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그리다 - 나만의 작품에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줄 45가지 스케치와 페인팅 튜토리얼
디나라 미르탈리포바 지음, 최지원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영화 [내 사랑] 속 주인공은 실존 인물로 모드 루이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그녀의 그림에 반하였고 나도 저런 감성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었다. 단순한 모티브와 원색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천진난만해 보이던 그 그림이 마냥 좋았던 이유는 희망과 열정 가득한 삶 그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나도 붓을 들면 당장이라도 비슷하게 그릴 수 있을 법한 그림들이지만 이상하게 막상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손은 같은 자리를 끄적대고 있기만 한다. 그래서 각종 그림 관련 서적을 보며 비슷하게 흉내도 내보고 각 재료의 특성과 스킬도 익혀보았지만 뭔가 디자인적인 요소와 상상력이 깃든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욕구는 늘 있어왔다.
나에게도 숨겨진 끼가 열정으로 쏟아져 내린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무언가 모자라는 듯한 느낌은 늘 멈춰버린 시곗바늘 같기만 하다. 그렇다면 나도 나만의 그림이라는 걸 그려볼 수 있을까..

이미 수채화나 색연필화에 관련된 책은 몇 권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책은 정말 단번에 욕심이 났다. 늘 콘텐츠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던 내게 저자의 그림들은 많은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난 왜 생각이 멈추어 있는지 반성도 해보면서 말이다.

책의 저자는 우즈베키스탄 태생이며 그림을 전공하지 않고도 열정 하나로 지금의 일러스트 작가로 거듭난 분이다. 그녀의 그림들을 쭉 훑어보면 단순한 구성으로 언뜻 쉬워 보이지만 장식이 많아 디테일하고 또한 오브젝트마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인터넷을 보면 잘 그린 그림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나도 한번 그려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림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그녀의 그림은 자연을 기본 모티브로 하였다. 그녀의 오브젝트 동식물, 동화 및 신화, 사람과 집 그리고 장식무늬 등에는 나뭇잎과 꽃들이 주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려는 대상을 단순화하되 장식이 많고 디테일하게 꾸미는 것이 포인트이다. 우선 그리려는 것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여 단순화 시켜 스케치를 한다. 스케치나 컬러링의 순서 단계는 많지 않지만 기본적인 구도를 잡는 법과 채색을 해나가는 방법에 대해 경험과 노하우로써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초보자들은 처음 연필을 잡고 스케치를 해 나갈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래서 작가는 원, 네모, 세모를 이용해 구도를 잡는 방법으로 망설이지 않고 시작할 수 있게 팁을 알려주고 있다. 단순하게 스케치하고 컬러링 할 때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색을 입혀 나가는 것이 포인트이므로 좀 더 변화를 주면서 상황별로 응용해 보면 좋을 것이다. 저자의 그림은 여백을 잘 활용하여 심플함을 주고 있으며 컬러의 사용이 제한적이다. 한가지 그림에 너무 많은 색감은 오히려 통일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색상을 정하는데 고민이 된다면 저자의 색상 코드를 잘 활용해보자. 주로 그녀가 사용하는 물감은 아크릴 과슈 물감인데 이는 다양한 재료에 사용할 수 있어서 그녀가 즐겨 쓴다고 한다. 아크릴 과슈 물감의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색상을 구입하기에 부담스럽다면 낱개로 몇 가지 색상을 구입해서 그 질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페이지를 쭉 넘겨보다 동화 라푼젤 그림에 마음을 뺏기어 일단 시도해보았다. 간단히 스케치 작업 후 수채화로 대강 색을 입힌 후 세밀한 부분에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 손떨림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리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게 다양한 부분부분에 포인트를 살리고 라인을 정리하는 등 꼼꼼함이 필요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지만 다행히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 집이나 사물을 다채롭고 예쁘게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밑그림을 많이 그려보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았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그림을 그려본 이들이라면 좋은 교재가 될 것이고 초보자들에게는 시도해 볼 수 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뛰어난 실력을 지닌 이들은 넘쳐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괜스레 간섭을 하였다가 한소리 들으면서 반성한 적이 있기에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 제일 좋은 그림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려보고 본격적으로 실생활에 조금씩 옮겨보면서 삶의 즐거움을 찾아볼 수도 있겠다. 우리 생활 전반에 유행하고 있는 북유럽 디자인 감각을 직접 그려보는 일은 분명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여름에 엄마가 그림을 그려달라고 보내온 바가지에 이제서야 그림을 그려보았다. 냥이 두 마리의 집사로 울 냥이들을 떠올리며 스케치하고 채색을 해 보았는데 생각외로 색들이 잘 입혀져서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탄생하였다.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은 일들을 해 보면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각 샘플 그림에 사용된 재료에 대해서 팁을 주었다면 좋을 듯했다. 재료에 따라 색이 옷을 입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저자가 당부하는 내용 중에 한마디가 와닿았다.
"여러분은 다른 누군가의 작품이나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상상력을 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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