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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스피카 1
야기누마 코우 지음 / 세주문화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넌 왜 허구한 날 하늘만 쳐다보는 게냐??"
"하늘이 아니예요. 우주를 보고 있습니다."- 카모가와 아스미」
「그래서 말인데,
너만 괜찮다면 나랑 같이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카모가와 아스미」
2000년에 발표한 데뷔작 <2015년에 쏘아올린 폭죽>으로 많은 만화팬들의 호응을 얻은 이후 일련의 '아스미 시리즈'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는 '야기누마 코우'의 감성 SF판타지, <트윈 스피카>~~
지금은 기억도 안 나는 까마득한 오래전, 아는 분이 재미있는 책이라며 빌려주기에 덜컥 받아온 책으로, 여섯 권짜리이길래 6권이 완결이냐니까 '아직 끝난 게 아니고 일본에서는 계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에 후속작이 모두 출간돼서 완결되면 그때나 읽어 볼 생각으로 서가 한 쪽, 목 좋은 곳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아 글쎄 이 책을 번역출간하던 국내출판사가 이미 문을 닫은 것이 아닌가!!(제 아무리 닫힌 문을 열려고 애를 쓰고, 용을 쓰고, 모자도 쓰고, 심지어 인상까지 써 봤지만 불가항력...)
'완결되지 않은 작품은 읽지 않는다. 왜? 완결된 작품중에도 읽을 책은 많으니까. 그것도 아주아주 많이많이 잔뜩잔뜩...'이라는 신념같지 않은 것을 신념이랍시고 지켜왔기에 애석하게도 이 작품 역시 자칫하면 그냥그대로 묻혀서 잊혀질 팔자 내지 운명이었는데(만일 그랬다면, 그렇게 이 작품을 놓쳤다면 난, 나는 말이지 SF애독자 자격 없음이야...-_-), 아무래도 빌려 온지가 너무 오래된지라("누구한테 빌려 줬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 미안한 마음에 일단 돌려주고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빌리려다가 그래도 명색이 SF라는데 손에 들어온 책을, 그것도 일부러 빌려준 책을 단 한 장 넘겨보지도 않고 돌려보낸다는게 자칭 SF애독자로서의 자세가 영 아닌듯 싶어 조금이라도 읽어보자는 생각에 일단 1권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
여기서 잠깐 내용을 살펴보자면, 작품 속 과거인 2010년에 순수 일본기술로 제작된 일본 최초의 유인우주탐사로켓 '사자 호'가 발사되었으나 72초만에 액체연료 부스터가 폭발하면서 시가지를 향해 추락!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고,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23년을 배경으로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14살 소녀 '카모가와 아스미'가 도쿄우주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아......
이런 만화가...;; 이런 만화를...;;
사자탈을 쓴 우주비행사 출신 유령(!) '라이온'과 외소하고 수줍음많은 성격을 지녔지만 우주를 동경하는 소녀 아스미, 그리고 건설 노동을 하며 홀로 그녀를 키우는 아버지 '카모가와 토모로우'...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진행되려나 싶었던 내용이 초반부터 느닷없이 긴박하게 흐르는가 싶더니만, 티없이 귀엽고 해맑던 초딩1년생 시절의 아스미가 준 '어버이날 선물'을 확인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전율이 쫘아악~~ 동시에 눈물이 왈칵!!...
그냥 "햐, 아스미. 귀엽네~"하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었는데 왜 그 장면에 그토록이나 정신 나갈정도로 꽂혔는지 모르겠다...(아마도 조카들한테 "삼촌이 최고야."라는 쪽지를 받아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려나...;;) 암튼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더 이상 다음 장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비록 그 장면이 이 작품을 통틀어 최고의 장면일지라도, 뒤로 가면 갈수록 실망스러울지라도, 그 순간에는 오직 '이 책은 소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뿐! 그 길로 책을 덮고는 전국 헌책방에 <트윈 스피카> 수배령을 내렸고, 바로 '뛰쳐나가' (어쩌면 당연하게도) 구입!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는 그 감동 그대로 유지하고자 구입한 책은 그냥 두고 빌려온 책으로 계속 감상~~
차분명랑한 아스미 외에도 다정다감한 '오우미 케이'와 새침까탈한 '우키타 마리카', 꼼꼼소심한 '후추우야 신노스케', 그리고 여유만만한 '스즈키 슈우'까지, 이렇게 다섯 명의 동급생을 중심으로 한 도쿄우주학교에서의 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우주비행사가 되기위한 훈련을 받는 과정이라든가 그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갈등과 대결 구조가 형성되는가 하면 틈틈이 각 인물들의 과거가 얼핏얼핏 보이기도 하고 그 와중에 여기저기 묻어놓았던 아기자기한 감동코드가 펑, 펑 터지기도 하는 등 인간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 우주에 대한 동경과 애정이 한없이 묻어나며(가슴시린 사랑의 아픔도 빼놓지 않는다...) 시종일관 감성줄을 놓치지 않는 그야말로 가슴 따뜻해지고 마음 훈훈해지는 작품으로(올 겨울엔 보일러 트는대신 <트윈 스피카>를 이불 위에 깔아야겠다...), 다 읽고 난 소감은 -비록 완결은 아니지만- 그저 감동, 감동, 또 감동...(다만, 6권을 펼치면서 '에휴, 이 책이 마지막이구나...'하는 생각에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ㅠ_ㅜ)
우주야말로 단 하나의 꿈이며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주위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들어주는 아스미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꼬옥 안아주고만 싶은 만화~~(이런책을 여지껏 코앞에, 아니 귀옆에 두고만 있었다니 난 정말이지, 바보멍청이말미잘멍게해삼... 쩝, 먹고싶다...)
덧, 1권에는 데뷔작 <2015년에 쏘아올린 폭죽>과 '아스미 시리즈' 2화 <아스미>가 보너스로 실려있고, 각 권마다 <또 하나의 스피카>란 제목으로 작가 자신이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 사랑때문에 가슴앓이하던 이야기가 덧글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이 작품의 뒷얘기 못지않게 '그 여인'과의 사랑이 이루어졌는지도 궁금...+_+)
덧덧, 일본에서는 15권인가 16권인가까지 출간됐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이 작품을 출간하던 '세주문화'가 문을 닫음으로써 더이상(당분간, 영원히?) 후속작품을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일본에서는 지난 2003년에 25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20회가 제작되었다고 함)
돈 안되는 책 출간해 달라고 말하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뜻(!)있는 출판사에서 판권을 사들여 후속작을 완간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하다. 부디. 제발요...ㅠ_ㅜ('세주문화'에서 출간하던 <문라이트 마일>을 '서울문화사'에서 복간했듯이, 중단된 작품을 타출판사에서 복간한 경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니 일단 기대는 해볼만한데...;;)
덧덧덧, <극한의 별>과 <프라네테스>가 '소년'을 위한 우주도전기라면 <트윈 스피카>는 '소녀'를 위한 우주도전기에 해당되겠지만(그렇다면 <문라이트 마일>은 '성인'을 위한 우주도전기?^^;;) 우주에 가는데 있어서 남여 구분따위가 있을 수 없기에 이 땅의 모든 소년소녀들한테 강력하게 추천!!
...하기에는 절판본인 것이 아쉽지만 뭐 구하려들면 못 구할 것도 없는데다 정 못 구하면 만화가게에서라도 빌려서 보면 될테고(나같은 사람이 또 있겠어??...-_-;;) 후속작은 지금부터 일본어 열심히 공부해서 원서로 읽으면 되지 뭐~~(내가 지금 10대라면 영어공부 일어공부 죽어라고 열심히 하겠건만...^^;;)
덧덧덧덧,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자식이 있다. 장차 로켓 운전사가 되면 아버지는 특별히 공짜로 태워주겠다는 아스미같은 딸이 있는가하면, 고생고생해서 키워봤자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도 아버지한테 탕수육이나 한그릇 시켜주겠다는 아들...^^;
덧덧덧덧-1, 그런가하면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아버지가 있다. 딸이 우주에 가고 싶다니까 "아스미, 네 꿈은 이 아빠의 제일 소중한 보물이란다."라며 자신의 몸뚱이는 물론 전 재산을 팔아도 상관없다고 하는 아버지가 있는가하면, 아들이 우주에 가고 싶다니까 "가려무나. 그건 네 문제가 아니냐, 클리포드."라고 하는 아버지...-_-;
(가만있자, 우리 아버지는 뭐라고 하셨더라?... 아, "우주에 가고 싶다고? 지금부터 마라톤을 열심히 하려무나. 더도말고 3.5km만..."이라고 하셨지! 진작에 그 말씀 들을걸...ㅠ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