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없는 월요일 작가의 발견 5
아카가와 지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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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일 지식인 1,100여 명이 함께한 한일강제병합 원천무효 지식인 서명에 동참"했다는 약력이 인상적인 日本 작가 '아카가와 지로'의 미스터리(?) 단편집 <상사가 없는 월요일>!!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샐러리맨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단편집에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는 모든 월요일들의 어느날, 사원수 40여 명의 중소기업 'M문구주식회사'에 사장부터 영업과장, 경리과장, 배송담당과장, 그리고 서무과장까지 모든 관리직 상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결근하는 일이 벌어지자 직원들은 '월요병 없는 월요일'을 만끽하며 자유로운 하루를 보낼 생각에 들떠 있지만,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들의 고달픈 하루를 다룬 <상사가 없는 월요일>을 포함해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무거운 업무와 가벼운 월급에 시달리면서도 성실근면에 대한 책임감으로 하루하루 회사일에 충실히 임하고 있을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들한테 충분히 생길수 있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예를 들어, 딱 하루 상사들이 출근하지 않았을 뿐인데/ 막연하게 금주를 결심했을 뿐인데/ 일주일간의 출장을 다녀왔을 뿐인데/ 회사내 사고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사과하러 갔을 뿐인데/ 이사 첫날 길도 익힐겸 집까지 걸어가려 했을 뿐인데...등등과 같은)에서 비롯된 각종 해프닝을 가볍게, 그러나 웃지만은 못할 사건사고를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그중에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스릴러(?)를 가장한 치정극으로 전락하는 작품도 있지만 '순간의 선택'에서 비롯된 수많은 사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마지막장을 넘길때까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다가 일대 반전을 꾀하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솜씨 덕에 사람이 죽어나가는 데도 그다지 심각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등(...) 작품마다 제각각의 독특한 화음을 내며 시끌벅적한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오늘은 월요일이자 기나긴 연휴를 끝내고 또다시 치열한 일상으로 복귀한 첫날!
정상적인 샐러리맨이라면 출근과 동시에 퇴근시간만 기다려왔을 터(...), 비록 앞날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있겠지만 아직 오지않은 일에 대한 걱정따위는 개한테나, 아니 고민한테나 줘버리기 바라며, 무료한 일상에 차이고 지친 나머지 퇴근시간 이후에도 '자기계발서'따위를 끄적거리며 보다 나은 직장생활을 꿈꾸고 있을 이 시대의 샐러리맨들한테 기분전환 삼아 의무적으로라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집!
(그런가하면, 얼핏 보기엔 일상 속의 미스터리를 그린듯 보이지만 실상은 '미스터리의 일상'을 그리고 있기에 그동안 빈틈없는 짜임새와 치밀한 구성으로 독자와의 두뇌싸움을 벌이느라 지치고 힘빠졌을 미스터리한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덧, 권말에는 역자 후기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의 쾌감>과 더불어 일본 미스터리 문학자료관장 '곤다 만지_權田萬治'의 <영화처럼 읽히는 유쾌한 소설>과 일본 진흥은행 이사 '에가미 고_江上 剛'의 <샐러리맨의 인생도 미스터리>가 해설로 실려있다.
(재미있는 작품은 누가 봐도 재미있는 듯? 다섯 편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그 작품'에 대해서는 두 명의 해설가와 번역자 마저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더라는...)

덧덧, '상사가 없는 월요일'보다 살 맛 나는 날은 '상사가 있는 월급날'이었음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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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아웃 - 뉴질랜드 문학 다림세계문학 26
데이비드 힐 지음, 홍인기 옮김, 브래드 홀랜드 그림 / 다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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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쩌면 평행우주가 수십억 개 이상 존재할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할 때마다, 또다른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또다른 옷을 집어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각각의 평행우주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를 것이다.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소설과 희곡을 발표해온 뉴질랜드의 작가 '데이비드 힐'이 쓰고,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브래드 홀랜드'의 삽화가 실린 평행우주(?) 소설 <타임 아웃>!

천문학자가 꿈이며 과학에도 관심이 많다는 작가는 14년간 교사생활을 하는 동안 스무 권이 넘는 청소년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은 중학교의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킷'.
킷은 그저 달리는 것이 좋아서 달릴 뿐이지만 정식 육상팀에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만 운동연습을 하는 까닭에 대표선수를 이길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학교 전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정작 학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가 하면,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고 어머니는 매일같이 술마시며 신세한탄하는 까닭에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 채 홀로 방황해야 하는 외톨이 신세로, 가슴 속에 외로움을 하나 가득 품고 지내는 소년.
어느 곳에서나 항상 혼자라는 답답함과 울적함을 달래기 위한 유일한 피로회복제(?)는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달리기 뿐인데, 혼자 있다보니 달리게 되고 달리다보니 계속 혼자있게 되는 고독의 악순환이 반복되던 어느날, 일요일을 맞아 집에 찾아온 아버지와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주일동안 쌓아둔 말다툼을 하게되고 우울한 마음을 안정시키려 집을 나와 또다시 달리기에 전념하던 킷은 전날 과학 선생님이 빌려주신 책에서 읽은 '블랙홀과 평행우주'에 관련된 부분을 떠올리며 이 우주 어딘가에는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와 상상에 빠져 달리다가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흘러나가, 아니 달려나간다.
이후 어딘가 예전과 비슷하지만 조금씩 어긋나고 뒤틀려 있는 또 다른 세계에서 학교 존립의 사활을 걸고 학교대항 크로스컨트리에 참가하게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어딘가 몽롱한 상태에서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주인공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지, 혹은 정말로 블랙홀을 통해 평행우주로 빨려 들어간 것인지 의아할 지경인데, 그동안 암울하리만큼 답답했던 현실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간절히 원하던 모든 것이 이루어진 세상, 가령 학교에서는 크로스컨트리 팀의 대표선수로 전교생들로부터 응원받는 인기 훈남이자 집안에서는 새로운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애정이 가득한 사랑을 받는 귀한 아들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뭔가 부족한 것이 느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혼란스러움이 커져만 가는 가운데 새로운 세상에서의 모든 의혹과 비밀이 밝혀질 '운명의 시합'을 향해 이야기는 한뜀 한뜀 달려나가고 있다. 힘겹게, 그러나 힘차게!

체육과 과학이 결합(...)된 이 작품은, 학교와 가정에서 남모를 고민으로 방황하는 청소년들한테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나름"이니 지금 한 순간 힘든 상황일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참고 견뎌내면 어떤 식으로든 보답이 있을 것이라는 단순하지만 진리인 명제를 깨닫게 해주는 '스포츠 성장소설'로, SF는 아니지만 SF적인 요소를 흥미있게 그려내고 있기에 SF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처음 SF를 접할 때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SF입문서로서도 적절한 작품이며, 아울러 '브래드 홀랜드'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책을 읽는 내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수십 폭의 유화작품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린이와 10대를 위한 책들이고 보니 어찌보면 내가 선물받을 책이 아니라 오히려 조카들한테 선물해주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읽고나니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으로 판명되었으니, SF뿐 아니라 좋은 작품 읽는데 남여노소가 있으랴?
(아, 해설만큼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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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무기 견인 도시 연대기 3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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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차게 불고 하늘은 잔뜩 찌푸린 어느 봄날,

런던 시는 바닷물이 말라 버린 옛 북해를 가로질러 작은 광산 타운을 추격하고 있었다."


...라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황당한 문장으로 서두를 장식하는 작품이 있었으니 <아서왕, 여기 잠들다>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필립 리브_Philip Reeve'가 설계(!)한 '견인도시_Traction City 연대기'의 1부, <모털 엔진_Mortal Engines>이 바로 그것!
'응? 뭐가 뭘 추격해? 도시! 도시가 달린다고?' 허풍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이건 뭐 너무 엄청난 과장법(?)이라 오히려 믿고 싶어질 지경인데, 질주하는 도시를 비롯해 하늘을 나는 '공중도시'까지 등장하며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모털 엔진>에서 저 정도는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을 뿐임을 진작에 확인한 데다가, 연대기 2부 <사냥꾼의 현상금>에서는 얼음위를 달리는 썰매도시가 등장하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1부의 질주본능에 날카로운 채찍질을 해가며 결코 멈출 수 없는 스피드를 자랑한 끝에 속도감에 비례하는 짜릿한 만족감을 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바다위의 휴양지라는 '뗏목도시' 브라이튼_Brighton을 등장시켜 새로운 재미의 볼거리, 아니 읽을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으로 '견인도시 연대기'의 세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는 <악마의 무기_Infernal Devices>가 출간!~

미래의 어느날, 지구를 초토화시킨 '60분 전쟁_Sixty Minute War' 이후 살아남은 인류가 바퀴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 지구 곳곳을 누비며 약한 도시를 사냥한다는 독특하고 충격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견인도시 연대기'는, 역사학자 길드의 견습생인 '톰 내츠워디_Tom Natsworthy'가 자신의 우상인 역사학자 길드의 회장을 암살하려는 소녀 자객(...) '헤스터 쇼_Hester Shaw'를 만난 이후 정신없이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는 시리즈로, 3부 <악마의 무기>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둘의 사랑이 이루어져 썰매도시 앵커리지에 정착한후 여생을 조용히, 시끄럽지 않게, 그리고 편안하게 살아가려했건만 이번에는 딸 '렌_Wren'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금자리를 떠나게 되면서, 가공할 무기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다는 '틴 북_Tin Book'을 사이에 두고 노예상 일당과 반견인도시 세력, 그리고 불멸의 기계인간이 뗏목도시에서 벌이는 험난한 쟁탈전 속으로 뛰어들게 되는 해양 모험을 그리고 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땅에서 하늘로, 그리고 바다까지 진출하며 점점 커지는 스케일과 더불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니 못하게 되는 운명을 지닌 주인공들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들로 인해 갈수록 흥미진진하고 속도감있게 펼쳐지는 대모험극은 가히 'SF 어드벤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반지의 제왕]'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그것도 'Stereoscopic 3D'라 함!)했다하여 이미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_Lord of the Rings>이 보여준 '중간계_中間界'에 재미를 느낀 독자들이라면 '필립 리브'가 창조해 낸 '이동계_移動界'에서도 충분한 즐거움과 놀라움을 만끽할 수 있을 듯 하기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모든 독자들한테 일독을 권하며 적극 추천함!
(3부가 출간되자 마자 4부 <황혼의 들판_A Darkling Plain>이 기대되니, 이를 어쩐단 말이냐!...)





덧, Welcome to Mortal Engines!~

⊙ 견인도시 연대기 1 <모털엔진_Mortal Engines>


⊙ 견인도시 연대기 2 <사냥꾼의 현상금_Predator's Gold>


⊙ 견인도시 연대기 3 <악마의 무기_Infernal Devices>


⊙ 견인도시 연대기 4 <황혼의 들판_A Darkling P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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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포 투모로우 Supreman for Tomorrow 2 - (정식 한국어판)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아자렐로 지음, 문은실 옮김, 짐 리 그림 / 시공사(만화)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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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난 아내를 잃었어!"
맨헌터 : "27만 4천 명의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아내를 잃었네."
슈퍼맨 : "나를 그들과 비교하는 건가?"
맨헌터 : "그들보다 더 큰 비탄에 빠질 수 있는 능력이 자네한테 있단 말인가?" 」




무수한 슈퍼히어로들 중에서도 단연 최초이자 최강이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존재로, 가장 유명한 슈퍼히어로이자 '궁극의 초영웅'이면서도 국내에서만큼은 <배트맨 허쉬>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 등을 통해 행인1, 등장인물2 수준의 비중으로 얼굴을 내밀다가(그나마도 얻어맞기 일쑤...) 자신의 이야기로는 비로소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강철 사나이'의 이야기, <슈퍼맨 포 투모로우_Superman for Tomorrow>!

존재 자체가 신_神과 같은 능력과 의미를 지닌 슈퍼맨이 홀연히 성당에 나타나 신부한테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고해성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그로부터 1년 전에 지구상에서 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한순간에 사라진 배니싱_vanishing 이후 벌어지는 사건과 그 원인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슈퍼맨이 느끼는 구원과 믿음에 대한 사명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겉표지를 넘기자마자 보여지는 이미지에서부터 이 작품의 방향이랄까 의도를 넘겨짚게 만들고 있으니(십자가에 매달린 슈퍼맨이라니! 이건 누가 봐도...) 고향 행성 크립톤_Krypton의 멸망을 '간직'하고 있는 최후의 생존자 '칼 엘_Kal-El'이 지구인들의 희망이자 구세주 '슈퍼맨'으로서 갖게된 책임감을 다하고자 인류를 구원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 '메트로피아_Metropia'에 크립톤에서 유배된 악당 '조드_Zod'장군이 배니싱_banishing되면서 벌어지는 대혼란을 보여줌으로써 '인류 구원'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슈퍼맨 본인은 물론 독자들한테도 묻고 있다.
아울러, 스스로 구원받기를 원치 않는 존재는 결코 구원받을 수 없기에 진정 구원을 필요로 하는 자라면 '내일을 살아가'고 있을 자기 자신에 대한 절대적이고도 무한한 믿음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시공간을 뛰어넘는 갈등과 방황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슈퍼맨의 고뇌와 깨달음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그림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의 죄는… 세상을 구하려고 한 겁니다."라는 슈퍼맨의 대사못지않게 진지함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그 비장함으로 인해 자칫 너무 어렵거나 무거워지는 죄악(...)에 빠질뻔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배트맨 허쉬>의 '짐 리_Jim Lee(=이용철)'를 비롯해 펜화담당 '스콧 윌리엄스'와 채색담당 '알렉스 싱클레어' 트리오의 박력있고 박진감 넘치는 화풍을 통해 길잃은 영혼, 아니 독자들을 수렁에서 건져내고 있으니 여전히 탄력있는 울퉁男쌔끈女와 불퉁Man쭉빵Girl의 세련된 그림체와 더불어 날렵함과 예리함이 살아있는 빈틈없는 채색은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즐거움을 한껏 선사하고 있다.
물론, '배트맨' 역시도 충분히 아니, 지나치게 매력적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슈퍼히어로중의 슈퍼히어로는 단연코/결단코/으뜸코 '슈퍼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올해가 가기전에, 성당(?)으로 달려가 다니엘 레오네 신부와 함께 슈퍼맨의 은밀한 고해성사를 '도청'하시랏!





덧, <배트맨 허쉬>에서는 '감히' 슈퍼맨한테 선빵을 날리며 으쓱해하던 배트맨이지만 <슈퍼맨 포 투모로우>에선 그야말로 '완전' 체면 구기는 일이 생기는데, <배트맨 허쉬>에서 슈퍼맨을 향한 배트맨의 무력도발(!)에 분개한 슈퍼맨 팬이라면 절대 놓칠수 없는 작품이니, 뒤늦게나마 슈퍼맨의 진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이게 어따대고?' 인증컷도 확인하시랏~
("뻔하군. 또 날려봐. 움직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그리고 자네 손이 완전히 으스러질 거란 얘기도 해 두지.")

덧덧, 비록 배트맨과 호쾌한(?) 맞짱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불, 물, 땅, 공기로 구분되는 '4대원소의 거인'들과 벌이는 대결이라든가, 돌연변이 DNA로 구성된 초합성 생체괴물의 등장, 심지어 '슈퍼맨 vs. 원더우먼'의 대결이 펼쳐질 뿐더러 'JLA(Justice League of America)' 멤버들의 깜짝 출연도 숨겨진 볼거리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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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 Watchmen 2 - 시공 그래픽 노블 시공그래픽노블
Alan Moore 지음, 정지욱 옮김 / 시공사(만화)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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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골목에 널브러진 개의 시체. 그 터진 배 위로 그려진 타이어 자국.
이 도시는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 나는 이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보았다.

-'로어셰크의 일기' 중에서」


지금은 2010년 12월 19일, 나는 서평을 쓸 생각이고 아마도 당신은 뭔가 읽을만한 서평을 기대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1986년, 'DC 코믹스'에서 새로운 만화를 선보였는데 1953년에 태어난 '앨런 무어'가 쓰고 1949년에 태어난 '데이브 기본즈'가 그렸으며 역시 1949년에 태어난 '존 히긴스'가 색깔을 입힌 작품으로, 그래픽노블의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지금은 1938년 6월, <액션 코믹스_Action Comics> 1호에 '제리 시겔_Jerry Siegel'이 쓰고 '조 슈스터_Joe Shuster'가 그린 슈퍼히어로물 <슈퍼맨_Superman>이 실렸다. 그리고 올 가을의 어느날 밤, 귀가하던 연인들을 폭행하던 무장 강도들이 얼굴에 무언가를 뒤집어쓰고 갑자기 골목에 나타난 어떤 사람에 의해 제압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키가 크고, 레슬링 선수 같은 체구에, 검은 후드와 망토를 걸치고 올가미를 목에 매단 사람이 슈퍼마켓 강도를 제압하는 사건이 일주일 간격으로 발생하는데 이는 현실세계 최초의 코스튬히어로 '후디드 저스티스'의 탄생을 알리는 사건이다. 그리고 지금은 1950년대, 한때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던 코스튬히어로의 시대는 급속히 몰락했는데, 간혹 신문기사에 오르내리는 논조는 조롱거리 일색이거나 후드를 쓴 자경단원에 대한 우스갯소리, 또는 수 없이 많은 저속한 농담들을 만들어냈을뿐 아니라 급기야는 미국내의 공산주의 수사기관인 HUAC(House Un-American Activities Committee)에 불려가 개인 신상을 밝히는 증언을 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닥쳤으며, 이 당시 조사 과정의 후유증으로 모스맨은 알콜중독에 빠지게 되고 결국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러나 코미디언은 정부기관과의 우호관계를 지속한 결과 애국의 상징으로써 수시로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지금은 1939년 1월, 어린시절부터 권선징악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현직 경찰관이 '후디드 저스티스_Hooded Justice'의 등장에 자극받아 직접 제작한 코스튬을 입고 스스로를 '나이트 아울_Nite Owl'로 부르며 범죄와의 전쟁에 뛰어들어 미디어에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로부터 한달 뒤 '더 실루엣_The Silhouette'이라는 여성 히어로가 아동 포르노 밀매업자 폭행사건으로 신문에 대서특필되고 뒤이어 나방같은 옷을 입은 '모스맨_Mothman'과 노란색 작업복 차림의 '코미디언_The Comedian', 그리고 전직 미해병대 중위출신의 '캡틴 메트로폴리스_Captain Metropolis', 일시적인 유행에 편승한 영리추구가 목적이었던 '실크 스펙터_Silk Spectre'가 등장했으며 끝으로, 대학교 운동선수 출신인 '달러 빌_Dollar Bill'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총 여덟 명의 코스튬히어로_costumed heroes가 선_善을 대변하며 악_惡에 맞서 활동을 시작하던 어느날, 그들의 재능과 경험을 모아 조직을 만들자는 캡틴 메트로폴리스의 제안으로 이번 가을에 본격 코스튬히어로 그룹 '미닛멘_The Minutemen'이 결성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1966년, 또다시 캡틴 메트로폴리스의 제안으로 새로운 사회악에 맞서기 위한 슈퍼히어로 그룹 '크라임 버스터즈_Crimebusters'가 결성되었다. 멤버는 총 일곱 명으로 '2대 실크 스펙터_Silk Spectre II'와 '오지맨디어스_Ozymandias', '닥터 맨해튼_Doctor Manhattan', 팀을 이뤄 갱단 소탕에 제법 괜찮은 성과를 올리고 있던 '2대 나이트 아울_Nite Owl II'과 '로어셰크_Rorschach', 그리고 그동안 독자적인 활동을 해오던 스마일맨 '코미디언'이 다시 합세했다.

지금은 1955년, 증언을 거부하며 끝까지 버티던 코스튬히어로의 원조 후디드 저스티스는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는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지금은 1940년, 미팅도 할겸 단체사진도 찍을겸 미닛멘 전원이 모였다가 트로피 방에서 옷을 갈아 입던 실크 스펙터가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 일로 코미디언이 강제 탈퇴 당한다. 그리고 1942년, 코미디언은 남태평양에서 전쟁영웅으로 명성을 날리며 건재를 과시한다.
지금은 1958년, '람세스 2세_Ramses II'의 그리스식 이름인 '오지맨디어스'라 불리는 청년이 거대 마약집단을 소탕하며 이름을 알린다. 그리고 지금은 1946년, 동성연애자 혐의를 받던 더 실루엣이 불명예스러운 은퇴를 하고 그로부터 6주후 애인과 함께 살해당한다. 같은 해, 은행에 고용된 달러 빌이 은행강도를 막으려다 총격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망하자 미닛멘을 둘러싼 상황은 점차 악화되기 시작한다.
지금은 1959년, 프린스턴에서 원자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힐라 콤플렉스 테스트 기지에 취업한 시계방 집 아들은 연구소내 방사능 금고실에서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사고를 당하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재조립되며 부활한다. 그리고 지금은 1947년, 실크 스펙터가 자신의 에이전트 '로렌스 셰크스네이더_Laurence Schexnayder'와 결혼하면서 은퇴를 선언하자 미닛멘은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된다.
지금은 1974년, 코스튬히어로 그룹 결성에 적극적이었던 캡틴 메트로폴리스는 교통사고로 목이 잘리고 만다. 그리고 지금은 1960년, 모든 물질을 원자구조로 재구성할 수 있는 '닥터 맨해튼'이 세상에 공개되지만, 세상은 아직 그의 존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1956년, 실종된 서커스 차력사 '롤프 뮐러_Rolf Müller'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보스톤 해안에서 발견되었는데 그가 후디드 저스티스와 동일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 누구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으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코미디언은 이 일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1987년, 총 열두 개 챕터의 연재가 끝났고 이제 <왓치맨>은 그래픽노블의 전설로 기억되고 기록될 것이다.

지금은 1949년, 멤버의 절반이 은퇴한 가운데 더이상 범죄와의 전쟁에 흥미를 잃고 무수한 상처만 남은 미닛멘은 해체를 선언한다. 같은 해에 '로렐 제인'이 태어나는데 똑똑하고 원기왕성한 소녀로 자라날 그녀는 훗날 어머니의 뒤를 이어 '2대 실크스펙터_Silk Spectre II'로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1977년, 슈퍼히어로의 활약으로 설 자리를 잃은 경찰들이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_Who watches the watchmen?"라는 구호와 함께 전국적인 파업에 들어가 연일 데모를 벌이며 혼돈과 공포를 조장하였고, 상원의원 '킨'의 제의에 따라 정부의 허가없이 범죄와 싸우는 것을 금지하는 킨 법령이 제정되면서 모든 슈퍼히어로가 은퇴하거나 정체를 공개하게 되었는데, 오직 로어셰크만이 연쇄강간범의 시체를 경찰서 앞에 보란듯이 떨구는 것으로 자신의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그런가하면 비밀스런 외교업무를 성공적으로 해결해낸 코미디언은 이번에도 법의 간섭을 완벽하게 벗어나며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한다. 지금은 1988년, <왓치맨>은 세계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 상_Hugo Awards'에서 Other Forms 부문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금은 2008년 5월 25일, <왓치맨>의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제본상의 문제로 두고두고 논란이 되지만 아직은 아무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은 1985년 10월 12일, 초대 나이트 아울은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토요일 밤마다 2대 나이트 아울을 만나 맥주 한잔 마시며 지나간 얘기 나누는 것을 소일거리로 삼고 있다. 초대 실크 스펙터는 캘리포니아의 휴양지에서 여생을 편안히 보낼 궁리에 빠져있다. 모스맨은 메인 주에 있는 정신병원에 아직 갇혀있다. 닥터 맨해튼은 2대 실크 스펙터와 함께 있는 록펠러 군사연구소에서 초대칭 이론 증명에 몰두하고 있다. 오지맨디아스는 진작에 뛰어든 사업전선에서 놀라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인류와 세상을 구원할 새로운 사업구상에 여념이 없다. 로어셰크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1985년 10월 12일, 오늘 밤, 코미디언이 살해당했다......

지금은 2010년 12월 19일, 나는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그만'인 코스튬히어로의 역사를 앞뒤없이 나열하는 것으로 <왓치맨>의 서평(?)을 끝냈다. 그래픽노블의 전설로 기억되고 기록될 <왓치맨>의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 어떤 서평을 기대했든 이제 당신은 <왓치맨>을 읽을 차례다.
그리고 또다시 2010년 12월 19일, 감히 말하노라니 <왓치맨>은, "그림이기에 만화를 넘어선 예술이며, 문자이기에 소설을 넘어선 문학"이다.
반드시 읽어보기를 바란다.





덧, 이 작품의 헤드카피는 "만약 그래픽 노블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면, Watchmen으로 시작하라."며 마치 피를 토해내듯 외치고 있는데, 이 무슨 큰일날 소리를? 당치도 않다!
'그래픽 노블의 시작'을 <왓치맨_Watchmen>으로 한다는 것은, '판타지의 시작'을 <반지의 제왕_The Lord of the Rings>으로 한다는 것과 같을 뿐 아니라, '미스터리의 시작'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_And Then There Were None>로 한다는 것과도 같으며, 심지어 '무협지의 시작'을 <영웅문_英雄門>으로 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몇몇 분들이 짐작했을 것 같아 'SF의 시작'을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_2001: A Space Odyssey>로 한다는 것과 같다 라고는 차마 말 못 하겠다...)
그러나, "그리고 만약 Watchmen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지금이 또 다시 읽을 시간이다."라는 말은 참이요, 진리이니 믿으시길!  

덧-1,  표지는 두 가지로, 처음에 출간됐던 '스마일 버전'이 내지가 뜯겨져 나가는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제책문제를 해결한 '왓치맨 이미지 버전'이 두 번째 표지로 출간된 상태임.(교환해주면 좋을텐데...) 

덧덧,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이스터에그_Easter Egg처럼 숨어있는 본문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읽어도 그만이고 안 읽어도 그만이지만 읽어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재미난 내용들이 실려있는 부록(홀리스 메이슨의 자서전을 비롯한 잡지기사와 각종 서신따위 등등)에서 맛볼 수 있는 깊이와 재미 또한 만만치 않으니 빼먹지 마시기를 부탁드리되, <왓치맨>을 읽어볼까 하다가 가벼운(...) 만화가 아닌 방대한 텍스트에 겁부터 먹고 포기한 분들한테는 일단, '잭 스나이더'의 영화 [왓치맨]을 강추하니 영화가 충분히 맘에 들었다면, 원작만화도 꼭 찾아 읽으시라. 더더욱 만족하리라!
혹시라도, 영화가 별로였다면 반드시 원작을 읽으시라! 그때는 만족할 터이니. 

덧덧덧, 「만약 이것을 지금 읽고 있다면, 내가 죽었든 살았든, 당신은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음모의 정확한 성격이 무엇이든 그의 책임이다. (……) 이것이 당신한테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세상이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다. 인생을 살았고, 타협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불평 없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다.


-'로어셰크의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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