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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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대한민국은 여성이 기업인으로 사회인으로 당당해지기엔 장벽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남성보다 더 독하게 하지 않으면 버텨내기가 힘들다. 남녀 차별, 육아와 가사, 시댁, 그리고 또 동성에게서 받는 또 다른 편견의 산, 그렇게 넘어야 할 산은 계속 나온다. 기회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주저앉는 여성부터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여성들, 그런 여성들에게 관념의 변화를 던져 줄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은 여성으로써 편견을 이겨낸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이 좀 더 사회에 머물러 있기를 희망한다.

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소설이 있었다. [82년생 김지영] 속의 지영 씨 말이다. 책 속 지영 씨의 삶은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였기에 대부분의 여성들은 분노와 좌절과 슬픔을 느꼈을 것이다. 소설 속 지영 씨도 결국 육아를 위해 자신이 지켜왔던 일을 포기한다.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해보지만 사회의 벽은 너무 높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기엔 육아로 인해 뒤처진 시간이 두세배는 더 되는 듯하다. 냉정한 사회에 다시 적응하는데도 또 다른 편견으로 상처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도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또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우선 책을 읽기 전에 앞서 저자의 이력을 보면서 주눅부터 들었다. 인생의 고난이 있기는 하였으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를 굳힌 모습에 넘사벽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잘나 보이는 그녀가 단지 무언가를 내세우기 위해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을까에 주목하였다.

차별이 싫어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원하지 않았던 길에서도 기회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은 다른 이들의 성공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육아는 그녀에게도 중대사였다. 특히 2년씩이나 엄마의 자리를 비우는 모습은 워킹맘인 나에게도 온전히 동의하기가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니 참으로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능력은 위기 대처능력인 것 같다. 일을 위해 남편과 시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야말로 배울 점이 아닐까 한다.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꿈을 펼쳐낸 능력 말이다.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한 순간이며 연역적으로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힘이 왜 필요한지 설득하고 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일보다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이가 좋은 결과지를 만들어 내는 것 같기도 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을 현명하게 잘 대처하는 모습은 분명 일에서도 드러난다.

그리고 능력을 인정받기까지 여성은 부셔야 할 편견들이 많다.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을 향한 편견과 차별, 여성 자신들의 편견, 그리고 워킹맘들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 등은 떨쳐버려야 한다고 꼬집는다.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선 어떤 마인드를 지녀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특히 앞으로 여성이라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종들에 눈을 돌려 대비할 것을 조언한다. 창의력, 공감능력, 소통력, 그리고 유연성 등 많은 능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강점인 이러한 능력들에 전문성을 얹는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로 발돋움하고 나면 조금은 편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말하며 고통을 감내할 독기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성별이나 자위를 불문하고 일하는 사람 모두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살아가는 동안 지적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라는 자세다. -p.135

누군가의 결과지 대로 모방할 수 있는 인생도 없고 또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해보지도 않고 편견 속에 갇히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없다. 그러나 시작은 필요하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궤도 수정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게 성과가 좋을 수도 있으며 결국 하고 싶은 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나도 이 의견에는 동의한다. 궤도 수정을 통해 지금의 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저자만큼 포부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런 나에게 일을 키워보라며 조찬모임을 나가던 친구에게서 모임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아침잠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긴 했지만 정작 두려웠다. 괜히 나갔다 자존감만 바닥을 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렇게 안정적인 생활은 인간관계의 폭도 점점 좁아지는 단점을 낳기도 하였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 또 한 번의 궤도를 수정하는 날이 온다면 분명 나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커리어 체인지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p.135

여자가 어디 건방지게 운전을 하냐며 운전대조차 잡아보지 못한 나의 엄마보다 분명히 나는 훨씬 기회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어른들은 지금의 우리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기회를 누려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와 충고를 들으며 오히려 위안을 얻었다. 내가 그래도 괜찮은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위안 말이다. 남편이나 시부모님의 격려와 칭찬도 힘이 되었지만 성공을 위한 발판은 언제나 긍정의 믿음이었단 사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프며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다. 어려운 경제와 청년실업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다가올 미래는 편견이라는 얼룩이 많이 지워질 것이다. 내 자식이 사회의 일원으로 한몫하고 있을 시대에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크게 되었을 텐데...'라는 말이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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