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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12 - Vol.8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언제나처럼 변함없이 두 가지의 특집기획 기사가 준비, 그 첫 번째 기사로 SF하위장르인 '대체역사물'에서 이미 그 무한한 가능성이 예상/예고되어 오다가 마침내 최근들어 각종 매체를 통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며 큰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는 '믿고 싶은 거짓말' 팩션_Faction을 음모론/ 예술가/ 역사미스터리/ 대체역사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정리하여 장르/비장르 독자 가릴 것 없이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팩션읽기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고(하지만, 단지 현실을 망각할 목적으로 우리 주위에 산적해 있는 일상의 문제들 -믿기 싫은 참말?- 을 외면한다든지, 상상력이 부족한 작가들이 쉽게쉽게 소재를 찾아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고 있다.),
두 번째 기사로는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전국 서점직원들이 뽑은 가장 권하고 싶은 책 1위로 선정된 <밤의 피크닉>의 저자 '온다 리쿠'의 생소한 작품들이 잔뜩 피어있는 비밀의 정원을 탐험하는 안내서와(뭐가 뭔지, 무슨 내용인지 통 모르겠다...) 도쿄에 위치한 출판사에서 진행된 인터뷰 기사가 실려있다.('한국 최초로 성사된 현지 단독 인터뷰'운운하는 것은 좀 낯 뜨겁더라는...)
소설은, 사랑에 눈 먼 여인네의 말 한 마디에 인생막장을 경험한 '정생'이 '귀검'과의 악연을 어떻게 끊을 것인지가 읽는내내 궁금하던 '좌백'의 <무협지>가 스포일러와 같은 삽화때문에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결말로 끝이 났고,(<무협지>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조민철'은 '조지 마틴'의 <스킨 트레이드>의 일러스트도 담당하고 있는데, <판타스틱>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 중 작품에 대한 이해도 및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 솜씨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지난 10월호의 'F. 폴 윌슨'작 <다이디타운>에서처럼 삽화배열의 실수로 작품의 흐름을 깨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아, 물론 이는 본문편집진의 실수겠지만...) '일본추리작가협회' 단편상 수상작이라는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친 '기타모리 고'('기타모리 고'라기보다 '기타모리 코우'라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의 <꽃 아래 봄에 죽기를>은 본문내용과 상관없이 읽는동안 까닭모를 눈물이 나서 슬펐는데 좀 괴로웠다.(누군들 한 겨울에 외로이 죽고 싶으랴...) 작가 이름만 믿고 '닥치고 읽으라'는 '조지 마틴'의 늑대인간 이야기 <스킨 트레이드>는 일단 완결될 때까지 '닥치고 있기'로 했고(그런데, '뽀빠이의 엑스트라 스파이시 닭튀김'에서 '뽀빠이'는 '파파이스_popeyes'를 지칭하는 것 같은데, 아닌가?...) 그외 작품들은 만화도 그렇고 그냥저냥...(특히 '빌 밸린저'의 <기나긴 순간>은 작품과 동떨어진 일러스트 때문에 내용마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내년 1월호에는 수다쟁이 '코니 윌리스'의 '네뷸러'상 수상작 <리알토 호텔에서>와 함께 <다이디타운>의 그 남자 '시그문트 챈도 멀랜드리 드레이어'가 돌아온다니 지금부터 걸기대!
12월호도 예외없이 지름거리한숨거리 가득한 Trend 기사가 차고 넘치는데 각종 영화제 소식부터, 백문이불여일견임을 강조하는 '반 고흐 전시회'(가고는싶은데 관람료 12,000원...ㅠ_ㅜ)에, 성탄절을 맞아 24만 원 짜리 어항 사달라고 조르는 애인없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알라는 듯 돈 많은 남친을 대상으로 NASA에서 만들었다는 '비치월드'까지, 지폐의 따뜻한 온기일랑 식어버린지 오래인 동전지갑을 더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덧, Trend기사는 말 그대로 앞선 내용을 다루어야 하는데 12월호에는 잡지를 일찍 구입하지 않거나 또는 아직도 배송이 늦다며 원성이 자자한 정기구독자들이 읽게될 경우 한 발 늦은 11월 말과 관련된 기사(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었'던 '스탠리 큐브릭' 회고전이라든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었었'던 '서울독립영화제 2007' 등등...)가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Trend인줄 알았더니 Vintage였더라!'가 되어서야 곤란...)
덧덧, 정의의 레슬러로만 인식되어 있던 [타이거 마스크]의 작가 '가지와라 잇기_梶原一騎'의 스캔들 기사는 그야말로 충격...(그딴 인간을 '사나이'라 부를 수 있을까?...)
덧덧덧, 지난호 '특집기획 기사' 및 '사소한 것들의 역사'에서 이번 달 19일의 대선을 염두하는듯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는데, 이번호는 '에세이'에서 '다나카 요시키_田中芳樹'의 스페이스 오페라 <은하영웅전설>을 정치적으로 분석하며 '또' 대선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이상한' 소설을 읽느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고 해도 굳이 이렇게까지 일깨워주지는 않아도 되련만...
덧덧덧덧, 12월 특집 별책부록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날 크리스마스를 위한 소설과 만화 <4 Tales of Christmas>가 준비되어 있는데 지난 두 달간 마늘과 쑥을 먹고 마침내 '사람'된 고양이 탐정 '해리'가 귀환했으니 이 또한 놓치지 마시라!(부록에 신경 써서인지 정작 본문은 그다지 성탄스럽지 않다는 것은 좀 불만...)
덧덧덧덧덧, 끝으로, 특집기획 '팩션' 관련기사의 두 번째 키워드 '예술가의 코드를 찾아서' 내용중에 '단테'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줄리오 레오니'의 작품으로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과 <단테의 빛의 살인>, <단테의 신곡 살인>이 있다고 나와있는데 그중 <단테의 신곡 살인>의 저자는 '줄리오 레오니'가 아닌 '아르노 들랄랑드'이다. 그냥 주고받는 얘기 속에서 거론됐다거나 글쓴이의 블로그에 등록된 글이라면 '순간 착각했다'며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지면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은 다소, 아니 제법 심각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문제다.(더구나 그동안 기사 및 번역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으며 관심 가져왔던 편집자의 글이기에 충격은 더 컸다...)
나 역시도 처음엔 모르고 넘어가다가 참고자료로 첨부된 <단테의 신곡 살인>표지에 '아르노 들랄랑드'라는 작가 이름이 버젓이 나와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분명 본문편집은 다른 사람(들)이 했음을 생각해 보면 글쓴이 혼자 책임 질 문제는 아닌 듯...
지난 달에도 이런저런 소문에 오자 및 누락된 내용까지 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었는데 12월, 들뜨기 쉬운 연말을 맞이해 들뜬 감정 이제라도 차분히 가라 앉히고 다음 호에는 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실수는 처음이 어렵지 일단 한 번 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무덤덤해진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