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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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서 얻은 위로는 뭘까.

Always라는 단어가 주는 기대감이 아니었을까. 나쁜 인간보다 선한 마음 쪽으로 기운 사람들이 항상 우리를 지켜준다는 믿음 말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운도 어쩌면 그러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출발은 저 사람이라면 편의점 야간 알바를 맡겨도 괜찮을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었지만 그 믿음은 편의점과의 여러 인연들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무언가를 너무 작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동화스러워서 김이 새고 만다. 그러나 불편한 편의점에서 만난 이웃들에게는 하나하나 정이 간다. 어딘가 불편하고 이상한 독고 씨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 준 사람들. 그들로 인해 독고 씨는 제대로 보답을 한다. 그의 보답은 편의점 손님들의 불편한 사정을 그저 들어주고 챙겨주는 것.

미련 곰탱이에 '미련'이 떨어져 나간 독고 씨는 더 이상 자신의 인생을 더듬지 않아도 될 만큼 좋아진다. 더불어 주변인들의 삶도 변화가 생긴다. 독고 씨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장점을 찾게 된 시현 씨, 삼각김밥과 편지 한 장이면 더 이상 속 터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된 선숙 씨, 위로라고 여긴 술 한 잔보다 옥수수수염차 한 모금에 담긴 진심을 알게 된 경만 씨는 행복의 눈물을 원 플러스 원만큼 흘린다. 능력의 한계에 부딪힌 인경은 독고 씨의 반전 인생 덕분에 뇌에 불이 다시 켜진다.

어디 그뿐이랴. 사장님의 골칫거리였던 아들 민식 역시 독고 씨 덕에 조금은 나은 인간으로 거듭나고 남의 인생이나 캐고 다니던 곽은 편의점 야간 알바로 새로운 시작을 연다.

그렇듯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가야만 하지만 각자가 떠안은 고민거리와 문제들은 결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Never 독고(獨考)

덧붙여 이기적인 욕심을 조금만 덜어내면 서로의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는 사실까지도.

독고 씨는 다른 방식으로 숨을 쉬고 있다가 퓨즈가 꺼졌다. 그러다 분실물 수첩에 적힌 글귀에 삶의 불이 들어온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을 다시 찾은 것이다. 그 길을 따라 하나둘 밝혀진 불은 그의 애씀의 결과였다.

부끄러움의 눈물을 흘리던 독고 씨를 보며 나는 또 의심을 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저런 눈물을 흘릴까 하는. 비꼬고 포기하고 낙담하던 마음들을 다시 추슬러본다.

All ways 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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