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 시인선 112
장석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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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생이라는 시인의 청년 같은 시를 읽었다. 마음을 두드리는 시, 어구들이 꽤 많았는데 실상은 해설을 읽기 전까지는 그것이 어떤 시 세계인지는 이해하진 못했다. 시 뒤편에 붙은 해설에 의하면 시인이 유토피아를 노래하고 있다는데, 나는 시를 읽으면서 유토피아를 말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저 그리워하는 것이 있고, 불길 위라도 걸어가는 꿈 많은 빈 통 같은 고난의 화자를 상상했었다. 어쨌든 그러고 보니 그런가 보다 싶다.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말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상상하게 되는 그런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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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창비시선 16
정희성 지음 / 창비 / 197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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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쯤 서점에 꽂힌 시집을 본 일이 있는데, 그때는 관심사가 아니었기에 시집을 펼쳐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 작가님의 추천으로 펼쳐보았다. 시대를 온 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시들이다. 시에서 서사성을 발견하는 것은 재미있다. 이 시집은 내게 서사의 힘을 알려주는 시이고, 그 시대와 이 시대가 크게 달라진 바 없는데 그때는 돌을 던졌다지만 지금은 무엇을 던지고 있나 의문을 가졌다. 돌을 던지면 야만이 되는 시대인데, 사람의 눈물은 그때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시는 올드하다 폄하되고, 각종 매체에는 조롱과 혐오와 비아냥이 가득찼다. 재기 넘치는 유머와 개그를 취하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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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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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글은 이 글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부담을 준다. 자주 인용되어서, 너무 유명해서, 또는 논란이 되는데 전체 맥락을 이해해야 할 것 같아서. 정호승 시인은 자주 인용되고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998년에 초판이 발행되었는데 2018년에 21쇄까지 찍은 시집이니 대중의 사랑을 얼마나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의 외로움, 어느 곳에 있든 누구와 있든 필연적으로 느끼고 마는 외로움을 사람이니까라고 이야기하는 제목에 끌려 읽었다. 마음이 깊지 못해서인지 깊게 공감하는 시는 드물었지만 몇몇 시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별똥별>, <수선화에게>, <바닷가에 대하여>, <나뭇잎 사이로>, <꽃 지는 저녁> 같은 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관조하는 삶은 허무할 것 같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가는 삶을 살고 싶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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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 문학동네 시인선 118
박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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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2018년 2월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 시집의 원고는 2017년 10월에 출판사에 도착했다 하고, 시집은 2019년 2월에 발행되었다. 

  시 곳곳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보인다. 비장하지 않고 두려운 빛을 느끼진 않았다. 죽음을 기다리는 시인이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는지 놀라울 정도다. 출판된 시집을 손에 안아 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시를 쓰고 그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시인의 마음이 살아 있는 동안 매우 열렬했음을 느낄 뿐이다. 

  몇몇 시들이 마음을 두드렸다. <입김>, <태양극장 버스 정류소>, <성게>, <종이배를 접지 못하여>, <섬>, <삵>, <숨겨진 방>, <오늘의 믿음>, <타인의 일기>, <구름치 버스 정류장> 같은 시들이다. 몇몇 버스 정류장에 대한 시를 읽으면서는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병상에 있던 시인은 예전에 그곳을 다녀왔던 것일까, 그 추억을 회상하며 아름다운 시를 썼던 것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리움을 남기지 않고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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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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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도 2011년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책 소개에 따르면 작가 모리무라 세이이치를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면서 고소득 작가로 만든 작품이라 한다. 

  시대배경은 1970년대 후반 정도인데, 지금 읽어도 사건의 큰 흐름과 구성은 어색하지 않다. 구성면에서는 오히려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인물들이 하나의 궤로 잘 묶이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워낙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사람들을 봐 와서인지 결말에서 범인들이 보이는 모습에 쉽게 설득되진 않는다. 하지만, 그런 범인의 모습에서 인간성을 증명하고자 노력한 작품이니 인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믿고 싶어진다. 책을 읽기 전에 워낙 큰 스포를 당해서 결말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물의 입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찡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견지하는 젠더 감수성은 읽는 내내 매우 불편했다. 70년대 후반의 생각이니 그러려니 넘어가려 해도, 2004년에 신장판을 내며 작가가 붙인 후기를 읽고는 크게 실망하게 된다. 481페이지에서는 책을 구입한 것을 후회했다. 

  우연히 발생되는 일이 2019년의 미스터리 장르로는 미흡한 점이 있지만, 조니가 가졌던 인간성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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