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리아드 (반양장) 렘 걸작선 1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KBS-1 라디오(97.3 MHz) 정용실의 문화포커스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는 "행복한 책읽기, 명작과 만나다"코너에 지난 21일 소개된 '스타니스와프 렘'의 <사이버리아드>!
미개 행성 또는 왕국을 대상으로 '영구 전능 증서'에 근거한 전문지식 전파라는 우주적 사명감을 안고 우주 여행을 빙자한 그 유명한 외출!에 나선 두 창조자 로봇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가 겪는 좌충우돌 한바탕 난리법석 소란극을 다루고 있는 연작단편집으로(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 이 책은 6월경, 초판한정 양장본으로 출간된 고급형 <사이버리아드>를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판본으로 출간한 페이퍼백인데 보급형이라고는 해도 양장본과 비교할 때 외형적인 품질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점이 없고(실물로 보면 오히려 이쪽이 더 예쁘다는 평가도 제법 많았다!) 오히려 내용적인 품질면에서는 끊임없는 '교정과 교정, 그리고 교정'에 의해 초판본의 오자 및 오류가 다시금 수정되었다는 큰 장점이 있다!(양장본에 부록으로 실렸던 '작가연보'가 페이퍼백에서는 삭제되었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지만 번역자의 '옮긴이의 말'과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박상준'씨의 해설은 그대로 실려있음~)
차후로도 '오멜라스'에서 출간되는 '초판한정판'은 모두 일정기간후 페이퍼백으로 재간된다고 하니 소장용과 구독용으로써의 가치와 실용성을 잘 따져본 뒤 신중하게 구입하는 현명함이 필요할 듯~





덧, 아직까지 <사이버리아드>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 지금 당장 인터넷을 검색해서 관련자료를 찾아보는 '손품'과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번쩍번쩍 황금빛으로 빛나는 초판한정 양장본을(더불어, 염가보급판 티가 나지않는 페이퍼백까지도!) 확인하는 '발품' 팔기를 아끼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구매로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

덧덧, 참, 일요일 라디오 방송을 못 들은 분들은 다시듣기를 통해 <사이버리아드>와 그와 관련된 '스타니스와프 렘'의 우주를 '관람'하시길~
참고로, 성우들이 들려주는 <사이버리아드>보다 책으로 읽는 <사이버리아드>가 220배에서 370배쯤 재미있으니 가능한 한 구입해서 귀가 아닌 눈으로도 마저 감상하시기를 적극 권장!
(그건그렇고, '숙제'한 사람이 아무도 없나? 상장은 없어도 賞이 있었는데... 할 수 없지 뭐~^^)

덧덧덧, "자, 이것은 실없이 꾸며낸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우화가 충분히 많이 돌아다니니까. 그렇지만 사실이 아니라 해도 이 이야기에는 분별과 교훈이 깃들어 있으며, 또한 재미있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전해질 가치가 있으리라."_ 스타니스와프 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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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8.9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뒤늦게 구입해서 뒤늦게 읽기 시작한 <판타스틱> 9월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특집기사 '장르문학과 함께한 FBI 100년사'를 보며 '미스터리 매거진'도 아닌데 웬 FBI특집기사람? 하며 못미더운 표정을 짓고는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판타스틱>은 SF뿐 아니라 판타지, 호러와 함께 미스터리도 아우르는 종합매거진이더라는...(헤에, 매달 보면서도 가끔씩 깜빡깜빡 한다니까...^^; "이런 SF빠돌이같으니라구!") 지난 7월 26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는 'FBI'를 취조한(?) 첫 번째 특집기사 'FBI, 100年'은 각 지부별로 열렸던 100주년 기념행사 중 '애틀랜타' 지부에서 열린 생일잔치의 참관기와 FBI 100년사에 대표적인 범죄 5가지 및 'X-File'스러운 'The File'의 진위여부에 대한 그들의 입장, 그리고 소설, 영화, 만화 속에 등장한 FBI의 다양한 모습 등을 다루고 있으며,(더이상의 다른 배역이 떠오르지 않는 FBI의 마스코트 '멀더 & 스컬리'의 인터뷰가 없다는 것은 크나큰 아쉬움...ㅠ_ㅜ)
두 번째 특집기사로 일본 장르문학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하야카와쇼보_早川書房' 출판사 소개는 < S-F매거진>을 창간한 잡지사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비록 초창기에는 외국작품 소개에만 집중하기는 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일본내에서 SF문학이 자라나게 되는 밑거름역할을 해냈다고하니 비슷한 길을 걷고있는 월간 <판타스틱>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는 동시에 앞으로 수 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난 후 한국 장르문학계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그 명성을 우주만방에 떨치고자 하는 <판타스틱>의 청사진을 미리 그려보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게되더라는~(그날이 오기전에 내가 죽거들랑 두 눈을 뽑아다 국제우주정거장의 가장 전망좋은 방에 갖다 놓기를. 내 기어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말리랏!)
세 번째 특집기사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 장르영화 기대작 총정리'는 이제야 비로소 영화화에 들어간 '고전이 된 원작' 및 "내가 더 잘 할 수 있어."를 외치는 '리메이크' 작품, 작가주의 정신이 얼마나 표현될지 궁금한 '감독 오리지날' 작품. 그리고, 형보다 나은 동생이 있음을 알리고픈 '후속작'들을 줄줄이줄줄이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작품은 [왓치맨]도, [멋진 신세계]도, [아바타]도, [트랜스포머 2]도 아닌, 바로 그 영화 [화성의 공주]! 감독은 무려 '앤드류 스탠튼_Andrew Stanton'!(누구냐고? 음... [니모를 찾아서_Finding Nemo]와 [월-E_Wall-E]를 만든 사람이라면 알려나?^^)

소설은, 빌어먹을 관료주의에 전설의 쇠망치를 휘두르는 '배명훈'의 <예비군 로봇>과, <사기 : 자객열전>에 실린 '형가_荊軻'의 일화를 맘껏 주물럭주물럭 대다가 나무기둥에 냅다 집어던진 '문영'의 <구도>, 그리고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의 작가 '샬레인 해리스'의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 단편인 <스트리퍼 요정 살해사건> 등이 깔끔하게 차려입고 독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인 작품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감과 잠시 한눈 팔 새 없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다가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또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코넬 울리치'의 <이창>!(아주 예전에 영화를 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영화도 보고싶어졌다~)

10월호 예고에서는 드디어 장르문학의 킹! '스티븐 킹'의 인터뷰...까지는 아니지만 킹을 비롯한 '조지 마틴' 등 유명작가들의 블로그 및 인터넷 활용법을 슬쩍 엿보는 한편, 머슴 '좌백'에 이어 마님 '진산'의 판타지 <두 왕자와 시인 이야기>의 연작 <그릇과 시인 이야기>와, 여전사가 등장하는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마일즈보르코시건 사가 <래비린스_Labyrinth>, 그리고 서점과 자취방을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김성희의 환상단편 <우편번호 133-093> 등을 소개하고 있다.







덧, 9월호 트렌드 기사 중 '한없이 무료에 가까운 콘텐츠들'은 말 그대로 한없이 무료함에 지친 사람들한테 "빈둥대지말고 검색이나 하시지!"라며 일침을 놓는듯한 흥미로운 사이트를 대거 소개하고 있으니, 수 만 원에서 수 십만 원까지를 호가하는 액션 피규어를 바라보며 흘리던 침을 종이공작 접착면에 사용하게끔 만들어주는 페이퍼 크래프트, 외국어 해석능력은 물론 동시통역도 가능한 소수 능력자들을 위한 SF 오디오 포드 캐스트 스타십 소파와 함께 동시통역은커녕 해석능력조차도 마이너스에 가깝지만 "그림의 떡을 먹을 수는 없다해도 구경할 수는 있지 않느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코믹북까지 어제까지의 빈둥거림을 접고 오늘하루 손품팔아서 내일부터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놀거리가 자안뜩!~~('스타십 소파'에서는 테드 창의 초단편 < What's Expected of Us>가 여자 성우의 목소리로 7분 가량 낭독된다고 함)

덧덧, Book Choice에서 <보르게임>을 소개하며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마일즈의 전쟁>과 더불어 스페이스 오페라의 기원으로 꼽히는 <화성의 공주>를 소개하고 있는데, <화성의 공주> 얘기 나온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9월 28일(일. 오후 10:10) KBS-1 라디오(97.3 MHz)의 '정용실의 문화포커스'에 '기적의책'에서 출간된 <화성의 공주>가 소개될 예정이니 많은 시청, 아니 많은 청취 바람~~
참, 영화 [화성의 공주]는 2012년 개봉 예정이라는데 예정대로 트릴로지를 준비하려는 듯.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후속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

덧덧덧, Book hyperlink의 '고양이와 함께 사뿐사뿐 이 책을' 기사를 읽다보니 애완동물의 매력에 푹 빠져 나도 한 마리 키우고 싶어졌다. "고양이를?" 아니, 강아지를...^^
(머지않아 세상에 나올 예정인 특별한 개 <시리우스>를 만나보면 아마 너도나도 데려다 키우고 싶어질 듯~ "아 글쎄, 개가 말을 한다니까요!")

덧덧덧덧, 끝으로, 이슈로 실린 '2008 스릴러 페스트를 개최한 뉴욕 미스터리어스 북숍을 가다'는 추리소설광들 뿐 아니라 SF문학 애호가 입장에서도 크게 관심가는 기사였는데, 편집자출신 추리소설 애호가 '오토 펜즐러'가 세운 미스터리/스릴러 전문서점 '미스터리어스 북숍'이 일반 서점의 기능 외에도 희귀본이나 작가 사인본을 수집해 둔 전시공간 및 각종 이벤트와 회지발행, 북클럽 등의 활동을 통해 독자와 작가, 독자와 독자의 소통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그로인해 장르문학 독자층의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굳이 SF가 아니더라도 장르문학 애호가라면 한 번쯤 꿈 꿔 봤을 장르전문 '공간'의 현실화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 희망어린 기사였다.
지금 한창 'SF전문공간(SF도서관, SF북카페, SF 온라인 DB구축 등등)' 설립을 목표로, 크게는 클럽 차원에서/ 작게는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을 적어도 서너 명 알고 있는데 그들 모두의 소중한 꿈이 이루어져 '우리'도 세상에 내세울만한 'SF 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랄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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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스피카 1
야기누마 코우 지음 / 세주문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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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넌 왜 허구한 날 하늘만 쳐다보는 게냐??"
"하늘이 아니예요. 우주를 보고 있습니다.
"- 카모가와 아스미」

그래서 말인데,
너만 괜찮다면 나랑 같이
별 보러 가지 않을래?
- 카모가와 아스미」

2000년에 발표한 데뷔작 <2015년에 쏘아올린 폭죽>으로 많은 만화팬들의 호응을 얻은 이후 일련의 '아스미 시리즈'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는 '야기누마 코우'의 감성 SF판타지, <트윈 스피카>~~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 까마득한 오래전, 아는 분이 재미있는 책이라며 빌려주기에 덜컥 받아온 책으로, 여섯 권짜리이길래 6권이 완결이냐니까 '아직 끝난 게 아니고 일본에서는 계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에 후속작이 모두 출간돼서 완결되면 그때나 읽어 볼 생각으로 서가 한 쪽, 목 좋은 곳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아 글쎄 이 책을 번역출간하던 국내출판사가 이미 문을 닫은 것이 아닌가!!(제 아무리 닫힌 문을 열려고 애를 쓰고, 용을 쓰고, 모자도 쓰고, 심지어 인상까지 써 봤지만 불가항력...)
'완결되지 않은 작품은 읽지 않는다. 왜? 완결된 작품중에도 읽을 책은 많으니까. 그것도 아주아주 많이많이 잔뜩잔뜩...'이라는 신념같지 않은 것을 신념이랍시고 지켜왔기에 애석하게도 이 작품 역시 자칫하면 그냥그대로 묻혀서 잊혀질 팔자 내지 운명이었는데(만일 그랬다면, 그렇게 이 작품을 놓쳤다면 난, 나는 말이지 SF애독자 자격 없음이야...-_-), 아무래도 빌려 온지가 너무 오래된지라("누구한테 빌려 줬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 미안한 마음에 일단 돌려주고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빌리려다가 그래도 명색이 SF라는데 손에 들어온 책을, 그것도 일부러 빌려준 책을 단 한 장 넘겨보지도 않고 돌려보낸다는게 자칭 SF애독자로서의 자세가 영 아닌듯 싶어 조금이라도 읽어보자는 생각에 일단 1권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

여기서 잠깐 내용을 살펴보자면, 작품 속 과거인 2010년에 순수 일본기술로 제작된 일본 최초의 유인우주탐사로켓 '사자 호'가 발사되었으나 72초만에 액체연료 부스터가 폭발하면서 시가지를 향해 추락!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고,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23년을 배경으로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14살 소녀 '카모가와 아스미'가 도쿄우주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아......
이런 만화가...;; 이런 만화를...;;
사자탈을 쓴 우주비행사 출신 유령(!) '라이온'과 외소하고 수줍음많은 성격을 지녔지만 우주를 동경하는 소녀 아스미, 그리고 건설 노동을 하며 홀로 그녀를 키우는 아버지 '카모가와 토모로우'...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진행되려나 싶었던 내용이 초반부터 느닷없이 긴박하게 흐르는가 싶더니만, 티없이 귀엽고 해맑던 초딩1년생 시절의 아스미가 준 '어버이날 선물'을 확인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전율이 쫘아악~~ 동시에 눈물이 왈칵!!...
그냥 "햐, 아스미. 귀엽네~"하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었는데 왜 그 장면에 그토록이나 정신 나갈정도로 꽂혔는지 모르겠다...(아마도 조카들한테 "삼촌이 최고야."라는 쪽지를 받아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려나...;;) 암튼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더 이상 다음 장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비록 그 장면이 이 작품을 통틀어 최고의 장면일지라도, 뒤로 가면 갈수록 실망스러울지라도, 그 순간에는 오직 '이 책은 소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뿐! 그 길로 책을 덮고는 전국 헌책방에 <트윈 스피카> 수배령을 내렸고, 바로 '뛰쳐나가' (어쩌면 당연하게도) 구입!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는 그 감동 그대로 유지하고자 구입한 책은 그냥 두고 빌려온 책으로 계속 감상~~

차분명랑한 아스미 외에도 다정다감한 '오우미 케이'와 새침까탈한 '우키타 마리카', 꼼꼼소심한 '후추우야 신노스케', 그리고 여유만만한 '스즈키 슈우'까지, 이렇게 다섯 명의 동급생을 중심으로 한 도쿄우주학교에서의 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우주비행사가 되기위한 훈련을 받는 과정이라든가 그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갈등과 대결 구조가 형성되는가 하면 틈틈이 각 인물들의 과거가 얼핏얼핏 보이기도 하고 그 와중에 여기저기 묻어놓았던 아기자기한 감동코드가 펑, 펑 터지기도 하는 등 인간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 우주에 대한 동경과 애정이 한없이 묻어나며(가슴시린 사랑의 아픔도 빼놓지 않는다...) 시종일관 감성줄을 놓치지 않는 그야말로 가슴 따뜻해지고 마음 훈훈해지는 작품으로(올 겨울엔 보일러 트는대신 <트윈 스피카>를 이불 위에 깔아야겠다...), 다 읽고 난 소감은 -비록 완결은 아니지만- 그저 감동, 감동, 또 감동...(다만, 6권을 펼치면서 '에휴, 이 책이 마지막이구나...'하는 생각에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ㅠ_ㅜ)
우주야말로 단 하나의 꿈이며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주위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들어주는 아스미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꼬옥 안아주고만 싶은 만화~~(이런책을 여지껏 코앞에, 아니 귀옆에 두고만 있었다니 난 정말이지, 바보멍청이말미잘멍게해삼... 쩝, 먹고싶다...)





덧, 1권에는 데뷔작 <2015년에 쏘아올린 폭죽>과 '아스미 시리즈' 2화 <아스미>가 보너스로 실려있고, 각 권마다 <또 하나의 스피카>란 제목으로 작가 자신이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 사랑때문에 가슴앓이하던 이야기가 덧글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이 작품의 뒷얘기 못지않게 '그 여인'과의 사랑이 이루어졌는지도 궁금...+_+)

덧덧, 일본에서는 15권인가 16권인가까지 출간됐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이 작품을 출간하던 '세주문화'가 문을 닫음으로써 더이상(당분간, 영원히?) 후속작품을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일본에서는 지난 2003년에 25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20회가 제작되었다고 함)
돈 안되는 책 출간해 달라고 말하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뜻(!)있는 출판사에서 판권을 사들여 후속작을 완간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하다. 부디. 제발요...ㅠ_ㅜ('세주문화'에서 출간하던 <문라이트 마일>을 '서울문화사'에서 복간했듯이, 중단된 작품을 타출판사에서 복간한 경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니 일단 기대는 해볼만한데...;;)

덧덧덧, <극한의 별><프라네테스>가 '소년'을 위한 우주도전기라면 <트윈 스피카>는 '소녀'를 위한 우주도전기에 해당되겠지만(그렇다면 <문라이트 마일>은 '성인'을 위한 우주도전기?^^;;) 우주에 가는데 있어서 남여 구분따위가 있을 수 없기에 이 땅의 모든 소년소녀들한테 강력하게 추천!!
...하기에는 절판본인 것이 아쉽지만 뭐 구하려들면 못 구할 것도 없는데다 정 못 구하면 만화가게에서라도 빌려서 보면 될테고(나같은 사람이 또 있겠어??...-_-;;) 후속작은 지금부터 일본어 열심히 공부해서 원서로 읽으면 되지 뭐~~(내가 지금 10대라면 영어공부 일어공부 죽어라고 열심히 하겠건만...^^;;)

덧덧덧덧,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자식이 있다. 장차 로켓 운전사가 되면 아버지는 특별히 공짜로 태워주겠다는 아스미같은 딸이 있는가하면, 고생고생해서 키워봤자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도 아버지한테 탕수육이나 한그릇 시켜주겠다는 아들...^^;

덧덧덧덧-1, 그런가하면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아버지가 있다. 딸이 우주에 가고 싶다니까 "아스미, 네 꿈은 이 아빠의 제일 소중한 보물이란다."라며 자신의 몸뚱이는 물론 전 재산을 팔아도 상관없다고 하는 아버지가 있는가하면, 아들이 우주에 가고 싶다니까 "가려무나. 그건 네 문제가 아니냐, 클리포드."라고 하는 아버지...-_-;
(가만있자, 우리 아버지는 뭐라고 하셨더라?... 아, "우주에 가고 싶다고? 지금부터 마라톤을 열심히 하려무나. 더도말고 3.5km만..."이라고 하셨지! 진작에 그 말씀 들을걸...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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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2
프랭크 밀러 외 지음,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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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사람들이 모닝커피 한 잔 하기도 전부터 벌써 단골들로 북적대는 비좁은 술집이 하나 있다.
시내 중심가 도로 밑 지하도를 내려가다보면 간판은커녕 문짝도 없는 곳으로,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모를 컴컴한 복도만이 전부인 곳이다.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었을법한 험상궂고 우락부락한 외모에 문짝 밑에 콜라 병을 깔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스스로 화성 출신이라고 말하는 바텐더 '존즈'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블루스 음악과 찌든 담배 냄새를 따라 늙어빠진 술꾼들이 추억의 단물을 쪽쪽 빨아대면서 터무니없는 고리짝 이야기들을 줄기차게 떠벌리며 한물 간 농담들을 몇 번 주고받은뒤 저마다 알고 있는 무용담을 풀어 놓는 곳이다.
그러다보면 '강철 사나이'라든지 '아마존 공주'라든지 따위의 허무맹랑한 얘기도 나오지만, 하늘도 날지 못하고 강철도 구부리지 못하는 '그'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나오는 법이 없다.
그 누구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더이상 듣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그'를 기억한다.
기억속의 '그'는 영웅이다.
우리한텐 영웅이 있었다...

-The Daily Planet」

'최고의 배트맨 만화'라는 소문이 자자했던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배트맨'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범죄의 도시 '고담'시를 배경으로 조커, 캣우먼, 펭귄맨, 투페이스, 리들러, 포이즌 아이비, 미스터 프리즈 등의 악당들과 싸우던 '영화 속 배트맨'이 전부였기에 과연 '만화 속 배트맨'은 어떤 모습일지를 평소 궁금해 하던 터라 수많은 배트맨 만화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뛰어난 걸작이라는 이 작품의 국내 출간 소식을 듣는 순간의 기대감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고, 나날이 커져가던 그 기대감은 자칫 꿩 대신 닭(?)이 되었지도 몰랐을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라든가 <배트맨 허쉬>한테까지도 관심을 갖게끔 만들었으니 가히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파급효과는 대단했으나, 이 작품을 기다리다기다리다한번더기다리다 지치고지치고완전지쳐 앞의 두 작품을 모두 구한 다음에야 뒤늦게 출간된데다가 이미 앞의 두 작품만으로도 충분한/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느꼈기에 정작 이 작품은 '패~스! 통과! 다음!" 하려 했었던 것이 이 작품 출간 당시의 마음이었었는데...
궁금해서, 너무나 궁금해서, 앞의 두 작품이 그리도 재미있었는데 '배트맨 만화의 최정점'이라는 이 작품은 과연 어떤 내용일지가 너무나도 궁금해서 결국 구입하고 말았다.(이로써 국내에 번역출간된 배트맨 만화는 모두 구입!~)

일단 내용을 살펴보자면, 진작에 고담시의 범죄자들을 몽땅싸그리남김없이 잡아 넣은 배트맨이 은퇴(?)하고 모습을 감춘지 10년이 지난 후의 고담시를 배경으로, 고든 국장의 퇴임과 그동안 아캄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던 특급 악당들의 출소가 맞물리는 때를 맞이해 돌연변이 갱단이라는 새로운 범죄집단이 활개를 치면서 폭력과 광기가 난무하는 가운데 범죄와 죽음의 그림자가 고담시를 뒤덮자 그동안 '브루스 웨인'으로만 지내오던 배트맨이 이를 보다못해 다시금 '다크 나이트로 돌아와' 화려한 활약상을 보여준다는 내용으로, 1부 <다크 나이트 귀환하다_The Dark Knight Returns>에서 2부 <다크 나이트 승리하다_The Dark Knight Triumphant>, 3부 <다크 나이트 사냥당하다_Hunt The Dark Knight>, 4부 <다크 나이트 추락하다_The Dark Knight Falls>까지 총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마다 성형수술과 정신치료를 통한 새 삶을 찾으면서 개과천선을 약속한 '투페이스', 고담시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 돌연변이 갱단 두목과의 1:1 맞짱대결, 폭력과 광기의 자식으로 태어나 세상 모든 악의 근원임을 자처하고 있는 '조커'와의 피비린내 나는 혈투, 그리고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슈퍼히어로의 대명사 '슈퍼맨'과의 목숨 건 배틀이 거칠고 듬성듬성 투박한 펜선에 의해 박력 넘치고 강렬하게 묘사되고 있다.
작가의 전작인 <씬 시티><300>을 읽은 독자라면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기꺼이 구입할만한 작품이지만 행여라도 작가 이름을 처음 듣는다는 독자의 경우에 이미 출간된 배트맨 작품들과 비교해 보고는 단조롭고 평이하기 짝이 없는 열여섯 칸 짜리 프레임을 기본으로 한 다소 경직된 구성도 모자라 <배트맨 허쉬>와 같은 쫙 빠진 스타일리쉬함은 사라지고 우람하다 못해 곰같은 덩치의 배트맨을 보며 실망감에 빠질 우려도 있는데다 라고 보기엔 물감 몽땅 섞어서 검은색만 만들었나?싶을 정도의 심심하고 지루한 채색마저도 도통 마음에 안 들 수가 있겠지만(게다가 대사는 또 왜 이리 은근 많어?...)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밀러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마치 자기가 배트맨의 창조자이기라도 한듯 뻔뻔할정도로 거침없고 망설임없이 (그러나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배트맨을/ 조커를/ 고담시를(게다가 슈퍼맨마저!) 자유롭게 그려나갈뿐더러 나름 주제의식을 집어 넣어 범죄를 저지르는 폭력(!) 집단에 대해 "체포는 안 돼요. 놈들을 박살내야 합니다. 방법은 그것 뿐."이라며 똑같은 폭력(?)으로 맞서려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일반인들의 또 다른 시선과 슈퍼히어로의 존재의의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이켜보게 만들고 있다.(제다이_Jedi 기사 훈련을 받았으나 점차 시스_Sith화 되어가며 '다크 포스'를 동경하는 '다크 나이트'의 참모습?...^^;)
특히, 조커만 만나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인해 살인본능이 불타오르는 배트맨이 이번에도 <배트맨 허쉬>에서처럼 최후의 순간에 결정타가 될 마지막 분노를 다스리며 참아낼 수 있을 것인지, 아울러 오랜 동료였으나 인류구원의 사명감에 불타 정부와 타협하고 백악관의 개 노릇도 마다하지 않게 된 강철 사나이 '슈퍼맨'과의 <배트맨 허쉬>에 이은 또 한 번의 1:1 대결에서 초능력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배트맨이 어떻게 맞설것인지, 그리고 배트맨의 최후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히 '궁극의 배트맨 만화'라 할 수 있다.(러프 스케치와 함께 부록으로 실린 <다크 나이트 추락하다>의 원안을 보는 재미도 쏠쏠~)







덧, 영화로 배트맨을 볼 때만 해도 배트맨이 이토록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인줄 몰랐다. 만화를 보기 전만해도 "슈퍼맨이랑 배트맨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당근 슈퍼맨!"이라고 했겠으나 만화를 한 편 두 편 읽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음, 배트맨이 그리 쉽게 당하진 않을걸?..."하고 말할지도 모르는데다 마음속으로는 배트맨이 이기기를 응원할지도 모르게 되었다는...^^;

덧덧, 사실 이 작품은 요즘이 아무리 영화 [다크 나이트]의 흥행으로 출판쪽에서도 '배트맨'이 대세이고, 덩달아 <저스티스>, <왓치맨> 같은 '슈퍼히어로'물이 인기를 끈다해도(잘들 팔리고 있습니까?...) 너무 섣부른 출간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앞선 작품이기에(하지만 언젠가는 출간되어야 할 작품인 동시에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야할 작품!) 혹시라도 배트맨을 전혀 모르는 독자가 '배트맨을 시작'하려고 이 책을 골랐다면 잠깐 멈추고 책을 덮은뒤, 배트맨 영화를 한편한편 찾아서 가급적이면 몽땅 보고 난 뒤, 국내에 출간된 배트맨 만화마저도 되도록이면 남김없이 읽은 뒤 '리턴'하기를 권한다.
뭐 배트맨 작품을 비롯한 슈퍼히어로물에 대해 어느정도의 상식이랄까 사전정보(예를 들어 '다이아나'가 '원더우먼_Wonder Woman'을, '할'이 '그린 랜턴_Green Lantern'을, '셀리나'가 '캣우먼_Cat Woman'을, 그리고 스스로 화성인이라던 '존즈'가 실제 화성인인 '맨헌터_Manhunter'를 가리킨다는 정도?...)가 없다고해도 작품을 즐기는데 크게 지장은 없지만 하나라도 더 알면 알수록 재미있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가장 마지막으로' 고르는 배트맨 작품이 되기를...(한마디로, 다른 작품을 통해 배트맨과 실컷 연애한 뒤에 이 작품으로 결혼하라는 얘기~)

덧덧덧, 참, 제목 때문에 자칫 영화와 연관짓기 쉬운데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영화 [다크 나이트]의 원작도 아닐뿐더러 사실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점도 별로 없다. 각자 독립된 작품으로 완전 별개의 '배트맨 세계'로 보아도 무방함.(거의 모든 배트맨 작품이 이런 구조로 되어 있음~)

덧덧덧덧, 끝으로, 배트맨이 돌아 온 것으로 끝이 아니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우나 보이지 않게 자라나고 있는 부패 세력과의 대결을 위해 또 다른 영웅을 모집하는 <배트맨 : 다크 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_Batman : The Dark Knight Strikes Again>과 배트맨의 기원과 초기활약을 그린 탄생 비화 <배트맨 : 이어 원_Batman : Year One> 등 후속작이 두 편이나 출간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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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8-09-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이스 오딧세이님,즐거운 추석보내세요

galaxian 2008-09-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고맙습니다~
'카스피'님도 즐거운 추석 보내셨겠지요?^^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1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프랭크 밀러 외 지음,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보통 사람들이 모닝커피 한 잔 하기도 전부터 벌써 단골들로 북적대는 비좁은 술집이 하나 있다.
시내 중심가 도로 밑 지하도를 내려가다보면 간판은커녕 문짝도 없는 곳으로,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모를 컴컴한 복도만이 전부인 곳이다.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었을법한 험상궂고 우락부락한 외모에 문짝 밑에 콜라 병을 깔아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스스로 화성 출신이라고 말하는 바텐더 '존즈'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블루스 음악과 찌든 담배 냄새를 따라 늙어빠진 술꾼들이 추억의 단물을 쪽쪽 빨아대면서 터무니없는 고리짝 이야기들을 줄기차게 떠벌리며 한물 간 농담들을 몇 번 주고받은뒤 저마다 알고 있는 무용담을 풀어 놓는 곳이다.
그러다보면 '강철 사나이'라든지 '아마존 공주'라든지 따위의 허무맹랑한 얘기도 나오지만, 하늘도 날지 못하고 강철도 구부리지 못하는 '그'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나오는 법이 없다.
그 누구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더이상 듣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그'를 기억한다.
기억속의 '그'는 영웅이다.
우리한텐 영웅이 있었다...

-The Daily Planet」

'최고의 배트맨 만화'라는 소문이 자자했던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배트맨'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범죄의 도시 '고담'시를 배경으로 조커, 캣우먼, 펭귄맨, 투페이스, 리들러, 포이즌 아이비, 미스터 프리즈 등의 악당들과 싸우던 '영화 속 배트맨'이 전부였기에 과연 '만화 속 배트맨'은 어떤 모습일지를 평소 궁금해 하던 터라 수많은 배트맨 만화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뛰어난 걸작이라는 이 작품의 국내 출간 소식을 듣는 순간의 기대감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고, 나날이 커져가던 그 기대감은 자칫 꿩 대신 닭(?)이 되었지도 몰랐을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라든가 <배트맨 허쉬>한테까지도 관심을 갖게끔 만들었으니 가히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파급효과는 대단했으나, 이 작품을 기다리다기다리다한번더기다리다 지치고지치고완전지쳐 앞의 두 작품을 모두 구한 다음에야 뒤늦게 출간된데다가 이미 앞의 두 작품만으로도 충분한/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느꼈기에 정작 이 작품은 '패~스! 통과! 다음!" 하려 했었던 것이 이 작품 출간 당시의 마음이었었는데...
궁금해서, 너무나 궁금해서, 앞의 두 작품이 그리도 재미있었는데 '배트맨 만화의 최정점'이라는 이 작품은 과연 어떤 내용일지가 너무나도 궁금해서 결국 구입하고 말았다.(이로써 국내에 번역출간된 배트맨 만화는 모두 구입!~)

일단 내용을 살펴보자면, 진작에 고담시의 범죄자들을 몽땅싸그리남김없이 잡아 넣은 배트맨이 은퇴(?)하고 모습을 감춘지 10년이 지난 후의 고담시를 배경으로, 고든 국장의 퇴임과 그동안 아캄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던 특급 악당들의 출소가 맞물리는 때를 맞이해 돌연변이 갱단이라는 새로운 범죄집단이 활개를 치면서 폭력과 광기가 난무하는 가운데 범죄와 죽음의 그림자가 고담시를 뒤덮자 그동안 '브루스 웨인'으로만 지내오던 배트맨이 이를 보다못해 다시금 '다크 나이트로 돌아와' 화려한 활약상을 보여준다는 내용으로, 1부 <다크 나이트 귀환하다_The Dark Knight Returns>에서 2부 <다크 나이트 승리하다_The Dark Knight Triumphant>, 3부 <다크 나이트 사냥당하다_Hunt The Dark Knight>, 4부 <다크 나이트 추락하다_The Dark Knight Falls>까지 총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마다 성형수술과 정신치료를 통한 새 삶을 찾으면서 개과천선을 약속한 '투페이스', 고담시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 돌연변이 갱단 두목과의 1:1 맞짱대결, 폭력과 광기의 자식으로 태어나 세상 모든 악의 근원임을 자처하고 있는 '조커'와의 피비린내 나는 혈투, 그리고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슈퍼히어로의 대명사 '슈퍼맨'과의 목숨 건 배틀이 거칠고 듬성듬성 투박한 펜선에 의해 박력 넘치고 강렬하게 묘사되고 있다.
작가의 전작인 <씬 시티><300>을 읽은 독자라면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기꺼이 구입할만한 작품이지만 행여라도 작가 이름을 처음 듣는다는 독자의 경우에 이미 출간된 배트맨 작품들과 비교해 보고는 단조롭고 평이하기 짝이 없는 열여섯 칸 짜리 프레임을 기본으로 한 다소 경직된 구성도 모자라 <배트맨 허쉬>와 같은 쫙 빠진 스타일리쉬함은 사라지고 우람하다 못해 곰같은 덩치의 배트맨을 보며 실망감에 빠질 우려도 있는데다 라고 보기엔 물감 몽땅 섞어서 검은색만 만들었나?싶을 정도의 심심하고 지루한 채색마저도 도통 마음에 안 들 수가 있겠지만(게다가 대사는 또 왜 이리 은근 많어?...)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밀러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마치 자기가 배트맨의 창조자이기라도 한듯 뻔뻔할정도로 거침없고 망설임없이 (그러나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배트맨을/ 조커를/ 고담시를(게다가 슈퍼맨마저!) 자유롭게 그려나갈뿐더러 나름 주제의식을 집어 넣어 범죄를 저지르는 폭력(!) 집단에 대해 "체포는 안 돼요. 놈들을 박살내야 합니다. 방법은 그것 뿐."이라며 똑같은 폭력(?)으로 맞서려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일반인들의 또 다른 시선과 슈퍼히어로의 존재의의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이켜보게 만들고 있다.(제다이_Jedi 기사 훈련을 받았으나 점차 시스_Sith화 되어가며 '다크 포스'를 동경하는 '다크 나이트'의 참모습?...^^;)
특히, 조커만 만나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인해 살인본능이 불타오르는 배트맨이 이번에도 <배트맨 허쉬>에서처럼 최후의 순간에 결정타가 될 마지막 분노를 다스리며 참아낼 수 있을 것인지, 아울러 오랜 동료였으나 인류구원의 사명감에 불타 정부와 타협하고 백악관의 개 노릇도 마다하지 않게 된 강철 사나이 '슈퍼맨'과의 <배트맨 허쉬>에 이은 또 한 번의 1:1 대결에서 초능력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배트맨이 어떻게 맞설것인지, 그리고 배트맨의 최후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히 '궁극의 배트맨 만화'라 할 수 있다.(러프 스케치와 함께 부록으로 실린 <다크 나이트 추락하다>의 원안을 보는 재미도 쏠쏠~)







덧, 영화로 배트맨을 볼 때만 해도 배트맨이 이토록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인줄 몰랐다. 만화를 보기 전만해도 "슈퍼맨이랑 배트맨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당근 슈퍼맨!"이라고 했겠으나 만화를 한 편 두 편 읽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음, 배트맨이 그리 쉽게 당하진 않을걸?..."하고 말할지도 모르는데다 마음속으로는 배트맨이 이기기를 응원할지도 모르게 되었다는...^^;

덧덧, 사실 이 작품은 요즘이 아무리 영화 [다크 나이트]의 흥행으로 출판쪽에서도 '배트맨'이 대세이고, 덩달아 <저스티스>, <왓치맨> 같은 '슈퍼히어로'물이 인기를 끈다해도(잘들 팔리고 있습니까?...) 너무 섣부른 출간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앞선 작품이기에(하지만 언젠가는 출간되어야 할 작품인 동시에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야할 작품!) 혹시라도 배트맨을 전혀 모르는 독자가 '배트맨을 시작'하려고 이 책을 골랐다면 잠깐 멈추고 책을 덮은뒤, 배트맨 영화를 한편한편 찾아서 가급적이면 몽땅 보고 난 뒤, 국내에 출간된 배트맨 만화마저도 되도록이면 남김없이 읽은 뒤 '리턴'하기를 권한다.
뭐 배트맨 작품을 비롯한 슈퍼히어로물에 대해 어느정도의 상식이랄까 사전정보(예를 들어 '다이아나'가 '원더우먼_Wonder Woman'을, '할'이 '그린 랜턴_Green Lantern'을, '셀리나'가 '캣우먼_Cat Woman'을, 그리고 스스로 화성인이라던 '존즈'가 실제 화성인인 '맨헌터_Manhunter'를 가리킨다는 정도?...)가 없다고해도 작품을 즐기는데 크게 지장은 없지만 하나라도 더 알면 알수록 재미있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가장 마지막으로' 고르는 배트맨 작품이 되기를...(한마디로, 다른 작품을 통해 배트맨과 실컷 연애한 뒤에 이 작품으로 결혼하라는 얘기~)

덧덧덧, 참, 제목 때문에 자칫 영화와 연관짓기 쉬운데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영화 [다크 나이트]의 원작도 아닐뿐더러 사실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점도 별로 없다. 각자 독립된 작품으로 완전 별개의 '배트맨 세계'로 보아도 무방함.(거의 모든 배트맨 작품이 이런 구조로 되어 있음~)

덧덧덧덧, 끝으로, 배트맨이 돌아 온 것으로 끝이 아니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우나 보이지 않게 자라나고 있는 부패 세력과의 대결을 위해 또 다른 영웅을 모집하는 <배트맨 : 다크 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_Batman : The Dark Knight Strikes Again>과 배트맨의 기원과 초기활약을 그린 탄생 비화 <배트맨 : 이어 원_Batman : Year One> 등 후속작이 두 편이나 출간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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