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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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작품은 독백처럼 보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자 한다."

 

 

책의 제목만 보고 잘못 판단한 책이다. 난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하면 지금의 내 글쓰기 수준을 조금 더 끌어올려 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나한테 이 책은 오히려 글쓰기를 위한 노하우보다는 고전문학을 접할 때 더 도움을 받을 만한 책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러기도 한 것이 저자는 독일 태생으로 독문학, 정치학, 사회학, 철학, 교육학 전공의 소설가로 이 책에는 다양한 고전문학책이 참고도서로 등장한다. 그런데 나처럼 고전문학의 제목만 알고 읽어보지 못한 이들에겐 책에서 이야기하는 참고 서적들이 낯설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기엔 조금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이 책은 현재 글쓰기에 어느 정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으로 작가는 다양한 참고 서적을 통해 글을 읽고 쓰고 퇴고까지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즉 글 쓰는 사람들의 참고서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 글쓰기에는 언어적 재능, 독서의 즐거움, 문학에 대한 지식, 풍부한 발상과 상상력, 예민함과 감정이입 능력 그리고 호기심과 편견 없는 사고가 충족되어야 한다. 비록 이와 같은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목표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 -p.19
글을 쓰는 일에도 재능과 다양한 문학적 지식이 요구됨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지닌 지식의 그릇이 작아서  문학적 이해력이 떨어짐을 느낄 땐 더더욱 절망하고는 한다. 또한 글을 글로만 해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에도 참담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다. 문맥과 문맥의 흐름이 끊어지고 읽던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고 있는 나를 볼때면 언어적 감각이나 재능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할 때도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서야 나는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 우선 독서의 경험이 아직 부족하고 낯선 삶을 느끼고 공감하는 능력의 모자람이나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바로 글쓰기와도 직결이 되는 행위이므로 나의 독서습관을 좀 고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구성이나 서술의 리듬등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어려운 책을 읽다 덮어버리는 일은 줄어들 듯 하였다.

문학은 삶을 이야기하고 그 삶을 이야기 함에 캐릭터와 스토리는 제일 중요하다. 또한 등장인물의 이름까지도 비중을 많이 두며 조연이나 악역에 대한 특징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인물의 적절한 디테일을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며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해석하게끔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캐릭터에서 반드시 사건이 나온다. 사건은 캐릭터의 성격을 말해준다." - p.102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들을 뒷받침할 줄거리에는 설득력 있는 윤곽과 자체적으로 구조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여기에선 다양한 플롯과 주제를 설명할 때 고전문학을 예로 곁들여 설명해 놓았다. 작가가 소개한 책들만이라도 다 읽어볼 수 있다면 다양한 영역의 책을 골고루 접해 볼 수 있어서 시각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글쓰기를 할 때 쓰는 시점에 대해 고민을 한두 번 해 본 적이 있다. 다양한 시점으로 글 쓰는 방법과 과거 및 현재형으로 글 쓰는 방법을 예로 들어 설명해 놓아서 한 번씩 흉내 내며 글을 써보는 방법도 재미있는 훈련이 될 것 같았다. 특히 요즘 개인적으로 물건을 1인칭으로 두고 묘사하는 글을 재미삼아 쓰고 있는데 재미있는 표현들이 두루 나오기도 해서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요즘 글을 쓰면 쓸수록 언어능력을 키울 수 있는 법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하고 있는데 작가는 그 방법으로 다른 이의 테크닉을 공부하고 모방, 흉내도 내어보고 그들이 사용하는 리듬, 문장구조, 단어 선택 등에 귀를 기울이며 좋아하는 문학작품뿐 아니라 혁신적인 언어를 구사한 고전에서 공부하라는 등 늘 연습하고 매일 글 쓰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강조한다. 그래서 습작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마지막 수정을 위한 체크리스트는 소설을 쓰는 분들에게는 자가 검수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로 꼭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그리 잘하지 못하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삐걱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주변에서 잘 쓴 글을 만나면 발로 쓴 것 같은 내 글에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한다. 한계를 느끼고 그만 쓰고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건 역시나 나의 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 자신을 다독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책을 찾는다. 일상에서 얻는 생각보단 책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나의 생각으로 풀어내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다. 글 솜씨에 대한 나의 객관적인 능력을 잘 알고 있기에 이 책에서 나는 글쓰기 비법보다는 글을 잘 읽을 수 있는 비법에 대해 더 많이 배운 듯하다. 더욱 나쁘지 않았던 것은 신년에는 고전을 많이 읽어볼 계획을 잡아놓고 있었기에 소개되어 있는 고전문학들이 더욱 반가웠다. 아무래도 이 책이 나의 고전문학의 문을 열어줄 책이 된 것 같다. 내공을 더 쌓다 보면 어느새 나도 나만의 테크닉이 생기지 않을까... 내가 써 놓고도 감탄할 문장이 나와 준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말들, 즉 단련, 헌신, 행운, 특히 인내라는 말은 재능이라는 말 너머에 있다.
- 제임스 볼드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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