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일러스토리 1 -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인문학 일러스토리 1
곽동훈 지음, 신동민 그림 / 지오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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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한두 권 쉬운 철학서를 읽고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인문학 서적에 마음을 두다 우연찮게 용선생 세계사 시리즈 중 2권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내 머릿속에 흩어져있던 고대 통일 제국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그 시대사상가나 이념 등 인문학에 조금 지식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처럼 동기가 주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의 욕구가 생기는 것만큼 독서를 할 때 신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인문학하면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운 책 중에 하나로 상위 랭킹에 올라있는 책을 무턱대고 펼쳤다가는 자칫 수면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인문학을 접하거나 나처럼 흐릿하게 깔려있는 배경지식을 정리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조금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도서가 좋다. 이번에 내가 읽은 인문학 책은 고대 그리스에 관한 인문학 책으로 절대 건조, 딱딱한 책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겠다. 성인이나 청소년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일러스트와 스토리가 결합이 된 일러스토리책이다.  두 합성어가 들려주는 어감만큼 인문학을 즐겁게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읽는 내내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실로 곳곳에서 웃음 터지는 일러스트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구성이나 내용이 부담이 없는데 고대는 일부러 암기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을 재독하면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번 책 또한 그렇게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시되었던 사건과 그 시대와 함께한 인물, 사상 등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자연스럽게 구성이 되어 있는 점이 장점이며 기본 배경지식을 조금 갖추고 있다면 머릿속으로 한번 더 정리를 해가면서 읽으니 한결 더 쉬운 느낌이 들었다.

 

현재 우리가 배우고 있는 모든 문학의 기초가 그리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고대 그리스 문명부터 읽어보는 게 당연하겠다. 그만큼 그리스 시대 보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두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법과 정치 그리고 사상과 문학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 각 시대와 함께한 사상가들을 통해 재미있는 일화와 함께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유익하다. 또한 문학의 점진적인 흐름이 희극보다는 비극으로 비극에서도 막장들의 인기가 날로 치솟았다니 어느 시대나 막장의 인기는 막을 수 없는 재미인가 보다.

그리스 주위의 여러 도시국가들의 동맹관계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본격화되기 전의 알키비아데스의 등장은 흥미로운 이야기였는데 특히 아테네에서의 동성애가 일반적이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박쥐같은 행동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고 아테네의 패배로 전쟁은 막을 내린다.
소크라테스에 얽힌 이야기는 조금 더 흥미 있게 보았다. 그의 '산파법'은 요즘 우리들에게 더욱 필요한 교육법이 아닌가 한다.
그런 그가 적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씌여진 죄명은 결국 무지하고 시기 질투심에 눈먼 자들의 소행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아무리 민주주의에 부합하였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처럼 그의 제자 플라톤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소크라테스에 대해 이리 자세히 알 수 있었을까. 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다고 알려진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을 일절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사상은 모두 플라톤이 남긴 기록물에서 알게 된 것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플라톤의 정치철학은 역시나 너무 나가버린 것일까, 좀 허망하고 우스겟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세상은 이처럼 지식인들에 의해 문학적 발전을 이루어 나갔고 또한 지금도 다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를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하는데 뿌리칠 수가 없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더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시민의 참여도도 중요했지만 사회의 큰 흐름은 '가족이 모여 나라가 된다'란다 중심 생각이 더 훌륭해 보인다. 또한 지나친 군국주의 체제를 고수한 스파르타와 심하게 대비되는 것도 한몫한 것 같다.
스파르타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단순히 알고 있었던 군사훈련을 중요시한다는 내용 외에 건강한 시민의 재생산이 중요했던 것만큼 여성들의 성적 자유가 보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여자가 그나마 좀 살만했구나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그 유명한 알렉산드로스 왕의 스승이 아리스토텔레스였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인데 일화가 좀 더 상세해서 재미가 있다.

헬레니즘 시대부터 전문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문과 이과로의 분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의 자연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중세 시대보다도 앞선 것이었다고 한다.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은 지금 우리네가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비슷한데 인간의 행복 추구의 이상적인 생각은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이처럼 그리스에서 똑똑한 문화적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지금은 또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까.  시대와 함께 한 사상과 이념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점이 장점이며 무엇보다 인문학 서적은 쉽게 선택하기가 망설여지는데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코너에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어 좋았는데 관심 가는 책이 많아졌다.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왜 이 책을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 책이면 충분히 인문학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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