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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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

 

 

EBS 다큐프라임 [시험]편을 보고 충격을 받아 내 아이의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왕좌왕하다 그렇게 시간만 지나왔다. 그러는 사이 반갑게도 학교에서는 차츰 시험이 사라지고 있다. 물론 아이들 숨 좀 트이게 되었다며 반기는 부모도 있지만 걱정과 혼란을 떠안고 변하고 있는 교육제도에 원망의 소리를 늘어놓는 부모도 있다. 이유인즉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대학입시제도와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과도한 교육열 때문이다. 또한 초중교실에서 무조건 시험이 사라지는 것만이 대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내가 가장 자신 없어 했던 과목이 국어였다. 4가지 혹은 5가지 보기에서 정답을 찍어내는 일은 애매한 단어들의 조합만큼이나 머리를 쥐어짜야 했고 더욱이 주관식에 진땀을 빼던 나는 조리 있게 답안을 작성하는 일도 힘들었다.
이렇듯 모든 수업내용들을 듣고 받아 적던 수동적 수업이 대부분이었던 수업방식으로 인해 우리는 문학작품 하나 제대로 느껴볼 새가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다. 또한 항상 틀에 끼워 맞추어야 하는 교육 탓에 창의성과 호기심은 자라날 틈이 없었다. 오죽하면 노트 필기 잘하는 학생이 곧 우등생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있을 만큼 우리는 지식을 기록하고 쌓아두기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뛰어난 암기력의 소유자라면 시험에서 상위권 정도는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였다. 그래서 줄세우기식 학교교육의 장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은 언제쯤 뿌리내릴 수 있을까 하는 간절함이 컸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이혜정 교수가 제안하는 대안에 상당히 신뢰가 간다. 저자는 조목조목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를 잘 설득시켜 놓았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바라고 내 아이가 이러한 교육의 장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

"이것은 '꺼내는 교육' 과 '집어넣는 교육'의 차이 때문이다.
'집어넣는 교육'이 정답이라는 '결과'를 가르치는 교육이라면 '꺼내는 교육'은 정답에 이르는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p.82

교육의 변화의 장에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 학부모로써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키우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이른바 토론하는 수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여전히 자신의 아이를 상위권에 줄 세우고 사교육의 배를 불려주고 있긴 하지만 양보단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부모들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이 시험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단지 아이의 창의성을 키운다는 명목 아래 삐뚤어진 교육열로 아이를 만능으로 만들려는 부모의 욕망이 커져 이 학원 저 학원을 들락날락하는 아이들이 더 늘어만 가는 것도 새로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 이혜정 교수가 내놓은 시험의 롤모델로 IB와 IGCSE 시험을 꼽았다. 즉 이 두 시험은 국제적으로 공인받아 보편성을 띠고 한국어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는 목표 아래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책에 실린 IB 시험문제를 접한 순간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는 생각보단 이런 문제들에 우리의 두뇌가 전혀 훈련이 안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게 다가왔다. 또한 한국아이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 후 아이들의 의견을 보면 대부분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과 시험조차도 현실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우수한 시험을 일본은 벌써 도입했다는 사실에 무엇보다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교육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변화를 이루어냈으며 그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왜 항상 우리가 뒤쳐져야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교육이 길러야 하는 능력은 지금은 없는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자면
'결과'를 가르치는 교육에서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집어넣는' 교육에서 '꺼내는' 교육으로,
'문제해결력'이 중심인 교육에서 '문제발굴력'이 중심인 교육으로, 그리하여
'지식 소비자'가 아닌 '지식 생산자'를 기르는 교육이어야 한다." -p.276

마지막으로 미국 우드베리 공립학교의 일화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태껏 일방적인 강의 수업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100% 토론 수업이 주는 효과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험에 응하는 분위기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그들의 능력을 맘껏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실로 문제아들이 득실거리는 학교 수준을 끌어올린 결과만 보아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가.

교육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할 기회이다. 학교는 즐거워야 하며 아이들의 배움을 향한 욕구는 증대되어야 한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욕구 충족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1%를 꿈꿀것이 아니라 배움이라는 즐거움의 본질마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을까? 교육의 변화를 주도하는 일을 정부에만 떠 넘겨선 언제 바뀔지 장담할 수 없다. 교사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또한 학부모들도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마인드를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전 국민이 모두 보아야 할 책이며 같이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정치적으로도 우리의 교육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가진이에게 표를 주어야 할 것이다. 핀란드와 같은 교육조건이 우수한 나라를 마냥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한시 빨리 대한민국의 시험이 바뀌어 좀 더 싱싱한 교육, 살아있는 교육의 장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갔으면 바람이다.

" 교사는 한 번에 한 아이를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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