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아이 스콜라 어린이문고 25
이나영 지음, 이갑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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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행동을 내가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 대부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부끄러움과 창피함까지 느낄 것이다. 이 동화도 버릇이 나쁜 어린이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통해 예절과 바른 몸가짐을 배우고 더 나아가 진정한 인간관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몸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이야기이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화가 난다. 석동이는 그야말로 무법천지 같은 아이다. 더구나 고생하는 엄마에게 무슨 심통인지 엄마를 대하는 태도에 기가 찬다. 이쯤 되면 그래도 엄마인 입장에서 석동이 엄마는 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라는 질타가 나오기도 했다. 아이도 무슨 3학년이 이렇게 버릇이 없냐며 궁시렁거린다. ㅎ 그렇게 아침부터 심사가 뒤틀린 석동이는 결국 엄마 속을 뒤집어 놓고 학교로 간다. 뭐든 호기심이 발동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석동에겐 악동스러운 호기심뿐이다. 친구들 괴롭히기, 어른 알기를 우습게 보는 건 물론이고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 한다. 등굣길 이상한 골목으로 접어든 석동은 바닥 시멘트 공사 현장 앞에 서게 되고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에 청개구리처럼 뛰어들어가 이리저리 발자국을 찍어 남긴다. 그렇게 나쁜 짓에 신이 난 석동은 뒤에서 무언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발자국 위로 떠오른 또 다른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가짜 석동이의 등장은 벌써 진짜 석동이의 삶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자아가 되겠다. 어떤 일을 꾸며 진짜 석동이의 버릇을 고쳐주게 될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인데 과연 가짜 석동이가 착하게만 굴지 아님 더 나쁜 짓을 벌일지는 책 속에서 만나보자.

 

 

아이와 읽으면서 우선은 심술쟁이 석동이가 찍어놓은 시멘트 발자국이 또 다른 석동이로 변한다는 아이디어가 정말 신선했다. 정말 일상에서의 관찰과 호기심이 무한한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간혹 옛 명언을 철학적으로 또는 농담조로 재미있게 바꾸어 놓은 글들을 보곤 하는데 책에서도 가짜 석동이의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발자국을 남긴다'라는 문장에서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다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원래 속담에서는 이름이지만 전 발자국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걸어가면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죽어서도 제가 한 말과 행동은 남고, 사라들은 그걸로 절 기억 할 테니까요." -p.54

내가 무심코 남긴 발자국이 내 모습인 걸 안다면 내가 남기는 흔적이 좋은 이미지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딸아이의 반에 석동이 까지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행동이 자유분방한 남자애가 있다. 학기 초반 딸아이도 그 애와 다시 같은 반이 된 것도 모자라 짝꿍이 되었다고 걱정을 했었는데 그 아이에게 책을 읽혀주고 싶어졌다. 아이의 근본이 나쁘다기보단 관심받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석동이도 바쁜 엄마에게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기에 그런 행동들이 나온 거겠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괴롭히고,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 친구들도 얄미운 걸 보면 말이다. 때론 부모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힘든점은 공감할 필요가 있을듯 싶다. 이전에 읽었던 천장나라 꿈공장도 비슷한 이야기였으니~~
이처럼 아이들 문고이지만 어른이 함께할 때 그 가치는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어른인 나도 조금은 반성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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