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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ㅣ 따뜻한 그림백과 31
박주원 그림, 재미난책보 글 / 어린이아현(Kizdom) / 2011년 5월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얼마나 많이 시간을 보내시나요?
게으른 엄마인 저는 아이와 놀이터에서 많이 놀아주지 않는 편이랍니다. 정말 아주 가끔 갈 정도지요. 미끄럼틀이나 웬만한 아이 장난감, 책등이 집에 있어서 나가 놀 필요가 있을까 싶은게 제생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가 귀찮아서였겠지요. 어릴 적에는 가끔 그네 태워달라고 하고 그러더니 한동안 놀이터에 관심이 없다가 요즘 들어 또 부쩍 놀이터에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마침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가 새롭게 바뀌어 어린 아이들 놀기에 적합하게 알록달록 예쁘고 안전하게 바뀌었더라구요. 그 전에는 좀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라 아이데리고 아파트 내 놀이터 가기가 꺼려졌거든요. 바뀐 놀이터에는 어린 아이들도 많이들 나와 논답니다. 제가 가끔 베란다를 내려다보며 "놀이터 예뻐졌나보자."했더니..우리 아이도 금방 따라서 자길 안아서 "놀이터 예뻐졌나 한번 보게." 보여달랍니다.
놀이터에 대한 흥미가 한창 최고조인 요즘 놀이터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줬어요.
따뜻한 그림백과에서 나온 "시장"이라는 책을 아이가 무척 좋아했던 지라 놀이터는 얼마나 좋아할지 기대가 되었지요.
아이가 유심히 책을 보더니, 흥미를 갖고 읽어달라 하더라구요.
그네 타는 누나를 보고서는 "위험해. 너무 높아" 라고 말을 하고, 바닥에 앉아 엉엉 우는 아이를 다른 친구가 달래고 있자, 처음에는 좀 격한 반응을 보였어요.
친구가 울고 있는데 밀고 있다네요. 잘못 보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밀어서 우는게 아니라, 울고 있는 것을 달래주고 있는거야."하고 말해주니 "엄마가 달래주면 되는데 왜 친구가 달래줘요?" 하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가위로 오린다고 해서 혼쭐이 났답니다.
엄마가 워낙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질 않아서 아직 친구가 거의 없어 그런지 친구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절감하질 못하네요. 유치원에 가서 친구랑 사귀고 놀아야지 했더니 유치원 안간답니다. 조금씩 고민이 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우리 아이도 친구와 노는게 더 재미나단 사실을 곧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느긋하다고 동생은 좀 문화센터라도 다녀보라고 핀잔을 줍니다. 저도 좀 부지런을 떨어야할까봐요.
따뜻한 그림백과 시리즈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여러 주제의 이야기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놀이터라고 하면 흔히 시소, 그네, 미끄럼틀에 대한 설명이나 놀이방법, 장면 등으로 한권이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지만, 따뜻한 그림백과는 다르답니다. 아이도 놀이터 책이라더니, 놀이터가 안보인다고 처음에는 투덜대더라구요. 포괄적인 개념의 놀이터, 그러니까 어른들의 사랑방인 동네 수퍼 앞부터 방에서 숨바꼭질하는 엄마와 아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서관 등등, 즐거움을 주는 모든 공간을 바로 놀이터라고 두루두루 껴안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점은 그림이 무척 세밀하고 정겹게 그려졌다는 점입니다 색감도 좋구요. 시장 편에서도 그런 면에서 무척 만족했었는데 이번 책의 느낌도 참 좋네요.
놀이터에서는 재미있게 놀아요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면 어디든 놀이터가 되지요.
아이들과 숨바꼭질 놀이에서 술래가 된 엄마의 표정이 참 행복해보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그런 표정이네요.
어른들의 놀이터 옆에서 귀여운 여자 아기가 강아지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고급스러운 애완견도 아니고 코끝이 까만 똥개 품종인데 강아지의 귀를 쫑긋하는 표정까지도 잘 살아 있어서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했답니다. "멍멍이에게 손을 내미네. "하면서 말이지요.
옛 선조들의 놀이문화서부터 현대의 다양한 놀이 이야기까지..다양한 어른들의 놀이터 이야기 속에 마침내 등장한 표지 속의 놀이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아이들의 놀이터의 한 장면이 두 페이지에 걸쳐 펼쳐집니다. 아이는 그속에서 다양한 친구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지요.
우리 동네 놀이터도 이렇게 예쁜 놀이터로 바뀌어 엄마도 이젠 좀 자주 나가놀아줘야겠다 마음먹게되었네요. 스토리가 생생한 아이들의 역동적인 모습들.
치고받고 싸우는 아이들도 있고, 우는 친구를 달래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제법 진지하구요.
아이들이 재미나게 보는 모든 곳들이 바로 놀이터가 된다는 진실을 깨우쳐 주면서 오늘도 따뜻한 그림백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의 모든 것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전해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