 그를 자극했던 "그녀"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 2권의 큰 성과라 할 수 있었다.

 

말로는 정말 수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정말 아주 우연히, 무술을 연마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를 좋아하고 따르는 식의 무협지가 갑자기 떠올랐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같은 행운의 주인공 말이다. 하지만 책 속의 크보스는 머리는 비상하게 좋았을지 몰라도 너무나 가난했고, 제대로 후원받지 못해 사채를 빌려 쓸 형편에까지 이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유한 귀족 자제의 눈밖에 나 여러 농간에 빠져 너무나 하고 싶었던 공부를 방해받기도 하고 말이다. 정말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크보스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고생을 한 크보스, 3부에서는 대학 이후의 크보스의 행적이 어떻게 흘러갈지, 소문 속 그 무성한 이야기들이 3부에서 비로소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2권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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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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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은 후, 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버렸다. 이후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여러 책들은 진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글들이 아니었음에도 그녀의 글은 읽으면 읽을 수록 그녀 특유의 잔잔한 고백같은 독특한 느낌이 있어 읽을 수록 역시 에쿠니다. 하는 마음이 들게 되었다. 최근 읽었던 여느 작품보다도 더욱 에쿠니의 강한 느낌을 받게 한 책, 소란한 보통날.

 

어느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이 된다.

그리고 특별하다면 특별한 여러 사건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지나간다. 사실 일반 가정에서라면 (아니 적어도 내가 아는 상식 선에서라면) 급격히 흥분할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소란한 일상이 될 수도 있을 그런 날들이 이 독특한 가족의 시선에서는 다소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으로 담백한 에쿠니의 시선을 따라 흘러가는 것이다.

 

작품의 화자인 셋째딸 고토코.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회사에 취직하지 않은채 그저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가족들은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시인인 엄마는 나뭇잎, 주운 돌 등으로 식탁을 장식하기 위해 마치 겨울에 산딸기를 구해오라는 설화 속 주문 마냥 독특한 심부름들을 자식들이 어렸을때부터 시켜왔다. 평범한듯, 무심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가족들 가까이에서 따뜻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 아빠, 그리고 왕따였던 시마코 언니, 여전히 그녀는 독특한 남자들만을 사귀며 착한 성격에 생채기를 내는 듯 하다. 완벽해보이지만 속을 알기 힘든 첫째 소요언니와 그리고 고토코가 몹시 좋아하는게 느껴지는 넷째이자 남매중 유일한 남자인 리쓰. 그들에게는 이제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가족의 여러 문화들. 생소하지만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 섬세한 에쿠니의 필치를 따라 조심조심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저녁때 목욕을 하면서 '요괴인간 뱀 베라 베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어렸을 때, 시마코 언니와 내가 좋아했던 만화영화다.

 

우리는 둘 다 요괴를 동경했다.

그 추악함을 그리고 그 강한 마음을.

 

시마코 언니는 아직도 그 장소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101p


 

더 독특한 시마코 언니가 있어 그런대로 고토코는 평범해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타자의 시선에서 보면 고토코 역시 사차원 소녀같은 엉뚱함을 간직하고 있다. 나이어린 동생에게 출세하면 갚기로 하고 용돈을 빌려 쓰는 것이나 친구와 있기보다 리쓰를 따라 올라가 놀고 싶은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일등은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가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뚱해보이는 그들이지만, 그리고 자유로워보이기도 하는 그들이지만 자신들만의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이 있고 그 안에서 몹시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좋게 느껴졌다. 가족의 따뜻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었기에.. 

 


독서놀이란 간단히 말하면 그저 책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놀이'를 좋아하니까, 대부분의 일을 '놀이'라 여기기로 한다.

그러면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각자 책을 읽는 경우에도 처음부터 "독서 놀이하자"하고 읽기 시작하면 다 같이 노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렇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이다.

 152p


 

어릴때의 끈끈한 자매애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행복하게 이어진다. 물론 나 또한 지금도 어느 친구 못지 않게 여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긴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의 느낌은 좀더 다를 수 있는데, 고토코네 가족에서는 가족들간의 융합, 타인이 섞이지 않은 그들만의 행복이 최우선으로 여겨진다.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꼼꼼하게 스토킹한 고토코네 가정. 타인의 일상을 이렇게 깔끔한 시선으로 표현해낼수 있다는게 가장 놀라웠고, 내용도 독특하고 참신했지만 그녀 특유의 말간 그 느낌(처음 표현한대로, 화장을 지운 엄마가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화장수를 바른 후 늘 발갛고 청결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얼굴이 된 상태. 그 느낌이 무척이나 강렬하게 와 닿아서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는 나도 차가운 물에 세수하고 오랜만에 스킨을 듬뿍 발라 반짝반짝해진 얼굴을 느껴보기도 했다.)을 읽어내리는 재미에 책을 읽는 내내 담뿍 에쿠니에 취해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룰, 그 사람들만의 진실,

 소설의 소재로 '가족'이란 복잡기괴한 숲만큼이나 매력적입니다.

그런 연유로 이렇게 색다른 가족 얘기를 썼습니다.

-저자의 후기

 

 

떠나 있어도 가족은 늘 가족이며, 집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옮긴이 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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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기의 행복한 도시락 -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점심시간
남은주 지음 / 미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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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시락 메뉴는 뭐야?"



나는 늘 한 줄 짧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남편의 아침 인사가 참 좋다.

점심시간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시락 뚜껑을 여는 그 누군가보다,

내 도시락을 기다리는 누군가의 두근거림을 상상하며 준비하는 그 마음이 어쩌면 더 행복한 것 같다.

반듯하게 정해진 백지 공간 안에 나만의 아이디어로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곱게 담은 후

작은 사랑을 하나 더해 살포시 남편의 가방에 챙겨 넣으면 나도 모르게 소르르 미소가 지어진다.



prologue 중에서

보기만해도 사랑스럽고 먹음직해보이는 도시락 메뉴들에 들어가기 앞서 프롤로그 글을 읽고 어제 신랑과의 일이 생각나 가슴이 아팠다.

트러블이 있을만한 일이 있었던 데다가, 매일 "오늘 뭐 먹고 싶어" 묻는 내게 그동안 쌓인 화를 풀듯 딱 한마디말을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내가 무슨 영양사도 아니고, 매일 내게 식단을 물어.." 라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생선도 잘 먹었는데 요즘에는 생선도 잘 안먹고, 원래 고기나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아 무얼 해줘야할지 너무 막막할 때가 많았다.


뭔가 해놓아도 맛없다는 듯 안먹어버리면 참 그게 얼마나 맥빠지는 일이었는지..

내 딴엔 자기 생각해서 한말이었는데 듣는 상대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우사기님 이야기를 들으며 두근거림을 상상하며 요리하는 즐거움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만들어 두면 편한 도시락 단골 손님들은 소위 우리가 밑반찬이라 부르는 것들이다. 또한 밥 위의 원 포인트 후리가케 만드는 법도 재료별로 소중히 잘 나와 있었다.

일본 도시락 느낌이 풍성한 식단답게 소스 만드는 법도 소개되어 있고 맛있는 도시락에 빠질 수 없는 도시락 디저트까지 친절히 소개되었다.

메인 메뉴 하나로 간단히 끝나는 직장인 매일 도시락이 소개되고 수제 냉동식품으로 만드는 도시락, 학창시절에 무척 좋아했던 햄 소시지 도시락, 한 가지 메뉴로 폼나는 한그릇 도시락들이 소개된 후, 밥이 아닌 면과 빵으로 된 도시락, 그리고 테마에 맞춘 스페셜 도시락까지


도시락이 이렇게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지난주 주말에 아기와 처음으로 단둘이 기차여행을 떠났었다.

급하게 떠나느라 식사도 못하고 떠난 여행 (사실은 대전-논산간 짧은 기차 여행이었다. 신랑 마중가는 여행~ 아이에게 기차를 처음 태워보는 자리였다.) 이라 역내에 있던 매점같은 식당에서 옛날 도시락이라는 것을 사먹어봤는데, 분홍색 소시지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너무 시어 맛이 없는 김치 볶음과 콩자반 등이 맛이 너무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남이섬에서 사먹었던 옛날도시락은 따끈하게 데워서 흔들어 비벼 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향수를 갖고 먹었던 도시락에 대한 실망을 금치 못했을때 마침 시기 적절하게 읽은 우사기님의 행복한 도시락은 그때의 실망감을 덮어줄 유용한 도시락 레시피로 풍성한 고마운 책이었다.


일본 요리와 일본 여행을 테마로 블로그를 운영중인 우사기님의 도시락에는 그래서인지 일본 느낌의 도시락 메뉴가 무척이나 많다. 일본이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나라기도 하고,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등에서도 아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게 도시락이기때문에 그녀의 책에는 다양한 일본의 도시락이 레시피와 팁 등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일본을 방문했을때 사먹을 수 있는 도시락 판매 식당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에키벤이라고 해서 기차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명물 도시락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런것도 도시락으로 만들 수 있었어? 싶은 면요리 도시락의 경우에는 예전에 모 탤런트가 스파게티를 도시락으로 챙긴다고 해서 인상적이었었는데 이 책에 바로 그런 면요리 도시락 레시피들이 소개가 된다. 야끼소바, 다양한 파스타 등의 도시락이 말이다. 밥과 빵에 지루해진 사람들이라면 파스타 도시락으로 주위의 환기를 끌어봐도 좋을 법 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다양한 도시락 레시피와 사진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졌지만, 이제는 실생활에 신랑 반찬을 위해서 메뉴에 올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만 요기를 해서야 되겠는가? 도시락 싸들고 나들이 갈 기회는 많지 않지만 일상 식탁 위에서 펼쳐지는 먹음직한 도시락의 향연은 입맛이 없다는 신랑의 식욕까지 되살릴 수 있을 듯 하였다. 사실 내 입맛에 맞을 메뉴들이 더 많아 더욱 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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