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사는 집
카린 랑베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여자들만 모여사는 집~~! 그리고 남자들은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곳~!!
"남편도 안되고, 애인도 안되고, 배관공도 안되고, 전기공도 안되요."
"피자배달부도." - p17

 

책 제목만 보아도 알수 있듯이 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라니..ㅎ
대충 사연이 있는 여자들이 모여 남자들을 멀리하며 서로 상처를 보듬어 주며 살아가는 내용일꺼란 짐작은 들었어요.
벨기에 작가인 카린 랑베르의 데뷔작으로 책을 읽는 내내 단편드라마를 본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그만큼 금방 읽혀졌지만 대사가 많긴한데 끊김도 있고 자연스런 상황의 전개 보단 각 개개인에 중점을 둬서 그런지
2%부족한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네요.
사랑에 실패한 여자들, 남자에게 억압받고 배신당하고 이용당한 억울함의 대책이 인생에서 남자금지라니...

어찌되었든 이 집엔 같은 선택을 한 네여자와 여왕이라 불리는 집주인이 살고 그리고 유일한 남자는 고양이 장-피에르~^^
그 곳 네명의 여자중 카를라가 인도로 여행을 떠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한 줄리엣의 시선으로 이 집의 상황이 묘사가 되는데요..
싼 집값의 유혹으로 이 이상한 집에 발을 들이게 된 줄리엣은 로미오를 그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31살 아가씨죠.ㅎ
하지만 주세피나, 시몬, 로잘리, 카를라는 남자를 인생에서 배제하고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여왕의 보금자리에 둥지를 틉니다.

여왕은 왕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살았던 발레리나였어요. 허나 그녀의 인생은 남자때문에 마음이 닫혀졌다기 보다는
무대뒤의 적막함과 공허함에서 오는 우울증같은 거라고 보여졌어요.
화려한 과거속에 자신을 가두어버린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또한 그녀는 방안의 모든 거울을 다 없애버릴정도로 늙어감을
두려워하죠. 그런 그녀는 수많은 과거속의 남자들의 시선과 자신을 향한 무한한 욕망을 즐겼지만 어찌된 사연인지 그녀는 혼자남겨졌죠.
그런 독특하고 이상한 여왕과 첫 만남의 자리에서 줄리엣이 던진 평범한 일상의 사랑에 대해 여왕은 이렇게 얘길합니다.
"네가 말하는 사랑, 그건 집요한 여행이지.진정한 사랑, 그건 야생적인 거야.그건 가꾸고 재배하는 정원이 아니야." -p.36
우리가 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랑은 야생적일 수 없죠..불꽃이 일든 전기가 통하든 야생적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가꾸어야하는 정원같은 거니까요. 서로를 돌봐주고 가꾸어야 오래도록 지속이 되는거니까요..이것만 봐도 그녀의 사랑에 대한 관점은 조금 비뚤어져 있어보여요.

그 여왕의 감시아래 줄리엣을 제외한 세여자들은 철저히 남자를 배척하는 듯 하면서도 그렇지 못함을 드러냅니다.
왜냐하면 줄리엣이 오고나서부터 줄리엣의 시시때때로 터져나오는 사랑타령에 닫혀있던 마음에 조금씩 욕망이 솟아나게 되요.
하지만 남자에 대해 상처가 제일 깊은 주세피나는 특히 집안에서 남자얘길 꺼내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데요.
그래서 그녀는 그런 줄리엣이 못마땅합니다.
"카를라는 자기 아슈람을 찾아 떠났어. 그리고 자기 자리에 악마를 갖다왔어.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그걸 허락한 여왕! 가만 안 둘 거야! 더는 군주제가 아냐!-p.134
그러면서도 그녀 또한 내면이 작은 파동이 일어납니다.

반대로 로맨틱한 이상형을 꿈꾸는 줄리엣은 성장기에 부모로부터 거의 보살핌을 못받고 자란탓에 사랑에 대한 집착이 있는데요.
미팅사이트에서 이상형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답니다. 허나 그녀의 그런 집착은 네명의 여자들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채워지게 되요. 마지막엔 카를라가 돌아오면 자기가 떠나야 하는 것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이 집엔 줄리엣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결국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죠. 
상처를 닫아두면 휴면의 상태도, 치유조차도 될 수가 없듯이 상처는 끄집어 내어 잘 다독여 주어야 하는거니까요.
삶은 정해진 틀속에 억지로 끼워맞추어 살아지는 게 아니죠. 스스로 틀을 규정한 순간부터 삶 자체를 즐길 순 없으니까요.
그들이 사는 집~ 그들이 이름을 붙인 행복의 집[카사 셀레스티나]에 과연 남자들이 들어 올 수 있을까요?
아마도 냉정할 것 같은 여왕이 줄리엣의 동거를 허락 한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인생은 하나의 줄이다.
우리는 그 줄위의 곡예사이다.

위 문구에선 하늘을 걷는 남자 영화가 생각이 났어요. 곡예사가 그 줄을 잘 건너기 위해선 많은 조력자들이 필요합니다.
절대로 혼자선 해 낼 수 없어요. 인생도 그와 같은 거겠죠.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말인것 같네요.
재미보단 그녀들의 삶을 통해 본 남자와 여자 그리고 사랑을 통해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삶을 여러각도에서 바라보게 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인듯 합니다.
그래서 힘든 시대를 견뎌내고 있는 요즘 젊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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