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시간 -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삶을 위한 진짜 수업
김권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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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멘토는 한 개인의 인생 방향을 바꿀 만큼 큰 힘을 지니기도 한다. 특히 불안정한 성장기에 올바른 가치관이 뿌리내리기까지 어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신중한 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조언을 하나하나 새겨 넣고 그것들을 내 아이들에게 다시 꺼내주고 싶었다. 좋은 부모이자 인생의 멘토로 기억해 준다면 그만큼 보람된 일이 없지 않겠는가.

학생이란 신분을 누르고 있는 압박감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세상의 무게란 무게는 다 짊어지고 있다고 여겨 어른들이나 선생님의 한마디도 못마땅했던 십 대 시절. 그때를 돌이켜보면 늘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든다.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고 휩쓸려가버려 나 자신조차도 나를 신뢰할 수 없었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먼 길을 돌아온듯하다.
그래서일까 부모가 된 지금 고민은 나날이 늘어만 간다. 어떻게 해야 현명한 부모가 될 수 있을까부터 십 대들이 겪는 고민들에 학업이 전부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학창시절이 좀 더 다채로웠으면 하는 생각들 말이다.

이 책은 현직 교사로 계신 선생님이 십 대들에게 해 주고픈 말을 엮은 책이다. 그래서 내겐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는 느낌이 더 컸다.
오랜 교직 생활 동안 그가 만난 아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각양각색이었을까. 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의 인생 방향의 키를 함께 잡아주고 있는 입장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하셨는지 느껴 볼 수 있었고 그 짧은 종례시간조차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았던 선생님의 마음이 전해져서 감사했다. 분명 그의 인생 수업은 누군가의 인생에 적잖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기가 자기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믿지 않는 것 같아요. -p.176

아이들에게 무의미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일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니 그 의미가 깊게 다가왔다. 듣고 보고 말하는 행위들을 세분화하니 신중해지고 무한정 주어질 것만 같은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세상을 똑바로 걷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하고 특히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글쓰기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고, 생각하는 중에 이따금 멈춰 서서 사고의 발자국이 어지럽지 않은지 살피게 합니다. -p.39

말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놓았다면 지나칠 이야기들이 많았겠지만 국어선생님답게 문학과 고전, 시뿐 아니라 한자가 담고 있는 단어의 의미까지 풀어놓고 있어 흥미롭게 읽혔다. 현상이나 사물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그것을 삶의 철학으로 이끌어낸 점이 배울 점으로 다가왔다. 삶의 지혜는 옛 성인들의 여러 면모를 통해 깨우쳐 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추억도 없고 야간자율학습으로 다시 발목이 붙잡혀도, 선생님의 훈계나 잔소리가 늘어져도, 그 시간만 되면 생기가 돌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종례시간은 어떨까. 세대가 바뀐 만큼 무언가 좀 달라졌을까.

고교 시절이라는 이름의 버스에 탑승한 여러분들이 멀미에 시달리지 않는 방법은 운전자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고교 시절이라는 이름의 버스를 운전해 보세요. -p.23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보다 자기에게 맞는 방향, 꼭 가야 할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p.83

교육의 장이 좀 더 오픈되고 아이들에게 자율적이며 주도적인 학습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무엇보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운전대는 아이에게 맡기고 믿고 지지해 주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잘 잡아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응원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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