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로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1997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자연스레(?) 절판되었다가 심심찮게 부활 소식이 들리더니만 마침내 복간되고만 '메리 도리아 러셀'의 <영혼의 빛>.
흔히들 '가톨릭계 SF'라고 부르는 작품으로 그저 '외계행성으로 떠난 신부의 여행담'정도로만 알고 있던 상태에서 초판을 구입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왠지 손이 안 가길래 계속 묵혀두다가 마침내 펼쳐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천문학자 '지미 퀸'은 어느날(정확히 2019년 8월 3일 오전 3시 57분!) 낯선 신호를 포착하게 되고 마치 노랫소리와도 같은 그 신호를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4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_Alpha Centauri가 그 발신지로 드러나면서 전 세계의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혀진 가운데 로마 가톨릭의 예수회에서는 神의 또 다른 '생명체'들을 알고 사랑하기 위해, 神의 기적과 영광을 다시금 목격할 목적으로 뉴올리언즈의 교구장 '달콘 웨슬리 야브로'를 비롯한 네 명의 신부와 기술지원을 위한 일반인 네 명(인공지능 프로그래머 '소피아 멘데즈', '에드워즈'박사 부부, 그리고 '지미'까지)을 포함한 총 여덟 명을 소행성을 개조(?)한 우주선 '스텔라 마리스'호에 태워 외계행성 '라켓_Rakhat'으로 보낸다. 오직 神의 뜻에 따라서.
그로부터 지구 시간으로 40여년이 흘러 '에밀리오 산도즈_Emilio Sandoz'신부가 홀로 귀환하는데...

'산도즈'신부의 귀환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작품은 '라켓'탐사팀의 성과를 따질 겨를도 없이 유일한 생존자인 '산도즈'신부의 神의 뜻을 거역한 천인공노할 엽기적인 행위(어린아이를 살해했다느니, 남창노릇을 했다느니 하는)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고 조사하기 위한 예수회 신부측과 산도즈 신부간의 대립과 화해의 과정을 보여주기위해 탐사선이 발사되기까지의 2020년대 전후와 탐사선이 복귀한 뒤의 2060년대를 교차로 진행시키면서 '과연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들이 행한 일은 무엇이며 그들한테 생긴 일은 또 무엇인가? 그들은 과연 神을 영접했는가?'를 종교적/도덕적 관점에서 경건하고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나 지구에 있으면서 세상사람들로부터 살아있는 성인으로 추앙받을 때는 정작 神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가 머나먼 외계의 땅에서 비로소 神의 존재를! 神의 사랑을!! 神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神한테 뒷구멍을, 아니 뒷통수를 얻어맞는 농락을! 배반을!! 고통을!!! 당하게되는 '산도즈'신부의 충격을 생각해보면 가슴아프고 절절하기까지 하다. 그러함에도 이 작품의 강점은 이 슬프다면 한없이 슬픈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활력을 잃지 않도록 틈틈이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훌륭한 작품을 단지 품절/절판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지 못한다는 건 이땅의 SF독자로서 감히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으니 헌책방을 뒤지든 검색을 하든 어떻게든 발품/손품 팔만한 건 다 팔아서라도 꼭 구입해서 읽어보기를 권장...했던 것이 벌써 지난 2007년...

드디어마침내결국엔 출간되었으니. (믿거나말거나) 神의 뜻으로 알고 이 기회에 구입해서 神을 영접, 아니 교감하시랏!


 

 



덧, 참으로 여러모로 복합적인 작품이다. 처음엔 그저 '누군가가 우주여행하는 작품' 아닐까하는 생각에 <투 더 스타>같은 수준의 작품은 아닐런지하는 염려도 있었으나 기왕이면 <타우제로>를 떠올리려 노력하는 도중에 아무래도 신부가 등장하다보니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이 떠올랐다가 어느 순간 <키리냐가>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엔더의 게임>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심지어는 <네 인생의 이야기>도 떠올랐다) 암튼 '단순히' 신부가 등장하는 SF가 아닌 '반드시' 신부가 등장해야만 하는 SF!

덧덧,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과연 라캣은 그후 어찌될 것인가?를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내가 작가라해도 궁금해서 못 견뎠을텐데 아니나다를까 후속편도 나왔단다. 라켓의 두 종족인 '루나'와 '자나아타'간의 전쟁을 다룬 <신의 아이들_Children of God>.
이 책이 '부흥'해서 속편까지 출간되기를 기도해본다.

덧덧덧, '산도즈'신부를 절망시키고 파멸시킨 고통이 보기에 따라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수도 있고보니 문득 동성애자들은 神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해졌다...(동성애자는 신을 믿을까? 몹시 발칙한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의 '지미'라면 기꺼이 神의 은총을 받아들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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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rike 2013-05-1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하지 마세요. 왜 스토리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고 계십니까? 그것도 거의 결말 부분까지 말입니다. 저야 이 책을 한번 읽었기에 망정이지 이 책을 처음보는 다른 독자들이 이 서평을 읽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싶네요. 독자는 한 권의 책을 사기 전에 한 줄의 서평이라도 꼼꼼히 읽어 봅니다. 처음 보는 독자들이 이 서평을 읽고 맥이 쫙 빠질거라고는 생각 안 하십니까? 도대체 이런 서평을 쓰는 이유가 뭔가 싶네요.

지나가다 2013-05-16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 참...
리뷰를 쓰다보면 줄거리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결말부분이랄 것도 없는 내용을 가지고 태클을 거는 사람도 다 있군요.
주인공인 신부님이 혼자 귀환한 것은 스포랄 것도 없는데 도대체 뭘 가지고 스포하지 말라는 건가요?
살다살다 벼라별 병신같은 댓글을 다 봅니다요.
도대체 이런 댓글을 쓰는 이유가 뭔가 싶네요...

shrike 2013-05-23 15:21   좋아요 0 | URL
병신이라니요... 제가 댓글에 욕을 쓴 것도 아니고 제가 생각하기에 작품을 읽기전에 미리 알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은 내용에 대해서 항의를 한겁니다. 어린아이 살해, 남창노릇 의혹과 또한 외계에서의 산도즈 신부의 인식의 변화는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 요소 아닌가요? 그런 사실 안쓰면 리뷰 못쓴답니까? 댁의 어휘 선택은 참 혀를 차게 만드네요. 반박을 하려면 좀 더 교양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연애소설 읽는 로봇 크로스로드 SF컬렉션 5
고장원 외 지음 / 사이언티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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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SF독자들이 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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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랜더 래리 니븐 컬렉션 1
레리 니븐 지음, 정소연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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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래리 니븐` 컬렉션이라니!! <링 월드> 시리즈 출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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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미래의 문학 3
새뮤얼 딜레이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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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17> 드디어 출간!! 기다리고기다리고기다리니,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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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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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빛> 드디어 출간!! `그 날` 이후 2년을 기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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