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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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먹고사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 바로 사람과의 관계이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온통 신경 쓰는 일과의 전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제발 신경 좀 끄고 살아라는 주변인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 신경 끄기에 대한 기술을 터득하는 동안 마음은 다치고 정신은 병들어간다.

그렇듯 그놈의 신경 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모양새만 보아도 전 인류의 숙제인가 보다. Do Not을 표방하는 명제만 보아도 무한 긍정만 강요하는 기존 자기 계발서와는 분명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심지어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에 딴지도 걸고 있다. '아'다르고 '어'다르듯 말이라는 게 해석하기 나름이라지만 생각의 전환이 익숙하지 않던 내게 뼈 있는 생각도 던져주었다.

파워블로그이자 인생 상담가로 활동 중인 마크 맨슨은 손바닥 뒤 집 듯 인생역전을 경험한 인물이다. 게다가 저자의 말투는 전혀 한국스럽지 않다. 어찌 보면 상스럽고 또 어찌 보면 친근한, 어쨌든 뒤통수를 후려치는 통쾌한 직언 뒤에 나름의 깊이 있는 통찰과 진리가 전해진다.
밑바닥 인생을 통과하며 깨달았던 저자의 경험담과 유명인들의 일화 등에서 신경을 제대로 끄는 기술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저울질이 서툰 사람일수록 떠안아야 할 스트레스가 많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 비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한때 자존감이란 단어가 무수히 오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며 위로의 강도도 높여갔다. 하지만 허세라는 역효과도 낳았다. 아마 주변에 허세작렬하시는 분들이 한두 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는 충고조차 먹혀들 공간이 없다. 내가 제일 잘 나가,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와 같은 말들은 나를 지칭하는 말이고 세상의 중심은 나이며 불행은 자신을 늘 비껴갈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산다. 그렇다면 그러한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충고의 질은 이렇게 거친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그렇듯 그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뒤집어 놓았다.
너 자신을 절대 알지 말라. 그래야 끊임없이 노력해 깨달음을 얻게 되며,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지 않고 타인의 생각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p.162

굳이 토달지 말고 던져준 대로 생각해보면 자신을 잘 안다고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겠다. 그렇게 굳어진 생각은 나의 발전을 저해하고 심지어 자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해질 수도 있다.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는 본인의 문제점을 배운다. 내가 틀린 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틀린 점을 인지하였을 때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오로지 나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분명 시간이라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것을 성숙이라고 달리 부르기도 하지만 뭣이 중한지에 대한 깨달음이 자연스레 오게 되는 순간이 인생에서의 자유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교묘한 기술(The subtile art  of not giving a fuck)이라는 것에 그리 획기적인 비법따위는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극한의 상황이나 충격적인 경험이 수반되어야만 변화를 줄 것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생의 끝을 당겨 내가 그 앞에 있다고 가정해 보라. 그게 안된다면 저자처럼 발하나 헛디디면 생이 끝나버릴수도 있는 지점에 서서 용기를 얻어보는 것도 어떨까. 인생의 주요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삶의 관점을 어떻게 재단할것인지 그리고 무수한 선택지 앞에서도 우선순위를 따져보고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것들은 떨쳐버릴수 있는 용기를 더 내어보자. 

 

 

이 책은 그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적당히 거절하고 타협하는 것이 인생을 덜 피곤하게 사는 지름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애쓰지 마'라는 단어를 적절히 인생에 대입하고 중요한 일에 몰두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골치가 아픈 이들에게 두통약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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