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숍 보이즈
다케요시 유스케 지음, 최윤영 옮김 / 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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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물이란 존재를 친구처럼 만난다. 동화책이나 각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그리고 각종 완구에서 동물들이 보여주는 사랑스러움에 한 번쯤은 빠져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동물과 인간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사이며 또한 인간들은 그러한 동물들을 보호하고 돌봐주어야 함을 배우며 자란다. 하지만 애완 산업이 급성장하며 동물들이 가격표를 달고 팔려나가는 동안 수많은 동물들이 고통받고 사라져갔다.

몇 년 전부터 터져 나오는 동물 학대나 펫숍의 실태 고발에 관한 뉴스에 경악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지역 큰 펫숍이 그러한 사건에 연루되어 뉴스에 등장하고부터는 숍에 대한 인식이 더더욱 좋지 않다. 또한 나도 예전에 숍에서 분양받고 아이를 며칠 만에 보낸 적이 있기에 그 뒤로는 가정 분양만을 고집한다. 여전히 길을 가다 바라보게 되는 펫숍 내 아이들이 안쓰러운 것도 이러한 실상이 자꾸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 유어셀프의 이미지는 나의 고정관념을 스르르 무너뜨리고 있다. 지금의 펫숍 시장의 모습들이 이렇게 바뀌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과 함께 말이다.
알바로 일하고 있는 가쿠와 동료 고타를 중심으로 유어셀프 매장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동물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가득하다. 게다가 동물에 관한 기본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손님을 대하는 자세와 업무태도에 절로 믿음이 간다. 이야기는 두 아르바이트생을 중심으로 펫숍에서 벌어지는 일화를 묶어 놓았다. 그래서 짬짬이 한편씩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이곳은 펫숍. 언제나 떠들썩한 우리의 직장이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현대인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독함을 반려동물로 대신하려 한다. 동물들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즐거움과 애정을 드러낸다. 이곳 펫숍에 들어와서 잠깐 머물다 가는 아이들조차도 즐거움을 준다. 앵무새 유리덕에 새 공포를 극복하고 있는 가시와기 점장, 아메리칸쇼트헤어를 좋은 분께 입양 보내기 위해 정성껏 돌보는 고타와 파견직원 시카다 씨의 냉대를 녹여내려 애쓰는 직원들의 따스함, 인간의 실수로 포획되거나 사살될 수도 있었던 야생 여우가 구조된 일, 고타와 아버지간 갈등이 유쾌하게 풀어지는 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공생관계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가쿠는 의도치 않게 큰 실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펫숍의 좋은 기운 덕일까. 아니면 수업시간에 주어졌던 문장 만들기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하나하나 명제를 만들어가면서 그는 삶의 용기를 내어본다.

"'나는'으로 시작해 '라는 인간입니다'로 끝나는 문장을 다섯 개씩 써 보세요." - p.352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애견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많은 이들이 읽고 공감했으면 좋겠다. 특히 나는 어떤 인간인지 명제를 내려봄으로써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인생이 이처럼 내내 해피할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통해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얼마간의 악의로 또 다른 인간에게 상처를 주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동물입니다.

인간은, 과거를 소중히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소중히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 p. 376~37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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